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층 프로젝트’ 자광건설 실체 추적

도대체 뭘 믿고 큰소리 떵떵?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전주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는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에 143층 타워를 건설하겠다는 회사가 등장했다. 이 회사는 부동산 건설회사인 자광그룹. 뜬금없이 거대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나타난 자광그룹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은 커져갔다. 나름 구체적 계획과 어느 정도의 자본조달 능력까지 과시하며 익스트림타워 건설계획을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는 자광건설. 하지만 지자체의 인허가 문제, 롯데의 배후 논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 등 계속되는 논란을 어떻게 잠재울지 세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자광건설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한방직 전주공장 계발계획 투시도

자광건설이 내년 중반기 전북 전주시에 143층 높이의 ‘익스트림타워’ 복합 개발 착공을 목표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은수 자광건설 대표는 지난 8일 “지난달 전북 전주시내 옛 대한방직 공장 터 매입을 마무리짓고, 시에 지구단위계획을 곧바로 접수했다”며 “현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시기본계획 공청회 개최 찬성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1980억 완납
기대감 상승

자광건설이 익스트림타워 건립을 위해 매입한 부지 21만6000㎡(약 6만5000평)는 과거 대한방직의 공장 터다. 1970년대 방직공장이 문을 열 때만 해도 도심의 외곽이었던 이 부지는 2003년 서부 신시가지가 개발되면서 전북도청·전북지방경찰청과 접한 ‘노른자위 땅’이 됐다. 신도심 복판에 방치된 폐공장으로 인해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자광건설이 공시지가(약 1200억원)의 1.5배 높은 1980억원에 토지를 매입하겠다고 나섰다. 폐공장을 없애고 430m 높이의 타워, 20층 규모 관광호텔, 15층 유스호스텔, 3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9개동, 그리고 대규모 쇼핑·상업시설을 짓겠다는 자광건설의 계획은 지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자광건설은 지난달 1980억원을 완납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자광건설의 대형 프로젝트를 찬성하는 이들은 “전북 지역에 모처럼만에 호재가 찾아왔다”고 반기고 있다. 골칫거리였던 폐공장이 사라지고 대규모 복합 개발이 이뤄지면 주택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한 지역주민은 “처음엔 설마 했는데, 자광이 잔금까지 치르자 기대감이 커졌다”며 “골칫거리(폐공장)가 사라지고 복합 개발이 이뤄진다면 일대 주택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층 빌딩 소식에 전주 들썩
노른자위 부지 2000억원에 매입

사업이 이뤄져도 아파트·상가 부분에 대규모 공실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작년 기준 자광건설의 자산 총액은 900억원 수준이고, 매출은 703억원이다. 이 때문에 대형 프로젝트를 내세워 공업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고 사업을 축소하거나 부지를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 대표는 “익스트림타워는 빌딩이 아니라 중국 상하이의 동방명주 같은 타워”라며 “(천문학적 건설비가 드는)초고층 빌딩과 타워를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고 했다. 
 

▲ 전은수 자광건설 대표

그는 “상업시설·호텔 등은 준공한 뒤 판매할 예정이지만, 아파트는 분양할 것이기 때문에 실공사비는 1조3000억∼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용도변경과 관련된 우려에 대해서는 “공개 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것이고 인지도가 높은 시공사가 책임 시공을 하게 되면 이 같은 우려는 불식될 것”이라고 했다.

자광건설은 공업지역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며 발생하는 시세 차익은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점 수두룩
냉랭한 반응들

자광건설이 나름 구체적 개발계획과 어느 정도의 자본조달 능력까지 과시하며 익스트림타워 건설계획을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먼저 사업을 심의하고 승인해야 할 전북도의 반응이 냉랭하다.

지난달 29일 한 매체에 따르면, 자광건설은 같은 달 15일 대한방직 부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전라북도 땅 6228㎡에 대해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사전협의를 제안하는 공문을 전북도에 접수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공문에 구체적인 내용이나 사용목적 등이 적시돼있지 않은 채 단순히 사전 협의에 착수하자고 돼있는데, 현 단계에선 협의 자체가 어렵고 규정된 행정절차를 거친 뒤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며 신청서를 사실상 반려했다. 전북도는 행정절차가 모두 이행되려면 적어도 4∼5년 남짓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광건설이 말한 ‘내년 중반기 착공’은 어림도 없다는 이야기다.

