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겸직 위반 구의원의 ‘수상한 버티기’ 추적

민주당은 결격자 왜 그냥 놔두나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현직 구의원의 겸직 위반 사실이 포착됐다. 주인공은 서기팔 노원구의원. 서 의원은 현재 노원재활용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르면 협동조합 임직원은 지방의회 의원을 겸직할 수 없다. 눈길을 끄는 건 그의 경선 이력. 서 의원은 애초에 경선서 탈락했지만 공천을 받아 경선 없이 다른 선거구서 ‘1-가’번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의 협동조합 임직원 재직은 당선 결과에 따라 현행법 위반에 해당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서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 
 

▲ 서기팔 구의원 &lt;사진 서기팔 구의원 홈페이지&gt;

서기팔 서울 노원구의회 의원은 지난 6·13지방선거에 출마해 노원구 마선거구 구의원에 당선됐다. 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이다. 서 의원은 현재 ‘노원재활용협동조합’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임직원의 겸직금지) 5항에 따르면 협동조합의 임직원은 국회의원 또는 지방의회 의원을 겸직할 수 없다.

협동조합
겸직 위반

서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은 일반협동조합이다.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은 ‘노원사회적경제지원센터’서 소개하는 ‘노원사회적경제기업 조직도’에 포함돼있으며 노원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구립시설이다. ‘2018년 노원사회적경제기업 현황’에 따르면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은 협동조합으로 분류돼있다.

노원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계자는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은 일반협동조합”이라고 밝혔다.

일반 협동조합은 협동조합 기본법을 근간으로 한다.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임직원의 겸직금지)는 지난 2014년 1월21일 신설됐다. 신설 법안의 부칙 제10조(임직원의 겸직금지에 관한 경과조치)에 따르면 ‘이 법 시행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선출된 임원 또는 채용된 직원으로서 지방의회 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사람은 제44조 5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이 법 시행 후 6개월 이내에 임직원의 직을 사직하거나 지방의회 의원직을 사직해야 한다’고 적시돼있다.


즉, 해당 법이 신설되기 전 협동조합 임직원을 겸직하고 있던 지방의회 의원에게 6개월의 사임 기간을 준 것이다.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의 법인등기등본부에 따르면 설립인허가연월일은 지난 2015년 12월16일, 법인성립연월일은 지난 2016년 1월8일이다. 또 기획재정부서 운영하는 협동조합 홈페이지의 ‘협동조합 설립현황’에 따르면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의 수리(인가)일은 지난 2015년 12월31일이다. 해당 법의 부칙은 2014년 당시 6개월의 기간을 뒀다.

서 의원은 해당 기한을 훨씬 넘어선 시점서 지방의회 의원과 협동조합 이사장을 겸직한 것으로 겸직 위반 사실이 성립된다.

서 의원은 지방의회 의원이므로 지방자치법의 적용을 받는다. 서 의원은 지방자치법 제35조 역시 위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방자치법 제35조(겸직 등 금지) 1항(지방의회 의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직을 겸할 수 없다) 9호에 따르면 ‘그 밖에 다른 법률서 겸임할 수 없도록 정하는 직’이라고 명시돼있다.

‘그 밖에 다른 법률’은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임직원의 겸직금지) 5항에 해당될 수 있다. 다만 그 밖에 다른 법률이 구체적으로 명시돼있지 않고, 이미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임직원의 겸직금지) 5항서 지방의원의 겸직금지 내용을 담고 있다.

