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탐구> ‘연예대상’ 그랜드슬램 달성 ‘뚝사마’ 유재석

“오늘은 내가 받아도 되겠나?”

‘뚝사마’ 유재석이 지난 12월30일 열린 2008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면서 ‘연예대상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2005년 KBS 연예대상, 2006년 MBC 연예대상을 거머쥔 데 이어 2007년 <무한도전> 팀과 함께 공동수상하며 2연패를 달성한 유재석은 이날 SBS 연예대상 수상으로 지상파 방송3사 대상을 석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한편 2005년부터 4년 연속 대상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연예대상 3년 연속 수상은 방송인 개그맨 이경규 외 유재석이 유일하다. 유재석은 이경규가 2000, 2004, 2005년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데 더해 4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전성기임을 입증했다.


올 한 해 SBS 연예 오락 프로그램을 총정리하는 2008 S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은 <패밀리가 떴다>로 맹활약, 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유재석은 현재 SBS뿐 아니라 KBS 2TV <해피투게더3>,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무한도전> 등 방송 3사의 간판 오락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최고의 흥행 파워임을 입증하고 있다.

유재석은 이날 수상소감에서 “신인 시절을 많이 반성했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최고가 되고 싶어 했었고, 늘 주변 상황을 탓했던 걸 반성했다. 늘 혼자만 빛나려, 혼자만 잘먹고 잘살려 하지 않겠다. 많은 분들과 함께 시청자들께 늘 큰 웃음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C를 맡고 있는 <패밀리가 떴다> 제작진에 감사의 말을 전한 유재석은 이어 “내 인생에 있어서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 호동이 형, 김제동 씨, 이경규, 김용만 등 큰 형님들에게도 감사한다”며 “부족한 저에게 개그맨의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해준 시청자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지금은 최고봉의 위치에 오른 유재석이지만 수상소감에서 밝혔듯 동료 개그맨 김용만이 아니었더라면 유재석에게 오늘과 같은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김용만과 유재석은 1991년 KBS 제1회 대학개그제에서 대상과 장려상을 받고 연예계에 입문한 입사 동기. 유재석은 KBS 입사 후 방송 5분 출연을 위해 일주일을 밤을 새워 연습하는 고달픈 신인 시절을 6개월간 계속해오다 일에 회의를 느끼고 방송국을 떠나 김태균(컬투)과 함께 호프집에서 서빙을 했다.
이때 유재석을 설득한 사람이 바로 김용만. 김용만은 김수용, 박수홍 등 대학개그제 동기들과 함께 유재석이 일하는 호프집을 찾아가 “그렇게 고생하고선 여기서 그만두면 어떻게 하냐”며 혼을 내면서 “언젠가는 기회가 꼭 찾아올 것이다”라고 다독여 유재석을 다시 방송국으로 데리고 왔다.
김용만은 이후에도 승승장구했지만 유재석의 무명시절은 한동안 계속됐다. 김용만은 유재석이 좌절하지 않도록 친형처럼 곁에서 보살피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고 공을 들여 오늘날의 유재석이 있게끔 만들었다. 유재석은 지난 2003년 김용만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때 자신의 일인 양 기쁨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유재석은 1991년 데뷔 이후 무명의 설움도 겪었지만 그의 착한 심성과 넘치는 유머로 남녀노소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모든 연령층의 팬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현재 국내 톱 MC이자 개그맨이지만 언제나 우리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와 지금의 유재석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2008 SBS 연예대상 시상식 후 평소 사람 좋기로 소문난 유재석은 자신의 팬 카페에 송년 인사 겸 이번 대상 수상에 대한 답례 인사를 남겨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이 글에서 유재석은 “늘상 저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라고 말문을 연 뒤 “제가 많은 분들께 보답하는 길은 앞으로도 열심히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 열심히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네요. 죄송합니다”라며 “2009년 정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웃는 일만 생기시길 바랍니다. 저도 2009년엔 더욱더 많은 분들께 즐거운 웃음을 드리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금까지 개그맨 할 수 있게 도와준 이경규·김용만에 감사
방송 일에 회의 느껴 잠시 외도… 호프집에서 서빙 하기도

유재석은 마지막으로 “정말 분에 넘치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제 어릴 적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신 많은 분들께 이렇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라며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2008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유재석의 한결같은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그의 성실함과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를 꼽을 수 있다.
방송을 함께 해본 동료 연예인들은 “그렇게 좋은 사람은 처음 본다. 연예인으로서 혼신의 힘을 다한다. 녹화가 길어지거나 하면 후배들 다독여주고 잘 챙겨준다. 한결같은 사람이다”라고 유재석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대다수 연예인들은 유재석의 마음 씀씀이와 방송에 임하는 자세 등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방송에서의 모습과 실제 모습이 일치하는 사람이다”라며 “진실한 모습과 늘 겸손한 자세 등을 견지해 방송가에서도 적이 별로 없는 친구”라고 소개했다.