또 전북도와는 별도로 전주시와도 도시계획 변경 등 개발에 필요한 필수적 행정절차도 밟아나가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만은 않다. 특히 현재 공업용지로 묶인 대한방직 부지를 상업용지 및 주거용지로 바꿔야 하는데, 이 과정서 특혜 시비 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롯데의 배후 논란에 대한 명쾌한 설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5일 한 매체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전주시민회는 익스트림타워 개발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며 그 ‘배후’에 롯데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광건설이 치러야할 부지 대금의 대다수 금액에 대해 롯데건설이 연대보증을 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롯데의 자회사?
우회 시도 의혹

자광의 그동안 행보도 근거로 꼽힌다. 자광은 2014년 9월 용인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 주상복합사업 분양(아파트 260세대, 오피스텔 403세대)와 2015년 5월 용인 성복복합단지 개발 주택건설사업 계획(아파트 2396세대 및 비주거시설)을 승인받았다. 회사의 대표적인 실적 두 가지가 모두 롯데와 연결돼있다.

롯데가 자광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게 사실이라면 그 이유에 대해서는 롯데에 우호적이지 않은 지역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롯데는 전주경기장 개발 문제를 놓고 전주시, 시민단체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롯데가 ‘바지회사’를 내세워 전주시와 지역사회의 반발을 우회하려 한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난개발’을 우려하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곱지 않은 시선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자광 쪽 주장대로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호텔, 놀이시설 등이 대한방직 부지에 들어서게 되면 가뜩이나 도시 기반시설이 부족한 서부신시가지의 난개발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실제 개발계획을 진행하려면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분명히 설계한 뒤 공론조사를 통해서 전주 시민의 의견을 좀더 폭넓게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자광의 모기업인 자광건설은 지난 2012년 설립된 회사로 자본금은 5억100만원, 매출액은 538억1331만원이며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해 있고 업종은 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이다. 
 

▲ 자광건설의 익스트림타워 복합개발계획 조감도

전주에 본사를 둔 중견 건설업체 과장으로 근무하던 전 대표는 2006년 퇴직한 후 수도권서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사업가)로 이름을 알렸다. 2012년 자광건설을 설립한 그는 ‘기흥역 롯데캐슬’ 등 다양한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분양하며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전까지 준공?
지역에선 찬반 극명

자광건설은 대한방직 전주공장 매입을 위해 지난 3월 개발법인 (주)자광을 설립하고 지난 8월 본사를 전주로 이전한 뒤 본격적인 매입작업을 진행해왔다. 당초 자광건설은 계열사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경기도 광명시에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새만금 세계잼버리 개최와 600조원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 한옥마을 관광객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전북의 투자가치가 더욱 큰 것으로 판단해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매입에 나섰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전주시, 전북도의 강점을 더욱 부각하고 확장할 수 있는 시설이 무엇이고 필요한 현안시설이 무엇이 있는지 나름대로 검토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마스터플랜으로, 토지매입과 개발계획에 대한 인허가 등은 전주시나 전북도와 사전 협의되지 않은 사업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 문화, 주거, 상업, 업무, 녹지 등의 기능이 결합된 복합용도개발단지를 추진하기 위해 전주시와 전북도, 나아가 지역사회와 긴 시간을 갖고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TV토론과 전주시의회서 송하진 전북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이 ‘도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공론화’를 전제로 어느 정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사업 전망이 어둡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주시 관계자는 “자광건설이 제출한 개발 계획안에 대해 공론화위원회를 열어 각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용도변경과 인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본금 5억
디벨로퍼로 성공

자광 측도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대한방직 공장 터 개발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를 통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여부와 방향성은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게 지역 관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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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없는’ 민주-혁신 복잡한 셈법

