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흥행 보증수표 어디?

행정타운 인근 아파트나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 분양시장 보증수표로 각광받고 있다. 시청을 포함한 관공서, 공공기관 등이 밀집된 행정타운은 지역의 중심입지에 위치해 있어 교통, 교육, 편의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가 조성돼 원스톱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고정 배후수요와 민원인 등 유입인구가 많아 상권형성에 유리하며 임대수요가 풍부해 가격안정성이 높고, 인근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적다는 희소성까지 갖춰 인기를 끌고 있다.

각종 공공기관이 밀집된 행정타운은 지역개발의 중심지로 꼽힌다. 지역민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하는 만큼 교통망이 잘 갖춰지고 인근으로 상권이 활성화돼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또 주민들을 위한 공원, 문화시설, 보육시설 등 생활인프라를 갖춰 거주민들의 주거만족도도 높게 나타난다. 이처럼 주민들의 주거만족도가 높아지자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행정타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편리한 생활
최고 교통망

서울시 중랑구는 지난 9월 면목행정복합타운 개발을 위해 관계기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는 교정시설 부지에 주상복합 건물과 아파트 공사와 함께 복합행정청사, 세무서, 도서관 등이 들어서는 행정타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는 지난 9월 퇴계원면에 종합행정타운 신축공사 착수보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행정타운 인근에서 분양하는 신규 단지들은 청약 결과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KCC건설이 지난 9월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433-1번지에 선보인 ‘안양 KCC스위첸’은 평균 32.69대 1의 경쟁률로 아파트 전 주택형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단지 바로 앞에는 행정복합업무타운 개발 사업 부지가 위치해 있다. 전체 5만 6309㎡ 규모에 달하는 이 부지의 49%는 공공용지로, 51%는 복합개발용지로 개발된다. 공공용지는 복합체육센터, 노인종합보건복지관, 만안구청사, 공원 등이 마련될 예정이며, 복합개발용지는 첨단IT 기업 유치를 통해 지식산업 클러스터로 조성될 예정이다.

행정타운 인근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도 주목을 받고 있다. 행정타운은 시청 등 대형 공공기관과 관련 업체가 밀집돼 있어 배후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행정기관 종사자들의 임대 수요는 경기의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것도 장점이다.


지역민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특성상 대부분 교통망이 발달돼 있는 지역 내 중심지에 위치하는 것도 특징이다. 알짜 지역에 자리 잡은 만큼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상업과 문화, 주거시설이 함께 조성돼 우수한 정주여건을 갖추게 된다. 

행정타운 인근 단지 인기몰이
다양한 인프라로 원스톱 생활

특히 공공기관이 몰려 있는 행정타운 인근의 경우 수요가 갑자기 줄어드는 경우가 거의 없어 공실률이 적은 편이며,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률도 기대된다. 업무시설이 증설되거나 교통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곳은 호재로 인해 지역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내 다른 입지와 비교해 부동산 매매가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 세종시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으로 유관 기관이 함께 이전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바 있다. 시청, 교육청, 지방경찰청 등 다수의 행정기관이 밀집해 있는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지난해 임대수익률은 7.82%를 기록했다. 이는 남동구 내 타 지역은 물론 인천광역시 평균 임대수익률인 6%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행정타운의 매매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정부청사,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국가 주요 행정기관이 다수 위치해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생활권에 인접한 세종푸르지오시티 1차 오피스텔의 전용면적 44㎡는 지난 11월 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2015년 5월 거래됐던 1억7000만원보다 1000만원가량 상승한 가격으로 일반적으로 기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하락하는 오피스텔과는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행정타운 인근은 다양한 인프라, 풍부한 배후 수요, 미래가치가 모두 충족되면서 부동산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며 “행정타운 인접 아파트나 상가, 오피스텔의 경우 직주근접을 원하는 수요는 많은데 분양 물량이 한정돼 있는 만큼 프리미엄도 상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음은 행정타운 인근 주요 수익형 부동산.
 