유재석 전성시대를 이끈 또 하나의 요인으로 그의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프로 정신을 꼽을 수 있다.
<패밀리가 떴다>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위해 자신이 망가지는 걸 좋아한다. 타인의 의도가 아니라 자신이 정말로 그걸 좋아하는 것이란 느낌을 받는다. 방송을 위해 희생할 줄 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유재석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스스로를 던진다.
유재석의 인기 순항에 겸손함과 친화적인 성격 등 인간적인 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방송인 표영호는 그의 미니홈피에 유재석에 대한 느낌을 전하며 “겉과 속이 같은 사람, 뜨고 나서도 한결 같은 사람, 인간미 물씬 풍기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한 바 있다.
유재석은 타고난 MC라기보다는 노력형에 가깝다. 요즘도 특집 방송 때마다 나오는 <연예가중계> 리포터 시절의 유재석은 말더듬기 실수를 반복했다. 당시 진행자인 임백천이 이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포착됐을 정도다. 유재석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유재석은 신동엽이 정상급 MC들과 함께 만든 DY엔터테인먼트 출범식에서 목소리가 안 나와 애를 먹는 광경을 많은 기자들이 목격했다. 전날 <일요일이 좋다-X맨을 찾아라>를 녹화하느라 목이 완전히 쉬어버린 것이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도 매번 목이 쉰다고 하니 역시 ‘프로페셔널’이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MBC <무한도전>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유재석에게는 더 풀어져도 괜찮은데 너무 긴장하면서 사는 것 같다”며 “옆에서 보기에 힘들어 보일 때가 있다. 더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힘들었던 시절을 거쳐 다재다능함과 성실함 등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유재석의 재치 있고 순발력 넘치는 입담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민 MC 양강 체제 ‘유재석-강호동’ 
‘라이벌’이 있기에 더욱 빛난다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선수 옆에는 항상 최고의 ‘라이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국민 MC 유재석 옆에는 강호동이라는 최고의 동반자이자 라이벌이 존재하고 있다.
2008년 유재석과 팽팽한 양강 체제를 이루며 국민 MC의 권좌를 양분했던 강호동은 연말 방송 3사 중 KBS와 MBC 2개의 연예대상 트로피와 함께 ‘예능판’을 번쩍 들어올리며 ‘웃음판 천하장사’로 등극했다.
강호동은 KBS 연예대상 수상 소감을 통해 “재석아, 이 상 내가 받아도 되겠나”라며 유재석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그는 시청률과 완성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는 성과를 거두며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강호동만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해피선데이>는 지난 7월20일 최고 41.2%를 기록하며 올해 전체 프로그램의 분 단위 시청률 리스트에서 <무한도전>(MBC·9월2일 36%)을 크게 앞질렀다. 기존 토크쇼의 포맷을 깬 <무릎팍도사>에서는 단도직입적이면서도 위악적인 질문을 통해 게스트들로부터 오히려 진솔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최근 SBS <일요일이 좋다>의 시청률이 <해피선데이>를 앞서고 있지만 간판 코너인 <패밀리가 떴다>와 <1박2일>만 놓고 보면 두 프로그램 모두 20%대를 기록, 어느 한 쪽의 우세를 말하기 힘들다.
방송계에서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대변되는 유재석과 달리 강호동의 리더십은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두 얼굴의 카리스마’에 있다고 분석한다.
<1박2일>의 동료 이수근은 강호동에 대해 “포용력이 대단하다. 어려운 일을 몸소 부딪치고 이겨내는 진정한 방송인이다. 또 개인의 장점을 끄집어낼 줄 아는 능력이 뛰어나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큰 목소리와 사투리 억양도 그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강호동은 1970년생의 천하장사 출신의 씨름 선수로 1993년 MBC를 통해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유재석은 1972년생으로 1991년 KBS 대학개그제 출신이다. 나이는 강호동이 두 살 많지만 데뷔는 유재석이 두 해 먼저 한 셈. SBS <일요일이 좋다-X맨> 코너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기도 했던 두 남자는 실제로도 절친한 사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곳에서 강호동을 바라보는 사람은 그를 어떻게 평가할까.
