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특집④> 새해소망 1위 ‘로또당첨꿈’ 완전해부

‘일확천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치 않는 소망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오늘도 많은 이들은 로또판매대로 달려가 번호를 찍고 있다. 불황으로 쪽박 찬 이들이 늘수록 대박을 바라는 소망은 더욱 간절해지고 있다. 이는 새해에도 변함없을 전망이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9년 이루고 싶은 소원 1위로 ‘로또당첨’이 꼽혔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노력하기보다는 한방에 큰돈을 거머쥐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면 로또당첨을 위해선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실제로 로또에 당첨돼 일확천금을 얻은 이들은 전날 꿨던 꿈과 로또를 구매한 장소 등의 조건을 무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대박을 만든 ‘대박꿈’을 분석했다.

새해가 밝아오면 누구나 올해 이루고 싶은 소원을 생각한다. 취업성공, 가족건강, 다이어트, 주식대박 등 가지각색의 소망이 있겠지만 가장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늘 자리하고 있는 소원은 원하는 모든 것을 한방에 이뤄 줄 ‘로또 1등 당첨’이다.

이는 연초마다 벌이는 설문조사 결과로도 나타난다. 올해 역시 많은 이들이 이루고 싶은 소망으로 로또당첨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포털사이트 이지데이가 네티즌 2367명을 대상으로 ‘램프의 요정 지니가 2009년에 소원 한 가지를 들어준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한 결과 72%인 1707명이 ‘로또 당첨’이라고 답한 것. 경제가 침체기에 빠지면서 주춤했던 로또판매율이 높아진 것도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줬다.

길몽 꾼 다음날이면
복권 생각부터

실제 로또 당첨을 위해 사람들은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인다. 단순히 자신의 운에 기대고 떠오르는 숫자를 로또번호표에 기입하는 사람들부터 과학적 분석기법을 통해 당첨번호를 예측하는 사람들까지 그 비법도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람들이 로또당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는 것은 ‘좋은 꿈’이다. 세월이 지나고 시대가 바뀌어도 간밤에 토실토실한 돼지가 등장하는 꿈을 꾸면 눈뜨기 무섭게 로또나 복권 판매대로 달려가기 바쁘다.

그러면 실제로 로또 1등에 당첨된 이들은 어떤 꿈을 꿨을까. 돼지꿈이 복권당첨 꿈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높은 길몽은 돼지꿈이 아닌 ‘조상 꿈’이다. 안 되는 건 다 조상 탓이라는 말은 로또에서만큼은 해당사항이 아니다.


실제 로또복권 1등 당첨자들의 꿈을 분석해 본 결과 24.1%가 돌아가신 부모님 등 조상과 관련된 꿈을 꾸고 난 후 행운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터넷 로또사이트 로또리치가 “로또당첨이 되었을 때 꾼 꿈은”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6%가 “돌아가신 부모님 등 조상과 관련된 꿈”을 꾸고 로또에 당첨됐다고 응답해 조상 꿈이 재물 운으로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조상 꿈을 꾸고 로또에 당첨된 사례는 숱하게 존재한다. 전남에 사는 자동차 정비사 H모씨도 조상 꿈을 꾼 후 로또복권 14회 차에 1등으로 당첨돼 93억원의 당첨금을 수령한 경우다.

평소 정비일로 늦게 귀가하던 H씨. 그러나 로또복권을 사기 하루 전날은 할아버지의 제삿날이라 여느 때와는 달리 일찍 집에 와 제사준비를 했다. 제사가 끝난 뒤 그는 자신을 따뜻하게 돌봐 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잠이 들었고 그날 밤 꿈에 새하얀 두루마기를 입은 할아버지가 H씨의 꿈속에 나타나 H씨의 손을 꼭 잡았다고 한다.

보통 때는 일이 힘들어 꿈을 꾸지 않고 깊은 잠에 빠져들기 일쑤였다는 H씨에게 그날 꿈은 예사롭지 않았다고. 꿈을 꾼 다음 날, 할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생생해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던 H씨는 1만원어치의 로또를 구입했다. 그러나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추첨방송도 보지 않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 꿈속에서 할아버지가 또 다시 나타나 H씨의 손을 잡아주었다고 한다.

잠에서 깬 H씨는 뭔지 모를 예감이 들어 눈을 뜨기가 무섭게 신문을 찾았고 신문 속에서 1등번호와 자신이 찍었던 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등장한 꿈을 꾸고 로또 2등에 당첨된 김모씨도 조상꿈 덕을 톡톡히 본 경우다. 작은 사업을 하던 서울시 노원구에 사는 김씨는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압류가 걸리고 금융거래가 정지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꿈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나 커다란 보따리 두 개를 안겨주고 홀연히 사라졌다.


김씨는 그 다음 날 저녁 자신의 생일과 전화번호를 조합해 로또추첨 세 시간 전에 부랴부랴 복권을 구입했다. 그리고 그날 추첨방송에서 자신이 6개의 당첨번호 중 5개를 맞추고 보너스 번호까지 얻어 2등에 당첨된 것을 알게 된다.

이로써 김씨는 2억1000만원의 당첨금을 받게 됐다. 김씨는 “살아계실 때 나를 귀여워 해 주시던 할머니가 내게 준 선물이라 생각한다”며 당첨소감을 밝혔다.

조상 꿈 다음으로 많은 당첨자들이 꾼 꿈은 숫자와 관련된 꿈이다. 12.7%의 당첨자가 꿈에서 본 숫자로 당첨이 됐다고 응답했다.

