‘역대급 날림’ 황당 예산 대해부

없던 돈도 뚝딱 의원님의 세금 나르기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2019년도 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469조의 나라 살림은 법적 권한이 없는 소소위를 거치며 얼룩졌다. 이 과정서 여야 실세들의 지역구 예산이 배정됐다. 민생과 경제를 외치던 이들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들리는 까닭이다. 시민사회 일각에선 시간이 지나도 올해 예산안 처리 과정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2019년도 예산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지난 8일 새벽 4시30분. 국회서 2019년도 예산안이 통과됐다. 법정처리 시한을 6일이나 넘긴 늑장 처리였다. 국회는 지난 2014년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가장 늦게 예산안을 처리했다. 예산안은 극심한 여야 갈등의 산물이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의원 스스로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도 모자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럴 거면 법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장 늑장
허점 가득

법정 시한 초과 외에도 2019년도 예산안은 허점으로 가득했다. 특히 예산안 처리 과정은 석연찮은 대목으로 가득하다.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건 지난 9월3일이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는 허송세월을 보냈다. 지난 9월13일 예결위 1차 전체회의가 있었지만 당시 회의는 여야 간사 선임을 위해서였다. 2차 전체회의는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있던 지난달 1일 개최됐다. 국회는 정부 예산안이 제출된 때부터 2차 회의까지 60일을 날린 셈이다.


헌법 제54조 제2항에 따르면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내년 1월1일) 30일 전(지난 2일)까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 결국 국회는 남은 한 달 동안 470조(정부안)의 예산안을 심사할 수밖에 없었다.  

예결위 전체회의는 총 11차례 열렸다. 그러나 1차 회의는 여야 간사 선임, 10차 회의는 예결위 산하 예산안조정소위원회(이하 예산안조정소위) 구성을 위해서였다. 나머지 회의에선 여야 신경전이 극심해 진행이 원활하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예결위 산하 예산안조정소위가 출범했지만 여야의 간극을 좁히기 어려웠다. ‘세수 4조원 파행’이 발생한 것도 이때다. 지난 1일 예결위 권한이 정지되면서 예산소위 산하 소소위원회(이하 소소위)가 열렸다. 결국 2019년도 예산안은 밀실심사의 대명사로 불리는 소소위를 거쳐 지난 8일 새벽 4시30분 의결됐다.

법정 시한 초과 부지기수, 실속도 없어
법적 근거 없는 소소위…때만 되면 활개

이번 예산안 논란의 결정적 단초를 제공한 건 소소위 이후 수정된 예산이다. 국회 심의 과정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대목은 보건·복지·고용 예산과 SOC 예산이다.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1조2000억원 삭감됐고 SOC 예산은 1조2000억원 증액됐다. 문제는 통상 지역구 예산으로 불리는 SOC 사업 예산이 여야 실세들의 지역구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눈길이 가는 점은 정부안에 없던 예산들이 대거 책정됐다는 것이다. 우선 예결위 간사들의 지역구에 예산이 편성됐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은 부산 사상구 분뇨처리시설 사업비 17억원을 챙겼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은 죽율푸르지오6차 앞 선형불량도로 개선비 1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시흥 공동형장사시설 건립비 4억9200만원을 챙겼고, 시흥 복합체육센터 건립비에도 10억원을 책정했다. 

예결위원장인 한국당 안상수 의원(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은 강화 황청리 추모공원 예산 8억4000만원을 챙겼고, 강화 청련사 개보수비에는 9600만원을 확보했다. 또 계양-강화 고속도로 조사 설계비 10억원, 인천 수산기술지원센터 청사 신축 예산 10억원, 강화 옥림·용정 지역 하수로 정비 예산 3억원이 책정됐다. 어유정항 접안시설 정비 예산에는 23억1000만원이 신설됐다.

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원회 의장(경기 시흥갑)은 시흥시 매화지구 개발 제한구역 주민지원사업 5억원을 증액했다. 

여야 지도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세종시)는 국회세종의사당건립과 세종 산업기술단지(테크노파크) 조성 사업에 각각 10억원과 5억원을 확보했다.

