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 ④괴산 숲속작은책방

고즈넉한 전원주택 단지에 자리한 가정집 서점

▲ ▲가을 여행에 딱 어울리는 숲속작은책방 전경

어느새 가을이다. 단풍이 절정이다.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여행 떠나기 좋은 계절, 책 읽기 좋은 때다. 집을 나서서 어딘가로 떠나보자.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가면 더할 나위 없겠다. 아예 책방으로 가보면 어떨까. 책방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딱 어울리는 곳이 있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 미루마을에 자리한 ‘숲속작은책방’이다.
 

▲ ▲잔디가 깔린 마당 한쪽에 피노키오가 조각된 오두막이 있다.

서점은 동화책이나 일러스트북에 등장하는 집처럼 예쁘다. 야트막한 나무 담장 뒤에는 잔디가 깔린 마당이 아담하고, 분홍색 벽에 테라코타 기와를 인 이층집이 서 있다. 
 

▲ ▲책 읽기 편해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테라스

서재·거실 분위기 눈길

오른쪽으로 피노키오가 조각된 커다란 오두막이, 왼쪽에는 해먹이 걸린 정자가 있다. 데크에는 책 읽기 편해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도 놓였다. 담장 옆에 붙은 간판이 아니면 서점인지 모를 정도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어느 작가의 서재나 거실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사방 벽에 책이 빼곡하다.
 

▲ ▲아이들과 책방 나들이하기 좋다.

미루마을은 한 대학교 동창들이 조성한 전원 마을로, 57가구가 모여 산다. 태양열과 지열로 전기를 만들어 쓰는 저탄소 녹색 마을이기도 하다. 숲속작은책방은 지난 2014년 4월에 문을 열었다. 출판사에서 일하던 백창화씨는 아들에게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어린이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책으로 작은 사립 도서관을 만들었고, 아들이 커서 대학생이 되자 오랫동안 꿈꿔온 귀촌을 결심했다. 때마침 지인에게서 괴산 전원주택 단지에 머물 만한 곳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2011년에 이삿짐을 쌌다. 전원생활을 열망하던 회사원 남편도 기꺼이 동참했다.
 

▲ ▲‘가정식 서점’이라는 특성 때문에 주인 부부가 좋아하는 책이 많다.

“책이 1만권쯤 있었죠. 이 책으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라는 책을 봤어요.” 영감을 받은 부부는 35일 동안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위스, 영국에 있는 책 마을을 돌아봤다. 처음에는 마을회관에 어린이도서관을 만들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계획이 무산돼 책방을 열었다. 
 

▲ ▲주인의 마음이 담긴 글이 곳곳에 있다.

책꽂이에는 나름의 분류법에 따라 책을 진열했다. 실용서나 경제·경영, 자기 계발 분야 책보다 인문·교양서와 에세이가 주로 보인다. 환경과 생태에 관한 책, 집과 집 짓기, 마을 만들기, 노년과 죽음에 관한 책도 눈에 많이 띈다. 판매하는 책은 대략 3000종이다. 책꽂이를 비롯한 가구는 남편 김병록씨가 직접 만들었다.
 

▲ 2층에 마련된 그림책 전시 공간

가정집에 문을 연 ‘가정식 서점’이라는 특성 때문에 책을 많이 둘 수 없으니 부부는 좋아하는 책 위주로 선택했다. 창가 쪽에 놓인 책이 부부가 좋아하고 추천하는 책이다. 소설을 비롯한 문학, 동화책, 그림책, 인문학, 환경과 생태 관련 책이 많고 모두 신간이다. 외국 동화책도 상당히 눈에 띈다.
 

▲ 다양한 소품으로 따스함을 더한 내부

손님은 책을 고르다가 편히 앉아서 책을 보고 주인장에게 책을 추천받기도 한다. 들어오면 반드시 책 한 권은 사야 하지만 이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이는 아무도 없다. 책을 사는 자체가 책방을 살리고 지속성을 유지하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 ▲2층에 마련된 그림책 전시 공간

동화책에 등장하는 예쁜 2층집
유럽 책 마을 모티브로 책방 열어

책방을 연 지 벌써 4년째. 따로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았으나, 입소문과 SNS를 통해 단골이 생겼다. 지난해에만 5000 여명이 다녀갔다. 임대료나 인건비가 따로 발생하지 않는 것도 지금까지 별 어려움 없이 운영하는 비결이다. 소요되지 않아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숲속작은책방의 매력이다.
 