▲수원 인계 엘리시아(오피스텔·상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19-6번지 일대에 ‘수원 인계동 엘리시아’오피스텔 7실(회사 보유분)과 상가 1호(선임대)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오피스텔 7실은 모두 5층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도 4층 주차장을 통해 계단으로 이동이 용이하다. 이중 4실은 서비스공간인 테라스가 제공돼 공간활용도가 높다. 분양가는 부가세를 제외한 1억3800만~1억4900만원선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현재 보증금 500만원에 60만~70만원선에서 임대가 확정돼 있다.


지하 1층~지상 13층으로 설계되며 지난 2월 준공으로 지상 1층에는 상업시설 5실로 구성된다. 원스톱 쇼핑시설을 누릴 수 있고 지상 5층에 오피스텔 13호실, 6~13층까지 도시형 생활주택 104호실로 조성된다. 투자와 동시에 수익이 나오는 후분양 상품이다.

상업시설에는 24시간 편의점, 세탁소, 분식, 패션잡화 등 다양한 업종이 추천되며 오피스텔의 거주자들을 확보했다. 최신형 시스템을 적용해 입주민의 편의를 도모하고 세탁기, 전기쿡탑, 시스템에어컨 등 가전 및 책상, 수납장의 가구가 풀옵션으로 바로 입주해서 생활할 수 있다. 

수원의 대표적인 중심상권이자 공실률 제로지역인 인계동은 갤러리아 백화점, 홈플러스, 수원시청, 주상복합, 88공원, 경기도문화의 전당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 오피스텔 맞은편으로 수원 KBS 드라마센터가 위치하고 백성병원 바로 뒤편으로 최중심상권의 뒤 블럭에 위치해 메인상권을 이용하는 생활환경은 우수하다. 소음, 빛 공해 등을 최소화했다.

아주대학교, 경기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대학가와 아주대병원, 동수원병원, 성빈센트병원 등 종합병원 3곳이 위치해 있다. 대중교통으로 분당선 수원시청역을 도보로 이용하기 용이하다.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로 수원전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업무행정밀집지역으로 인근에 관공서 및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서울로의 출퇴근도 용이하다.

분양물량 한정
프리미엄 상승

 

▲오산 골드 스페이스(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수익형 부동산 전문 시행회사인 우주디자인컴퍼니(주)는 경기 오산시 원동 214-1, 5번지 일대에 주거용 수익형 부동산인 ‘오산 골드 스페이스’를 분양 중이다. 건축면적 492.95㎡, 연면적 3213.30㎡,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다. 지상 1~3층은 근린생활시설, 지상 4~7층(4층 오피스텔, 5~7층 도시형 생활주택)로 구성된다.

이번 분양대상은 오피스텔(10호실), 도시형 생활주택(29세대)이다. 먼저 오피스텔은 전용 19.92㎡며 부가세를 제외한 분양가는 9800만원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용 14.52㎡로 서비스 면적 5.4㎡를 더하면 실사용 면적은 19.92㎡로 늘어난다. 

그동안 신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 부족에 시달리던 경기도 오산시는 대표적인 공급가뭄 지역으로 꼽힌다. 오산시 오피스텔 공급물량은 2004년 최초 공급을 시작으로 약 10년간 606실 공급에 불과한데, LG디지털파크를 비롯한 각종 산단의 직장인을 포함한 수요는 증가세지만, 이들을 수용할 공급 물량이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다. 