서 의원 노원재활용협동조합 이사장 겸직
현행법 위반…민주당 서울시당 “몰랐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 김현수 외래교수는 “‘그 밖에 다른 법률’이 무엇인지 법에 정확하게 적시돼있지 않다. 법의 맹점 중 하나”라며 “그 밖에 다른 법률이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 5항에 해당하는지는 향후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협동조합 기본법서 지방의회 의원의 겸직을 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법 제78조(의원직의 퇴직) 1항(지방의회의 의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될 때에는 의원의 직에서 퇴직된다) 1호에는 ‘의원이 겸할 수 없는 직에 취임할 때’라고 적시돼있다. 김 교수는 ‘당선 이후 겸직금지 위반에 해당될 수 있는 직을 공직선거 전에 그만두지 않아 당선 이후 겸직 위반 사실이 성립되는 경우 이 법이 적용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법에 적시된 내용대로 해석하는 게 맞다. 즉, 당선 이후 겸직할 수 없는 직에 취임할 경우로 해석된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지난 19일 겸직 위반에 대해 “죄송하다”며 “인지하지 못했다. 간과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선거운동을 하면서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을)경력사항에 기재하거나 협동조합 이사장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 서기팔 구의원

서 의원에 따르면 과거 그는 노원구 지역서 고물상을 운영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중고 가전제품을 사들여 수리하고 재판매하는 일이었다. 서 의원은 “노원재활용협동조합은 그 당시 사업 확장을 위해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당시 고물상 운영을 위해 200평 정도의 충분한 부지가 필요했지만 서울서 부지를 매입하는 게 여의치 않았다”며 “사업 환경이 그리 좋지 않아 사업을 그만뒀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 보니 협동조합에 대해 잊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잊고 있었다”
“알 수 없었다”

서 의원은 겸직 위반 사실에 대해 “어찌됐건 제 잘못”이라며 “이사장직 사임과 함께 법인 해산 절차를 빠른 시일 내에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지방선거서 서 의원을 심사한 곳은 민주당 서울특별시당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다. 민주당 조직국은 “노원병지역 지방의회 의원 후보자 심사를 진행한 곳은 민주당 서울시당”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서울시당 공관위가 당선 여부에 따라 겸직금지에 해당되는 서 의원의 협동조합 이사장 재직 사실을 놓친 셈이다. 국회 관계자는 “선거에 출마하는 데 겸직 사실이 위반인 것을 몰랐을 리 없다”며 의아해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심사를 제대로 안 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관계자는 지난 19일 “(서 의원의) 겸직 여부 사실에 대해 알 수 없었다”며 “서 의원의 공천심사등록서류를 모두 살펴봤지만 협동조합 관련 기재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 기간)700~800명 정도 공천서류를 내기 때문에 개개인을 일일이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구의원의 경우 면접도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눈길이 가는 건 서 의원의 구의원 출마 과정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서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 공관위 심사 결과, 3인 경선 지역인 노원구 바선거구 후보자로 결정됐다. 바선거구는 상계 1, 8, 9, 10동이다.

주당 서울시당 제5차 경선지역 결과 발표에 따르면 서 의원은 25.42%로 바선거구 경선서 3순위로 탈락했다. 당시 1순위는 46.31%의 김준성 후보자, 2순위는 36.70%의 김운화 후보자였다. 이들은 경선 결과에 따라 바선거구서 각각 ‘1-가’번, ‘1-나’번을 받았다. 지난 6월 지방선거 결과 김준성 후보자는 바선거구 구의원으로 당선됐고, 김운화 후보자는 낙선했다.
 


서 의원은 바선거구 3순위로 경선서 탈락했지만 공천을 받았다. 서 의원은 기존의 바선거구가 아닌 노원구 마선거구서 경선 없이 1-가번을 받았다. 서 의원은 마선거구 1-가번으로 선거에 출마해 마선거구 구의원으로 당선됐다.

지역 정가
강한 의혹

서 의원이 마선거구 1-가번 공천을 받게 된 까닭은 서울시의원으로 출마할 예정이었던 김치환 전 노원구의원의 사퇴로 인해서였다. 노원병지역위원회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은 일신상의 이유로 후보자등록 이틀 전쯤 시의원 후보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사퇴로 본래 마선거구 1-가번 채유미 후보자가 서울시의원 후보자로 승격했다. 서 의원은 공석이 된 마선거구 1-가번을 받은 것이다.

