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레나’ 유흥대부와 공무원들 ‘검은 커넥션’ 의혹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2.03 09:37:31
  • 호수 11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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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황제’ 업소에 물건 대준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최근 <일요시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클럽 아레나 강모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 중인 유흥업소에 물건을 납품하는 유통회사에 비리 공무원들이 취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 구청 공무원 출신들로 현직 때 유흥업자에게 뒷돈을 받아 실형을 살았던 경험이 있다. 일각에선 강 회장의 후견인인 이모 고문이 전직 비리 공무원들을 앞세워 관(官)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펼쳤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 일대 화류계는 ‘밤의 왕국’으로 불린다. 이 왕국의 밑바닥엔 ‘삐끼’와 ‘웨이터’가 넘쳐난다. 정상에 올라 황제에 등극하는 건 꿈같은 일. 꿈을 이룬 자는 신화가 된다. 최근 화류계서 신화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 있다. 

임직원으로 취직
바지사장 역할도

강남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지목되고 있는 강모 회장이다. 최근 국세청은 클럽 아레나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후 추징금 120억원과 벌금 37억원을 부과했다. 국세청 고발로 수사에 나선 강남경찰서는 구체적인 탈세 내용과 함께 아레나의 실소유주를 추적하고 있다. 

강 회장은 청담동 S호텔 나이트클럽 웨이터 출신이다. R 호텔 나이트클럽 간부를 거쳐 2006년 시작한 가라오케 G1을 비롯해 현재 12개에 달하는 유흥업소를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본지 1191호 ‘경찰이 쫓고 있는 밤의 황제’ 참조).

강남 화류계의 한 관계자는 “강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업소는 항상 장사가 잘 됐다. 매각할지언정 망해서 문 닫은 업소는 없었다”며 “강 회장의 업소는 지난 10년 동안 2차 영업을 했음에도 적발된 적이 없었다. 성매매로 서릿발이 내리던 시절 강 회장 업소는 살아 남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강 회장 비호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런데 <일요시사> 취재결과 강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유흥업소에 과일·주류·안주 등을 납품하는 유통회사에 전직 공무원 다수가 취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유통회사 역시 사실상 강 회장 계열인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장 과일·주류 등 납품 유통회사
경찰·국세청·관할구청 출신들 재직

전직 강남구청 공무원 출신 A씨를 비롯해 전직 경찰 B씨와 C씨가 강 회장 계열의 유통회사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유흥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공무원들이다. 

A씨는 강 회장의 업소에 과일과 음료 등을 납품하는 유통회사 S유통과 K청과의 대표이사·사외이사 등을 맡고 있다. S유통 등기등본부에 따르면 A씨는 사내이사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S유통은 음료수 및 식자재 유통,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2011년 6월13일에 설립됐다. 그해 10월31일 A씨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현재까지 등재돼있다.  
 

▲ 클럽 아레나 사진=JTBC

A씨는 강 회장의 업소에 과일을 납품하는 K청과의 공동대표이사로도 등재돼있다. K청과는 2003년 4월15일, 농산물 중·도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A씨는 2015년 1월16일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7년 3월27일 사임한 후, 같은 달 31일 공동 대표이사로 다시 이름을 올렸다. 

A씨는 강남구청 공무원일 당시 유흥업소 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산 적이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불법 유흥업소에 영업허가를 내주기 위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수뢰 후 부정처사죄 등 유흥업소 업자에게 뒷돈을 받은 혐의로 2009년 12월11일 징역 10월과 추징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비리로 잘리고 
유흥업소 거래


전직 경찰이었던 B씨와 C씨는 현재 강 회장의 업소에 안주와 주류를 납품하는 K유통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C씨는 2015년 1월2일부터 현재까지 K유통에 근무하고 있다. B씨는 지난해 1월1일부터 현재까지 K유통에 재직 중이다. 더불어 B씨는 강 회장과 연관된 것으로 전해진 유통회사 S사에도 근무했다. B씨는 S사에서 2015년 1월2일부터 2017년 1월1일까지 재직했다. 