공급 부족을 겪었던 지역인 만큼 임대 수요는 풍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오산시 1인 가구의 임대 비중은 무려 86.6%, 2인 가구는 53.1%를 차지한다. 오피스텔이 들어설 오산시 원동의 인구 역시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인근 산업단지 임대 수요를 독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 LG디지털파크와 함께 가장일반산단, LG이노텍공장, 동탄일반산단, 진위일반산단 등 산업단지 종사자만 약 5만40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 LG디지털파크 확장으로 관련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유입인구 많아 상권형성 유리
아파트 공급 적어 희소성까지

주변 생활편의시설도 눈여겨 볼 만하다. 오산시청 행정타운과 오산 이마트가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것은 물론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 오산한국병원 등 문화, 의료시설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오산역세권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오산역은 단 5분 거리에 있고 오산터미널과도 인접해 있다. 3분 거리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오산IC를 통해 수도권과 동탄, 용인 등 광역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LG산업단지의 통근버스정류장이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직장인 실수요자들에게 극대화된 편의를 제공한다. 

동탄2신도시, 오산 세교1·2신도시 최고의 핵심수혜지로 오산시청 행정타운 도보 5분, 오산역 도보 5분, 대형마트 도보 5분 이내 완벽한 생활인프라를 갖췄다. 오산의 마지막 노른자위 운암지구 조성, 동탄1호선 트램(화성시 반월동~1호선 오산역) 등 개발호재가 풍부하다. 오산 구시가지에서 누리는 신규 임대수익 상품(신규 수익형 상품 전무)의 희소가치를 지녔다. 


매각방식은 시행사 지정 계좌로 선착순 입금 방식(계약금 10  %, 단, 오피스텔은 부가세 포함 입금).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은 계약금 10% 중도금 10%, 잔금 80%다. 내년 10월 준공예정.

▲안성 엘리시아(도시형 생활주택·상가)= 경기 안성시 석정동 29-2외 6필지에 소형 아파트, 상가인 ‘안성 엘리시아’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1366.40㎡, 연면적 9982.02㎡, 지하 3층~지상 14층, 1개동 규모로 192세대 소형 아파트(도시형 생활주택)와 상가 14호로 공급된다. 지하 1~3층은 주차장, 지상 1~2층은 상업시설, 3층은 지상 주차장, 4~ 14층 소형 아파트로 구성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인 소형 아파트는 4가지 타입(A·B·C·D)으로 전용면적 기준으로 19.97~ 22.42㎡이다. 확장시 실사용 면적은 25.52~32.02㎡로 활용이 가능하다. 최대 70% 후반대까지 올라간다. 총 주차대수는 103대며, 소형 아파트의 분양가는 9000만원대로 책정됐다.

임대수요가 풍부한 안성시내의 중앙대로변에 위치해 한경대 및 안성시장 아양택지개발지구의 중심상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시설의 고급화로 기존 원룸상품과 차별화된다. 빌트인 냉장고, 시스템에어컨, 드럼세탁기, 빌트인 가구와 인덕션 등 고급자재로 설치된다. 슬라이딩 도어 설치로 1.5룸 제공된다.

안성제1산업단지 등 총 19개 산업단지와 근접해 280여개사 1만3000여명의 근로자를 고정 배후수요로 하고 있다. 도보 3분 거리에 학생수 9000여명의 국립대인 한경대와 중앙대 안성캠퍼스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입지다. 6500여세대로 조성되는 아양택지지구와 근접해 모든 생활인프라가 밀집된 지역으로 단지 인근에 안성시청을 포함한 각종 관공서, 대형마트, 병원, 시장, 초·중·고 등이 모여 있다. 

안성은 수도권 최고의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다. 수도권 교통 및 물류의 중심거점으로 서울 1시간대 및 전국 1일 생활권의 중심지로 경부고속도로, 평택~음성 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38번국도, 45번국도, 평택항 30분 이내망, 인천국제공항 및 김포공항 1시간대 거리의 편리한 교통망을 확보했다. 분양대금 납부조건은 계약금 10%, 1차 중도금 10%,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과 준공은 내년 8월 예정이다.