‘양보 없는’ 민주-혁신 복잡한 셈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고심 끝에 평택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 전면에 등장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또다시 경쟁 상대가 됐다. 그동안 두 당은 꾸준히 아군에서 적군으로, 적군에서 또다시 아군으로 돌아서길 반복했다. 이번에는 양보 없는 진검승부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간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지난 2월 합당 논의로 훈풍이 부나 싶더니 불과 두 달 만에 등을 돌렸다. 혁신당 조국 대표가 평택을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방선거 판도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평이 나온다. 그럼에도 살아남다 민주당과의 합당이 무산된 이후 혁신당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상처만 남은 합당 추진”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양쪽 진영의 파열음만 계속됐다. 합당 무산 이후 지난 3월, 양 당은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지금까지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민주당은 “지금 전면적인 선거 연대를 위한 위원회로 규정하지는 않는다”며 지방선거 지역구 배분과 같은 구체적인 선거 협상 가능성에는 사실상 선을 그었다. 다시 독자 노선을 걷게 된 혁신당은 자강론에 힘을 실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합당 논의가 오가던 중 혁신당의 실무는 ‘올스톱’이었다. 논의 시기는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혁신당은 남들보다 반 발 늦게 선거 대열에 합류했다. 고심 끝에 조 대표 ‘국민의힘 제로(0)’와 ‘부패 제로(0)’ 실현을 앞세워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평택을은 지난 1월 민주당 이병진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및 부동산 실명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700만을 받아 재보궐이 확정된 곳이다. 조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혁신당의 13번째 국회의원이 돼 집권 민주당 소속 의원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내란 완전 종식, 진짜 개혁 완수’라는 시대적 과제를 책임지고 실천하겠다”며 “개혁의 강도가 약해지는 것을 막고 내란 이후 대한민국을 위한 입법과 정책으로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더 강력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조 대표의 출마지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저마다 추측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과 경기 평택을·안산갑, 부산 북구갑·해운대갑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그때마다 조 대표는 출마지를 묻는 질문에 “제가 가야 국민의힘이 당선될 수 없는 곳” “험지인 곳” 등 조건만 나열할 뿐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벼랑 끝 조국’ 스스로 올라간 시험대 사실상 마지막 기회...평택을 출사표 기자회견에서 조 대표는 평택을을 출마지로 택한 배경에 대해 “일찍부터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의 최상위 목표는 극우 내란 정치세력을 심판하고 국민의힘을 제로로 만드는 것임을 반복해 밝혀왔다”고 밝혔다. 이어 “동시에 국회의원 재선거가 이뤄지는 곳에는 귀책 사유가 있는 정당이 무공천을 해야 한다는 원칙 역시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며 “평택을 출마는 정치인이 된 후 줄기차게 역설해 온 이 같은 저의 비전과 가치, 그리고 원칙과 소신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자신이 평택에 연고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평택을 도약시킬 비전과 정책, 실행할 능력만큼은 누구보다 앞선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중앙정치에서 평택의 목소리를 키우겠다. 평택의 현안이 곧 국가적 과제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택 시민들께서 조국을 선택해주시면 반드시 큰 정치로 보답하겠다. 반드시 평택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할 큰 정치인이 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조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평택을은 단숨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곳은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와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곳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의동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아직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민주당이 대열에 합류하면 최대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된다. 일찌감치 이곳에서 터를 닦았던 김재연 상임대표는 곧바로 반발에 나섰다. 김 상임대표는 “오랜 고심 끝에 내놓은 답이 고작 제가 당의 명운을 걸고 뛰고 있는 이곳 평택인가”라며 “대의도 명분도 없는 평택 출마를 철회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며칠 전부터 언론인들이 사실 여부를 물어올 때마다, 저는 ‘절대로 그럴 일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는 그는 “조국이라는 정치인의 상식과 양당이 맺어온 신의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까지도 저는 조국 대표의 ‘동지애’를 의심하지 않으려 했다”며 “정치는 원래 이토록 비정하게 신의를 밟고 올라서는 아수라장이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찢어지는 여당 표? 평택이 ‘험지 출마’라는 조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지금 평택을이 험지가 맞느냐”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민주·진보 단일후보가 범보수 후보를 52.5% 대 29.4%로 압도하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진보당을 비롯해 여권 내에서도 평택이 과연 험지가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조 대표는 “평택을은 19·20·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내리 승리한 곳으로 민주개혁 진영에게 험지 중 험지”라며 출마 명분 굳히기에 나섰다. 조 대표는 기자회견 당시 “평택에는 친윤(친 윤석열)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내란 피의자인 황교안씨가 깃발을 들었다. 그는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앞에서 전한길씨가 주도한 극우 집회까지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 같은 경우 후보난을 겪고 있다면 국민의힘은 후보가 각축하고 있다”며 “(평택을이) 국민의힘에는 평지고, 민주당 또는 다른 범민주 진보 진영엔 험지라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한 혁신당 관계자 역시 “(조 대표는) 평택, 안산, 군산 세 지역을 놓고 상당히 오랫동안 고심을 거듭했다”며 “귀책 사유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지역인 동시에 국민의힘이 당선될 가능성이 있고, 또 혁신당에게 험지가 아닌 지역을 추리다 보니 평택을이 최종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선거 대열에 합류하면서 여당인 민주당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조 대표는 또 평택을 재보선의 귀책 사유가 민주당에 있으므로 ‘무공천 원칙’이 지켜져야 할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대표의 출마가 합당 무산에 대한 일종의 ‘위약금’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합당 무산으로 혁신당 의원들은 물론 당직자, 지지자들 까지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그 이후에 선거 연대 이야기가 나왔지만 물밑 접촉도 미지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민주당 반대에 부딪혀 합당이 무산된 그림이지 않았나. 