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여론 도마에 오른 갑질 오너 3인방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1.12 10:31:47
  • 호수 11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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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처럼 부리고 조폭처럼 때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기업 오너들의 도 넘은 ‘갑질’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전직 직원을 무차별하게 폭행하는 오너, 쟁반으로 직원을 내려치는 오너 친인척, 직원들에게 재롱잔치를 시킨 오너. 이 모든 사건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최근 공분을 사고 있는 ‘갑질 3인방’을 소개한다. 
 

▲ ▲폭행 중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뉴스타파)

갑질은 계약 권리상 쌍방을 의미하는 갑을(甲乙) 관계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에 특정 행동을 폄하해 일컫는 ‘∼질’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부정적인 어감이 강조된 신조어다. 다시 말해, 지위를 남용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뜻한다.

특히 기업 오너들의 갑질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갑질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권모 교촌치킨 상무, 이상일 일진글로벌 회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직원에 엽기행각
양진호 회장

‘직원 폭행과 영상 촬영 지시’ 및 ‘워크숍 갑질’ 등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위디스크 대표이자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을 수사하기 위해 경찰이 합동수사전담팀을 꾸렸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31일 양 회장의 폭행 등 사건에 대해 ‘사이버·형사 합동수사전담팀’을 구성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사이버수사대를 중심으로 ‘웹하드 수사TF팀’을 구성, 국내 최대 웹하드 업체 실소유자 양 회장 등을 수사해왔다. 경찰은 양 회장이 자신 소유의 영상물 유통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 불법 영상물들이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음란물 유통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서 위디스크 사무실과 양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던 중 경찰은 양 회장의 폭행 등 논란이 새롭게 불거지면서 기존 웹하드 수사TF팀에 광역수사대 형사를 추가로 투입해 40명 내외의 합동수사팀을 구성키로 했다. 진실탐사그룹 언론 <셜록>과 <뉴스타파>는 지난달 30일 ‘몰카제국의 황제 양진호, 사무실서 전직 직원 무차별폭행’ 영상을 공개했다. 

양 회장은 영상서 사무실 안에서 전직 직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폭행을 가했다. 이 직원에게 세 차례에 걸쳐 폭행한 후 사과를 강요했다. 위디스크 관계자는 해당 언론들과 인터뷰서 “양 회장이 이런 폭행 영상을 찍게 지시하고, 영상을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 고백했다.

이 폭행 영상은 2015년 4월에 촬영했다. 양 회장은 영상을 기념품으로 소장하기 위해 촬영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에는 ‘몰카제국의 황제 양진호, 일본도로 닭잡기 공포의 워크숍’이라는 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돈 있다고…재벌들의 막말·폭행 공분
직원들 학대 수준 “집요하고 놀라워”

양 회장이 2년 전 강원 홍천 위디스크 연수원서 진행한 직원 워크숍의 현장이 찍힌 영상이다. 양 회장은 영상서 살아 있는 닭을 석궁으로 쐈으며, 직원에게도 석궁으로 닭을 잡도록 했다. 

직원이 석궁 다루기를 어려워하면 “XX야, 장난해?” 등의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 심지어 직원 몇몇에게는 살아 있는 닭을 ‘일본도’로 베도록 시키기도 했다. 이런 엽기적인 워크숍은 여러 번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 외에도 중년 남성 직원들에게 머리를 초록색, 빨간색 등으로 염색하도록 강요하고 술자리에선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하면서 술을 뿜을 때까지 억지로 먹이기도 했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위디스크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워크숍서 상추를 빨리 씻지 못해 (직원을)퇴사시킨 경우도 있었고, 개조한 BB탄 총을 직원들에게 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또 “회사 내에서 양 회장은 제왕적 지위를 갖고 있었다. 양씨 소유 회사는 기업이 아닌 왕국”이라는 진술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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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회장은 눈밖에 난 직원을 철저히 응징하고 괴롭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양 회장은 해당 직원에게 구토할 때까지 술을 강요했다. 더불어 안주를 준다며 입을 벌리게 한 다음 주먹 한 가득 생마늘을 넣으며 “흘리지 말고 다 씹어 먹어”라고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영상에 등장하는 폭행을 당한 전 회사 직원 및 압수수색한 자료 등을 통해 양 회장의 혐의점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양 회장이 자신의 영상물 유통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 불법 영상물이 유통되는 것을 방치했다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되고, 불법 영상물 가운데 일명 야동이 있다면 성폭력처벌특례법 혐의도 받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합동수사팀을 통해 이미 수사해오던 양 회장의 불법영상물 유포 등 웹하드 불법행위와 함께 최근 언론서 제기된 폭력행위등 각종 범죄행위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직이 의심스런
교촌 2인자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오너 일가인 권모 상무가 매장 직원들을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권 상무는 권원강 교촌치킨 회장의 6촌 동생이다. 권 상무는 회사 전체에 대한 사업방향 결정과 공장 업무 실태 파악·해외 계약까지 담당하는 등 교촌치킨의 핵심 경영자로 활동했으며, 사내서 유일한 권 회장의 친인척으로 사실상 2인자로 군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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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는 교촌에프앤비 개발본부 실장에 이어 비서실장을 맡으며 권 회장을 보좌했다.

해단 사건을 보도한 <조선비즈>에 따르면 이 영상은 2015년 3월25일 오후 9시쯤 대구 수성구에 있는 교촌치킨의 한식 레스토랑 ‘담김쌈’의 주방 CCTV에 촬영된 것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매장 직원들은 이 ‘담김쌈’의 유니폼을 갖춰입고 있다. 

