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SK텔레콤 ‘택시전쟁 내막’

기사냐 승객이냐…누구부터 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카카오가 장악한 택시호출 시장에 SK텔레콤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양사 간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카카오의 약점을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 카카오 측은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택시 호출 앱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 이에 대항한 SK텔레콤의 공세로 업계의 동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집회 갖는 택시업계

SK텔레콤이 지난 5일, 택시호출 서비스인 티맵택시 사업을 본격화한다며 택시기사의 생존권과 승객 편의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택시가 최근 유료 서비스인 스마트호출을 내놓고 카풀 서비스 출시까지 예고하면서 택시 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독주 막 내리나

SK텔레콤 관계자는 “택시기사 생존권과 승객의 이동 편의성 제고가 대립적인 갈등 구조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카카오택시와 같은 택시호출 앱이 나온 뒤 택시 사고가 증가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택시기사들이 운전 중 호출을 받기 위해 앱을 열어 조작하다 보니 사고가 늘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택시 사고가 택시호출 앱이 나온 2015년 3만2314건서 2017년 3만4646건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스티어링휠(핸들)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면 승객의 호출에 응답할 수 있는 ‘콜잡이’를 택시기사 3만명에게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택시기사를 향한 각종 ‘러브콜’들을 쏟아냈다.


관계자는 “법인택시의 공차율이 40%에 가까운데, 이런 유휴택시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차율을 줄이면 40%에 가까운 승객을 더 태울 수 있어 수익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공차율을 줄이는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내놓고 있지 않지만, 최근 논란이 된 카카오택시의 카풀 서비스 형태로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승차거부 문제도 택시기사 입장서 적극적인 방어 논리를 폈다. 그는 “왜 승차거부를 하는지 봐야 한다”며 “티맵 데이터를 보면 승객들이 평균 8.1킬로미터(km)를 타도 요금은 1만원이 안 된다. 또 택시기사가 8km를 운전하는 대가를 벌기 위해 1∼2km 떨어진 곳의 승객을 태우는 사정이 있어 장거리 콜을 받으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카카오택시

이밖에도 승객의 배차 확률을 높이고 기사에게 높은 수입을 제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배차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를 비롯한 인터넷·스타트업 기업 일부진영은 ‘모빌리티 산업 관련 규제 완화에 힘을 보내주진 못하면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는 상황을 기회로 이용하는 것에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기사 생존권-승객 편의성 ‘두 마리 토끼’
혼란 틈타 공략? 양측 갈등 깊어질 전망

익명을 요구한 업체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시장에 뛰어들고 사업자들이 경쟁해 택시기사와 사용자 모두의 이익으로 이어지면 좋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SK텔레콤은 지금과 같이 모빌리티 시장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가 택시업계의 매를 맞으며 전면에 나서고 있을 때를 기회로 볼 게 아니라 규제완화에 힘을 보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재필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카카오가 택시업계와 상생하지 않는다고 한 적이 없는데, 그동안 택시업계가 대화에 참여하질 않았던 것”이라며 “SK텔레콤이 내놓은 새로운 서비스를 보면 택시업계에 제안하는 구체적인 상생 방안은 없고 혼란을 틈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으로만 보인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부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1위 사업자는 대범할 필요가 있는데 시장의 99%를 갖고 있는 곳에서 열위에 있는 회사에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며 “카풀로 마찰을 빚고 있는 동안 (경쟁사는)어떤 행동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티맵택시 사업 본격화는 규제를 혁신하려는 행보에 태클을 걸거나 택시기사를 유혹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단지 티맵택시 이용객 대상의 T멤버십 할인 혜택 서비스가 11월 무렵부터 가능했기 때문에 시기상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를 향한 택시업계의 반발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택시업계는 광화문 집회에 이어 국회 앞에서도 카풀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오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이번 집회서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사업 시행 반대를 촉구하며 사기업의 카풀 영업이 대중 교통 시스템 운영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공세에 이어 대규모 카풀 반대 집회가 또 한 번 예고되자 카풀 서비스 출시를 고심 중인 카카오모빌리티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 모습이다. 택시업계의 반발 강도를 볼 때 연내 서비스 출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풀 서비스는 출퇴근 및 심야 시간대 택시 공급 부족서 오는 승차난으로 사용자들로부터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라며 “서비스 출시를 위해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만나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 판단은?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사실 기능적인 부분서 두 서비스 모두 눈에 띄는 차이점은 없어 보인다. 핵심은 이후에 나올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통한 배차 고도화에 달린 셈”이라며 “결국 택시는 승차거부 없이 빨리 잡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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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