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겸직 위반 구의원의 ‘수상한 버티기’ 추적

민주당은 결격자 왜 그냥 놔두나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현직 구의원의 겸직 위반 사실이 포착됐다. 주인공은 서기팔 노원구의원. 서 의원은 현재 노원재활용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르면 협동조합 임직원은 지방의회 의원을 겸직할 수 없다. 눈길을 끄는 건 그의 경선 이력. 서 의원은 애초에 경선서 탈락했지만 공천을 받아 경선 없이 다른 선거구서 ‘1-가’번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의 협동조합 임직원 재직은 당선 결과에 따라 현행법 위반에 해당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서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 
 

▲ 서기팔 구의원 &lt;사진 서기팔 구의원 홈페이지&gt;

서기팔 서울 노원구의회 의원은 지난 6·13지방선거에 출마해 노원구 마선거구 구의원에 당선됐다. 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이다. 서 의원은 현재 ‘노원재활용협동조합’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임직원의 겸직금지) 5항에 따르면 협동조합의 임직원은 국회의원 또는 지방의회 의원을 겸직할 수 없다.

협동조합
겸직 위반

서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은 일반협동조합이다.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은 ‘노원사회적경제지원센터’서 소개하는 ‘노원사회적경제기업 조직도’에 포함돼있으며 노원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구립시설이다. ‘2018년 노원사회적경제기업 현황’에 따르면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은 협동조합으로 분류돼있다.

노원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계자는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은 일반협동조합”이라고 밝혔다.

일반 협동조합은 협동조합 기본법을 근간으로 한다.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임직원의 겸직금지)는 지난 2014년 1월21일 신설됐다. 신설 법안의 부칙 제10조(임직원의 겸직금지에 관한 경과조치)에 따르면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선출된 임원 또는 채용된 직원으로서 지방의회 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사람은 제44조 5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이 법 시행 후 6개월 이내에 임직원의 직을 사직하거나 지방의회 의원직을 사직해야 한다’고 적시돼있다.


즉, 해당 법이 신설되기 전 협동조합 임직원을 겸직하고 있던 지방의회 의원에게 6개월의 사임 기간을 준 것이다.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의 법인등기등본부에 따르면 설립인허가연월일은 지난 2015년 12월16일, 법인성립연월일은 지난 2016년 1월8일이다. 또 기획재정부서 운영하는 협동조합 홈페이지의 ‘협동조합 설립현황’에 따르면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의 수리(인가)일은 지난 2015년 12월31일이다. 해당 법의 부칙은 2014년 당시 6개월의 기간을 뒀다.

서 의원은 해당 기한을 훨씬 넘어선 시점서 지방의회 의원과 협동조합 이사장을 겸직한 것으로 겸직 위반 사실이 성립된다.

서 의원은 지방의회 의원이므로 지방자치법의 적용을 받는다. 서 의원은 지방자치법 제35조 역시 위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방자치법 제35조(겸직 등 금지) 1항(지방의회 의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직을 겸할 수 없다) 9호에 따르면 ‘그 밖에 다른 법률서 겸임할 수 없도록 정하는 직’이라고 명시돼있다.

‘그 밖에 다른 법률’은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임직원의 겸직금지) 5항에 해당될 수 있다. 다만 그 밖에 다른 법률이 구체적으로 명시돼있지 않고, 이미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임직원의 겸직금지) 5항서 지방의원의 겸직금지 내용을 담고 있다.

서 의원 노원재활용협동조합 이사장 겸직
현행법 위반…민주당 서울시당 “몰랐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 김현수 외래교수는 “‘그 밖에 다른 법률’이 무엇인지 법에 정확하게 적시돼있지 않다. 법의 맹점 중 하나”라며 “그 밖에 다른 법률이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 5항에 해당하는지는 향후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협동조합 기본법서 지방의회 의원의 겸직을 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법 제78조(의원직의 퇴직) 1항(지방의회의 의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될 때에는 의원의 직에서 퇴직된다) 1호에는 ‘의원이 겸할 수 없는 직에 취임할 때’라고 적시돼있다. 김 교수는 ‘당선 이후 겸직금지 위반에 해당될 수 있는 직을 공직선거 전에 그만두지 않아 당선 이후 겸직 위반 사실이 성립되는 경우 이 법이 적용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법에 적시된 내용대로 해석하는 게 맞다. 즉, 당선 이후 겸직할 수 없는 직에 취임할 경우로 해석된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지난 19일 겸직 위반에 대해 “죄송하다”며 “인지하지 못했다. 간과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선거운동을 하면서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을)경력사항에 기재하거나 협동조합 이사장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 서기팔 구의원

서 의원에 따르면 과거 그는 노원구 지역서 고물상을 운영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중고 가전제품을 사들여 수리하고 재판매하는 일이었다. 서 의원은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은 그 당시 사업 확장을 위해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당시 고물상 운영을 위해 200평 정도의 충분한 부지가 필요했지만 서울서 부지를 매입하는 게 여의치 않았다”며 “사업 환경이 그리 좋지 않아 사업을 그만뒀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 보니 협동조합에 대해 잊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잊고 있었다”
“알 수 없었다”