3분 가량의 영상 속에서 권 상무는 직원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주방에 들어섰다. 권 상무는 음식이 담긴 접시를 불만스럽게 가리키다가 이내 자기 앞에 선 직원을 향해 손바닥을 들어 올리며 때리는 시늉을 했다.

놀란 직원은 두 손을 모은 채 뒷걸음을 치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권 상무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다른 직원까지 불렀다.

두 직원이 그의 앞에 나란히 서자, 권 상무는 그들을 향해 거칠게 주먹을 휘두르더니 쟁반을 들어 그들의 머리를 내리치려고까지 했다. 다른 직원들이 권 상무의 행패를 말리고 나섰지만, 그는 도리어 말리는 이들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뭉개거나 몸을 밀치며 폭행을 계속했다.


권 상무는 폭행을 말리던 여성 점장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기도 했다. 

직원들을 뿌리친 권 상무는 파를 썰어 놓은 통과 소스통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처음에 때리려고 했던 직원을 붙잡아 멱살을 잡고 몸을 세게 흔들었다. 여성 점장이 적극적으로 권 상무를 말리며 피해 직원 앞을 막아선 후에야 폭행은 겨우 일단락됐다.

폭행 사건 이후 권 상무는 그 다음 달인 2015년 4월 퇴직해 한동안 회사 밖에 머물렀지만, 약 1년 뒤 오히려 상무 직함을 달고 임원으로 돌아왔다. 

이날 이 영상이 공개되자 온라인 공간에서는 교촌치킨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등장하는 등 집중적인 관심과 함께 권 상무와 교촌치킨 회장 일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 ▲이상일 일진글로벌 회장

논란이 커지자 권 회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저의 친척인 본부장의 사내 폭행 및 폭언으로 피해를 본 직원분에게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 스스로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책임을 통감한다”며 “저의 불찰이지 부덕의 소치”라고 적었다.

권 회장은 ‘임원 컴백’ 논란을 두고 “오랜 시간 회사에 몸담으며 기여를 해온 직원으로 피해 직원에게 직접 사과하며 당시 사태를 원만히 해소한 점을 참작해 복직을 허용했다”며 “이는 친척 관계가 아닌 교촌 직원으로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 상무는 이 사건에 대한 회사 측의 재조사가 시작되자 사임 의사를 밝혔고, 교촌치킨 측은 이번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즉각 사직 처리했다.


무릎 꿇리고 수차례 뺨
무자비하게 주먹질까지

교촌치킨 불매운동 조짐도 보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관련 청원이 여러 건 올라왔다. 한 청원자는 “배달비에 이번엔 6촌 갑질까지 제대로 이미지 추락했습니다”며 교촌치킨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갑이면 을을 막 대해도 됩니까? 회장 6촌이 무슨 벼슬입니까”라고 쏘아붙이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자수성가형 부자로 꼽히는 이상일 일진글로벌 회장도 갑질 논란에 구설이 올랐다, 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 앱으로 유명한 ‘블라인드’가 최근 일진글로벌을 둘러싼 논란으로 시끄럽다. 갑질이 만연한 기업문화를 지적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 출장자에게 조니워커 양주를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킨 것이다. 블라인드 게시물에 따르면, 일진글로벌은 해외출장자 준수사항을 공지하며 “조니워커 블랙 750ml 구입 후 서울본사 재무팀으로 행낭 발송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업무차 해외에 방문하는 직원에게 ‘양주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이뿐만 아니다. 연차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거나, 퇴근 후 또는 휴가 도중에도 업무지시가 내려온다는 등 구시대적 행태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블라인드 앱 설치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 같은 내부불만은 비단 블라인드를 통해서만 확인되는 것이 아니다.

유명 취업정보 포털사이트서도 일진글로벌에 대한 혹평이 난무한다. 모두 전현직 직원들이 남긴 평가다. 내용은 대부분 일맥상통한다.

이 회장의 생일에는 여직원들이 돌아가며 편지를 썼다. 이 외에도 올 신년 하례식에서는 중년 남성들이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배에 ‘회장님 사랑합니다’라는 글자를 붙이고 있었다는 증언도 있었다. 일명 ‘회장님 앞 재롱잔치’로 불리는 일련의 행사들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과도하다는 생각을 넘어 불쾌함을 준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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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직원은 “이 회장이 공장에 방문하면 레드카펫을 깔고 여직원은 흰색 블라우스와 검정 치마를 입히고 하이힐을 신게 하고 흰색 장갑을 낀 채 꽃다발을 전해준다”며 “이동 경로마다 배치해 여직원을 안내원으로 만든다”고 과잉 의전을 주장했다.

이에 한 비서에 대한 특혜 의혹이다. 또 다른 익명의 작성자는 이 회장의 비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 화면을 복사해 블라인드에 공유하며 “갑질 당하는 일반직원 뒤에 이런 특혜를 받으니 정말 화가 난다”며 분개했다.

독재 따로 없는
이상일 회장

당 비서는 앞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회사서 3개월 동안 유급휴가를 주고 신혼여행지의 펜트하우스급 리조트 12박을 모두 회사서 협찬해줬다”며 “예쁜 봉투에 선물(현금)까지 두둑이 챙겨주셨다”는 등의 내용과 함께 호텔 사진까지 첨부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진글로벌 직원들은 회사 내규상 결혼식 전날까지 근무하고 연차가 최대 4일만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한 직원은 “연차 4일을 다 사용하면 그 이후부터는 연봉서 차감되는 방식”이라며 “주 52시간 근무시간은 커녕 주말에도 출근해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일반 직원들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지만 회장 비서는 귀족대접을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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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