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 칼럼> 법정필수교육이 내실화되려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1.26 10:42:35
  • 호수 1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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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법률에는 사업장서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교육이 명시돼있는데, 이를 실무적으로 법정의무교육이라고 한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개인정보 보호교육, 산업안전교육, 장애인인식개선교육, 인터넷 중독 예방교육이 대표적인 법정의무교육이다. 사업장이나 종사하는 업무에 따라 소방안전교육이나 금품수수 및 부정청탁 금지법 교육도 필수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여러 법률서 교육의 의무를 세세히 규정하고 있지만 노동현장서의 교육 효과는 높지 않은 것 같다. 국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 교육이 주로 법 조항 위주로 실시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 연 1회 이상 실시하도록 하고 있어 수강자들이 교육 내용을 식상하게 여기기 쉽다. 또, 1인당 연간 의무교육 시간이 10시간 이상으로 노동시간 손실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교육대상 근로자가 100명인 사업장이라면 1000시간이 넘는 노동시간이 교육 시간으로 투입돼야 한다. 교육 강사를 초빙하거나 사내 강사를 육성시키는 것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이 같은 실정으로 사용자와 근로자는 적은 시간적·경제적 비용으로 법적 의무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법정의무교육이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보험회사 등에서 법정의무교육을 무료로 해주겠다고 홍보하면서 정작 의무교육보다는 보험 상품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법정의무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을까?  법정필수교육은 대부분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자가 아닌 시민들에게 법정필수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가령, 장애인 인식개선은 모든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지 비단 근로자만 이수할 교육은 아니다. 개인정보보호는 자영업을 하는 이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근로자 위주의 의무교육 대상자를 넓히고 사회진출 전 의무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교육 과정과 연계, 대학생들에게 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하게 하면 효과가 더 높을 것이다. 학점은행제를 운영하는 평생교육기관서도 강의를 개설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교육도 대학 강의실을 활용해 함께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의무교육 부담은 경감 시켜줘야 한다. 매년 1회 이상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 것을 격년으로 실시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대학서 법정의무교육을 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게 되면 재직자들도 가까운 대학에 가거나 대학의 온라인교육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면 기업의 경제적 부담이 낮아지면서도 교육이 충실하게 이뤄질 것이다. 

법정의무교육 강사 자격도 강화해 공인노무사, 변호사 등의 전문가나 관련 학문을 전공해 석박사 학위가 있는 자, 일정 시간 관련 교육을 이수한 자 등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사명의식도 없이 법정의무교육을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 삼거나 심지어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이용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개선 방안들이 연구돼 법정의무교육이 기존의 형식적인 교육서 벗어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시민교육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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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