서 의원은 겸직 위반 사실에 대해 “어찌됐건 제 잘못”이라며 “이사장직 사임과 함께 법인 해산 절차를 빠른 시일 내에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지방선거서 서 의원을 심사한 곳은 민주당 서울특별시당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다. 민주당 조직국은 “노원병지역 지방의회 의원 후보자 심사를 진행한 곳은 민주당 서울시당”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서울시당 공관위가 당선 여부에 따라 겸직금지에 해당되는 서 의원의 협동조합 이사장 재직 사실을 놓친 셈이다. 국회 관계자는 “선거에 출마하는 데 겸직 사실이 위반인 것을 몰랐을 리 없다”며 의아해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심사를 제대로 안 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관계자는 지난 19일 “(서 의원의) 겸직 여부 사실에 대해 알 수 없었다”며 “서 의원의 공천심사등록서류를 모두 살펴봤지만 협동조합 관련 기재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 기간)700~800명 정도 공천서류를 내기 때문에 개개인을 일일이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구의원의 경우 면접도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눈길이 가는 건 서 의원의 구의원 출마 과정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서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 공관위 심사 결과, 3인 경선 지역인 노원구 바선거구 후보자로 결정됐다. 바선거구는 상계 1, 8, 9, 10동이다.

주당 서울시당 제5차 경선지역 결과 발표에 따르면 서 의원은 25.42%로 바선거구 경선서 3순위로 탈락했다. 당시 1순위는 46.31%의 김준성 후보자, 2순위는 36.70%의 김운화 후보자였다. 이들은 경선 결과에 따라 바선거구서 각각 ‘1-가’번, ‘1-나’번을 받았다. 지난 6월 지방선거 결과 김준성 후보자는 바선거구 구의원으로 당선됐고, 김운화 후보자는 낙선했다.
 


서 의원은 바선거구 3순위로 경선서 탈락했지만 공천을 받았다. 서 의원은 기존의 바선거구가 아닌 노원구 마선거구서 경선 없이 1-가번을 받았다. 서 의원은 마선거구 1-가번으로 선거에 출마해 마선거구 구의원으로 당선됐다.

지역 정가
강한 의혹

서 의원이 마선거구 1-가번 공천을 받게 된 까닭은 서울시의원으로 출마할 예정이었던 김치환 전 노원구의원의 사퇴로 인해서였다. 노원병지역위원회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은 일신상의 이유로 후보자등록 이틀 전쯤 시의원 후보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사퇴로 본래 마선거구 1-가번 채유미 후보자가 서울시의원 후보자로 승격했다. 서 의원은 공석이 된 마선거구 1-가번을 받은 것이다.

전직 노원구의원 A씨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지역을 옮겨서 공천을 준다는 것은 일반적이지도 않고, 보통 사안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만약 서 의원의 인지도가 높고, 당에 기여한 정도가 크다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서 의원은 이미 경선서 한 번 탈락한 후보자였고, 당 기여도 역시 크지 않았으며 그 지역(마선거구)에 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당선된 곳은 마선거구로 상계 2, 3·4, 5동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당선인 명부에 따르면 서 의원의 거주지 주소는 ‘노원구 동일로 241길’이라고 게재돼있다. 노원구 상계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노원구 동일로 241길은 상계 1동”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41길 뒤에 구체적인 주소가 적혀있지 않지만 상계 2동과 3·4동 그리고 5동과는 거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즉, 서 의원의 주소지는 마선거구(상계 2, 3·4, 5동) 보다 바선거구(상계 1, 8, 9, 10동)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 A씨는 “김 전 의원의 사퇴로 마선거구 구의원 1-가 후보였던 채 후보자가 시의원 후보자로 승격됐다. 채 후보의 빈자리(1-가번)는 마선거구 1-나번 후보자가 가는 것이 맞다”며 “이후 (1-가번 후보자로 가게 될)1-나번 후보자의 빈자리를 다시 뽑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마선거구 1-나번 후보자는 그대로 둔 채 바선거구 경선 탈락자인 서 의원을 마선거구 1-가번으로 옮기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선 탈락 이후 선거구 옮겨 공천 받고 출마
전 구의원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

A씨는 “1-가번은 곧 당선이나 다름없다. 선거 과정서 피치 못할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강한 의구심을 내비췄다.

다른 전직 노원구의원 B씨 역시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B씨는 “바선거구 경선서 탈락한 구의원 후보자가 경선도 없이 공천을 받아 마선거구서 1-가번을 받은 것은 정당하지도 않고 도덕적이지도 않은 일”이라며 “서 의원은 마선거구에 해당하는 지역서 살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B씨는 서 의원이 선거구를 옮겨 1-가번을 받은 것에 대해 “특혜 중에 특혜”라며 “선거 과정서 어떤 내막이 있는 것인지 강한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경우 기회는 균등하지 않고 과정도 공정하지 않으며 결과 역시 정의롭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원구 모 정치인 C씨는 “공천과정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일반적인 과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C씨는 “무언가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역 일각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경선서 떨어진 이후 공천을 받은 것에 대해 “당의 결정”이라면서도 “지역서 열심히 일한 것이 당에 어필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당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한다”며 “23차례 열린 촛불집회에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참석한 사람은 노원병 지역서 저 혼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납득 어렵다”
“열심히 일했다”

서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내내 홍보 차량을 제공했고 1급 포상도 받았다. 오히려 주변서 구의원 출마를 권유했다”며 “정작 경선(바선거구)서 떨어질 당시 사람들이 ‘왜 떨어졌느냐’고 되물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당선된 선거구와 거주지에 대해 “구의원은 출마하는 해당 구에 거주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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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