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층 프로젝트’ 자광건설 실체 추적

도대체 뭘 믿고 큰소리 떵떵?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전주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는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에 143층 타워를 건설하겠다는 회사가 등장했다. 이 회사는 부동산 건설회사인 자광그룹. 뜬금없이 거대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나타난 자광그룹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은 커져갔다. 나름 구체적 계획과 어느 정도의 자본조달 능력까지 과시하며 익스트림타워 건설계획을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는 자광건설. 하지만 지자체의 인허가 문제, 롯데의 배후 논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 등 계속되는 논란을 어떻게 잠재울지 세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자광건설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한방직 전주공장 계발계획 투시도

자광건설이 내년 중반기 전북 전주시에 143층 높이의 ‘익스트림타워’ 복합 개발 착공을 목표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은수 자광건설 대표는 지난 8일 “지난달 전북 전주시내 옛 대한방직 공장 터 매입을 마무리짓고, 시에 지구단위계획을 곧바로 접수했다”며 “현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시기본계획 공청회 개최 찬성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1980억 완납
기대감 상승

자광건설이 익스트림타워 건립을 위해 매입한 부지 21만6000㎡(약 6만5000평)는 과거 대한방직의 공장 터다. 1970년대 방직공장이 문을 열 때만 해도 도심의 외곽이었던 이 부지는 2003년 서부 신시가지가 개발되면서 전북도청·전북지방경찰청과 접한 ‘노른자위 땅’이 됐다. 신도심 복판에 방치된 폐공장으로 인해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자광건설이 공시지가(약 1200억원)의 1.5배 높은 1980억원에 토지를 매입하겠다고 나섰다. 폐공장을 없애고 430m 높이의 타워, 20층 규모 관광호텔, 15층 유스호스텔, 3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9개동, 그리고 대규모 쇼핑·상업시설을 짓겠다는 자광건설의 계획은 지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자광건설은 지난달 1980억원을 완납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자광건설의 대형 프로젝트를 찬성하는 이들은 “전북 지역에 모처럼만에 호재가 찾아왔다”고 반기고 있다. 골칫거리였던 폐공장이 사라지고 대규모 복합 개발이 이뤄지면 주택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한 지역주민은 “처음엔 설마 했는데, 자광이 잔금까지 치르자 기대감이 커졌다”며 “골칫거리(폐공장)가 사라지고 복합 개발이 이뤄진다면 일대 주택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층 빌딩 소식에 전주 들썩
노른자위 부지 2000억원에 매입

사업이 이뤄져도 아파트·상가 부분에 대규모 공실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작년 기준 자광건설의 자산 총액은 900억원 수준이고, 매출은 703억원이다. 이 때문에 대형 프로젝트를 내세워 공업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고 사업을 축소하거나 부지를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 대표는 “익스트림타워는 빌딩이 아니라 중국 상하이의 동방명주 같은 타워”라며 “(천문학적 건설비가 드는)초고층 빌딩과 타워를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고 했다. 
 

▲ 전은수 자광건설 대표

그는 “상업시설·호텔 등은 준공한 뒤 판매할 예정이지만, 아파트는 분양할 것이기 때문에 실공사비는 1조3000억∼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용도변경과 관련된 우려에 대해서는 “공개 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것이고 인지도가 높은 시공사가 책임 시공을 하게 되면 이 같은 우려는 불식될 것”이라고 했다.

자광건설은 공업지역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며 발생하는 시세 차익은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점 수두룩
냉랭한 반응들


자광건설이 나름 구체적 개발계획과 어느 정도의 자본조달 능력까지 과시하며 익스트림타워 건설계획을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먼저 사업을 심의하고 승인해야 할 전북도의 반응이 냉랭하다.

