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빠진 홍남기 인사청문회, 왜?
맥 빠진 홍남기 인사청문회, 왜?
  • 최현목 기자
  • 승인 2018.12.03 11:14
  • 호수 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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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의례? 송곳 검증은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국회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국회가 잠잠해도 너무 잠잠하다. 흠잡을 데 없는 후보자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는 지난달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홍남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4일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후임으로 홍 후보자를 지명(지난달 9일)한 지 한 달여 만에 열리는 청문회다.

4일 열려

여야는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등 3대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홍 후보자의 입장 등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라기보다 문정부 정책에 대한 검증에 가깝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결격사유로 볼 만한 의혹이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홍 후보자에 대한 검증에 나서야 하지만 강한 한방의 의혹이 없다. ‘병역 면제’에 대한 의혹이 가장 큰 사안이다. 그는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이 된 후 만성간염으로 현역 입영대상서 제외됐다.

검증이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홍 후보자를 낙마시키기에는 화력이 부족하다. 홍 후보자 역시 청문회 때 병역 면제 문제를 적극 설명하겠다고 나서 야당 입장에서는 맥이 빠지게 됐다.

야당 입장서 정책 검증은 차선책이다.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힘들다. 정답이 없는 정책 분야서 송곳 검증은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야당은 정체성 검증을 예고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서도 요직을 거친 홍 후보자가 어떤 정체성을 가졌는지 따져 묻겠다는 전략이다.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프레임을 씌울 수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정체성 검증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홍 후보자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아니고 ‘늘공(늘 공무원)’”이라며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공무원에게 정치적 정체성을 따져 묻는다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는 말”이라고 전했다.

야당 내에서조차 정체성 검증은 무리한 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 야당 관계자는 “이명박·박근혜정부 인사가 문재인정부서도 중용되는 것을 두고 ‘너는 어느 쪽이냐’고 따져 묻겠다는 것인데, 잘못하면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다”며 "공무원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조심스러워 했다.

의혹 없는 ‘늘공’ 병역만 주목
“예산한다고…” 시간·인력 부족

홍 후보자에 대한 대외평가는 나쁘지 않다. 비교적 청렴하게 살아왔으며 자신이 맡은 일은 끝까지 묵묵하게 하는 ‘성실 그 자체’라는 평가다. 늘공으로서 본분에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는 의미다.

홍 후보자를 검증하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야당 입장에서는 청문회 준비를 힘들게 하는 요소다. 한 야당 관계자는 “의원실 인력이 대부분 예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자 청문회는 기재위서 열린다. 기재위는 지난달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통계청 예산을 제외한 기재위 소관 예산안서 기존 대비 1조원 이상 감액한 내용의 수정안을 의결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 통계청 예산에 대한 논의는 여야 간사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인 ‘소소위‘로 넘겨져 이어오고 있다. 

홍 후보자 지명부터 청문회까지의 기간(지난달 9일부터 오는 5일까지)과 예산안 제출 및 법정시한까지의 기간(8월부터 지난 2일까지)이 상당 부분 겹친다. 홍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할 만한 시간과 인력이 부족한 셈이다. 청와대가 지난달 16일,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음에도 일정이 뒤늦게 확정된 이유도 국회가 예산 정국에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당보다 오히려 시민단체서 홍 후보자를 벼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전형적 관리형 관료 출신인 홍 후보자로부터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한 개혁적인 정책이 나올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7일 홍 후보자에게 정책질의서를 발송했다. 질의서에는 ▲규제완화 ▲재정확대 ▲종합부동산세, 주택임대소득과세, 금융소득종합과세 등 과세 강화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정치권은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는 게 중론이다. 위장전입, 병역기피,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등 그동안 청문회 인사들을 괴롭혔던 신상 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입장만이 유일한 암초다.

이슈 없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홍 후보자의 답변은 전임자인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답변과 비교될 전망이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해 6월7일 청문회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질문을 받자 혁신성장을 함께 강조하고 나섰다. 당시 기재부 출신인 김광림·이종구·추경호 의원 등 자유한국당 측은 ‘소신 부총리‘라며 그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