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윤모 산자부 장관 장인의 비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1.19 10:27:52
  • 호수 11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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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박희도 사위를 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장관의 장인이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임을 <일요시사>가 단독 확인했다. 박 전 총장은 12·12쿠데타 때 병력을 이끌고 서울을 점령하는 등 전두환씨(전 대통령)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 또 6월 민주항쟁 때 계엄령을 선포하려 한 의혹이 최근 불거져 내란예비음모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호남의 전폭적 지지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이 신군부 핵심 인사의 친·인척을 산자부장관에 임명한 것이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일까, 아니면 호남의 반발을 예상하고도 이 사실을 숨겼던 것일까.
 

▲ &lt;사진=청와대&gt;

성윤모 산자부장관과 부인 박씨는 지난 1993년 결혼했다(당시 성 장관의 나이 31세, 박씨의 나이 28세). 박씨의 아버지는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 박 전 총장은 성 장관의 장인으로 서로 친·인척 관계다. 산자부 관계자는 “성 장관이 군대를 제대하고 공무원이 되고 난 후 지인 소개로 박씨를 만났다”며 “장인이 그분(박 전 총장)이라는 건 다 알려진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두환 정권
최고의 실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말, 성윤모 당시 특허청장을 신임 산자부장관으로 지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성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국무조정실, 중소기업청, 특허청 등에서도 정책 총괄업무를 맡아 경제 전반의 다양한 현안을 경험하면서 탁월한 문제해결 능력과 조정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산자부장관의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성 장관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지난 9월21일부터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자녀의 이중국적 의혹이 불거졌지만, 성 장관은 큰 지적사항 없이 청문회를 통과했다. 문제는 장인의 과거 행적이다. 박 전 총장은 전두환씨의 비호를 받고 성장했다.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12기 졸업생인 박 전 총장은 생도 시절부터 박준병, 박세직과 함께 일명 ‘쓰리박’으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1960년대 중반에는 하나회에 가입했다. 하나회는 1963년 전두환, 노태우, 정호용, 김복동 등 육사 11기생들의 주도로 결성된 군 사조직이다.


전씨는 박 전 총장을 장군으로 진급시켰다. 1976년 제1공수특전여단장이던 전씨가 대통령경호실 작전차장보로 발령을 받게 되자 당시 특전사령관이던 정병주 소장(육사 9기)에게 찾아가 하나회 후배인 박 전 총장을 자신의 후임 지휘관으로 앉혀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총장에 대한 전씨의 두터운 신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60년대 중반 하나회 가입 ‘전두환 오른팔’
12·12쿠데타 당시 병력 이끌고 서울 점령

박 전 총장은 12·12쿠데타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제1공수특전여단장직을 물려받은 그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인솔 하에 유학성 중장(국방부 군수차관보, 육사 8기), 차규헌 중장(육군 수도군단장, 육사8기), 황영시 중장(육군 제1군단장, 육사 10기), 백운택 준장(육군 제71방위사단장, 육사 11기) 등과 함께 무장을 하고 청와대를 찾아가 당시 최규하 대통령에게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연행·조사하는 재가를 요구했다.
 

▲ 전두환씨 &lt;사진=사진공동취재단&gt;

최규하 대통령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자 박 전 총장은 자신이 이끌던 제1공수특전여단으로 돌아가 병력을 이끌고 서울로 진입,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을 장악했다. 반란군의 무력시위를 버티지 못한 최규하 대통령이 재가를 하게 되면서 12·12쿠데타는 반란군의 승리로 막을 내린다.

박 전 총장은 공을 인정받아 승진가도를 달린다. 제1공수특전여단장, 육군 제26보병사단장, 특전사령관, 육군 제3야전군사령관 등을 거쳐 육군 대장으로 진급한다. 1985년 12월에는 육군 최고의 자리인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된다.

12·12 지휘
중추적 역할


최근 박 전 총장이 6월 민주항쟁 때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계엄령을 선포하려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MBC <PD수첩>은 지난 8월14일자 방송을 통해 ‘작전명령 제87-4호’라는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당시 군이 시민들을 진압하려 했던 내용이 담겼다.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을 폭도로 규정하고 발포 명령 계획까지 세웠다. ‘가스탄 발사 등 폭도의 전투 의지를 약화시킨 후 진압봉 사용’ ‘발포 명령은 선 육본 건의 후, 승인 하 조치’ ‘초기에 강력하고 완벽한 작전 실시’ 등 살벌한 표현이 문건에 적시돼있다.

문건은 전두환씨의 지시로 1987년 6월 서울 용산 육군본부서 작성됐으며, 박 전 총장은 계엄군으로 편성되는 부대지휘관들을 불러 이를 직접 하달했다. 민병돈 전 특전사령관은 “육군참모총장이 이 명령서를 나한테 직접 줬다”고 <PD수첩>과 인터뷰서 밝혔다. 당시 육군참모총장은 박희도였다.

