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 ②파주출판도시

책에 대한 모든 것을 누리다

▲ 파주출판도시의 중심 공간인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전경

국내서 책의 향이 가장 짙게 배어나는 파주출판도시는 국내 굴지의 출판사와 관련 업체만 입주한 전형적인 공간이 아니다. 출판사나 인쇄 회사가 만든 책방과 북카페에 머물며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곳곳에 자리한 갤러리와 전시관, 박물관을 구경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다.
 

▲ 높이 8m 대형 서가가 늘어선 지혜의숲

파주출판도시의 중심 공간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다. 미적 감각이 뛰어난 독서 문화 공간 ‘지혜의숲’, 북 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출판도시활판인쇄박물관 ‘활자의숲’ 등이 있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2014년 개관한 지혜의숲은 책을 자유롭고 편하게 만나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크고 넓은 세 공간에 높이 8m 대형 서가가 이어진다. 이 서가에 빼곡한 책이 13만여권, 수장고에 있는 책을 포함하면 20만권이 넘는다. 모두 기증한 책이라는 점이 더욱 놀랍다.

1관은 개인과 단체, 2관은 출판사, 3관은 출판사와 유통사, 미술관, 박물관서 기증한 도서로 구성했다.

 

▲ 지혜의숲 2관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

높은 서고, 정돈된 독서 공간,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바깥 풍경까지 책 읽기에 딱 좋다. 나란히 앉아 책을 읽는 연인, 아이에게 동화책을 소곤소곤 들려주는 엄마, 홀로 커피를 마시며 독서 삼매경에 빠진 사람까지 책이라는 ‘벗’을 마주하는 느낌이다. 지혜의숲은 누구에게나 무료로 열린 공간이다. 1관은 오전 10시~오후 5시, 2관은 오전 10시~오후 8시, 3관은 24시간(연중무휴) 운영한다.

 

▲ 출판도시활판인쇄박물관 활자의숲에서 인쇄 체험을 하는 어린이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2층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은 ‘종이의 고향’이라는 뜻으로, 독서 휴양을 즐기는 숙박 시설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는 견학과 체험 중심으로 운영하는 출판도시활판인쇄박물관 활자의숲이 있다. 금속활자 3500만여자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인쇄기를 구경하고, 활판인쇄 체험도 해보자.

한지 노트 만들기, 내가 만든 이솝우화집 체험이 인기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연중무휴), 입장료는 3000원(체험비 별도)이다.

 

▲ 담쟁이덩굴이 아름다운 효형출판 건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를 둘러봤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책과 함께할 시간이다. 파주출판도시는 가장 큰 도로인 문발로를 중심으로 서쪽 광인사길, 동쪽 갈대샛강과 회동길이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다. 광인사길은 1884년에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출판사를 겸한 근대식 민간 인쇄소인 광인사를, 회동길은 1897년에 설립한 근대 서점인 회동서관을 기념하기 위해 명명했다니 기억해두면 좋을 듯싶다.

 

▲ 국내에서 유일하게 근대 납 활자 인쇄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활판공방 내부

아이와 함께 파주출판도시에 왔다면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를 찾는 것이 좋다. 보림출판사의 ‘보림책방’과 보리출판사의 ‘보리책놀이터’가 대표적이다. 보림출판사는 책방과 인형극장이 결합된 독특한 공간이다. 보림책방은 아이들이 책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를 놓은 점이 눈에 띈다. 이웃한 보림인형극장서 정기적으로 인형극 공연을 한다.

주말에는 책도 읽고, 인형극 관람도 즐기는 가족이 많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30분~오후 6시(월요일 휴무)다.

 

▲ 심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강화도의 일몰

영·유아 도서 전문 보리출판사는 보리책놀이터를 운영한다. 1층은 차 한잔 나누며 책을 읽는 북카페, 2층은 보리출판사서 출간한 책을 전시·판매하는 책방이다. 검은 서가가 둘러싼 가운데 풀이 자라는 타원형 벤치가 놓여 이색적이다. 운영 시간은 북카페 오전 8시30분~오후 7시, 책방 오후 12시~오후 5시다.