지역구 예산
재미 쏠쏠∼

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서울 강서을)는 ‘해외 건설인의 날’에 대한 예산을 3억원 챙겼다. 건설노동자 출신인 김 전 원내대표는 해외 건설인의 날 제정 촉구 결의안을 낸 바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서울지하철 9호선 증차 예산 500억원가량을 서울시 예산에 넣는 식으로 우회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군산 해양관광복합지구 조성에 10억원을 마련했다. 무소속인 문희상 국회의장(의정부 갑)은 망월사역 시설개선 15억원을 챙겼다.

정부안서 책정된 예산보다 증액된 경우도 있었다. 이 역시 여야 실세들의 지역구로 돌아갔다. 장제원 의원은 부산 사상공단 재생사업 시설비와 부산 사상-하단 도시 철도 건설비를 각각 10억원과 20억원을 증액했다.

안상수 의원은 강화 한겨레 얼 체험공원과 무의도 휴양림 조성에 각각 7억8700만원과 10억원을 증액했으며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비 16억7700만원을 책정했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경기 구리시)은 구리 동구릉 역사경관 복원정비와 안성-구리 고속도로 건설비에 각각 5억원과 600억원, 구리시 사노동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비와 구리시 인창동 새마을 도시계획도로 개설비에 각각 10억원과 4억원을 추가로 얻어냈다.

 

▲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해찬 대표는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자금에 253억원을 따냈으며 세종 지역의 위험 도로 구조 개선비 3억1300만원을 얻어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김포공항 부지 내 국립항공박물관 건립·운영과 공항개발조사(고도제한 국제기준의 김포공항 주변 적용방안연구)에 각각 48억4000만원과 5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당시 “사회안전망과 복지 안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함께 잘살아야 한다”며 ‘포용국가’를 강조했다.

집권 여당의 수장인 이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서 승리할 당시 “대통령을 도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만들어 가겠다”며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투톱을 형성했던 김 전 원내대표도 민생경제를 끊임없이 강조했다.

여야 모두 민생경제에 크게 공감한 셈이다. 여야는 지난달 열린 여야정 상설협의체서도 경제와 민생 상황이 시급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표한 바 있다. 

그러나 지역구 사업으로 대표되는 SOC 사업 예산이 늘어났고,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깎였다. 여야는 지역구 예산안 확보에 있어서만큼 한마음 한뜻이었다. 예산안 처리 과정서 보여준 치열한 대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간 여야 모두 한 목소리로 민생과 경제를 외쳤지만 결과는 달랐다. 

일자리 예산 삭감 중 주목을 받은 건 청년일자리 정책이다. 여야 모두 이구동성으로 청년일자리난 해소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 실세들의 늘어난 SOC 예산과 달리 청년일자리 예산은 감소했다.

청년일자리 정책을 대표하는 정책은 청년내일채움공제와 청년재직자채움공제 그리고 청년구직활동지원금 등 크게 3가지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을 대상으로 자산형성을 지원,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구체적으로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3년간 600만원을 저축할 시 정부서 매년 800만원을 지원해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주는 사업이다.


그러나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은 403억원이 줄었다. 이로 인해 신규 가입대상자는 2만명 줄어들게 됐다.

SOC↑
복지↓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예산 역시 감액됐다.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는 청년내일채움공제와 비슷한 사업으로 중소·중견기업에 재직 중인 청년들이 매달 12만원을 납부하면 5년 후 3000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국회는 이 사업의 예산을 180억원 줄였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대학 졸업 2년 이내의 구직청년들을 대상으로 6개월간 매달 50만원의 현금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이 예산 역시 437억원이 감소했고, 대상자도 2만명이나 축소됐다.

복지예산 감소와 SOC 예산 증가는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난해 국회 예산안 통과 때도 대동소이했다. 작년 예산안 처리과정에선 최대 수혜자가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라는 말이 나왔다. 또한 당시 여야 실세들 역시 지역구 예산을 실속있게 챙겼다는 지적이 있었다. 작년 예산안도 국회 소소위를 거치면서 복지예산이 1조5000억원 줄어든 반면 SOC 예산은 1조3000억원 늘었다. 
 

