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107)깨달음

염불보다 잿밥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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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사문이 눈을 뜨자 의자왕이 무릎을 꿇고 죄인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전하, 편히 하십시오.”

“아니오, 우리 민족의 죄인인 내가 무슨 염치로 자세를 편히 할 수 있겠소. 다만 부탁이 있을 뿐이오.”

“말씀 주시지요.”

부처의 곁으로


“바로 옆집에 백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부인인 은고가 기거하고 있소. 그 사람도 스님의 손에 맡기고 싶소.”

잠시 생각에 잠겼던 온사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의자왕 뒤에 자리 잡았다.

“전하, 부디 극락왕생하소서!”

말소리와 함께 온사문의 모든 힘이 팔로 전달되었고 그 팔의 기운이 의자왕의 목을 꺾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뒤로 꺾였던 의자왕의 목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하고 바닥에 가지런하게 눕혔다.

온사문이 염송하면서 한쪽에 있는 붓과 종이를 가져다 짧게 글을 썼다.

‘祈 極樂往生, 淵蓋蘇文(기 극락왕생, 연개소문)’   


그 글을 의자왕의 손에 쥐어주고는 염송을 마치고 천천히 밖으로 나섰다.  

“스님, 백제의 폐주는 구원 받았소?”

병사의 질문에 온사문이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가벼이 합장했다.

아울러 폐주의 부인에게도 구원을 베풀어주고자 함을 이야기하자 선선히 그녀에게 안내했다.

“전하께서 중생을 구제하시라는 명을 주셨소.”

“무슨 구제란 말이오!”

온사문이 은고를 만나자마자 자신이 찾아온 사유를 밝히자 경계의 눈초리로 온사문의 몸을 샅샅이 훑었다.

“전하께서 군대부인께 부처의 자비를 베풀어주시라는 명을 주셨습니다.”

“느닷없이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군대부인의 손상된 영혼을 정제해 드리라는 분부셨습니다.” 

은근한 소리로 재차 설명한 온사문이 목탁을 두드리며 염송하기 시작했다.

순간 경계의 눈빛을 보였던 은고가 자세를 가지런히 하고 두 손을 모았다.    


“전하께서는 편안히 가셨습니까?”

“그러하옵니다, 군대부인.”

온사문이 염송을 끝내자 은고가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말을 건넸다.

“스님, 저 같은 인간도 구원 받을 수 있습니까?”

“어차피 부처 앞에서는 모두가 중생입니다.”

“그러면 저도.”


의자왕, 은고를 온사문의 손에 맡기다
복신과 도침, 당군과의 싸움에서 대패

“군대부인의 표정을 살피니 이미 부처의 깨달음을 얻은 듯 하옵니다.”

은고가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스님, 이 년이 참으로 몹쓸 짓만 하고 염치없이 이제야 부처께 의탁하는군요.”

“너무 심려 마십시오. 그게 어리석은 중생들 모두의 한계입니다.”

온사문이 은고의 뒤에 자리 잡고 양팔을 목에 둘렀다.

“부디 전하께 속죄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군대부인, 부인은 진정 백제의.”

말을 하다 말고 온사문이 순간적으로 힘을 쏟아 부었다.

잠시 후 연약하기 이를 데 없는 은고의 몸에서 힘이 급격하게 빠졌다.

그를 살피며 온사문이 힘을 빼고는 은고를 편안하게 자리에 눕혔다.

복신과 도침이 사비성을 포위하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지수신의 요구가 집요하게 이어졌고 마침내 날을 잡아 사비성을 공략하기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바로 그 시점에 유인궤의 당나라 지원군이 기벌포로 진군해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성주, 소장에게 일만의 군사를 내어주시오.”

“무슨 일로 그러십니까, 장군.”

“당군의 침입을 저지하렵니다.”

복신이 가만히 지수신의 얼굴을 주시했다.

“그리할 수는 없소. 가뜩이나 적은 군사를 둘로 나눌 수는 없는 노릇이오.”

“당연한 일이오. 군사를 이동한다면 모두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도대체 무엇 하자는 이야기입니까!”

복신에 이어 도침도 맞장구를 치자 지수신이 기가 차다는 듯 소리를 높였다.

지수신의 표정을 살피던 두 사람이 슬며시 한쪽으로 이동했다.

“어찌할까요, 스님.”

“어찌하긴요. 차라리 삼만의 병력 중에서 일만의 병력은 이곳에서 포위를 지속하고 우리가 이만의 병력을 이끌고 가서 당군의 침입을 저지합시다.”

“가능하겠소?”   

“어차피 당나라 군사들은 바다로 먼 길 오느라 매우 피곤한 지경에 처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잡아버립시다.”

둘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들이 군사를 이끌고 당군을 막겠다고 전했다.

“어디서 막을 겁니까?”

“당연히 웅진강 어구에 목책을 세우고 그들이 들어오면 섬멸해야지요.”

“웅진강 어구라고요!”

“그러하오.”

당당하게 대답하는 도침의 이야기에 지수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왜 우리 백제군이 애초에 당군에게 패한 지 아십니까?”

“그야 의자왕이 국정을 농단하고 계집에 오로지한 때문이지요.”

복신의 눈치를 살피며 도침이 말을 받았다.

“뭐요?”

“그러지 않으면 왜 그 먼 곳에서 온 당나라 군사를 당해내지 못했겠소?”

“백제군이 당군을 당해내지 못한 이유는 당군을 기벌포에서 치지 않고 웅진강으로 들였기 때문이오.”

“그 문제는 우리에게 맡기고, 당군을 섬멸하고 돌아올 터이니 사비성의 포위나 풀지 말고 기다리시오.”

복신이 무표정하게 말을 받자 순간 지수신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당신들 진정 백제의 중흥을 위하는 거요 뭐요!”

“무슨 소리요. 당연히 백제의 중흥을 위해 우리가 이 고생하는 걸 몰라 그러오.” 

“두 사람이 잘해보시오. 나는 주류성으로 돌아가겠소.”

말을 내뱉자마자 지수신이 고개를 돌렸다.

그를 살피던 복신과 도침이 잠시 숙의를 거듭했다.

결국 복신이 이만의 군사로 당군을 상대하고 도침이 나머지 일만의 군사로 사비성의 포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웅진강 어구에 도착한 복신이 두 개의 목책을 세우고 당군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호기롭게 당군의 접근을 기다리는 중에 척후병을 통해 먼저 그 사실을 알아챈 당군이 우회하여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순간 백제 군사들이 배수진을 친 상태로 당군을 맞이하게 되는 형국이 되고 퇴로가 막힌 상황에서 지리멸렬의 상태로 빠져들었다.

앞으로 나아가자니 당군의 칼과 창이 번뜩이고 뒤로 가자니 강이라 그야말로 독안에 든 쥐 꼴이 되고 말았다.

독안에 든 쥐

그 전투에서 일만이 넘는 군사를 희생한 복신이 간신히 사비성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도침과 합하고 당군의 진군 사실과 함께 포위를 풀고 다시 주류성으로 돌아갔다.

포위만 한 채 싸움 한번 해보지 못하고 백제군이 돌아가자 유인궤의 지원군이 도착한 관계로 사비성 안에 있던 신라군은 신라로 돌아갔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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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