▲용인행정타운 센텀스카이(아파트·오피스텔)= 서희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 산100-9번지 일원 역삼지구에 지역주택조합아파트 ‘용인행정타운 센텀스카이’를 공급한다. 단지가 들어서는 역삼지구는 상업 및 업무용지 12만6000㎡, 복합용지 5만7000㎡, 주상복합용지 19만7000㎡, 공공시설용지(도로·공원 등) 31만㎡로 행정타운 배후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주상복합용지에 1000여세대의 아파트 등 주거 시설이 들어서 약 1만4700여명 입주가 예상된다. 

지하 4층~최고 46층, 아파트 11개동 총 2981세대, 오피스텔 258실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 48㎡ 497세대, 59㎡ 1035세대, 71㎡ 725세대, 84㎡ 724세대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전 세대 남향위주 배치와 48Bay 판상형 구조, 3면 개방구조로 설계돼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단지에서 금학천과 석성산, 부아산을 조망할 수 있으며, 최근 준공을 완료한 국제 규모의 경기장을 갖춘 용인시민체육공원을 비롯해 용인중앙공원과 근린공원이 가깝고 역북2공원도 조성 예정으로 녹지가 풍부해 환경이 쾌적하다. 

매매가 상승
시세차익까지

커뮤니티타워에 역삼, 역북지구 최초의 단지 내 실내수영장(25m 4개 레인 규모)과 골프연습장과 피트니스센터, 키즈 북카페를 비롯해 엄마들의 동선을 고려한 맘스테이션, 사우나, 단체 바비큐장 등을 갖출 예정이다. 생활편의시설로는 단지 옆으로 이마트 용인점, 하이마트, 롯데마트(예정), 연세대 용인세브란스 병원, 용인공용버스터미널 등이 가까이 위치한다.

교육여건으로는 단지 인근에 서룡초, 역북초, 용신중, 용인고, 용인대, 명지대, 경희대가 있다. 단지 주변으로 초·중·고교가 신설 예정이다. 용인경전철 이용 시 강남까지 30분대면 도달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와 근접해 있고 신갈 IC와는 15분 이내, 용인 IC와는 1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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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미영 팀장’ 동반 탈옥 비쿠탄 마약왕 풀스토리

