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사령탑 ‘홍&김’ 궁합 보니…

닮은 듯 다른 ‘왕실장’과 ‘예스맨’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투톱의 시대가 지고 원팀의 시대가 올까. ‘경제 투톱’ 김동연·장하성 1기 경제팀은 잇단 불협화음을 노출한 끝에 경질됐다. 새로운 2기 홍남기·김수현 팀은 ‘원팀’을 강조했다. 전임 경제팀서 비롯된 엇박자 논란을 의식, 우려를 일찌감치 차단한 셈이다. 여느 때보다 두 사람의 합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홍&김’은 낙관론과 비관론을 동시에 받고 있다.
 

▲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으로 내정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동시에 경질했다. 문 대통령은 김 장관과 장 실장의 후임으로 각각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김수현 사회수석을 내정했다. 경제사령탑이 예산정국서 전격 교체된 것이다. 내년도 예산심사가 국회서 진행 중이었다.

교체설 돌다
결국 아웃!

김동연·장하성 경제팀이 동시에 경질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그간 교체설은 번번이 제기됐다. 다만 문 대통령의 결정은 예상됐던 시기보다 앞섰다. 결국 문 대통령의 의지로 해석됐다.

문재인정부는 경제 분야서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을 교체했다. 지난 8월에는 김동연·장하성 경제팀에게 “완벽한 팀워크”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문정부는 경제 성장 둔화 등 악재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선 경제정책 전환을 주장했다. ‘경제 참사’라는 표현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문 대통령은 3대 경제정책(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을 내려놓지 않았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에 있어서 물러서지 않았다. 소득주도성장은 문정부의 경제정책 중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경제팀의 불협화음이었는데 문 대통령은 경제정책에 강한 확신을 보였다. 경제팀은 반대로 마찰을 빚어 논란을 낳았다. 김동연·장하성 경제팀은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으로 지난 5월에 처음으로 부딪혔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으나 장 전 실장은 반대였다.

‘고용 참사’를 두고도 엇갈렸다. 김 부총리는 경제 정책 수정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장 전 실장은 고용상황의 개선을 확신했다.

‘김 부총리 패싱 논란’은 결정적이었다.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권한을 기재부 장관에게 줬기에 경제부총리라고 한다. 경제컨트롤타워는 경제부총리에게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에 회의적이었다. 반면 장 전 실장은 제일 잘 한 일로 소득주도성장을 꼽았다. 최근엔 경제 전망을 두고 정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김동연·장하성 경제팀의 파열음은 짙어졌다. 경제적 성과가 없는 상황이었다. 문 대통령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경제팀을 경질했다. 투톱 체제의 김동연·장하선 경제팀은 저성장 국면서 경제 정책에 대한 불협화음으로 교체됐다.

예산정국서 경제 투톱 김&장 경질
전임들의 엇박자 의식…원팀 강조

후임으로 내정된 2기 경제팀은 ‘원팀’과 ‘경제 정책지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후보자와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은 지난 9일 내정됐다. ‘김&장’ 경질과 같은 날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원팀을 강조했다.

윤 수석은 이날 이들의 임명을 발표하면서 “두 분은 참여정부시절 청와대서 3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사회수석과 국조실장으로 지금까지 정무적 판단과 정책조율을 성공적으로 해왔다”며 “원팀으로써 호흡을 맞춰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동연·장하성 경제팀처럼 마찰은 없을 것이란 해석이다.
 

▲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홍 후보자와 김 실장도 이를 의식한 듯 했다. 홍 후보자는 내정된 날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서 기자들과 만났다. 홍 후보자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1기 팀으로서 잘 해왔는데 외부에 의견이 다른 게 많이 표출되면서 문제가 지적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에 대해서는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 끌고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자는 “경제정책은 경제 부총리가 중심이 돼 경제팀을 ‘원팀’으로 이끌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실장은 홍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 실장은 “경제부총리의 활동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더 이상 ‘투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의 ‘패싱 논란’을 짚은 것이다.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의 호흡은 전임 경제팀보다 기대할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후보자는 내정된 날 “김 실장을 개인적으로 잘 안다”며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둘은 지난 노무현정부 때부터 오늘날 문정부까지 함께 일하고 있다.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서 함께 근무했다. 홍 후보자는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김 실장은 국정과제비서관을 역임했다. 문정부 들어서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은 각각 국조실장과 사회수석을 지냈다.

