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탐구> ‘연예대상’ 그랜드슬램 달성 ‘뚝사마’ 유재석

“오늘은 내가 받아도 되겠나?”

‘뚝사마’ 유재석이 지난 12월30일 열린 2008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면서 ‘연예대상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2005년 KBS 연예대상, 2006년 MBC 연예대상을 거머쥔 데 이어 2007년 <무한도전> 팀과 함께 공동수상하며 2연패를 달성한 유재석은 이날 SBS 연예대상 수상으로 지상파 방송3사 대상을 석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한편 2005년부터 4년 연속 대상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연예대상 3년 연속 수상은 방송인 개그맨 이경규 외 유재석이 유일하다. 유재석은 이경규가 2000, 2004, 2005년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데 더해 4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전성기임을 입증했다.


올 한 해 SBS 연예 오락 프로그램을 총정리하는 2008 S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은 <패밀리가 떴다>로 맹활약, 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유재석은 현재 SBS뿐 아니라 KBS 2TV <해피투게더3>,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무한도전> 등 방송 3사의 간판 오락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최고의 흥행 파워임을 입증하고 있다.

유재석은 이날 수상소감에서 “신인 시절을 많이 반성했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최고가 되고 싶어 했었고, 늘 주변 상황을 탓했던 걸 반성했다. 늘 혼자만 빛나려, 혼자만 잘먹고 잘살려 하지 않겠다. 많은 분들과 함께 시청자들께 늘 큰 웃음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C를 맡고 있는 <패밀리가 떴다> 제작진에 감사의 말을 전한 유재석은 이어 “내 인생에 있어서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 호동이 형, 김제동 씨, 이경규, 김용만 등 큰 형님들에게도 감사한다”며 “부족한 저에게 개그맨의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해준 시청자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지금은 최고봉의 위치에 오른 유재석이지만 수상소감에서 밝혔듯 동료 개그맨 김용만이 아니었더라면 유재석에게 오늘과 같은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김용만과 유재석은 1991년 KBS 제1회 대학개그제에서 대상과 장려상을 받고 연예계에 입문한 입사 동기. 유재석은 KBS 입사 후 방송 5분 출연을 위해 일주일을 밤을 새워 연습하는 고달픈 신인 시절을 6개월간 계속해오다 일에 회의를 느끼고 방송국을 떠나 김태균(컬투)과 함께 호프집에서 서빙을 했다.
이때 유재석을 설득한 사람이 바로 김용만. 김용만은 김수용, 박수홍 등 대학개그제 동기들과 함께 유재석이 일하는 호프집을 찾아가 “그렇게 고생하고선 여기서 그만두면 어떻게 하냐”며 혼을 내면서 “언젠가는 기회가 꼭 찾아올 것이다”라고 다독여 유재석을 다시 방송국으로 데리고 왔다.
김용만은 이후에도 승승장구했지만 유재석의 무명시절은 한동안 계속됐다. 김용만은 유재석이 좌절하지 않도록 친형처럼 곁에서 보살피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고 공을 들여 오늘날의 유재석이 있게끔 만들었다. 유재석은 지난 2003년 김용만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때 자신의 일인 양 기쁨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유재석은 1991년 데뷔 이후 무명의 설움도 겪었지만 그의 착한 심성과 넘치는 유머로 남녀노소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모든 연령층의 팬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현재 국내 톱 MC이자 개그맨이지만 언제나 우리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와 지금의 유재석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2008 SBS 연예대상 시상식 후 평소 사람 좋기로 소문난 유재석은 자신의 팬 카페에 송년 인사 겸 이번 대상 수상에 대한 답례 인사를 남겨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이 글에서 유재석은 “늘상 저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라고 말문을 연 뒤 “제가 많은 분들께 보답하는 길은 앞으로도 열심히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 열심히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네요. 죄송합니다”라며 “2009년 정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웃는 일만 생기시길 바랍니다. 저도 2009년엔 더욱더 많은 분들께 즐거운 웃음을 드리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금까지 개그맨 할 수 있게 도와준 이경규·김용만에 감사
방송 일에 회의 느껴 잠시 외도… 호프집에서 서빙 하기도