전직 노원구의원 A씨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지역을 옮겨서 공천을 준다는 것은 일반적이지도 않고, 보통 사안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만약 서 의원의 인지도가 높고, 당에 기여한 정도가 크다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서 의원은 이미 경선서 한 번 탈락한 후보자였고, 당 기여도 역시 크지 않았으며 그 지역(마선거구)에 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당선된 곳은 마선거구로 상계 2, 3·4, 5동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당선인 명부에 따르면 서 의원의 거주지 주소는 ‘노원구 동일로 241길’이라고 게재돼있다. 노원구 상계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노원구 동일로 241길은 상계 1동”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41길 뒤에 구체적인 주소가 적혀있지 않지만 상계 2동과 3·4동 그리고 5동과는 거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즉, 서 의원의 주소지는 마선거구(상계 2, 3·4, 5동) 보다 바선거구(상계 1, 8, 9, 10동)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 A씨는 “김 전 의원의 사퇴로 마선거구 구의원 1-가 후보였던 채 후보자가 시의원 후보자로 승격됐다. 채 후보의 빈자리(1-가번)는 마선거구 1-나번 후보자가 가는 것이 맞다”며 “이후 (1-가번 후보자로 가게 될)1-나번 후보자의 빈자리를 다시 뽑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마선거구 1-나번 후보자는 그대로 둔 채 바선거구 경선 탈락자인 서 의원을 마선거구 1-가번으로 옮기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선 탈락 이후 선거구 옮겨 공천 받고 출마
전 구의원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

A씨는 “1-가번은 곧 당선이나 다름없다. 선거 과정서 피치 못할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강한 의구심을 내비췄다.

다른 전직 노원구의원 B씨 역시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B씨는 “바선거구 경선서 탈락한 구의원 후보자가 경선도 없이 공천을 받아 마선거구서 1-가번을 받은 것은 정당하지도 않고 도덕적이지도 않은 일”이라며 “서 의원은 마선거구에 해당하는 지역서 살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B씨는 서 의원이 선거구를 옮겨 1-가번을 받은 것에 대해 “특혜 중에 특혜”라며 “선거 과정서 어떤 내막이 있는 것인지 강한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경우 기회는 균등하지 않고 과정도 공정하지 않으며 결과 역시 정의롭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원구 모 정치인 C씨는 “공천과정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일반적인 과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C씨는 “무언가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역 일각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경선서 떨어진 이후 공천을 받은 것에 대해 “당의 결정”이라면서도 “지역서 열심히 일한 것이 당에 어필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당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한다”며 “23차례 열린 촛불집회에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참석한 사람은 노원병 지역서 저 혼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납득 어렵다”
“열심히 일했다”

서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내내 홍보 차량을 제공했고 1급 포상도 받았다. 오히려 주변서 구의원 출마를 권유했다”며 “정작 경선(바선거구)서 떨어질 당시 사람들이 ‘왜 떨어졌느냐’고 되물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당선된 선거구와 거주지에 대해 “구의원은 출마하는 해당 구에 거주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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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철퇴’ 대법정 417호의 저주