[단독] ‘김미영 팀장’ 동반 탈옥 비쿠탄 마약왕 풀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서 탈옥한 조직원들의 실체가 드러났다.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처음 만난 이들은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8일 본지가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를 최초 보도한 이후, 외교부 측은 루카스 베르사민 필리핀 대통령비서실장에게 “탈옥한 이들에 대한 조속한 검거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공적 서한을 전달했다. 현재 박씨에 대한 검거 작전은 필리핀 이민청 도피사범추적팀과 필리핀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 경찰 부서)가 협력하고 있다. 새벽 탈출 어디로 갔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약 2년 전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은 지난해 11월 필리핀 나가시(市) 카마린스 수르 주 구치소로 이감됐다. 3명 모두 불법 고용과 인신매매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서다.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일에서 2일 새벽 사이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와 차량을 이용해 탈옥했다. 필리핀 교정 당국은 지난 2일, 인원 점검 때 박씨 일당이 탈옥한 것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도소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탈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일부 훼손된 철조망을 찾아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마린스 수르 구치소에 대해 현지 제보자는 “담장이 낮고, 보초도 허술해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기에 탈옥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라며 “그들은 비쿠탄 교도소보다 허술하다는 점을 노리고 변호사를 통해 가짜 범죄를 만들어 이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탈옥한 일당이 도피하는 동안에도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2012년부터 필리핀 현지에 콜센터를 차린 보이스피싱 1세대다. ‘김미영 팀장’이라고 소개하며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금융기관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빼냈다. 박씨가 보이스피싱으로 가로챈 금액만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서 근무하다가 수뢰 혐의로 해임된 경찰 출신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충격을 안겼다. 경찰 근무 당시 접했던 범죄 수법을 토대로 ‘김미영 팀장’ 사기 수법을 고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10년간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해 온 박씨는 2021년 10월6일 마닐라 인근서 붙잡혔다. 당시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이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붙잡힌 박씨는 “필리핀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국내 송환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되기 위한 노림수였다. 비쿠탄 교도소 출신 제보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박씨는)비쿠탄 내에서 식사를 판매하는 아저씨로 통했다”며 “박씨가 송씨, 신씨와 어울리면서부터 교도소 내에 마트를 인수해 장사할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증언했다. 보이스피싱과 결합한 마약 유통 대포폰으로 텔레그램 마약방 개설 비쿠탄 교도소는 식사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죄수들이 직접 돈을 벌거나 영치금을 통해 생계를 이어간다. 죄수들은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조직을 꾸려 보이스피싱, 대포폰, 마약 유통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신씨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동업을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와 신씨에 대한 새로운 증언들도 쏟아졌다. 제보자에 따르면, 신씨는 타인 명의로 개통한 유심칩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신씨는 불법 유심칩 1개당 한국 돈 약 25만원을 받고 팔았다. 신씨에게 산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철저히 숨길 수 있게 된 송씨는 텔레그램으로 마약 전달책을 모집하고 유통하는 이른바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신씨가 재테크 사기,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천명의 회원들은 송씨가 운영하는 마약방으로 초대됐다고 한다. 송씨는 채팅방서 ‘두목’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다. 또 박씨는 신씨의 도움을 받아 수억원가량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쿠탄 교도소 출신 제보자는 “마약과 거리가 멀었던 박씨가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을 함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씨가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라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라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 “한국 싫어” 가짜 범죄 다수의 전달책이 송씨의 필로폰 배달을 시도한 정황은 곳곳서 드러났다. 송씨가 고용한 운반책은 2022년 1월25일, 수원의 한 모텔서 필로폰을 소지하다가 붙잡힌 김모씨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당시 수원중부경찰서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8시7분께 장안구 영화동의 한 모텔서 필로폰을 소지했다. 앞서 ‘한 남성이 모텔서 마약을 소지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모텔 안에서 필로폰이 포장된 비닐백 30개를 발견하고 이를 압수 조치했다. 또 김씨를 상대로 진행한 마약 간이 검사서 양성반응을 확인했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투약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텔레그램으로 필로폰 거래를 지시한 ‘orjinal8282’가 상선이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거짓으로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orjinal8282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자가 김씨에게 “수원으로 가서 모텔을 잡고 기다려라”며 “사탕(엑스터시) 50, 어름(필로폰) 50 좀 있다가 드랍해서 갖고 있어”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송씨와 비쿠탄 교도소서 함께 지냈던 제보자는 “orjinal8282는 송씨의 아이디”라며 “김씨가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던 마약방 회원들은 송씨가 김씨의 고용주(상선)이었다고 적었다”며 텔레그램 채팅방 사진을 전했다. 