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움직일 여야 정치거물 새해구상 <전모>

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 밟아야 산다


2009년 움직일 여야 정치 거물급 인사들이 새해 구상에 들어갔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흑 속에서 거물급 인사들의 향후 행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2기 프로젝트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각 당 대표와 당내 핵심 인사들은 과연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 2009년 정치권을 움직일 거물급 인사들의 새해 구상을 조명해봤다.

 
2009년 정치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거물급 인사들의 향후 행보다.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집권 2기 프로젝트 성공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 연설에서 “지금 당장의 위기도 극복해야 하지만, 위기 이후에 올 미래를 함께 대비하는 것이 올바른 국가전략이며 지금은 대안 없이 비난만 하거나 방관자로 머물 때가 아니라 적극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국회만 도와주면 경제 살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회 도움 없이는 경제 살리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 집권 2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2009년 정치권을 이끌 만한 정치인은 과연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여당의 수장인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를 꼽을 수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2009년 신년사를 통해 “소의 해를 맞아 한나라당은 ‘석전경우(石田耕牛:돌밭을 갈아매는 소)’처럼 경제 살리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15일, “대통령의 신화적 돌파력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지금도 엄청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런 대통령을 보좌하고 대통령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그런 내각의 행태를 보여야 한다. 대통령이 앞장서고 내각이 따르는 내각이 돼야 하고 경제회복이라는 고지를 점령하는 ‘돌격 내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강경모드 일색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는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고, 거의 다 벗어줬다. 우리에게 후퇴를 바란다면 안 만나는 게 좋다. 우리는 물러설 생각도 없고 물러설 땅도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박 대표가 국정운영에 있어서만큼은 이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얘기인 동시에 영락없는 ‘MB맨’으로 급부상하겠다는 얘기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중요 직책’을 맡고 있다. 여야가 MB법안을 놓고 입법 전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전쟁이다”라고 선포할 정도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 ‘이명박 정부’를 물심양면 도와주고 있을 정도다. 홍 원내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홍 원내대표와 청와대가 교신하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예산안과 법안 등이 야권의 반대를 무릅쓸 경우 ‘원안대로 가라’는 특명을 받고 움직일 정도다. 그만큼 홍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의 의중을 국회에 직접 전달하는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홍 원내대표가 법무부 장관 등을 희망하고 있는 만큼 한 자리를 꿰차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새해 구상에 대한 윤곽이 구체적으로 선 듯하다. 2008년은 매우 바쁜 시기를 보냈는데 이는 MB정부의 성공을 위한 행보나 마찬가지였다.

