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 싸는’ 문정부 참모들 실상

마음은 콩밭에…벌써 레임덕 타령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꿈틀거리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내년이면 집권 3년차를 맞는다.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예측된다. 시기는 연말에서 연초 사이로 점쳐진다. 출마 예정자들은 이 기간에 맞춰 떠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서 청와대 인사 상당수가 출마를 위해 짐을 쌌다. 총선까지 남은 기간은 1년 반 정도. 늦어도 내년 초에는 출마 지역구 ‘터잡기’에 나서야 한다.
 

▲ 문재인 대통령

내년 문재인정부는 집권 3년차와 함께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다. 이 시기 ‘집권 3년차 증후군’이 찾아온다. 권력형 비리, 인사와 정책의 실패, 당·청 갈등 등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역대 어느 정권도 피할 수 없었다. 이후 레임덕 위기가 찾아온다. 국정 동력이 집권 후반기에 급격히 약화되는 까닭이다.

후반 징크스
선거로 극복

후반기로 접어드는 문정부 역시 위험요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후반기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 서막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서 비롯될 공산이 크다.

지방선거는 전반기의 정부 평가 성격이 짙다. 문정부는 지난 6·13지방선거서 압승하며 지역정가 다지기에 성공했다. 총선은 후반기 평가다. 총선 결과 새로운 국회가 구성된다. 정부가 후반기 국정 동력의 기로에 서게 되는 셈이다.

결국 총선 승리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21대 총선은 2020년 4월15일 실시된다.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은 그 연장선에 있다. 후반기 국정 동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선 친정부, 친여 성향의 강한 경쟁력을 지닌 출마자가 필요하다. 후보군도 풍부할수록 좋다.

청와대 인사 가운데 배재정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의 사임은 큰 주목을 받았다. 배 전 실장은 사임 의사를 밝히고 지난 2일 이임식을 열었는데 총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초의 여성 총리비서실장으로 지난해 6월 임명됐다.
 

▲ ▲배재정 전 국무총리비서실장

그는 1년 반 동안 이낙연 국무총리를 보좌했는데 국무총리비서실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이다.

배 전 실장은 ‘문재인 키드’다. 당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상임고문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수장학회 관련 인재를 요청, 배 전 실장이 영입됐다. 배 전 실장은 <부산일보> 기자로 재직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편집권 침해 문제를 비판했다가 사측의 사직 권고로 퇴직한 바 있다.

배 전 실장은 지난 19대 총선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을 거쳤다. 민주당 대변인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후반기 국정 동력, 분수령은 총선
청 출신들 2020년 출마 얘기 솔솔

배 전 실장은 지난 20대 총선서 문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부산 사상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부산 사상구 지역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한병도 정무수석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 수석은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사람으로 문정부 2년차 개편 당시 한 수석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한 수석은 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전북 익산시갑에 당선됐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를 거치면서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를 지냈으며 이후 노무현재단 자문위원과 민주통합당 당무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한 수석은 18·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서 활동했으며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뇌물 의혹으로 자진사퇴하면서 정무수석으로 승진 임명됐다. 과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활동을 함께하기도 했다.
 

▲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윤 수석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부터 꾸준히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지방선거 당시 윤 수석은 “처음부터 나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며 성남시장 출마설로 조명을 받았지만 선을 그었다. 윤 수석은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없다.

윤 수석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네이버 이사와 네이버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엔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았다. 지난 2017년 5월부터 지금까지 국민소통 수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송인배 정무비서관과 민형배 자치발전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김영배 정책조정 비서관 등도 거론된다.

지금부터
선거 준비

송 비서관은 지금까지 총선에 5번 출마해 내리 같은 지역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송 의원은 17∼20대 총선서 경남 양산시서 4번 미끄러졌다. 지난 2009년 재·보궐선거서도 양산시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송 비서관이 이번 총선에 출마한다면 양산서 6번째 도전을 할 가능성이 높다.

송 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던 시절 비서관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장관이었을 땐 사무관직을 수행했다. 노무현정부 당시 송 비서관은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는 민정수석실 행정관, 사회조정비서관실 행정관, 사회조정2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송 비서관은 한때 드루킹 논란으로 주목을 받았다. 드루킹 특검은 송 비서관을 정치자금법위반 의혹에 따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한 바 있다.

