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 싸는’ 문정부 참모들 실상

마음은 콩밭에…벌써 레임덕 타령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꿈틀거리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내년이면 집권 3년차를 맞는다.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예측된다. 시기는 연말에서 연초 사이로 점쳐진다. 출마 예정자들은 이 기간에 맞춰 떠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서 청와대 인사 상당수가 출마를 위해 짐을 쌌다. 총선까지 남은 기간은 1년 반 정도. 늦어도 내년 초에는 출마 지역구 ‘터잡기’에 나서야 한다.
 

▲ 문재인 대통령

내년 문재인정부는 집권 3년차와 함께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다. 이 시기 ‘집권 3년차 증후군’이 찾아온다. 권력형 비리, 인사와 정책의 실패, 당·청 갈등 등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역대 어느 정권도 피할 수 없었다. 이후 레임덕 위기가 찾아온다. 국정 동력이 집권 후반기에 급격히 약화되는 까닭이다.

후반 징크스
선거로 극복

후반기로 접어드는 문정부 역시 위험요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후반기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 서막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서 비롯될 공산이 크다.

지방선거는 전반기의 정부 평가 성격이 짙다. 문정부는 지난 6·13지방선거서 압승하며 지역정가 다지기에 성공했다. 총선은 후반기 평가다. 총선 결과 새로운 국회가 구성된다. 정부가 후반기 국정 동력의 기로에 서게 되는 셈이다.

결국 총선 승리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21대 총선은 2020년 4월15일 실시된다.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은 그 연장선에 있다. 후반기 국정 동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선 친정부, 친여 성향의 강한 경쟁력을 지닌 출마자가 필요하다. 후보군도 풍부할수록 좋다.

청와대 인사 가운데 배재정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의 사임은 큰 주목을 받았다. 배 전 실장은 사임 의사를 밝히고 지난 2일 이임식을 열었는데 총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초의 여성 총리비서실장으로 지난해 6월 임명됐다.
 

▲ ▲배재정 전 국무총리비서실장

그는 1년 반 동안 이낙연 국무총리를 보좌했는데 국무총리비서실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이다.

배 전 실장은 ‘문재인 키드’다. 당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상임고문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수장학회 관련 인재를 요청, 배 전 실장이 영입됐다. 배 전 실장은 <부산일보> 기자로 재직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정수장학회의 <부산일보> 편집권 침해 문제를 비판했다가 사측의 사직 권고로 퇴직한 바 있다.

배 전 실장은 지난 19대 총선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을 거쳤다. 민주당 대변인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후반기 국정 동력, 분수령은 총선
청 출신들 2020년 출마 얘기 솔솔

배 전 실장은 지난 20대 총선서 문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부산 사상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부산 사상구 지역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한병도 정무수석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 수석은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사람으로 문정부 2년차 개편 당시 한 수석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한 수석은 17대 총선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전북 익산시갑에 당선됐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를 거치면서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를 지냈으며 이후 노무현재단 자문위원과 민주통합당 당무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한 수석은 18·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서 활동했으며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뇌물 의혹으로 자진사퇴하면서 정무수석으로 승진 임명됐다. 과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활동을 함께하기도 했다.
 

▲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윤 수석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부터 꾸준히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지방선거 당시 윤 수석은 “처음부터 나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며 성남시장 출마설로 조명을 받았지만 선을 그었다. 윤 수석은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없다.

윤 수석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네이버 이사와 네이버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엔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았다. 지난 2017년 5월부터 지금까지 국민소통 수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송인배 정무비서관과 민형배 자치발전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김영배 정책조정 비서관 등도 거론된다.

지금부터
선거 준비

송 비서관은 지금까지 총선에 5번 출마해 내리 같은 지역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송 의원은 17∼20대 총선서 경남 양산시서 4번 미끄러졌다. 지난 2009년 재·보궐선거서도 양산시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송 비서관이 이번 총선에 출마한다면 양산서 6번째 도전을 할 가능성이 높다.

송 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던 시절 비서관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장관이었을 땐 사무관직을 수행했다. 노무현정부 당시 송 비서관은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는 민정수석실 행정관, 사회조정비서관실 행정관, 사회조정2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송 비서관은 한때 드루킹 논란으로 주목을 받았다. 드루킹 특검은 송 비서관을 정치자금법위반 의혹에 따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한 바 있다.