▲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기 좋은 다락방

책방을 둘러보면 부부의 따스함과 다정함이 곳곳에 묻어난다. 부부가 권하는 책에는 일일이 소개 글과 감상을 써서 띠지로 둘렀다. 군데군데 놓인 편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 같은 소품도 따스함을 더한다.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책이 빼곡하다.
 

▲ 명승 110호로 지정된 괴산 화양구곡의 3곡 읍궁암

침대와 책꽂이가 놓인 다락방에서는 북 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다. 부부가 유럽의 책 마을을 둘러볼 때, 책방 2층 숙소에서 여행객이 오랫동안 머무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책을 읽으며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 자정이 넘도록 이야기꽃을 피울 때가 많죠. 요즘엔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이 늘었어요.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와 다락방에서 하룻밤 머물며 책을 본 추억이 자라면서도 책을 가까이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 산막이옛길 전망대에서 본 괴산호

괴산에는 가을 정취를 느끼기 좋은 곳이 많다. 오랜만에 집을 나섰다면 책방 여행을 마치고 화양구곡에 가보자. 구곡(九曲)은 강이 굽이쳐 흐르는 절경이 있는 계곡을 일컫는다. 괴산 화양구곡은 명승 110호로 지정됐다. 그 이유를 “속리산국립공원 내 화양천을 중심으로 약 3km에 걸쳐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며 좌우 자연경관이 빼어난 지점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 구곡이 많지만 괴산 화양구곡은 1곡부터 9곡까지 거의 완벽하게 원형을 유지한다”고 밝힐 정도로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곳이다. 화양구곡은 1곡 경천벽, 2곡 운영담, 3곡 읍궁암, 4곡 금사담, 5곡 첨성대, 6곡 능운대, 7곡 와룡암, 8곡 학소대, 9곡 파천이다.
 

▲ 괴강국민여가캠핑장의 캐러밴 사이트

산막이옛길을 걸으며 가을에 흠뻑 빠져도 좋다. 산막이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막혀 달천을 가로질러야 들어갈 수 있는 오지였다. 1957년 괴산댐을 건설하면서 물길마저 사라졌고, 마을 사람들은 산막이길을 만들어 겨우 나다녔다. 이곳을 걷기 길로 정비한 것이 바로 산막이옛길이다. 걷다 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괴산호가 비경이다. 산막이마을까지 걸어갔다가 출발점으로 돌아갈 때는 배를 이용해도 좋다. 출발점 근처 차돌바위나루와 산막이나루 사이를 유람선이 수시로 오간다.
 

▲ 괴산의 별미, 어죽국수

다락방 북스테이 경험

괴강국민여가캠핑장에서 자연과 하룻밤 보내는 방법도 추천한다. 오토캠핑 사이트 47면(장애인 오토캠핑 사이트 3면 포함)과 캐러밴 사이트 5면, 대형 텐트 사이트 5면, 방갈로 사이트 3면을 갖췄다. 캠핑장 인근에 괴산의 별미인 어죽국수를 잘하는 집이 있다. 맑은 물에서 잡은 각종 민물고기를 넣고 푹 끓인 뒤, 면을 넣어 만든다. 고춧가루와 후춧가루, 제피 가루 등을 듬뿍 넣어 먹으면 콧등에 땀이 송송 맺힌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숲속작은책방→화양구곡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숲속작은책방→화양구곡
둘째 날: 산막이옛길 트레킹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괴산군 문화관광 www.goesan.go.kr/tour/index.do
- 숲속작은책방 https://blog.naver.com/supsokiz
- 괴강국민여가캠핑장 www.gsyouthcamp.co.kr  

문의 전화
-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043)830-3455
- 숲속작은책방 043)834-7626
- 괴강국민여가캠핑장 043)833-2904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괴산,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7회(06:50~20:10) 운행, 약 2시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txbus.t-money.co.kr

자가운전
중부고속도로→평택제천고속도로→청주·괴산·충주 방면→맹이재로→명태재로외사3길→숲속작은책방  

숙박 정보   
- 괴산흙내음: 칠성면 명태재로사은2길, 050-4109-6572
- 산막이옛길내려놓기펜션: 칠성면 명태재로, 043)832-9647, www.내려놓기.kr
- 산막이산장: 칠성면 산막이옛길, 043)832-5553, http://twincomsoft.co.kr/mtcabin


식당 정보
- 호산죽염된장(돼지된장양념구이): 청안면 질마로, 043)832-1388
- 산막이원조두부마을(자연산버섯전골): 칠성면 산막이옛길, 043)834-3223
- 얼음골봄(오리백숙): 감물면 충민로, 043)833-9117

주변 볼거리
수옥폭포, 조령산자연휴양림, 발효아카데미괴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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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