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이언주에 러브콜 보냈나
김무성, 이언주에 러브콜 보냈나
  • 최현목 기자
  • 승인 2018.11.19 13:44
  • 호수 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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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거리는 안철수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김무성-이언주’ 연대는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그림이었다. 그러나 곧 현실이 될 조짐이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의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입당설이 불거진 가운데, 한국당 김무성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중구·영도구를 이 의원에게 물려주는 데 어떠한 제약도 없음을 알렸다.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

이언주 의원은 ‘보수 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 보수 지지자들로부터 무너진 보수 진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사람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구 민주당, 현 바른미래당 의원이라고 보기 힘든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신드롬?

지난달 22일 이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천재적인 대통령이었다. 우리 국민 입장에선 행운”이라고 말해 보수 진영에 화제를 뿌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역사가 평가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탄핵에 앞장섰던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현 문재인정부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은 거의 조선 후기의 망국적 상황에 가깝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보수 진영에선 이 의원을 가리켜 ‘이언주 신드롬’이라고 칭할 정도다. 반면 진보 진영에선 이 의원이 다수의 당을 옮기며 철새 정치를 했다는 점과 과거 ‘아르바이트 공동체 의식’ ‘밥하는 아줌마’ 발언 등을 한 점을 거론하며 주목받길 원하는 정치인의 기행쯤으로 평가한다.

상반된 평가에도 불구하고 2018년 후반기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을 꼽으라면 단연 이 의원이다. 이는 비단 그의 최근 보수 성향의 발언 때문만은 아니다. 정치권은 그가 김 전 대표와 손을 잡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 의원은 최근 반문(반 문재인)연대에 불을 지폈다. 현 상황을 조선 후기에 비유한 뒤 “반문으로 가야 나라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이 의원에게 “정체성을 분명히 하라”고 경고하자 이 의원은 “저는 ‘반문’입니다만 손 대표께서는 반문입니까, 친문(친 문재인)입니까”라고 되물었다.

김 전 대표는 이 의원과 결을 같이하는 발언과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서 기자들과 만난 김 전 대표는 “친박(친 박근혜)·비박(비 박근혜) 이야기가 나올수록 당의 지지는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그런 경계선을 넘어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임을 할 때가 됐는데, 그걸 한번 시도해보겠다”고 밝혔다.

친박·비박뿐 아니라 한국당·바른미래당 등의 경계를 넘어 문정부를 견제하는 강력한 보수 세력 구축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또 김 전 대표는 지난 14일 부산 중구·영도구에 이 의원이 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공석으로 후임자가 나올 때까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며 “뜻이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와서 상의하면 잘 도와줄 생각이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전 대표 측은 원론적인 발언이라며 더 이상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정치권은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반문연대 빅텐트’의 탄생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강력히 부인했지만, 최근 김 전 대표가 친박계 핵심인 같은 당 윤상현 의원과 만나 반문연대 빅텐트 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보수 잔다르크’ 주가 높이는 여걸
친박-비박-바미, 반문연대 빅텐트↑

윤 의원은 정치권서 생존해있는 몇 안 되는 수장급 친박계로 분류된다. 앞서 서청원 의원은 홍준표 전 대표와의 갈등으로 한국당을 탈당했다. 최경환 의원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김 전 대표는 자타공인 비박계 수장이자 바른정당 복당파의 좌장 격이다. 정치권은 두 계파의 수장급이 반문연대 빅텐트를 구성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김 전 대표가 이 의원과 손을 잡을 가능성까지 더해졌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 탈당 러시를 이끌 스모킹건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보수·진보 진영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체성 논란부터 시작해 갖가지 정책 결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 상대적으로 당내 지분이 적은 바른정당 출신 보수 진영이 구 국민의당 진영에 언제든 이별 통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김 전 대표와 이 의원, 두 사람의 연대가 안철수 전 대표의 가세라는 거대한 화학적 결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의원이 당내 대표적인 친안(친안철수)이기 때문이다.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같은 당 이언주 의원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사진 왼쪽)와 같은 당 이언주 의원

앞서 민주당 소속이던 이 의원은 2017년 4월 민주당을 떠나 안 전 대표가 있는 국민의당으로 향했다. 19대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둔 때였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 입당 기자회견 때 “한국정치의 변화를 위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갔고, 또 가고자 하는 안철수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당의 많은 동지들과 함께 진정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으로 옮긴 직후 이 의원은 눈물의 선거 지원유세를 해 주목받았다. 지난 2017년 4월23일 서울 광화문서 이 의원은 “나는 안철수에게 정치 생명을 걸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비록 이 의원이 그해 8월 국민의당 전당대회(이하 전대)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며 안 전 대표와 경쟁관계를 이뤘지만, 전대 후 둘 사이에 특별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호관계가 틀어졌다고 보기 힘들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본진 어디

반문연대 빅텐트의 본진이 과연 어느 당에서 꾸려질지가 핵심이다. 이 의원의 한국당 행이 임박했다는 설이 있지만, 이 의원 본인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반문에 뜻을 함께하는 인사들끼리 새로운 당을 만들기에는 지도부 선출, 당사 임대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결국 반문을 고리로 얕은 수준의 연대를 이어가며 여론의 추이를 살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아 보인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뜨는 보수 여걸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과 함께 보수 진영서 주목받는 여성 정치인이 있다. 자유한국당 강연재 법무특보의 저격성 발언은 보수 지지자들에게 연일 화제다. 지난 14일 강 특보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의원을 향해 “빨갱이 좌파들보다 더 앞장서서 인격 모독과 프레임을 덧씌운다”고 비난했다.

지난 13일에는 문재인정부를 향해 “대북송금을 했던 김대중정부보다 더 빨갱이스럽다”고 저격했다.

강 특보는 지난 19대 대선 때 안철수캠프 중앙선거대책본부 TV토론부단장을 맡았으며, 20대 총선 때는 국민의당 후보로 서울 강동을 선거에 참여한 바 있다. 국민의당을 탈당한 강 특보는 지난 1월부터 자유한국당 법무특보를 맡았다.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