▲ ▲▲ 안상수 예결특위위원장(사진 가운데)과 조정식(더불어민주당, 오른쪽)·장제원(자유한국당) 간사

물론 SOC 예산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로 평가받는다. 안 위원장은 지난 11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서 이를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증액된 예산의 상당 부분이 지역 SOC 사업에 투입돼 ‘지역구 예산 늘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우리나라 국정운영서 중요한 것이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며 “시장, 군수, 혹은 시도지사들과 협의해 나온 예산이 지역으로 내려간다. 그분들의 요구를 들어주며 정부서 짠 예산과 접점을 찾는 것은 상당히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민생 시급 이구동성…속내는 다르다?
거대양당 VS 야3당, 대결 구도 치열

이어 “중앙정부서도 예산안을 만들 때 (지역 예산을) 어느 정도 감안해 예산안을 짜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예산안이 통과된 이후 각 당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을 정기국회 내에 마무리 짓게 돼 다행”이라며 “문재인정부가 일하고자 하는 예산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김 전 원내대표는 “역대 가장 어려운 예산처리였다”며 “무분별한 예산을 삭감해서 경제활성화 분야, 지역경쟁력 강화서 예산 증액이 이뤄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반면 예산안과 선거제 개혁의 동시 처리를 주장하던 야3당은 크게 반발했다. 바미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예산안 처리 강행을 비판하고,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면서 단식에 돌입했다. 

정의당 김용신 정책위의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과 한국당 실세의 SOC 예산을 ‘나쁜 증액’으로, 무분별하게 줄인 복지·청년 예산을 ‘나쁜 감액’으로 선정했다. 바미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취약계층, 청년 등 약자들을 위한 새 정치의 새싹까지 먹어치워 버린 ‘더불어한국당’의 만행”이라고 쏘아붙였다.

더불어한국당?
야3당의 비판

김 대변인은 “돼지우리만도 못한 국회를 만든 그들에게 국민의 심판이 있기를 바란다”며 수위를 높였다.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이번 예산 파동서 ‘적폐 본진’ 한국당만 신이 났다”며 “더불어한국당은 민생을 위한 고용보험과 쌀 직불금을 줄여 더불어한국당 의원들의 지역사업에 퍼부었다”고 날을 세웠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예산안 통과, 문의 평가는?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후 청와대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6주 만에 열린 수보회의서 “법정 시한을 넘겼지만 늦게라도 통과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국회 심사 과정서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 청년 내일채움공제 등 청년 일자리 예산 6000억원이 감액된 부분은 아쉽지만 대체로 정부안이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도 예산에는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라는 정부의 국정 철학이 담겨있다”며 “사회안전망 확충과 함께 경제 활력과 역동성 제고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소득을 올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에 큰 비중을 둬 민생 개선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포용국가를 향한 비전을 담은 예산들이 시행되면 국민들의 어깨가 가벼워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 하위 소득 계층 지원 사업과 같이 시급을 요하는 사업들은 조기 집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 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와 여야 간 소통과 협력으로 협치의 좋은 성과를 보여준 국회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예산안과 선거제 개편의 연동을 주장하는 바미당과 평화당 그리고 정의당은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실상 민주당과 한국당의 협치를 언급하며 고마움을 드러낸 것이다. 야3당이 주장하는 ‘야합’ ‘날치기’와 상반된 반응이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지난 12일 “문 대통령이 양당 날치기를 협치의 좋은 성과물이라고 했다. 아연실색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예산안 처리를 평가한 지난 10일은 손 대표와 이 대표의 단식이 5일째 되던 때다. <수>

<기사 속 기사> 예산전 치른 여야 다음 전장은?

예산안 처리 과정서 발생한 극심한 갈등은 선거제 정국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야3당이 본회의 참석을 거부한 상태서 예산안 처리를 강행했다. 예산안과 선거구제 개편을 연동했던 야3당에겐 선거구제 개편이란 카드 한 장만이 남아있다. 여야는 선거제 개편을 두고 외나무다리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여야의 선거제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진다 하더라도 향후 정국은 여러 차례 삐걱거릴 공산이 크다. 여야의 갈등은 정치적 갈등을 넘어 서로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출구 전략 없이 단행된 바미당 손 대표와 정의당 이 대표의 단식이 이를 대변한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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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 접대 자리에 함께 했던 김민종은 CES 행사를 마치고 귀국 후 2023년 7월 KC컨텐츠 사내이사로 들어오자마자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7월26일 인천경제청에 6조8000억원 규모의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 회사는 정일영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