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레나’ 유흥대부와 공무원들 ‘검은 커넥션’ 의혹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2.03 09:37:31
  • 호수 11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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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황제’ 업소에 물건 대준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최근 <일요시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클럽 아레나 강모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 중인 유흥업소에 물건을 납품하는 유통회사에 비리 공무원들이 취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 구청 공무원 출신들로 현직 때 유흥업자에게 뒷돈을 받아 실형을 살았던 경험이 있다. 일각에선 강 회장의 후견인인 이모 고문이 전직 비리 공무원들을 앞세워 관(官)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펼쳤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 일대 화류계는 ‘밤의 왕국’으로 불린다. 이 왕국의 밑바닥엔 ‘삐끼’와 ‘웨이터’가 넘쳐난다. 정상에 올라 황제에 등극하는 건 꿈같은 일. 꿈을 이룬 자는 신화가 된다. 최근 화류계서 신화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 있다. 

임직원으로 취직
바지사장 역할도

강남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지목되고 있는 강모 회장이다. 최근 국세청은 클럽 아레나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후 추징금 120억원과 벌금 37억원을 부과했다. 국세청 고발로 수사에 나선 강남경찰서는 구체적인 탈세 내용과 함께 아레나의 실소유주를 추적하고 있다. 

강 회장은 청담동 S호텔 나이트클럽 웨이터 출신이다. R 호텔 나이트클럽 간부를 거쳐 2006년 시작한 가라오케 G1을 비롯해 현재 12개에 달하는 유흥업소를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본지 1191호 ‘경찰이 쫓고 있는 밤의 황제’ 참조).

강남 화류계의 한 관계자는 “강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업소는 항상 장사가 잘 됐다. 매각할지언정 망해서 문 닫은 업소는 없었다”며 “강 회장의 업소는 지난 10년 동안 2차 영업을 했음에도 적발된 적이 없었다. 성매매로 서릿발이 내리던 시절 강 회장 업소는 살아 남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강 회장 비호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런데 <일요시사> 취재결과 강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유흥업소에 과일·주류·안주 등을 납품하는 유통회사에 전직 공무원 다수가 취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유통회사 역시 사실상 강 회장 계열인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장 과일·주류 등 납품 유통회사
경찰·국세청·관할구청 출신들 재직

전직 강남구청 공무원 출신 A씨를 비롯해 전직 경찰 B씨와 C씨가 강 회장 계열의 유통회사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유흥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공무원들이다. 

A씨는 강 회장의 업소에 과일과 음료 등을 납품하는 유통회사 S유통과 K청과의 대표이사·사외이사 등을 맡고 있다. S유통 등기등본부에 따르면 A씨는 사내이사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S유통은 음료수 및 식자재 유통,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2011년 6월13일에 설립됐다. 그해 10월31일 A씨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현재까지 등재돼있다.  
 

▲ 클럽 아레나 사진=JTBC

A씨는 강 회장의 업소에 과일을 납품하는 K청과의 공동대표이사로도 등재돼있다. K청과는 2003년 4월15일, 농산물 중·도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A씨는 2015년 1월16일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7년 3월27일 사임한 후, 같은 달 31일 공동 대표이사로 다시 이름을 올렸다. 

A씨는 강남구청 공무원일 당시 유흥업소 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산 적이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불법 유흥업소에 영업허가를 내주기 위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수뢰 후 부정처사죄 등 유흥업소 업자에게 뒷돈을 받은 혐의로 2009년 12월11일 징역 10월과 추징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비리로 잘리고 
유흥업소 거래


전직 경찰이었던 B씨와 C씨는 현재 강 회장의 업소에 안주와 주류를 납품하는 K유통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C씨는 2015년 1월2일부터 현재까지 K유통에 근무하고 있다. B씨는 지난해 1월1일부터 현재까지 K유통에 재직 중이다. 더불어 B씨는 강 회장과 연관된 것으로 전해진 유통회사 S사에도 근무했다. B씨는 S사에서 2015년 1월2일부터 2017년 1월1일까지 재직했다. 