지난 8월 시민단체들과 육해공군 출신 예비역들은 전두환씨와 박 전 총장을 내란예비음모로 고발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등은 “작전명령 행위 자체만으로도 명백한 불법행위고, 이 작전명령이 실행됐다면 수많은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친위 쿠데타(내란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일부 정치군인들을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다는 예비역들과 시민단체들이 책임자들을 고발하고자 한다”고 고발 사유를 설명했다.

박 전 총장에 대한 과거사 청산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1995년 11월 김영삼정부가 12·12쿠데타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진행하자 박 전 총장은 돌연 “LA에 있는 아들을 보러 간다”며 미국으로 도피했다. 박 전 총장은 1998년이 돼서야 귀국해 자수했다.
 

▲ 성윤모 산업자원통상부장관

1999년 7월 재판부는 그에게 반란지휘죄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도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12·12쿠데타 가담자들이 모두 사면·복권된 후였기 때문이다.

대불총 결성
박근혜 변호

2006년 10월 박 전 총장은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이하 대불총)’을 결성했다. 반미·친북세력과 북한의 핵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는 게 대불총을 결성한 이유다. 문제는 대불총이 제주4·3사건과 12·12쿠데타,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대한민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왜곡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점이다.

대불총은 2010년 6월 자유북한군인연합과 함께 <화려한 사기극의 실체 5·18>이라는 출판기념회를 열어 물의를 빚었다. 2016년 행정자치부 국정감사 때에는 이명박·박근혜정권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총 2억3200만원의 예산을 대불총에 지원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전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집회에 참석해 연설을 한 적도 있다. 지난해 1월 열린 태극기집회서 연단에 오른 박 전 총장은 “죄도 없는 대통령을 무너트리고 촛불 세력이 연합해서 나라를 팔아먹으려고 한다”며 “빨갱이들에게 넘어가서야 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에도 박 전 총장과 대불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박 전 총장은 지난 9월13일자 <조선일보>에 ‘변희재 석방하고, 즉각 태블릿PC 정밀 감정하라!’는 광고를 ‘전 육군참모총장’ 명의로 게재했다.

과연 청와대는 성 장관의 장인이 누구인지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인사검증에 있어 고려대상이 아니었던 것일까.


야당 측은 해당 사실을 청와대가 몰랐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진단한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청와대서 가장 먼저하는 게 후보자와 그 후보자의 친·인척에 대한 서류를 떼보는 것”이라며 “청와대서 몰랐다면 인사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이고, 알았다면 호남을 기만한 일이다. 호남의 지지로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호남을 탄압했던 사람의 친·인척을 데려와 중용하는 모습은 자가당착”이라고 평가했다.

6월 항쟁 계엄 만지작
5·18 사기극 주장도

문 대통령은 지난 19대 대선 때 호남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대선이 있기 전 호남을 기반으로 창당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더 많은 호남표를 받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60% 이상(광주 61.14%, 전북 64.84%, 전남 59.87%)의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호남서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한 안 후보가 20% 중반대였다는 점만 봐도 문 대통령이 호남서 얼마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는지 확인 가능하다.

호남의 지지에 화답하듯 문 대통령은 여러 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넣는 헌법 개정안을 지난 3월 공개한 바 있다.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혁명,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을 전문에 삽입했다. 그러나 12·12쿠데타를 일으키고 6월 민주항쟁 때 계엄령을 선포하려 했으며, 5·18민주화운동을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는 박 전 총장의 친·인척을 산자부장관으로 임명함으로써 문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받게 됐다.
 

▲ 악수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성운모 산자부장관 &lt;사진=청와대&gt;

자가당착은 이뿐만이 아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겨뤘던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캠프는 박 전 총장을 영입한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논평을 낸 바 있다.


2012년 12월7일 김현 문재인캠프 대변인은 현안 관련 서면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후보는 12·12쿠테타 주역으로 <화려한 사기극의 실체 5·18>이라는 책을 출판해 5·18민주화운동을 매도한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을 영입했다”며 “지금 호남에 필요한 것은 ‘선거용 찬가’가 아니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선거용 호남찬가’에 앞서 호남 홀대정책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남 민심
등 돌리나 

대통령이 가지는 막강한 권한 중 하나가 장관에 대한 임명권이다. 대통령은 자신의 비전에 합당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다. 성 장관도 마찬가지다. 장인이 12·12쿠데타를 지휘한 정치군인이라는 부분과 장관으로서 산자부를 잘 이끌어가는 부분은 별개다. 성 장관을 지명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그것이 연좌제(범죄인과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지게하고 처벌하는 제도)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논란을 자초하는 인선을 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희도 사는 집은?

박희도 전 육군참모총장이 사는 집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현대슈퍼빌이다. 공급면적은 90평, 전용면적은 65평 규모다.

박 전 총장은 2003년 12월에 이 집을 매입했다. 시세는 약 21억원으로 추정되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다. 해당 건물은 군인공제회의 자금력으로 지어졌으며 박 전 총장을 비롯해 퇴역 장성들이 많이 살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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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