송씨가 넘긴 마약을 유통하려고 한 사람은 또 있었다. 지난해 1월23일, 충남 서산서 아내를 살해하고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강주천이다. 그는 한국 경찰의 공조 요청으로 필리핀서 검거됐으나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강주천은 지난해 6월 비쿠탄 수용소서 탈옥했다가 8일 만에 체포됐다. 탈옥 후 체포 당시 1kg의 필로폰을 소지하고 있었다. 강주천은 도피 자금을 벌기 위해 송씨의 지시를 받아 필로폰 배달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밥 먹듯… 탈옥 시도 비쿠탄 관계자들은 이른바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이 큰돈을 벌자, 박씨와 송씨 일당도 마약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봤다. 지난해 중순 박왕열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서 “이젠 나보다 송씨가 마약왕에 가깝다”며 “한국으로 보내는 양이 내가 보낸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앞서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의 범인이다. 이 사건은 드라마 <카지노>를 통해 유명해졌다. 그는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에 구금됐다가 2017년 3월 탈옥해 두 달 만에 잡혔다. 2019년 10월에는 재판을 받고 구치소로 돌아가던 중 재차 도주해 2020년 10월 다시 검거됐다. 박왕열은 이 기간에 마약왕 전세계로 거듭났다. 국내 마약 유통·판매 총책이었던 ‘바티칸 킹덤’ 이모씨에게 수억 원대의 마약을 공급했다. 이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등에게 팔렸다. 박왕열의 옥중 마약 유통 의혹은 이미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4월12일,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A씨 등 3명을 국내 중간 판매책에게 마약류를 판매한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유통책 중 한 명은 2022년 12월 NBP서 박왕열을 만나 국내로 밀반입해 보관 중인 마약류를 판매키로 공모하고, 지난해 1월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특정한 장소에 마약을 놓고 사라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엑스터시 100정, 필로폰 10g을 국내 중간 판매책들에게 600만원(도매가)을 받고 공급했다. 그동안 경찰은 박씨 일당 등 한국인 범죄자의 강제송환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박씨 일당은 필리핀서 죄를 짓고 형을 받으면 국내 송환이 지연된다는 점을 노렸기 때문이다. 경찰은 현재 박씨에게 적용된 혐의 중 인신매매는 허위로 만들어낸 범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원 모텔서 잡힌 전달책 상선” 박왕열 “이젠 송씨가 마약왕” 박씨가 쓴 꼼수는 이미 필리핀 도피 사범들 사이에 만연하다. 현재 필리핀 도피 사범은 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범죄자들은 필리핀 현지 변호사를 통해 ‘가짜 범죄’를 만든다. 비용은 한국 돈으로 많게는 3000만원서 적게는 100만원 정도가 든다. 제보자에 따르면 “가짜 케이스를 만드는 건 흔한 일”이라며 “강간, 사기, 폭행 정도의 가짜 범죄를 만들어 재판에 출석하면서 국내 송환을 계속 미루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씨가 국내로 송환될 경우, 최소 징역 15년서 25년 이상 집행될 수 있다. 지난해 6월 재판부는 2012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중국과 필리핀서 보이스피싱 총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435명에게 26억여원을 가로챈 B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송씨의 경우, 마약을 수출입·제조·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 또는 그럴 목적으로 소지·소유한 것에 대한 처벌이 가해진다. 해당 혐의가 인정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며, 영리 목적 또는 상습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될 경우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내려질 수 있다. 필리핀 당국과 한국 정부도 탈옥범들을 추적 중인 가운데, 현지 법 적용을 고려하면 다시 붙잡히더라도 국내 송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필리핀서 저지른 다른 범죄의 조사와 재판이 끝나지 않아 한국으로 송환되려면 최소 6년이 걸린다. 특히, 탈옥 행위로 현지 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만큼 현지서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크다. 송씨와 박씨에 관한 국내 송환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필리핀서 장기간 수용 생활을 하는 한국인을 국내로 이송하면 좋으나, 현재 수용자 이송 조약은 체결돼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송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물의 이송 요청을 지속하고 있다”며 “필리핀 이민국과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의 이 같은 입장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시간이 가는 동안 이송 조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점은 한국 정부의 소극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가 보이스피싱 혐의가 아닌 마약 유통 혐의로 송환을 적극적으로 요청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필리핀 정부가 ‘재량’을 근거로 거절할 가능성도 있으나 법무부는 이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머나먼 국내 송환 이상화 주필리핀대사는 지난 14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필리핀 외교부 차관과 법무부 차관을 만나 박씨에 대한 조속한 검거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한편, 박씨 일당 외에 인질강도 혐의로 수배돼있던 한 남성도 최근 현지 교도소를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필리핀 현지 경찰이 쫓고 있는 한국 국적의 수배범만 박씨 일당을 포함해 6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배범들은 대부분 사기 혐의로 수배가 걸려 있었다. 이 중에는 10건 이상 수배가 걸린 수배범들도 있었다. 그만큼 교정시설 보안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