K유통의 법인 등기등본부는 대법원 등기소에 나오지 않았다. S사의 등기등본부에도 B씨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화류계에선 B씨와 C씨가 등기임원이 아닌 ‘영업사장’ 직함을 가지고 해당 유통회사서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B씨와 C씨는 2012년 유흥업자의 불법영업을 눈감아준 대가로 뇌물을 받아 실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이들은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소속 경찰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소속 경찰은 서울 전역 풍속·성매매 지도 단속을 주업무로 한다.

강남 화류계 살아있는 신화 강 회장
뒷돈 받고 잘린 비리 공무원들을 왜?

B씨와 C씨는 2009년 5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유흥업자에게 매월 500만원의 상납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뒤 직위해제됐다. 서울중앙지법은 B씨와 C씨에게 뇌물수수 혐의로 2012년 12월11일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5000만원씩을 선고했다. 
 

▲ 렉스 클럽 아레나

국세청 출신 세무사가 강 회장의 모든 기장(세무)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명예퇴직한 국세청 출신 D씨는 19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다. D씨는 퇴직 전 7년 동안 강남권 세무서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삼성세무서 재원관리3과(2005년), 서울청 조사3국(2006∼2007년), 송파세무서 재산2과(2008년), 역삼세무서 세원관리3과(2010년) 등에서 근무했다. 2012년 역삼세무서에서 7급으로 명예퇴직했다.

유통회사 역시 
강 회장 회사?

강 회장의 유흥업소가 있던 지역서 D씨가 세무서 직원으로 근무한 것이다. 한때 화류계서 이름을 날렸던 한 인사는 “D씨의 국세청 인맥이 어마어마하다. 강 회장의 세무 업무를 모두 D씨가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D씨는 강 회장이 주주로 있는 주류회사의 골프모임에도 자주 나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리 공무원들이 어떤 경로로 유흥업소에 물건을 납품하는 유통회사에 취직했을까. <일요시사>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강 회장의 후견인으로 불렸던 이모 고문이 뇌물 혐의로 파면된 공무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고문은 강 회장의 2인자로 불리던 인사다. 강 회장의 업소와 관련된 모든 계약을 직접 체결했으며 공무원 로비를 전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강 회장과 일을 함께했던 화류계 한 인사는 “강 회장은 업소를 인수할 때 한 번도 전면에 나선 적이 없다. 항상 이 고문은 바지사장을 대동하고 현금으로 업소를 인수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오랫동안 화류계서 일하며 공무원을 상대했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유흥업자에게 뇌물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공무원들을 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회장 후견인이 일자리 제공?
비호 의혹… 전방위 로비설도


화류계 관계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강 회장 계열의 유흥업소는 단 한 번도 단속에 적발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2012년 7월 신현희 전 강남구청장은 ‘성매매특별단속 TF팀’을 구성, 호텔과 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당시 수많은 유흥업소들이 문을 닫았다.

그때도 강 회장 계열의 유흥업소는 모두 살아남았다고 한다. 

화류계에선 이 고문이 당시 이명박정부와 연이 닿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의심했다. 실제로 이 고문의 아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담당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다. 이 전 대통령 임기 동안 이 고문의 아내는 매일 새벽 3~4시에 청와대에 출근해 김 여사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강남권서 유명 메이크업 숍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당사자들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하거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강남구청 공무원 출신인 A씨는 “강 회장이랑 이 고문을 알지만, 그쪽에 물건을 납품한 사실이 없다. 유흥업소들 영업 관련 로비도 하지 않는다. 그때 사건 이후 몇 명 친한 직원 제외하고, 일절 연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출신 B씨가 근무했던 S사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S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강 회장 계열 유흥주점에 사과 한 쪽도 납품하지 않는다. 다 자기들이 유통회사 차려서 직접 가락시장서 물건을 사서 쓴다”며 “내가 B씨와 C씨를 안다. 이 둘은 이 선배(고문)랑 얼굴도 모르는 사이다. 현재 B씨는 S사에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세청 출신 세무사?
회장의 세무 자문

국세청 출신 세무사 D씨는 강 회장의 세무업무를 맡고 있다고 인정했다. D씨는 “그(강 회장) 법인으로 있는 거 우리가 (세무업무) 하고 있다. 내 입장서 자세한 답변은 어렵다”고 말했다. K유통과 S유통은 ‘없는 번호’로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 고문에게도 수차례 문자 등을 남기며 통화를 시도했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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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