MBC <황금어장>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녹화 시간이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인기의 비결일 것이다”라고 주저 없이 말하며 “일하는 순간만큼은 자만하지 않고 정말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강호동의 장점으로 “파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릎팍도사>의 의상을 입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고 본인도 처음에는 꺼렸으나 ‘정말 재미있다. 시청자가 많이 웃을 것이다’라는 한마디에 바로 받아 들였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유재석과의 차이점에 대해 “일에 있어서 유재석은 처음부터 제작진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계속 회의에 참석해 꼼꼼하게 체크하는 편이다. 반면 강호동은 처음에 설득하기가 어렵지만 한번 마음을 먹고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다음은 제작진에 맡기는 스타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재석은 술을 한 잔도 안 하지만 강호동은 술을 좋아하는 것처럼 평소 성격도 다른 면이 많다”며 “유재석이 자기 관리가 철저하며 오히려 자신의 원칙에 대해서는 더 고집이 더 세고, 강호동은 어떤 면에서 보면 마음이 약하다”고 말했다.
예능계 절친한 선후배 사이이자 상반되는 진행 스타일로 눈길을 끌고 있는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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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업체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업체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도자료를 쓴 의원실 보좌관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요시사>가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봤다. 국회의원은 최고 헌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동시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법률을 만들고 개정하는 입법 기능 외에도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종’으로서 국회의원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활동 상황을 보고한다. 국회의원 민원 창구? 국회의원 이름으로 하루에도 수건씩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법안을 발의하거나 지역구 예산을 수주했다는 내용,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다. 언론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로 작성한다. 언론 보도는 사정기관의 감사나 수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실에서 나온 보도자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정부 기관, 그 기관과 일하는 업체 등이 후폭풍에 휘말렸다. 보도자료를 받아 쓴 일부 매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됐다. 언론사 기자들의 이메일로 배포된 보도자료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4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실 오모 보좌관은 ‘경찰청, 순찰차 납품 지연 및 특정 업체 유착 의혹에도 자료 제출 거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냈다. 신정훈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찰청은 행정안전위원회의 피감기관이다. 순찰차는 일반 차량에 특장 작업을 거쳐 경찰청에 납품된다. 멀리서도 순찰차임을 확인할 수 있는 리프트 경광등을 달고 겉면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데칼’ 작업을 거쳐 수배·체납·도난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멀티캠을 내부에 다는 등의 작업을 거친다. 순찰차 한 대를 특장하는 데 약 1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0여대의 노후 순찰차가 교체된다.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기 위해 총 491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중 약 225억원 상당인 343대가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납품업체의 문제로 순찰차 납품이 늦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발주 기관인 경찰청은 지체상금 부과,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경찰청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정훈 의원실은 ‘공공계약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의 “경찰청이 계약성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데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법적 의무의 명백한 방기”라며 “이 정도 사안이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직권남용과 배임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코멘트를 인용했다. 순찰차 납품 과정 지적 해당업체 “사실과 달라” 납품업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정훈 의원실은 “동일한 지배 구조를 가진 Y사(보도자료에는 A사)와 N사(B사)가 10여년간 경찰청의 대형 계약을 반복적으로 수주해 왔다”며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의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내정 또는 담합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및 ‘입찰 방해’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N사는 Y사의 임직원이 만든 회사로 두 업체는 모회사-자회사 관계다. 신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치안 장비 도입 사업이 법적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채 일부 업체에 특혜로 왜곡되고 있다”며 “기존 계약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발주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몇몇 언론이 기사를 냈다. 보도 이후 납품업체인 Y사가 보도자료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 법무부 등에 차량을 개조해 납품하는 특장업체다. Y사 관계자는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전, 기사가 나가기 전에 신정훈 의원실이나 언론으로부터 단 한 차례의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오 보좌관을 만나 사실과 다른 부분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아무것도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에 관련 보도가 한 차례 더 나갔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청과 직접 계약을 맺거나 현대자동차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형태로 이번 납품에 참여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현대자동차로부터 616대(소나타), Y사로부터 73대(스타리아 37대, 넥쏘 36대), N사로부터 270대(아이오닉 181대, 그랜저 89대) 등 총 959대를 납품받았다. Y사 관계자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지적한 납품 지연과 검사 불합격에 대해 “제작은 이미 완료됐고 출고를 기다리던 중에 검사 하나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검사를 요청하는 식으로 5개월 동안 시간을 끌었다”며 “2015년부터 경찰청에 순찰차를 납품해 왔지만 이번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납기에 늦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N사의 계약 차량은 납품까지 5개월 넘게 걸렸고 H사의 계약 차량은 검사 하루 만에 출고 처리됐다”며 “그동안 경찰청 검사가 미진했다고 주장하려면 우리든 H사든 같은 잣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사실 확인 안 했다? H사는 순찰차에 설치하는 리프트 경광등을 제작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Y사와 N사가 담합해 경찰청 계약을 10년 동안 수주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청은 조달사업법에 따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우선 구매 제도를 통해 (업체들과) 계약했다. 