유재석은 마지막으로 “정말 분에 넘치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제 어릴 적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신 많은 분들께 이렇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라며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2008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유재석의 한결같은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그의 성실함과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를 꼽을 수 있다.
방송을 함께 해본 동료 연예인들은 “그렇게 좋은 사람은 처음 본다. 연예인으로서 혼신의 힘을 다한다. 녹화가 길어지거나 하면 후배들 다독여주고 잘 챙겨준다. 한결같은 사람이다”라고 유재석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대다수 연예인들은 유재석의 마음 씀씀이와 방송에 임하는 자세 등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방송에서의 모습과 실제 모습이 일치하는 사람이다”라며 “진실한 모습과 늘 겸손한 자세 등을 견지해 방송가에서도 적이 별로 없는 친구”라고 소개했다.
유재석 전성시대를 이끈 또 하나의 요인으로 그의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프로 정신을 꼽을 수 있다.
<패밀리가 떴다>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위해 자신이 망가지는 걸 좋아한다. 타인의 의도가 아니라 자신이 정말로 그걸 좋아하는 것이란 느낌을 받는다. 방송을 위해 희생할 줄 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유재석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스스로를 던진다.
유재석의 인기 순항에 겸손함과 친화적인 성격 등 인간적인 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방송인 표영호는 그의 미니홈피에 유재석에 대한 느낌을 전하며 “겉과 속이 같은 사람, 뜨고 나서도 한결 같은 사람, 인간미 물씬 풍기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한 바 있다.
유재석은 타고난 MC라기보다는 노력형에 가깝다. 요즘도 특집 방송 때마다 나오는 <연예가중계> 리포터 시절의 유재석은 말더듬기 실수를 반복했다. 당시 진행자인 임백천이 이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포착됐을 정도다. 유재석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유재석은 신동엽이 정상급 MC들과 함께 만든 DY엔터테인먼트 출범식에서 목소리가 안 나와 애를 먹는 광경을 많은 기자들이 목격했다. 전날 <일요일이 좋다-X맨을 찾아라>를 녹화하느라 목이 완전히 쉬어버린 것이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도 매번 목이 쉰다고 하니 역시 ‘프로페셔널’이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MBC <무한도전>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유재석에게는 더 풀어져도 괜찮은데 너무 긴장하면서 사는 것 같다”며 “옆에서 보기에 힘들어 보일 때가 있다. 더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힘들었던 시절을 거쳐 다재다능함과 성실함 등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유재석의 재치 있고 순발력 넘치는 입담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민 MC 양강 체제 ‘유재석-강호동’ 
‘라이벌’이 있기에 더욱 빛난다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선수 옆에는 항상 최고의 ‘라이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국민 MC 유재석 옆에는 강호동이라는 최고의 동반자이자 라이벌이 존재하고 있다.
2008년 유재석과 팽팽한 양강 체제를 이루며 국민 MC의 권좌를 양분했던 강호동은 연말 방송 3사 중 KBS와 MBC 2개의 연예대상 트로피와 함께 ‘예능판’을 번쩍 들어올리며 ‘웃음판 천하장사’로 등극했다.
강호동은 KBS 연예대상 수상 소감을 통해 “재석아, 이 상 내가 받아도 되겠나”라며 유재석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그는 시청률과 완성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는 성과를 거두며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강호동만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해피선데이>는 지난 7월20일 최고 41.2%를 기록하며 올해 전체 프로그램의 분 단위 시청률 리스트에서 <무한도전>(MBC·9월2일 36%)을 크게 앞질렀다. 기존 토크쇼의 포맷을 깬 <무릎팍도사>에서는 단도직입적이면서도 위악적인 질문을 통해 게스트들로부터 오히려 진솔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최근 SBS <일요일이 좋다>의 시청률이 <해피선데이>를 앞서고 있지만 간판 코너인 <패밀리가 떴다>와 <1박2일>만 놓고 보면 두 프로그램 모두 20%대를 기록, 어느 한 쪽의 우세를 말하기 힘들다.
방송계에서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대변되는 유재석과 달리 강호동의 리더십은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두 얼굴의 카리스마’에 있다고 분석한다.
<1박2일>의 동료 이수근은 강호동에 대해 “포용력이 대단하다. 어려운 일을 몸소 부딪치고 이겨내는 진정한 방송인이다. 또 개인의 장점을 끄집어낼 줄 아는 능력이 뛰어나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큰 목소리와 사투리 억양도 그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강호동은 1970년생의 천하장사 출신의 씨름 선수로 1993년 MBC를 통해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유재석은 1972년생으로 1991년 KBS 대학개그제 출신이다. 나이는 강호동이 두 살 많지만 데뷔는 유재석이 두 해 먼저 한 셈. SBS <일요일이 좋다-X맨> 코너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기도 했던 두 남자는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곳에서 강호동을 바라보는 사람은 그를 어떻게 평가할까.
MBC <황금어장>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녹화 시간이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인기의 비결일 것이다”라고 주저 없이 말하며 “일하는 순간만큼은 자만하지 않고 정말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강호동의 장점으로 “파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릎팍도사>의 의상을 입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고 본인도 처음에는 꺼렸으나 ‘정말 재미있다. 시청자가 많이 웃을 것이다’라는 한마디에 바로 받아 들였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유재석과의 차이점에 대해 “일에 있어서 유재석은 처음부터 제작진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계속 회의에 참석해 꼼꼼하게 체크하는 편이다. 반면 강호동은 처음에 설득하기가 어렵지만 한번 마음을 먹고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다음은 제작진에 맡기는 스타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재석은 술을 한 잔도 안 하지만 강호동은 술을 좋아하는 것처럼 평소 성격도 다른 면이 많다”며 “유재석이 자기 관리가 철저하며 오히려 자신의 원칙에 대해서는 더 고집이 더 세고, 강호동은 어떤 면에서 보면 마음이 약하다”고 말했다.
예능계 절친한 선후배 사이이자 상반되는 진행 스타일로 눈길을 끌고 있는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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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