지난달 29일 한 매체에 따르면, 자광건설은 같은 달 15일 대한방직 부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전라북도 땅 6228㎡에 대해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사전협의를 제안하는 공문을 전북도에 접수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공문에 구체적인 내용이나 사용목적 등이 적시돼있지 않은 채 단순히 사전 협의에 착수하자고 돼있는데, 현 단계에선 협의 자체가 어렵고 규정된 행정절차를 거친 뒤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며 신청서를 사실상 반려했다. 전북도는 행정절차가 모두 이행되려면 적어도 4∼5년 남짓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광건설이 말한 ‘내년 중반기 착공’은 어림도 없다는 이야기다.

또 전북도와는 별도로 전주시와도 도시계획 변경 등 개발에 필요한 필수적 행정절차도 밟아나가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만은 않다. 특히 현재 공업용지로 묶인 대한방직 부지를 상업용지 및 주거용지로 바꿔야 하는데, 이 과정서 특혜 시비 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롯데의 배후 논란에 대한 명쾌한 설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5일 한 매체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전주시민회는 익스트림타워 개발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며 그 ‘배후’에 롯데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광건설이 치러야할 부지 대금의 대다수 금액에 대해 롯데건설이 연대보증을 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롯데의 자회사?
우회 시도 의혹

자광의 그동안 행보도 근거로 꼽힌다. 자광은 2014년 9월 용인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 주상복합사업 분양(아파트 260세대, 오피스텔 403세대)와 2015년 5월 용인 성복복합단지 개발 주택건설사업 계획(아파트 2396세대 및 비주거시설)을 승인받았다. 회사의 대표적인 실적 두 가지가 모두 롯데와 연결돼있다.

롯데가 자광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게 사실이라면 그 이유에 대해서는 롯데에 우호적이지 않은 지역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롯데는 전주경기장 개발 문제를 놓고 전주시, 시민단체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롯데가 ‘바지회사’를 내세워 전주시와 지역사회의 반발을 우회하려 한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난개발’을 우려하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곱지 않은 시선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자광 쪽 주장대로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호텔, 놀이시설 등이 대한방직 부지에 들어서게 되면 가뜩이나 도시 기반시설이 부족한 서부신시가지의 난개발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실제 개발계획을 진행하려면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설계한 뒤 공론조사를 통해서 전주 시민의 의견을 좀더 폭넓게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자광의 모기업인 자광건설은 지난 2012년 설립된 회사로 자본금은 5억100만원, 매출액은 538억1331만원이며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해 있고 업종은 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이다. 
 

▲ 자광건설의 익스트림타워 복합개발계획 조감도

전주에 본사를 둔 중견 건설업체 과장으로 근무하던 전 대표는 2006년 퇴직한 후 수도권서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사업가)로 이름을 알렸다. 2012년 자광건설을 설립한 그는 ‘기흥역 롯데캐슬’ 등 다양한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분양하며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전까지 준공?
지역에선 찬반 극명

자광건설은 대한방직 전주공장 매입을 위해 지난 3월 개발법인 (주)자광을 설립하고 지난 8월 본사를 전주로 이전한 뒤 본격적인 매입작업을 진행해왔다. 당초 자광건설은 계열사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경기도 광명시에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새만금 세계잼버리 개최와 600조원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 한옥마을 관광객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전북의 투자가치가 더욱 큰 것으로 판단해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매입에 나섰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전주시, 전북도의 강점을 더욱 부각하고 확장할 수 있는 시설이 무엇이고 필요한 현안시설이 무엇이 있는지 나름대로 검토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마스터플랜으로, 토지매입과 개발계획에 대한 인허가 등은 전주시나 전북도와 사전 협의되지 않은 사업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 문화, 주거, 상업, 업무, 녹지 등의 기능이 결합된 복합용도개발단지를 추진하기 위해 전주시와 전북도, 나아가 지역사회와 긴 시간을 갖고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TV토론과 전주시의회서 송하진 전북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이 ‘도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공론화’를 전제로 어느 정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사업 전망이 어둡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주시 관계자는 “자광건설이 제출한 개발 계획안에 대해 공론화위원회를 열어 각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용도변경과 인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본금 5억
디벨로퍼로 성공


자광 측도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대한방직 공장 터 개발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를 통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여부와 방향성은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게 지역 관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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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