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물켜는 한국당, 어디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1.26 10:57:25
  • 호수 1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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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들어오는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재명 ‘혜경궁 김씨’ 사태가 터졌다. 박원순 ‘자기정치’ 사태가 터졌다. 여당은 곳곳서 터지는 사건들로 정신이 없다. 설상가상 문재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이영자’가 흔들리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 그러나 헛물만 켜며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전국 법관회의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계정에 등록된 G메일 아이디(khk631000)가 포털사이트 ‘다음’서도 사용됐고, 이 아이디의 마지막 접속지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자택이라는 증거를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혜경궁 김씨가 이 지사의 아내인 김혜경씨라는 점을 증명할 만한 다수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영자 효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국노총 집회에 참석했다. ‘소통령’이라 불리는 서울시장이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려는 정부와 갈등을 벌이는 노동단체의 집회에 참석한 일은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곧바로 박 시장이 ‘자기정치’를 한다는 비판이 여당서 나왔다. 일단 서울시 측은 “한 달 전에 정해진 일정”이라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은 상태다.

경중은 있지만, 두 사람에게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지사는 탈당은 물론 경기도지사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은 정부여당 측 정책과 반대되는 집회에 참석함으로써 당내 주류와 엇박자를 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두 사람이 당과 반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부침을 겪고 있다. 특히 핵심 지지층인 ‘이영자’ 측에서의 하락이 심상치 않다. 이영자는 20대·영남·자영업자를 의미한다. 민주당서도 이영자 이탈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은 올해 1월 1주차 주간동향에서는 53.7%를 기록했지만, 지난 19일 발표된 11월 2주차 주간동향에선 42.0%로 근 1년새 10%포인트 이상 이탈했다.

같은 기간 영남권의 지지율도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43.9%서 39.0%로, 대구·경북(TK)은 39.1%서 29.0%로 하락했다. 자영업자 지지율 역시 51.1%서 33.8%로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악재지만, 한국당 입장에서는 호재다. 지난 20대 총선 때부터 민주당에 밀려왔던 상황을 역전시킬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논평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게 화해치유재단 해산에 대한 논평이다.

“화해재단 해산 우려” 국민정서와 괴리
기회 왔지만…리더는 없고 갈등만 있다

한국당은 재단 해산에 대해 “정부는 한일 양국 간의 합의로 설립된 재단의 해산이 지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이어 한일관계를 더욱 냉각시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인식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으로 확대하면서까지 한일 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재단 해산을 환영했다.


민주당은 “화해와 치유 대신 불화와 상처만 안긴 재단의 해산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으며, 바른미래당은 “‘갈등상처재단’이 된 재단의 공식 해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역시 “재단 해산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로, 당초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재단이었다”며 “출연금 10억엔도 즉각 반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국민 편에서 국익을 위한다는 외교원칙의 기본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열렬히 환영한다”고 전했다.

대법관 탄핵에 대한 논평도 한국당만 엇박자를 냈다. 여야 4당은 사법부의 ‘환골탈태’를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놓은 반면, 한국당은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법관들이 국회의 권한인 탄핵을 간섭했다는 논리다.
 

▲ 화해치유재단

당내 내홍이 격화되면서 논평은 더욱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친박(친 박근혜)계, 비박(비 박근혜)계, 반문(반 문재인)연대가 뒤섞여 혼전을 벌이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는 친박계와 갈등을 벌인다. 친박계는 성과 없는 김병준 비대위가 빠른 시일 내에 조기 전당대회를 연 뒤 자리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김병준 비대위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는 당협위원장 교체 기준에 ‘진박’ ‘최순실 국정 농단 연루자’ ‘영남 다선’ 등을 넣었다. 친박계와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친박계는 또 반문연대 세력과 갈등을 벌인다. 김무성 전 대표, 윤상현 의원 등 보수통합파는 반문연대에 적극적이다. 윤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김영삼 대통령 서거 3주기다. 대도무문, 고인의 좌우명은 지금 울림이 더욱 크다. 우리는 거침없이 단결하고 연대해야 한다. 반문연대를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국민들은 우리 한국당이 분열하지 말고 화해하고 통합하라고 요구한다. 당이 잘못되는 과정서 양보와 희생을 하고 통합하는 길만이 다음 집권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는 ‘탄핵 책임론’을 다시금 거론하며 보수통합파와 맞서는 중이다.

이게 정당?

한국당 내 대선주자급 인사들도 부침을 이어가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알렸지만, 진보 진영은 위기감을 나타내기보다 도리어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홍 전 대표의 막말정치가 보수에 반감을 부추긴다는 계산이 환영 메시지 저변에 깔려있다. 이렇다할 당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점도 한국당의 현 상태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당 조강특위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19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어느 날 갑자기 입당해서 당 대표까지 넘본다면 그게 정당이냐”며 힐난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영자를 잡아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이영자’ 잡기에 혈안이다. 이영자는 20대·영남·자영업자의 줄임말로 최근 민주당 이탈이 심하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지난 18일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발대식에 총출동했다.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의 20대 지지율이 올 초에 비해 20%포인트 넘게 하락한 부분을 지적하며 “가슴 아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김현권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아울러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위해 ‘제로페이’를 비롯한 각종 지원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자영업자 지원 관련 법안들도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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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