조 대표 입장에서는 평택을 출마를 굽힐 이유가 없다”며 “따라서 혁신당은 민주당에게 당당히 무공천 원칙을 요구할 명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지는 마음의 빚 민주당도 ‘전 지역 공천’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다. 조 대표가 평택을 출마를 선언한 다음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말했다시피 재보선은 전략공천이 원칙이고 전 지역에서 공천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역시 “조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며 민주당에 무공천을 요구했다”며 “돌아보면 조 대표가 22대 비례의원으로 (당선)됐다가 사임하고 그래서 비례를 다른 분이 승계했고 이번에 평택에서 출마하게 됐으니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귀책 사유 아니겠나”라고 직접 겨냥했다. 이 같은 발언은 2024년 12월 조 대표가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실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지난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광복절에 특별사면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택을을 둘러싼 신경전이 길어질수록 민주 진영의 분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조 대표의 대항마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내보낼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평택을이 ‘사법 리스크 공방’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김용 평택을 카드’는 민주당에게도 갈등의 뇌관이다. 김 전 부원장에게 공천을 주지 않으면 민주당 내 친명(친 이재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은 안산 출마를 희망했지만 결국 당 지도부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출마지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조 대표의 출마는 울산시장 선거까지 영향을 미쳤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진보당 선거 연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울산시장 후보는 민주당, 평택을 후보는 진보당으로 단일화한다는 관측이 우세했는데 조 대표가 선거 대열에 합류하면서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게다가 혁신당 황명필 의원이 울산시장에 출마를 선언한 만큼 이곳에서도 교통정리가 시급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보당 김종훈 울산시장 후보는 민주당을 향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촉구했다. 김 후보는 “저와 진보당이 이번 지방선거에 임하는 가장 큰 목표는 내란 청산”이라며 “전국의 모든 민주, 진보, 개혁 후보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말한다. 내란 청산을 위해, 국민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울산까지 부는 출마 후폭풍 골머리 앓는 범여권 지도부 회견에 배석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역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실질적으로 민주·진보 개혁 세력이 하나로 모여 총선 189석의 성과를 만들고 대선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이번 지방선거도 똑같은 방식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선거 연대가 헝클어질 조짐이 보이자 민주당 김상욱 의원도 ‘후보자 주도 단일화’를 공개 요청했다. 김 의원은 김종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혁신당 황명필 울산시장 후보를 향해 단일화 동참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전국 최대 제조업 도시 울산에서, 노동자의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지키며 미래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끄는 일은 어느 한 당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민주당과 진보당, 혁신당이 함께할 때, 울산은 그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3인이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출마 선언 당시 “제가 (민주·진보)진영의 후보 중 가장 큰 교집합을 담고 있고, 따라서 가장 강력한 합집합을 만들 수 있다”며 “더 나은 정책을 공유하고, 울산의 밝은 미래를 설계하는 단일화를 통해 본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조 대표의 평택을 출마가 민주당-진보당 선거 연대 계획을 꼬이게 했다‘는 지적에 대해 “유권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미 짜놓은 판에 후보들끼리 연대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 야합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유권자들은 힘 있는 후보를 원한다. 그런 점에서 어디서든 진보당과 아름다운 경쟁을 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택을 선거의 핵심은 단일화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조 대표와 체급이 맞는 후보를 내보내야 (단일화) 논의를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을 봐서는 조 대표의 완주 의지가 뚜렷해 보인다. 당 대표가 낙선하면 체면도 구겨지고 더 나아가 당이 존폐 위기까지 놓인다. 단일화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사활을 거는 조 대표를 설득할 만한 주자를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붙느냐 마느냐 이어 “민주당과 혁신당 간의 합당 논의가 없었으면 두 당이 조금 더 편하게 단일화를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 대표가 조금만 양보를 해주는 제스처를 보여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서니, 양쪽 모두 입장이 곤란하긴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일각에서는) ‘합당 논의를 성급하게 띄운 것도, 지지자를 설득하지 못해 (논의를) 깬 것도 정 대표’라는 불만이 있었다”며 “결국 조 대표만 독박을 썼다. 민주당이 평택을에 조 대표보다 체급이 약한 후보를 내보내 자연스럽게 교통정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부산 피해 간 조국, 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자신의 고향이 부산 북갑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국 대 한동훈’ 구도를 피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또는 제게 직접 연락해 ‘부산은 선택 안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시장에서 박형준을 척결하고 쫓아내려면 (부산 북갑 선거에) 안 나가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민주당에서) 부산은 박형준 시장으로부터 뺏어와야 하는 지역구다. ‘박형준 대 전재수’ 구도가 중심이 돼야 하는데 제가 나가면 ‘조국 대 한동훈’으로 구도가 바뀌면서 부산시장 선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의 주장에 공감했다. 그는 “박형준을 정말 그만 보고 싶은 부산 출신 사람으로서 그 말이 이해되더라”며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거론하며 “나가면 충분히 이기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