K유통의 법인 등기등본부는 대법원 등기소에 나오지 않았다. S사의 등기등본부에도 B씨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화류계에선 B씨와 C씨가 등기임원이 아닌 ‘영업사장’ 직함을 가지고 해당 유통회사서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B씨와 C씨는 2012년 유흥업자의 불법영업을 눈감아준 대가로 뇌물을 받아 실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이들은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소속 경찰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소속 경찰은 서울 전역 풍속·성매매 지도 단속을 주업무로 한다.

강남 화류계 살아있는 신화 강 회장
뒷돈 받고 잘린 비리 공무원들을 왜?

B씨와 C씨는 2009년 5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유흥업자에게 매월 500만원의 상납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뒤 직위해제됐다. 서울중앙지법은 B씨와 C씨에게 뇌물수수 혐의로 2012년 12월11일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5000만원씩을 선고했다. 
 

▲ 렉스 클럽 아레나

국세청 출신 세무사가 강 회장의 모든 기장(세무)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명예퇴직한 국세청 출신 D씨는 19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다. D씨는 퇴직 전 7년 동안 강남권 세무서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삼성세무서 재원관리3과(2005년), 서울청 조사3국(2006∼2007년), 송파세무서 재산2과(2008년), 역삼세무서 세원관리3과(2010년) 등에서 근무했다. 2012년 역삼세무서에서 7급으로 명예퇴직했다.

유통회사 역시 
강 회장 회사?

강 회장의 유흥업소가 있던 지역서 D씨가 세무서 직원으로 근무한 것이다. 한때 화류계서 이름을 날렸던 한 인사는 “D씨의 국세청 인맥이 어마어마하다. 강 회장의 세무 업무를 모두 D씨가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D씨는 강 회장이 주주로 있는 주류회사의 골프모임에도 자주 나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리 공무원들이 어떤 경로로 유흥업소에 물건을 납품하는 유통회사에 취직했을까. <일요시사>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강 회장의 후견인으로 불렸던 이모 고문이 뇌물 혐의로 파면된 공무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고문은 강 회장의 2인자로 불리던 인사다. 강 회장의 업소와 관련된 모든 계약을 직접 체결했으며 공무원 로비를 전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강 회장과 일을 함께했던 화류계 한 인사는 “강 회장은 업소를 인수할 때 한 번도 전면에 나선 적이 없다. 항상 이 고문은 바지사장을 대동하고 현금으로 업소를 인수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오랫동안 화류계서 일하며 공무원을 상대했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유흥업자에게 뇌물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공무원들을 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회장 후견인이 일자리 제공?
비호 의혹… 전방위 로비설도


화류계 관계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강 회장 계열의 유흥업소는 단 한 번도 단속에 적발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2012년 7월 신현희 전 강남구청장은 ‘성매매특별단속 TF팀’을 구성, 호텔과 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당시 수많은 유흥업소들이 문을 닫았다.

그때도 강 회장 계열의 유흥업소는 모두 살아남았다고 한다. 

화류계에선 이 고문이 당시 이명박정부와 연이 닿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의심했다. 실제로 이 고문의 아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담당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다. 이 전 대통령 임기 동안 이 고문의 아내는 매일 새벽 3~4시에 청와대에 출근해 김 여사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강남권서 유명 메이크업 숍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당사자들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하거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강남구청 공무원 출신인 A씨는 “강 회장이랑 이 고문을 알지만, 그쪽에 물건을 납품한 사실이 없다. 유흥업소들 영업 관련 로비도 하지 않는다. 그때 사건 이후 몇 명 친한 직원 제외하고, 일절 연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출신 B씨가 근무했던 S사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S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강 회장 계열 유흥주점에 사과 한 쪽도 납품하지 않는다. 다 자기들이 유통회사 차려서 직접 가락시장서 물건을 사서 쓴다”며 “내가 B씨와 C씨를 안다. 이 둘은 이 선배(고문)랑 얼굴도 모르는 사이다. 현재 B씨는 S사에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세청 출신 세무사?
회장의 세무 자문

국세청 출신 세무사 D씨는 강 회장의 세무업무를 맡고 있다고 인정했다. D씨는 “그(강 회장) 법인으로 있는 거 우리가 (세무업무) 하고 있다. 내 입장서 자세한 답변은 어렵다”고 말했다. K유통과 S유통은 ‘없는 번호’로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 고문에게도 수차례 문자 등을 남기며 통화를 시도했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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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