나라장터에 물건을 올리면 경찰청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라면서 “우리와 N사는 같은 차종으로 경쟁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오 보좌관은 순찰차 사업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를 고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시정되지 않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서실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공무원이 어떤 업무를 하다가 다소간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관행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인정하고 시정하면 끝까지는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순찰차 관련 문제를 (경찰청에)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고쳐지지 않았다. 1차 차량 검사에서 불합격이 나왔는데 2차 검사를 할 때 보니 1차에서 나온 문제가 하나도 시정되지 않았다. 3차 검사는 나도 모르게 진행됐다. 시험성적서를 달라는 말에도 개인 정보를 이유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납품한 순찰차에 설치된 경광등이 사양서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오 보좌관은 “리프트 경광등의 핵심 기능은 주야간 150m 구간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납품된 것은 그게 안 된다. 30m만 떨어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순찰차에 치명적인 장애”라고 비판했다. Y사 관계자는 “사양서가 존재하는데 30m 밖에서 안 보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찰청에서 3회가량 시연회를 진행했고 현장에서도 더 밝다는 의견이 있었다. 경광등이 사양서와 일부 맞지 않는 건 애초에 사양서 자체가 H사의 제품에 맞춰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H사의 경광등이 경찰청 순찰차 사양서에 적용돼 2015년부터 2024년, 우리와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10여년간 독점적으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고장이 잦아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이 관계자는 “이번 일이 일어난 것도 H사가 자사의 경광등을 납품하기 위해 오 보좌관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게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 안 해” “문제 없다” 순찰차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경광등이 아닌 다른 업체의 것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H사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번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Y사 관계자는 “2022~2023년 H사 경광등에 문제가 발생해 현대자동차가 납기를 놓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일을 계기로 지난해 5~6월 경광등 납품업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Y사 역시 H사와 경광등 발주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Y사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H사에 경광등 발주 견적서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납기가 (지난해) 12월12일까지라 우리한테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11월15일 경찰청과 경광등 업체를 바꾸는 문제로 협의를 진행했고, 11월26일에 바뀐 업체의 경광등으로 우리 공장에서 시연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H사는 순찰차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을 ‘민원’을 통해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H사 대표가 신정훈 의원실 오 보좌관을 만나 억울함을 토로했고 그 내용이 지난 5월 나온 보도자료의 배경이 됐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오 보좌관은 처음에는 민원을 받아 보도자료를 작성한 게 아니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H사 대표를 만났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8월경 지역의 향우회장과 함께 H사의 대표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 보좌관이 경찰청의 순찰차 사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오 보좌관은 지난 5월14일에 나온 보도자료에 대해 묻자 “지난해 8월부터 이 문제를 파고 있었다”며 “내부에서 나온 정보도 있고 경찰청에서도 (순찰차 사업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로 경찰청 관계자를 30~40번 만났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H사 대표가 같은 시기 신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나주시·화순군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신 의원의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H사 대표는 지난해 8월22일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 의원은 2014년 7월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20대(2020년), 21대(2024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2014~2016년, 2020~2024년 등 신 의원이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동안 H사 대표가 후원금을 낸 건 지난해 8월이 유일하다. 경광등 업체 변경 문제 때문? “사기업 갈등에 보좌관이 왜?” 오 보좌관은 H사 대표가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면서 “회계를 관리하는 직원은 나주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 대표에 대해 “이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정치후원금 모금 한도) 3억원 중에 5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해서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에 매달리겠느냐”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업체의 문제 제기가 합당하다고 생각했고, 자료를 받아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경찰차 특장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뛰어드는 업체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맨날 같이 했던 업체를 빼버리면 가만히 있겠나. 나는 Y사가 욕심을 부리면서 이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해왔던 곳과 똑같이 하면 되지, 더 이익을 취하려 하느냐”고 되물었다. 업체 간 중재의 의도도 있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일을 잘하신다는 말을 들어서 후원금을 냈다. 지금 이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사업을 접을까 생각할 정도로 머리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오 보좌관을 만나 민원을 넣었는지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Y사는 신정훈 의원실발 보도자료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Y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에 납품하는 제품을 만드는 건 맞지만, 엄연히 사기업 간 일어난 일에 국회 보좌진이 개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기사가 나간 이후 우리 회사는 경제, 이미지 부분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청과 지체상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업체 문제로 인한 지연이 결정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보관을 위한 토지 대여료가 1억2000만원 정도 나갔다. 무엇보다 자회사인 N사의 신용등급 하락, 기사로 인한 이미지 훼손 등 무형적인 피해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했다. 받아쓴 언론 “취하해 달라” 한편 Y사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나간 보도자료로 기사를 작성한 매체 3곳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Y사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국민에게 경찰 장비 도입 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신청인(Y사)의 업무 수행 능력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해 치안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 정정보도를 구한다”고 조정을 신청했다. Y사 관계자는 “2곳의 매체에서 ‘기사를 내릴 테니 소를 취하해 달라’는 내용의 답변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