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성행하는 ‘한국인 정보 불법거래’ 고발
중국서 성행하는 ‘한국인 정보 불법거래’ 고발
  • 김태일 기자
  • 승인 2018.12.05 10:31
  • 호수 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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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서 사고파는 ‘코리아 게이머’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국내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 현지서 한국인 개인정보 불법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휴대폰 본인 인증 절차나 부분 유료화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한 ‘실제 개인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다. 거대 전자상거래 사이트부터 게임 콘텐츠에 특화된 상거래 사이트까지 규모조차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거래가 이뤄진다. 한국 게임의 중국 신규 진출이 막힌 가운데 ‘로스트아크’ ‘검은사막’ 등 인기가 상승하고 있어 이러한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게임 로스트아크
▲ 게임 ‘로스트아크’

‘로스트아크’ ‘검은사막’ 등 한국 게임이 중국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게임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중국서 플레이할 수 없다. 그래서 중국 게임 이용자는 한국 서버에 입장하기 위해 한국인 개인정보를 구매한다. 

게임하고 싶어서…

과거에는 단순히 개인정보 자체가 거래되고 유통됐다면 근래 들어 게임 속 부분 유료화 아이템 구매나 본인인증 서비스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고도화된 서비스가 유통되고 있다. 

지난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서 한국인 개인정보는 단돈 10위안(약 1600원)에 판매됐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포털 아이디, 이메일 등이다. 알리·위쳇페이나 QQ월렛을 통한 간편결제 또는 국내외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단순한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휴대폰 본인인증 절차를 통과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추가 인증이나 게임 내 부분 유료화 상품을 살 수 있는 60위안 월정액 상품도 구비했다.

실제로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를 비롯해 알리익스프레스, 티엔마오샹창, 징동샹창서 한국인 개인정보(韓國〃人信息), 혹은 로스트아크 한국계정(失落的方舟韓國〃戶)으로 검색하면 20개 이상 판매업자가 나온다. 일반적인 개인정보 세트는 10∼20위안에 판매된다.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민등록번호 등이 포함된 세트로 유효하지 않는 정보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정보를 포함한 인증 패키지 상품이 주력상품이다. 판매자는 거래 개인정보가 실제로 존재하는 ‘진짜 정보’라고 강조한다. 때문에 게임 계정 생성은 물론이고 최근 한국서 유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투표까지 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인들 접근 불가 “방법은 도용뿐”
개인정보 단돈 1600원… 결제도 간편

이들은 24시간 고객 상담센터를 통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한국 내 조직을 운영해 움직인다. 중국인 공동체나 유학생이 주축이다. 학생, 노숙자, 채무자로부터 획득한 개인정보로 휴대폰을 개통해 인증 절차를 통과한다. 업체는 보통 4∼5대 분량의 휴대폰을 상시 갖춰 놓고 상담이 들어오면 바로 인증 작업에 나선다. 

업체 상담원은 “화교 또는 유학생이 한국서 직접 개통한 휴대폰으로 만든 보호 계정은 할인해서 1년 600위안까지 해줄 수 있다”며 “로스트아크용으로 최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한국 게임의 신규 진출이 막혀 중국 출시가 불투명한 상황이 되자, 중국 게임 이용자들은 개인정보를 구매해서라도 한국 서버에 입장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 거래·유통은 데이터 브로커를 통해 이뤄진다. 과거 포털사이트나 전자상거래 사이트서 해킹으로 획득한 정보가 주를 이룬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및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정부부처에는 6만2532건의 해킹시도가 있었는데 그중 35%가 정보유출 시도였다. 

전직 데이터 브로커 A씨는 “예전에는 우리 같은 사람이 도매로 들여와서 카페 운영자나 게임 작업장에 팔았다”며 “요즘은 인증방법이 강화되고 인터넷이 발달해 소비자와 소매상이 직접 거래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
▲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

개인정보 거래와 연계한 인증 패키지는 적은 비용으로 계속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막기가 쉽지 않다. 현재 양국이 엮인 인터넷 문제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설치한 한·중인터넷협력센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협력이라는 태생상의 한계 때문에 기민한 대응이 어렵다. 

유입된 중국 이용자가 게임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도 문제다. 이들은 비인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클라이언트를 위·변조한다. ‘배틀그라운드’가 홍역을 치른 대표 사례다.

복수 게임사 관계자는 “실제 존재하는 개인정보로 만들어진 계정이기 때문에 계정만으로 걸러낼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게임 내 캐릭터 행동으로 데이터, 접속 경로를 분석해서 계정 정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걸러낼 방법이…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는 중국 텐센트와 중국시장 계약을 맺었지만 현재 국내 서비스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은 연초 2018년 최고 기대작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중국 시장 상황 때문에 아직 출시하지 못했다. 이들 게임 인기가 높아 한국인 개인정보 거래를 통한 게임 접속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