 

▲ 오두산통일전망대 4층에서 본 임진강과 북녘땅

파주출판도시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활판공방’과 ‘열화당책박물관’을 추천한다. 활판공방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근대 납 활자 인쇄 방식으로 책을 만드는 곳이다. 활자 주조부터 원고에 맞게 활자를 찾아 모으는 문선, 활자를 지정한 원고대로 판을 짜는 조판, 인쇄와 제본까지 수작업으로 책을 만든다. 활판공방에서는 이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주말·공휴일 오후 12시~오후 6시다.

광인사길에 위치한 열화당책박물관은 책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배우고, 책이 전해주는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세계적인 희귀본으로 1556년 제작된 독일어판 마르틴 루터 전집, 파피루스에 그린 그림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고서를 전시한 옛 책 공간,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출간된 전 세계의 특색 있는 책을 전시한 새 책 공간이 주를 이룬다.

책 향기 가장 짙게 배어나는 곳
갤러리·전시관 등 볼거리 풍성

2층은 서가형으로 새 책 공간과 옛 책 공간을 내려다볼 수 있는 라운지로 꾸몄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주말·공휴일 휴관), 입장료 5000원이다.

파주출판도시 동쪽에 자리한 심학산(194m)은 등산로 5곳과 둘레길이 있다. 정상까지 800m로 30~40분이면 충분하고, 가파르지 않아 산책 삼아 다녀오기 좋다. 산이 낮아도 풍경은 그만이다.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북쪽으로 오두산통일전망대 너머 북한 개풍군까지 보이고, 서쪽으로 한강 너머 강화도로 떨어지는 일몰이 아름답다.

 

▲ 마장호수흔들다리는 길이 220m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

자유로와 나란히 흐르는 한강은 오두산에서 임진강과 만난다. 두 물줄기가 내려다보이는 오두산 정상에 지상4층, 지하1층 규모의 오두산통일전망대가 있다. 3~4층 전망 시설서 보면 한강과 임진강이 하나로 모여 김포, 강화도를 거쳐 서해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임진강 건너편이 북한 개풍군이다. 황량한 들판 곳곳에 있는 집 사이로 주민의 움직임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파주프리미엄아울렛을 지나면 5분도 걸리지 않아 파주 장릉(사적 203호)이 나온다. 지난 9월부터 일반에 공개한 장릉은 조선 16대 인조와 인열왕후의 능이다. 원래 현 위치보다 북쪽에 있었으나 영조 때 천장하면서 합장릉으로 조성했다. 인조와 영조 때 조성한 석물이 어우러져 독특하다.

장릉의 매력은 재실 앞에 있는 느티나무 군락이다. 주변으로 벤치가 놓여 차분하면서도 늦가을 분위기가 충만하다. 왕릉 영역에서 홍살문과 삼도, 정자각과 신도비를 차례로 만나고, 정자각 너머 언덕에 인조와 인열왕후가 나란히 잠든 합장릉이 있다.

 

▲ 벽초지문화수목원의 가을 풍경-사진제공·벽초지문화수목원

마장호수흔들다리와 감악산출렁다리는 파주 여행의 핫 플레이스다. 지난 3월에 개장한 마장호수흔들다리는 6개월 만에 2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호숫가를 따라 원점 회귀형 3.3km 산책로가 있고, 그 중심에 마장호수흔들다리가 걸렸다. 흔들다리는 길이 220m로 현재 국내서 가장 길다. 높이 15m 전망대에 올라서면 마장호수가 지긋이 내려다보이고, 흔들다리에 올라서면 시퍼런 호수의 물길이 아찔하다.

인생사진 ‘벽초지문화수목원’

파주출판도시서 마장호수흔들다리로 가는 길에 벽초지문화수목원이 있다. 수목원은 크게 한국식 정원과 유럽식 정원으로 나뉜다. 이곳을 대표하는 벽초지 입구에서 직진하면 장수주목터널,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단풍길이다. 11월이면 단풍길이 제법 아름답다.

장수주목터널은 길이 100m가 채 안 되지만 ‘인생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 좋다. 벽초지는 호수에 하늘거리는 버드나무 군락과 파련정이 그림 같다. CF나 드라마,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곳이다. 벽초지문화수목원에서는 오는 24일부터 까만 밤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빛축제가 시작된다.