‘노무현 키드’로 꼽히는 민 비서관은 노무현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비서관을 맡았다. 그는 민선 5·6기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을 역임했다.

민 비서관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시장 예비후보에 출마했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로 당시 이용섭 광주시장 예비후보(현 광주시장)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백 비서관은 17·18대 총선서 승리한 재선의원 출신이다. 경기 시흥갑 지역서 두 차례 당선됐지만 19·20대 총선에선 낙선했다.

백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사죄하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백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당시 정무비서를, 노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엔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백 비서관은 전대협 연대사업국장을 지낸 바 있다.

김 비서관 역시 ‘노무현 키드’다. 김 비서관은 노무현정부 시절 정무, 민정, 정책조정비서관실 행정관과 정책기획위원회, 행사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민선 5·6기 성북구청장에 당선됐다. 김 비서관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그는 올해 8월부터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있다.

권 관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구청장 출마설이 불거졌지만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김우영 제도개혁비서관 그리고 정태호 일자리수석비서관 등이 언급되고 있다.

대놓고
출마 공표

한편 현직 장관들의 출마설도 불거지고 있다. 몇몇 장관은 21대 총선 출마 여부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서 장관들을 상대로 총선 출마 여부를 캐물었다. 이날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장관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김영춘 해수부장관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 국토부 장관은 이미 공개적으로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김 장관은 지난달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다음 총선에 출마하시냐”는 한국당 함진규 의원의 질문에 지체 없이 “해야겠죠”라고 답했다.

김 해수부 장관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부산시장 후보로 언급됐으나 결국 불출마했다. 김 장관의 21대 총선 출마는 사실상 공식화된 분위기다. 홍 장관과 류 처장은 출마 계획이 없다지만 출마 예정자 명단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다.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문정부의 2기 개각 당시 명단에 오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의 행보도 주목된다.

진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진 장관은 지난 9월 열린 인사청문회서 차기 총선 계획에 대해 “지금 생각으로는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일이 제가 하고자 해서 되는 것만도 아니고 임명권자 의견도 있기 때문에 출마하기에 아깝다고 생각할 정도의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애매한 답변으로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유 장관은 인사청문회서 “역대 교육부장관 평균 임기가 1년 2개월이었다”며 “임기 문제가 아니라 교육개혁 방향과 추진동력을 어떻게 만들고 지속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나갈 것” 당당한 장관님
공직은 선거 스펙 쌓기?

‘청문회 2라운드’로 불렸던 대정부질문서도 총선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인사와 현직 장관의 출마가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온다면 지역경쟁은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여당에게 불리한 TK(대구·경북)가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서 돌풍을 일으키며 17곳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곳을 가져갔다. 그러나 보수의 아성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에선 깃발을 꽂는 데 실패했다.

정부와 여당서 대구를 대표하는 인물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이다. 김 장관의 지역구는 대구 수성구갑이다. 대구에 ‘파란돌풍’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김 장관에 대한 출마설도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PK(부산·경남) 역시 정부와 여당이 완전히 안심할 수 없는 곳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당선됐지만 총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PK지역에 출마가 예상되는 청와대 인사와 현직 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TK보다 선명하다.

배 전 실장은 부산 사상구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출마가 사실상 확실시 된 해수부 김 장관의 지역구는 부산 부산진구갑이다. 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류 처장, 그리고 송 비서관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유 장관은 부산 출신이고, 류 처장은 경남 통영 출신이다. 송 비서관은 총선서 경남 양산시에서만 5번 도전했다. 양산은 선거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벨트’ 지역 중 하나다.
 

▲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 참모진들의 ‘줄사퇴’가 있었다. 권력구도 재편으로 여겨지는 총선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현역의원 출신 장관은 모두 7명이다. 앞서 언급된 장관 외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장관도 모두 지역구 의원이다.

너도 출마?
나도 출마!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르면 국가공무원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선거일 전 90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총선은 2020년 4월에 열린다. 출마자들은 늦어도 2020년 1월 중순에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공직서 물러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성과와 기간을 떠나 부처의 전문성 약화는 불가피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