한때 잘나가던 트롯가수였던 진요근 씨도 꿈에서 어머니가 가르쳐 준 번호로 한회에 2, 3, 4, 5등에 나란히 당첨된 경우다. 진씨는 190회 로또에서 14, 15, 18, 30, 31, 44번으로 2등에 당첨됐다. 총 당첨금은 5400만원가량이었다.
진씨는 로또 당첨 이틀 전, 잠을 자다 작고한 모친이 나타나는 꿈을 꿨다. 꿈속에서 어머니는 “요근아, 이제 너의 일이 다 잘 될 거다. 좋은 일만 생길 것이니 너무 걱정말라”는 말을 남겼다.

꿈에서 본 숫자들
실제로 당첨 숫자

그리고 이튿날에도 진씨의 꿈속에서는 어머니가 나타났고 사라지는 어머니 뒤로 숫자가 지나간 것. 진씨는 기억을 되살려 꿈에서 본 번호를 로또번호표에 기입했고 이 같은 행운을 맛봤다. 진씨는 “어머니가 1등 번호를 다 알려주신 것 같은데 내가 기억을 못한 것 같다. 그러나 1위가 아니라도 지금의 이 행운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대전에 사는 주부 김모씨도 꿈에서 본 번호를 조합해 만든 로또 60개 계좌가 모두 당첨되는 대박을 터트렸다. 김씨는 제52회 로또복권 추첨일 새벽, 옷을 곱게 차려입은 아주머니가 아이들의 나이를 알려주는 꿈을 꾼 뒤 집 근처 로또가게에 가 12만원어치의 로또 60개 계좌를 구입했다.

당시 꿈에 등장한 아주머니는 “아이가 2명 있는데 한명은 4살이고 다른 한 명은 중학생”이라고 말했고 김씨는 아이들 2명에서 2번, 4살에서 4번, 중학생의 나이인 14에서 16번 중 1, 2개 숫자, 그 날 날짜였던 29번 등의 번호를 모두 표시하고 나머지 숫자는 자동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로또추첨을 TV로 지켜보던 김씨 가족은 번호가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행운의 숫자 6개가 2, 4, 15, 16, 20, 29번이었던 것.

이에 김씨는 5개 숫자를 맞힌 3등에 4개 계좌(계좌당 당첨금 388만7200원), 4개를 맞힌 4등에 40개 계좌(15만원), 3개를 맞힌 5등 16개 계좌(1만원)등 60개의 계좌가 모두 당첨되는 기적을 안았다. 김씨가 이날 수령한 당첨금은 모두 2170만8800원. 1개의 숫자만 더 맞췄더라면 인생역전도 꿈꿔볼 만했다.

돼지 등 동물이 나오는 꿈도 빼놓을 수 없는 복꿈. 로또 1등 당첨자의 11.5%가 동물과 관련된 꿈을 꾼 뒤 행운을 얻었다.

전남 광주의 김모씨도 새끼 밴 돼지꿈을 꾸고 4억2000만원의 복권에 당첨된 케이스다. 자영업을 하며 번번이 실패의 쓴잔을 맛보던 김씨는 잠시나마 어려운 현실을 잊고자 꾸준히 주택복권을 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간밤에 새끼 밴 돼지가 안방에 들어와 밥을 먹는 꿈을 꿨다. 돼지꿈은 난생 처음 꿔봤던 김씨는 눈뜨자마자 광주시 충장로의 한 복권 가판대에서 주택복권 3장을 구입했다.


당첨자 발표 일을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 김씨. 그리고 월요일 아침에 배달된 신문에서 그는 믿을 수 없는 행운을 목격했다. 구입한 세장의 복권이 모두 1등과 2등에 당첨된 것. 이 세장의 복권으로 4억2000만원의 당첨금을 받았다.

대통령꿈도 길몽 중 하나다. 5.1%의 당첨자가 꿈에서 전·현직 대통령을 보고 대박을 터트렸다.

경기도 안성에서 과수원을 경영하는 정모씨는 꿈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뒤 3억원에 당첨됐다. 평소 복권에 관심이 없었던 정씨는 남편의 권유로 주택복권 5장을 구입했다. 그런데 복권을 구입한 다음날부터 꿈속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는 꿈을 계속해서 꿨고 다섯 장의 복권 중 1장이 1등에 당첨된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에 사는 고모씨도 꿈에서 노 대통령과 악수한 후 인터넷 주택복권 1등에 당첨된 케이스다. 그녀는 어느 날 붉은 카펫이 깔린 공항의 비행기에서 내리는 노 대통령과 악수하는 꿈을 꿨다. 꿈 내용을 들은 가족들은 고씨에게 복권을 사라고 권유했고 그녀는 로또사이트에 접속해 즉석복권을 구입했다.

고씨는 “깨어나서도 꿈이 생생히 기억났다. 당첨자 중 대통령 꿈을 꾼 사람이 많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어 복권을 구입하며 은근히 대박을 기대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그녀는 1등에 당첨이 됐고 1억원의 당첨금을 받게 됐다.

동물, 대통령 꿈도 행운
꿈꾼 뒤 3일 후 가장 효험


꿈을 꾼 뒤 언제 로또를 샀느냐도 당첨에 영향을 미친다. 1등 당첨자들의 31%가 꿈을 꾼 뒤 삼일 후 로또를 구입했다가 대박을 터트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꿈꾼 다음날 로또를 산 사람들로 20.6%가 이에 해당한다.

한방을 위해 또는 1주일간의 활력소를 위해 고심해서 번호를 찍는 사람들. 2009년에도 간절한 소망을 담은 로또번호표는 넘쳐날 전망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