“우린 하나”
한 목소리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은 정책 이견 우려에 대해서도 “소득주도 성장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홍 후보자는 지난 9일 “소득주도 성장은 논쟁하기보다 우선 추진하되 문제가 발생하면 조정하거나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도 지난 11일 춘추관 브리핑서 문정부의 3대 경제정책에 대해 “분리할 수 없이 묶인 패키지”라고 아예 못을 박았다. 김 실장은 “속도와 성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에서의 방향은 전혀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경제 진단에 대해서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홍 후보자는 지난 9일 “올해 어려움이 내년에 금방 개선되지 않고 상당 부분 힘들 수 있지만 지금의 경기 상황을 ‘침체’ ‘위기’라고 말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경제는 심리’라는 말을 각인하고 가능한 희망적 관점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 역시 “경제 하방압력이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여러 제반 대외환경도 불확실성이 누적되는 것 또한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위기냐 아니냐’ 말하는 건 적절치 않고, ‘경제 기초가 튼튼하다, 아니다’는 등의 논쟁을 할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맥을 같이 했다.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은 김동연·장하성 경제팀이 보인 불협화음을 의식, 발생할 수 있는 우려에 대해 대부분 언급한 셈이다.

한편 일각에선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이 강조한 ‘원팀’이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이 걸어온 길과 현재의 위치 그리고 환경 등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서 현안 간담회 직후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홍 후보자는 ‘성실하고 일 잘하는 공무원’이란 평을 받는다. 홍 후보자의 성실함은 정평이 나 있다. 홍 후보자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인해 정권을 가리지 않고 기용됐다. 정치색이 옅은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는 노무현정부와 박근혜정부에선 청와대서 근무했다. 홍 후보자는 박근혜정부 당시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이명박정부에선 기재부 대변인과 기재부 정책조정국 국장을 맡았다. 

결국 홍 후보자의 성실함과 옅은 정치색은 ‘시키면 잘 하는 사람’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홍 후보자를 두고 ‘예스맨’이란 표현이 나오는 까닭이다. 


반면 김 실장은 홍 후보자와 결이 다르다. 김 실장은 노무현정부와 문정부서 중용돼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담당했다. 김 실장은 지난 2005년 노무현정부 당시 ‘세금폭탄’ 논란으로 이어진 종합부동산세를 확대한 장본인이다.

잘 맞을까?
기대와 우려

김 실장은 문재인정부 사회수석 시절 신고리 원전 건설 중단과 대입제도 개편, 부동산 정책 등 핵심 현안을 맡았다. 김 실장은 당시 ‘왕수석’이라고 불렸던 이유다. 김 실장은 신임 정책실장으로 내정되면서 청와대 장악력은 더욱 높아졌다. 김 실장은 문 대통령의 대선서 정책 공약 등을 구상해내기도 했다. 김 실장의 청와대 장악력이 장 전 실장보다 강력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결국 김 실장의 영향력이 가시적인 가운데 홍 후보자가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정책실장의 강력한 영향력 행사는 김 부총리의 과거를 답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홍 후보자가 일선서 뛰는 역할을 수행하고 김 실장이 전체적인 그림을 조율한다는 것이다. 

홍 후보자가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을 지휘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만하다. 홍 후보자가 이끌어갈 청와대 관료 중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종원 경제수석비서관은 행시기수로 홍 후보자보다 선배다. 통상 경제부총리가 경제 관료보다 선배지만 홍 후보자의 경우는 다르다. 