 

▲ 감악산출렁다리를 건너는 여행객

마장호수에 흔들다리가 있다면, 파주시 적성면에 우뚝 선 감악산(675m)에는 출렁다리가 있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5분쯤 걸으면 출렁다리 입구에 닿는다. 감악산출렁다리는 설마리계곡을 건너 150m나 이어진다. 출렁다리에 사람이 많을 때는 서 있기 힘들 정도로 흔들려 짜릿하다. 감악산에 오르지 않고 출렁다리를 건너 법륜사와 운계전망대까지 다녀와도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오두산통일전망대→파주 장릉→파주출판도시(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내 지혜의숲, 출판도시활판인쇄박물관 활자의숲-활판공방 체험-열화당책박물관)→심학산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마장호수흔들다리→벽초지문화수목원→감악산출렁다리→오두산통일전망대→파주 장릉, 
둘째 날: 파주출판도시(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내 지혜의숲, 출판도시활판인쇄박물관 활자의숲-활판공방 체험-열화당책박물관-보림책방-보리책놀이터)→심학산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파주시 문화관광포털 https://tour.paju.go.kr
- 출판도시문화재단 www.pajubookcity.org
-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사업협동조합 www.ibookcity.org
- 오두산통일전망대 www.jmd.co.kr
- 파주 장릉 http://royaltombs.cha.go.kr
- 벽초지문화수목원 www.bcj.co.kr
- 마장호수 http://majanghosu.com  

문의 전화
- 파주시청 관광과 031)940-4363
- 출판도시문화재단 031)955-0050
- 출판도시안내센터 031)955-5959
-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사업협동조합 031)955-0001
- 지혜의숲 031)955-0082
- 활자의숲 031)955-7955
- 보림책방 031)955-3456
- 보리책놀이터 031)950-9590
- 활판공방 031)955-0084~5
- 열화당책박물관 031)955-7021
- 오두산통일전망대 031)956-9600
- 파주 장릉 031)945-9242
- 벽초지문화수목원 031)957-2004
- 마장호수흔들다리 031) 940-4720
- 감악산출렁다리 031)940-4617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지하철 2·6호선 합정역 1번 출구에서 2200·200번 버스, 은석교사거리 정류장 하차, 약 40분 소요. 
*문의: 신성교통 031)949-6040

자가운전
자유로(문산·통일동산 방향)→장월 IC→세종삼거리 지나 은석교사거리에서 우회전→회동길→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숙박 정보   
-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파주시 회동길, 031)955-0090, www.jijihyang.com
- 골든힐호텔: 탄현면 성동로, 031)942-0222, www.goldenhillhotel.co.kr
- 호텔시에나 : 파주시 소리천로, 031)943-7260, www.hotelsienna.com
- 메이트호텔 파주: 탄현면 엘씨디로241번길, 031)945-1029, www.matehotel-paju.com
- 가을노을펜션: 탄현면 새오리로161번길, 010-9814-2010, www.pajukidspension.co.kr
- 파주펜션힐: 적성면 감악산로, 031)959-2353, www.pajupension.co.kr

식당 정보
- 완이네작은밥상(오색떡국): 파주시 문발로, 031)955-6162
- 다이닝노을(패밀리세트): 파주시 회동길(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내), 
031)955-0070, www.diningnoeul.co.kr
- 전라도무지개밥상(무지개밥상정식): 파주시 교하로681번길, 031)942-7508
- 할머니묵집(착한묵밥): 파주시 돌곶이길, 031)942-3017
- 오두산막국수 통일동산점(막국수): 탄현면 성동로, 031)941-5237
- 춘천정통닭갈비(닭갈비): 파주시 교하로, 031)946-2220
- 로빈의숲(수제돼지갈비): 탄현면 장릉로102번길, 031)945-1999, http://robinbbq.com

축제·행사 정보
파주장단콩축제: 2018년 11월23~25일, 임진각광장과 평화누리 일대, 031) 940-5282

주변 볼거리
임진각평화누리, 반구정, 파주 이이 유적, 율곡수목원, 보광사,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프로방스마을, 헤이리예술마을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