‘걸리면 철퇴’ 대법정 417호의 저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법원은 내란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에게 철퇴를 내렸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400여일 만이다. 이날 선고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는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악명을 이어가게 됐다. 5명의 전직 대통령에게 가해진 ‘대법정의 저주’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지난달 19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운명의 날’이었다. 각종 혐의로 받는 재판 중에 가장 핵심 사안에 대한 법원의 첫 번째 판결이 이날 나왔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관련자들에 대한 판결이 나오는 족족 유죄였기에 반전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다. 443일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로 윤 전 대통령은 최고형을 피해갔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죄가 맞다고 판시했다. 지 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헌법상 권한 행사로서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고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 목적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의 목적이 국회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했다면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사실관계의 핵심으로 군을 국회로 보낸 점을 꼽았다. 지 판사는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게 실체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결국 군을 국회로 보낸 행위 자체가 내란죄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야당의 연이은 탄핵, 예산 삭감 등에 따른 국가 위기를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비상계엄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는 “명분과 목적을 혼동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지 판사는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고도 언급했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법정에 선 전직 대통령 5명 국가 위기 상황 타개는 명분에 불과할 뿐 본질은 헌법기관의 마비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며 수사의 적법성을 문제 삼아 왔다. 재판부는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검찰은 공수처 송부 기록 외 다른 증거들을 종합해 기소한 것으로 보이고 공수처가 수집한 증거를 다 빼더라도 피고인에 대해 유죄 판단을 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정리했다. 검찰과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하 내란 특검)의 주장 중 윤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하기 위해 2023년께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제압할 의도로 내외적 여건을 조성했다는 공소 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준비가 허술했다는 것이다. 또 국회를 무력화할 계획 등에 관한 별다른 증거나 자료,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 외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죄가 인정돼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종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최고형 피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닷새 만인 지난달 24일 항소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법정의 기록은 물론, 훗날 역사의 기록 앞에서도 이번 판단의 문제점을 분명히 남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의 무리한 기소, 그 전제 위에서 이뤄진 1심의 모순된 판단과 그 정치적 배경에 대해 저희는 결코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의 ‘저주’가 이번에도 나타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법정 417호는 150석 규모의 형사 법정이다. 대법정 417호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곳에서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 5명이 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별칭이 생길만한 대목이다. 전두환씨, 노태우 전 대통령의 하늘색 반팔 수의 차림은 국민의 뇌리에 깊게 남아 있다. 최고 권력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법정에 서서 판결을 듣고 있는 모습 자체가 충격인 시대였다.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 우두머리(당시 내란 수괴) 등 혐의로 넘겨진 전직 대통령은 대법정 417호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996년 당시 검찰은 반란 및 내란 수괴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 총 10개 죄목으로 전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노 전 대통령에게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9개 죄목으로 기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전 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노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2년6개월, 2심에서 징역 17년, 이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국정 농단 다스 재판 그로부터 30여년 뒤 윤 전 대통령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 측 구형도 사형으로 같았다. 내란 특검은 지난 1월13일 “법률가로서 검찰총장까지 지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앞장서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간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고 구형 배경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의 1심 선고도 대법정 417호에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으로 지위를 잃고 구속 기소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등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국민의 공분이 하늘을 찌르던 시기였다. 2018년 4월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대기업 등으로부터 231억9427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2016년 10월 이후 불거진 국정 혼란의 장본인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태에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국정 혼란과 대통령 파면의 주된 책임은 피고인과 최순실에게 있다”며 “그럼에도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받던 18개 혐의 중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 16개를 유죄로 봤다. 150명 규모 방청석 역사적 재판의 현장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5일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결론 내리면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논란에 종지부가 찍힌 순간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2007년 대통령선거 기간 내내 피고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됐지만 피고인의 결백을 믿는 다수의 국민 덕분에 피고인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며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 전체를 위해 행사해야 할 책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재판 결과 피고인이 친인척 명의를 빌려 다스를 설립해 실소유하면서 246억원가량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범행 기간이 길고 이득액이 상당하며 범행 당시 이미 국회의원, 서울시장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비판했다. 또 “의혹만 가득했던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대통령 재임 시절 저질렀던 다른 범행이 함께 드러남으로써 당시 피고인을 믿고 지지했던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겼다”며 “그런데도 친인척이나 측근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등 책임을 전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되풀이된 30년 역사 전직 대통령 관련 재판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 대법정 417호에서 열리는 건 규모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이 방청을 원하기에 대형 법정에서 재판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5명의 전직 대통령은 방청석의 150여명과 실시간으로 중계된 재판을 본 국민 앞에서 단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