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호 칼럼> 한국대학야구연맹, 무엇이 문제인가

대학야구가 연일 시끄럽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한국대학야구연맹이 시끄러운 것이다. 올해 4월부터 일부 학부모들이 대학야구가 벌어지는 경기장서 침묵시위 또는 피켓시위를 시작했고, 얼마 전 발표된 2018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선발명단에 대학선수가 한명도 포함되지 않자 대학야구감독자협의회에서는 이에 대한 유감 성명을 발표했다. 급기야는 대학야구 선수들의 휴식권 보장 및 대학야구 시설 확충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언론에서는 연일 대학야구의 문제점을 보도하며 관계자들을 성토하는 분위기이다. 현재의 대학야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대학야구는 지난해부터 주말리그로 경기가 벌어지고 있다. 때문에 경기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대학야구는 주로 지방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그나마 서울서 일부 경기가 벌어지긴 했지만 올해는 서울서 단 한 경기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TV중계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고 신문 방송 등 언론보도서도 대학야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심지어 대회서 우승을 해도 신문에 기사 한 줄 보도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 각 프로구단의 스카우트들도 거의 찾지 않아 가뜩이나 위축돼있는 대학야구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인 지명서 110명의 선수 중 겨우 19명의 대학선수가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는 등 대학야구는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를 주도적으로 해결해야할 한국대학야구연맹은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이다. 학부모들은 이런 상황을 개선해 달라며 각 구장서 시위를 벌이는 등 여러 방면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몇 달 전 한국대학야구연맹 김대일 회장은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서 주말리그로 대회를 치르는 어려움, 구장 섭외의 어려움과 방송 중계의 어려움 등을 토로했다.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팬들의 이해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점점 악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김대일 회장은 연맹은 홍보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이드북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대학야구 가이드북은 일반 팬들은 구경조차 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한 야구팬은 도대체 팬들이 보지 못하는 가이드북을 발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씁쓸해했다.

뿐만 아니라 연맹 홈페이지에는 대회 경기 결과조차 제때에 올리지 않아 팬들은 상급단체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경기 결과를 올려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팬들의 의견은 대학야구대회 경기 기록지의 오류, 심판 판정의 아쉬움 등등 내용도 다양하다.

김 회장은 201612월 당선 당시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서소통을 중시하며 대학야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서도 그동안 대학야구가 그들만의 리그로 벌어졌던 것이 안타까웠다며 팬들의 의견을 중시하며 홍보 및 마케팅에 더욱 힘을 쓰겠다고 했다.

과연 이것이 김대일 회장이 말하는 소통이며, 대학야구 발전을 위한 노력이란 말인가. 또 김 회장은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따로 스폰서를 둘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언론보도서 이는 사실과 다름이 드러났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스폰서를 마다하는 단체는 그 어디에도 없다.

한국스포츠총장협의회서 예산지원을 미끼로 주말리그를 강요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주말리그는 단지 권고사항일 뿐 주말리그 진행은 어디까지나 한국대학야구연맹이 선택한 것이라는 게 KUSF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대학야구연맹의 김재현 부회장은 한 언론보도서 그렇다면 내년부터는 평일리그를 시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며 리그 방식 재편 의지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연맹은 그동안 왜 주말리그를 하느라 지방구장을 전전했는지 의문이다. 연맹은 정말로 서울서 대회를 진행할 의지를 보였는지, 또 그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모르겠다.


연맹은 이제라도 그동안의 진행상황을 점검해 보고 미흡한 점이 있다면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지금이라도 팬들과 선수 학부모들, 감독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지금의 문제점들은 어디까지나 연맹이 주도적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 의지를 보여야 개선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렇지 않고 안이한 생각으로 현재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면 팬들과 선수 학부모들의 더욱 거센 저항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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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