‘노무현 키드’로 꼽히는 민 비서관은 노무현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비서관을 맡았다. 그는 민선 5·6기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을 역임했다.

민 비서관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시장 예비후보에 출마했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로 당시 이용섭 광주시장 예비후보(현 광주시장)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백 비서관은 17·18대 총선서 승리한 재선의원 출신이다. 경기 시흥갑 지역서 두 차례 당선됐지만 19·20대 총선에선 낙선했다.

백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사죄하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백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당시 정무비서를, 노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엔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백 비서관은 전대협 연대사업국장을 지낸 바 있다.

김 비서관 역시 ‘노무현 키드’다. 김 비서관은 노무현정부 시절 정무, 민정, 정책조정비서관실 행정관과 정책기획위원회, 행사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민선 5·6기 성북구청장에 당선됐다. 김 비서관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8월부터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있다.

권 관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구청장 출마설이 불거졌지만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김우영 제도개혁비서관 그리고 정태호 일자리수석비서관 등이 언급되고 있다.

대놓고
출마 공표

한편 현직 장관들의 출마설도 불거지고 있다. 몇몇 장관은 21대 총선 출마 여부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서 장관들을 상대로 총선 출마 여부를 캐물었다. 이날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장관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김영춘 해수부장관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 국토부 장관은 이미 공개적으로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김 장관은 지난달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다음 총선에 출마하시냐”는 한국당 함진규 의원의 질문에 지체 없이 “해야겠죠”라고 답했다.

김 해수부 장관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부산시장 후보로 언급됐으나 결국 불출마했다. 김 장관의 21대 총선 출마는 사실상 공식화된 분위기다. 홍 장관과 류 처장은 출마 계획이 없다지만 출마 예정자 명단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다.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문정부의 2기 개각 당시 명단에 오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의 행보도 주목된다.

진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진 장관은 지난 9월 열린 인사청문회서 차기 총선 계획에 대해 “지금 생각으로는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일이 제가 하고자 해서 되는 것만도 아니고 임명권자 의견도 있기 때문에 출마하기에 아깝다고 생각할 정도의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애매한 답변으로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유 장관은 인사청문회서 “역대 교육부장관 평균 임기가 1년 2개월이었다”며 “임기 문제가 아니라 교육개혁 방향과 추진동력을 어떻게 만들고 지속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나갈 것” 당당한 장관님
공직은 선거 스펙 쌓기?

‘청문회 2라운드’로 불렸던 대정부질문서도 총선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인사와 현직 장관의 출마가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온다면 지역경쟁은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여당에게 불리한 TK(대구·경북)가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돌풍을 일으키며 17곳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곳을 가져갔다. 그러나 보수의 아성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에선 깃발을 꽂는 데 실패했다.

정부와 여당서 대구를 대표하는 인물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이다. 김 장관의 지역구는 대구 수성구갑이다. 대구에 ‘파란돌풍’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김 장관에 대한 출마설도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PK(부산·경남) 역시 정부와 여당이 완전히 안심할 수 없는 곳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당선됐지만 총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PK지역에 출마가 예상되는 청와대 인사와 현직 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TK보다 선명하다.

배 전 실장은 부산 사상구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출마가 사실상 확실시 된 해수부 김 장관의 지역구는 부산 부산진구갑이다. 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류 처장, 그리고 송 비서관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유 장관은 부산 출신이고, 류 처장은 경남 통영 출신이다. 송 비서관은 총선서 경남 양산시에서만 5번 도전했다. 양산은 선거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벨트’ 지역 중 하나다.
 

▲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참모진들의 ‘줄사퇴’가 있었다. 권력구도 재편으로 여겨지는 총선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현역의원 출신 장관은 모두 7명이다. 앞서 언급된 장관 외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장관도 모두 지역구 의원이다.

너도 출마?
나도 출마!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선거일 전 90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총선은 2020년 4월에 열린다. 출마자들은 늦어도 2020년 1월 중순에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공직서 물러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성과와 기간을 떠나 부처의 전문성 약화는 불가피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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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