실제 정 최고위원 측 한 관계자는 “과거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파기와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자신의 세가 부족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MB맨으로 등극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즉 정 최고위원이 대권 플랜을 성사시키기 위해선 MB맨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여전히 최고위원은 설 자리가 없다. 그동안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던 것. 최고위원회의를 불참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자신의 입지부터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과 10월의 재보선에서 정 최고위원이 당의 승리를 위해 기여하고 독자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성공할 경우 2009년 기축년을 맞이하는 정 최고위원의 앞날은 ‘쾌청’ 그 자체다. 따라서 정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 집권 2기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정몽준계 한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도 MB 공신 중의 공신이다. 이 전 의원은 4월 총선에서 문국현 대표에게 패해 18대 국회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공천과정에서 친박계 인사들에게 ‘양날의 칼’을 휘두를 정도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2009년 이 전 의원의 행보는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전 의원의 행보는 이 대통령의 의중과 같다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왕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실제 이 대통령은 ‘불도저’, 이 전 의원은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로 불린다. 이들의 추진력은 대단하다. 때문에 이 전 의원이 복귀할 경우 한반도 대운하 추진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이 대통령의 의중에 숨어있는 ‘한반도 대운하 추진설’을 현실화시킬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특히 ‘이재오 1월 귀국설’이 나돌고 있고 새해에 복귀하는 만큼 나름의 새해 구상을 마쳤을 것이다.
이 전 의원은 “이상득 의원을 형님으로 모시겠다”는 등 당내 분란을 잠식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며 “정치 일선에서 떠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정치권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공성진 최고위원,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 등 친이재오계 인사들이 이 전 의원과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 ‘막후 사령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이 전 의원의 귀국은 정치권의 핵폭탄을 싣고 오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집권 2기 프로젝트 박희태-홍준표 주도…이재오 여건만 된다면…
정몽준 이명박 정부 협조체제 유지, "차기 대권 행보 위한 전초전"
박근혜-이명박 연대 추진?…때로는 협조 때로는 비협조체제 가동
정세균 반이명박 체제 적극 가동…"당 정체성·리더십 복원한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다른 곳에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다. 박 대표, 홍 원내대표, 이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더라도 박 전 대표의 지지 없이는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박 전 대표는 새해 정국 구상에 돌입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여야가 MB법안을 놓고 극한 대치를 보이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는 한마디의 언급도 없다. 하지만 아직 이 대통령과 등을 돌리지는 않았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친박계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 차기 대권 플랜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너무 일찍 등을 돌리면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천천히 시간적 여유를 두고 서로 다른 길을 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박 전 대표와 이 대통령간의 ‘이혼’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다만 그 시기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4월 재보궐 선거 승패에 따라 이 대통령과 서서히 등을 돌릴 것이라는 게 친박계 한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만큼 굳이 이 대통령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것.
또 이 전 의원의 귀국은 친박계 인사들이 친이계와 등을 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어차피 함께하지 못할 것이 분명한 만큼, 이를 명분삼아 친이-친박 갈등을 드러낸 뒤 향후 독자적인 행보를 취하겠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이 대통령의 집권 2기 프로젝트 성공 여부를 저울질 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 여야 인사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총재의 행보도 ‘큰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이 총재 역시 새해 구상의 일환으로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 체제로서는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권이 아닌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내비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총재의 다른 노림수는 무엇일까. ‘이회창-박근혜 연대설’이 그것이다. 고령의 나이가 대권 행보의 최대 걸림돌이 됨에 따라 박 전 대표와의 연대를 통해 황금분할 ‘땅따먹기’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 총재는 선거 시기에만 충청권에서 당 지지율이 15%정도로 올라가는 정당의 총재라는 점 때문에 기대하는 역할만큼의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기반도 견고하지 못했고, 이념기반도 단단하지 못했던 것. 게다가 정통보수층이 선진당과 한나라당으로 나뉘어 있는 것도 한몫 한다.
이에 반해 박 전 대표는 3년 후 있을 총선에서 주도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때문에 이 총재는 박 전 대표와의 연대를 통해 ‘대권 후보 박근혜, 당대표 이회창’이라는 회심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농후하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새해구상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 모양새다. MB법안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파행 정국의 근본 원인이 대통령의 국회 개입이다. 대통령은 한나라당 박 대표와 홍 원내대표를 수시로 불러 지시하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라도 중립적으로 의회의 품격과 권위를 지켜야 하는데 직권상정 등으로 동조하고 있다. 이런 불신이 어우러져 현 상황을 만들었다”고 여당과 청와대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른바 ‘MB악법’이라고 주장한 사항에 대해 반이명박 체제를 가동하며 연일 ‘재’를 뿌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까닭에 정 대표가 여-야 대치 국면에서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하면 그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실제 정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감은 ‘극치’에 달했다. 리더십뿐 아니라 당 정체성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오르내리면서 ‘퇴진론’까지 꿈틀거리고 있던 것. 정 대표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야성 회복’과 동시에 반이명박 체제를 전격적으로 가동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또 ‘뉴 민주당 플랜’으로 대변되는 당 쇄신작업의 성과 여부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 개최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 대표는 새해구상의 일환으로 반이명박 체제 가동과 함께 당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처럼 2009년 정치권을 움직일 여야 정치 거물급 인사들의 새해 구상은 나름대로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이들의 ‘역할론’이 향후 이명박 정국 운영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거물급 인사들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요즘이다.


 거물급 손학규-정동영 복귀설 추적
재보궐 선거 노려? 말어?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은 여전히 ‘거물급’ 인사로 통한다. 이들의 복귀에 따라 ‘인물 부재론’에 시달리는 민주당의 묵은 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이들의 복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손 전 대표는 4월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서 박진 한나라당 의원과 맞붙었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 이후 그는 정치 일선에서 떠났다.
실제 손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측근들을 서울 종로구의 한 선술집에 불러 막걸리로 서로의 마음을 달랬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좀처럼 정치권과 교류하지 않고 있다. 간혹 자신의 지역구인 종로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지만 가을 이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을 정도다.
정 전 장관 역시 마찬가지다. 4월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에게 대패하면서 쓰디쓴 ‘독배’를 마셔야 했다. 그 이후 유학길에 올랐다.
실제 정 전 장관은 미국 듀크대에서 유학 중이다. 측근 인사들과 전화통화를 한다는 얘기만 들릴 뿐 정치 일선에 나서는 것을 여전히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들의 복귀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재출마설’이 솔솔 나돌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손 전 대표는 수도권에서, 정 전 장관은 전주에서 재보선에 출마한다는 설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정 전 장관보다는 손 전 대표가 ‘재보선 승리’의 과실을 더 많이 먹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 전체 의원의 과반 이상이 ‘대안야당’을 지향하고 있어 이들과 함께 신주류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재보선을 놓치면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도 없다. 게다가 대선 출마에도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이들은 ‘신중론’을 내세우며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의 복귀 시나리오가 예정대로 성사된다면 민주당에서는 큰 힘을 얻을 뿐 아니라 반 이명박 체제를 가동하는데 한 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