특히 김 실장은 윤 수석에게 힘을 실어줄 예정인 만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실장은 “경제수석이 내각과 좀 더 소통하고 협의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현안은 현안대로 각 수석이 챙기고, 정책실장은 미래를 위한 성장과 혁신 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경제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 후보자와 김 실장 간 미묘한 신경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홍 후보자의 업무 스타일에 따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홍 후보자는 팀워크, 협의 등에 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홍 후보자가 장관을 어떻게 지휘할 수 았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홍 후보자의 지휘를 받게 될 정치인 장관들 역시 정부 내 영향력이 상당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홍종학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대표적이다.

김 실장의 경제 분야 전문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 후보자에 비해 김 실장은 경제 전문가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 연유로 일각에선 홍 후보자와 김 부총리의 공감대 형성이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본다.

오랜 시간 한솥밥 “개인적으로 잘 안다”
말 잘 듣는 홍·영향력 강한 김…호흡은?

김 실장은 문 대통령이 지난 시정연설서 언급한 ‘포용국가’를 사실상 진두지휘하게 된다. 포용국가의 틀 안에서 경제정책은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다. 경제를 총괄하게 될 홍 후보자와 정부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릴 김 실장 간 협의가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는 시각과 관련, “제가 경제전문가가 아니라는 걱정을 하는 것 같다. 다만 경제학을 했다 안 했다 식의 논의는 부적절하다”며 “청와대에도 경제수석, 일자리수석, 등 경제전문가들이 있다. 저는 이분들이 과감하게 내각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뒷받침하면서 전체 국정과제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우려하는 분들에게는 걱정을 더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동연·장하성 경제팀에 이어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이 내정된 것을 두고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야당은 홍남기·김수현 경제팀에 대해 정반대의 평가를 내렸다.

지난 11일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홍남기·김수현 경제팀을 향해 “경제가 짙은 먹구름 상황에서 문재인정부는 국면 전환 능력이 매우 의심스러운 2기 경제팀을 국민들께 내놓았다”며 포문을 열었다.

윤 대변인은 홍 후보자에 대해 “노무현정부 청와대서 문 대통령과 일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를 보좌했다. 또 임종석 비서실장의 대학동문으로서 현 정권 핵심들과 밀접한 관계”라며 코드인사 비판을 이어갔다. 김 실장에 대해선 “도시공학 전공자로서 경제에 문외한이고, 경제 전반을 거시적으로 총괄하는 식견도 능력도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같은 날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이 내정된 것에 대해 “걱정스럽다. 안쓰럽다”며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했다. 손 대표는 “대통령이 남의 말 안 듣기로 유명하다는 말이 근거 없는 말이기를 바랐는데, 이번 인사를 보면 대통령의 고집이 대단한 것 같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도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 경질은 예산정국 한 가운데에 있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며 “두 사람 간의 갈등이 교체의 한 원인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개운치 못하다”고 밝혔다.
 

▲ 물 들이키는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반면 정의당은 2기 경제팀에 대해 반기는 모양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같은 날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이를 튼튼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민주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현할 적임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최 대변인은 “정의당은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를 통해 개혁의 적임자인지 꼼꼼하게 검증할 것”이라며 송곳검증을 예고했다.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1월 말로 예상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속도조절에 나섰다. 민주당은 홍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내년도 예산안 처리 이후 열기로 했다. 시기는 12월 초다.

통상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 대상자를 지명하고 2∼3일 안에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로 보낸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요청안을 접수한 날부터 20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이후 국회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 대통령에게 송부한다. 따라서 홍남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예산심사 법정기한인 오는 12월2일 이전에 열린다. 민주당은 그 이후 청문회를 열겠다는 것이다.

청문회 두고
여야 기싸움

기존대로라면 예산정국이 펼쳐지면서 인사청문회가 진행된다. 민주당은 시기를 미뤄 야권의 ‘청문회-예산안 연계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야권이 홍 후보자의 청문회 과정서 불거질 수 있는 도덕성, 자질 논란 등을 예산안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권은 “정치적 속셈”이라며 불쾌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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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