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르는 ‘MB씨’들의 대몰락 막전막후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5.14 10: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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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닿은 인연 챙기기 급급하더니 결국 말로에는....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인 ‘영포라인’이 몰락하고 있다. 취임 초부터 친인척 측근비리로 시달려 왔던 MB정권의 근간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한 말은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말로 바뀌어 MB정권을 조롱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하지만 몰락하는 것은 ‘영포라인’ 뿐만이 아니다. 5000억원에 이르는 불법 대출과 횡령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과 영업정지를 받은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도 이명박 대통령과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 말기 MB맨들의 몰락은 어디까지일지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파이시티 게이트’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MB정권의 서열 3위로 분류되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4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구속수감 됨으로써 결국 임기 말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되고 말았다.

이에 앞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등 현 정권 들어 실세로 불린 이들이 SLS그룹사건, 저축은행 사건 등으로 줄줄이 구속됐다.

또한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과 진경락 전 총리실 기획총괄과장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마치 굴비 엮듯 구치소로 향했다.

지위고하 막론
줄줄이 구속

박영준 전 차관은 민간인 불법사찰의 배후로 알려진 데다 CNK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이름이 거명됐다. 또한 SLS그룹 이국철 회장의 로비사건으로도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매번 이리저리 잘 빠져 나갔다.

하지만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을 조사한 검찰의 네 번째 칼날은 피하지 못했다. ‘


영포라인’의 핵심이었던 이상득 의원은 이미 보좌관 비리로 정계를 은퇴했고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도 비리 혐의로 수감된 상황이라 박 전 차관의 추락은 영포라인의 몰락을 확인하는 마침표인 셈이었다.

이들에게 닥친 더 큰 난관은 검찰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사 강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불법 대선자금 등 MB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측근들의 잇따른 구속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지난 2월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에서 “주변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있다고 할 때마다, 또 그것이 생길 때마다 가슴이 꽉 막힌다. 화가 날 때도 있다. 국민 여러분께 할 말이 없다”고 입장을 표명한 것이 다였다. 앞으로도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그만큼 심기가 복잡하다는 얘기다.

정권 실세 3(방통대군)-4(왕차관)위 줄줄이 구속 
2군이 5000억인데 정권 실세 1군은 어느 정도?

측근들이 몰락하고 있는 가운데 터진 저축은행 사태도 이 대통령의 심경을 더욱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5000여억 원을 횡령해 해외로 도피하려다 잡힌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5년 전에 이 대통령과 고려대 박물관 문화예술최고위과정(APCA)을 함께 다닌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APCA 출신들은 이 대통령 집권 후 각계각층에서 주요 보직에 중용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는 지난 2007년 5월 APCA 1기에 등록했고 당시 김 회장과 부인 하모씨도 같은 과정에 등록해 수업을 받으며 돈독한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APCA 과정은 부부가 함께 듣는 과정으로 16주 프로그램 진행에 수강료는 700만원 가량이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고려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개설한 APCA는 현재도 진행 중이며, 주중에는 목요일에 한 번 수업을 하고 주말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김 회장이 APCA 과정을 수강할 때는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있던 시점으로 인맥관리 차원으로 등록한 것이 아니었나는 추측도 있다.

특히 APCA에는 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다수 수강했던 것으로 알려져 김 회장은 이 대통령의 측근들과도 인연을 맺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닿는 인맥마다
모두 의혹투성이

APCA에 대해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 2008년 9월5일(당시 민주당 의원) 논평을 통해 “APCA 수강생들이 이명박 정부 들어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중용되고 있는 인맥”이라며 “고려대 박물관 APCA는 처음부터 정치인맥을 맺기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 지사에 따르면 APCA 출신 중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직책을 맡은 인사들이 수두룩하다. 임충빈 육군참모총장, 김종천 국방부 차관, 조청원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노영혜 인쇄산업진흥위원 등이 대표적인 APCA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임충빈 육참총장은 APCA 1기 수강생으로, 전해에는 중장에 해당하는 육군사관학교 교장이었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대장 진급과 동시에 육군참모총장에 올랐다.

APCA 강좌를 개설할 당시 고려대 박물관장이었던 최광식씨는 그해 3월 차관급에 해당되는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임명됐다.

최 지사는 당시 “최 관장의 임명은 1945년 해방과 함께 출발한 국립박물관 역사에 ‘역사학 전공자로서는 첫 수장’이란 기록을 세울 만큼 이례적인 인사로 받아들여졌다”며 “유물학자가 아닌 문헌사학자인 데다 규모면에서 대학 박물관과 비교가 안 되는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직행했기 때문”이라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 APCA 1기 가운데 주요 재계 인사로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고려대 교우회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비롯해 박용만 두산 부회장,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 등이 있다. 또한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송필호 중앙일보 사장 등 언론계 인사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서는 지난해 미래저축은행이 수천억 적자로 퇴출위기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김찬경 회장이 동아일보 종편인 <채널A>에 무려 46억원이란 거액을 출자한 배경이 김 회장과 김재호 사장이 APCA를 통해 맺은 인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APCA 외에 이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이 다니는 소망교회의 금융인 모임인 ‘소금회’도 떠오르고 있다. 소금회는 홍인기 전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96년 창립한 뒤 이명박 정권 내내 경제정책을 쥐락펴락해온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이 중심축이다.

이밖에 장병구 전 수협은행장, 이우철 전 생명보험협회장,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장관 등 쟁쟁한 멤버들로 구성돼 있어 현 정권 내 금융계의 최대 ‘숨은 파워’로 군림해온 모임이다.


소금회에는 솔로몬저축은행의 임석 회장과 김 회장도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198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외곽조직인 민주연합청년회 기획국장을 지냈고, 1994년에는 청년 YMCA 회장을 맡았지만 현 정권에서도 버티자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뒤를 봐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터졌을 때도 버텨내자 현 정부의 핵심 관료가 그의 뒤를 봐주며 퇴출을 막고 있다는 소문과, 이상득 의원에게 로비자금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그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소금회가 의혹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5년 전 MB와 고려대 APCA 동기생
MB정권 금융계 최대 ‘숨은 파워’,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 ‘소금회’ 

두 회장은 개인 대주주가 맨손으로 저축은행을 설립, 잇단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넓힌 만큼 이 과정에서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한 로비가 벌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따라서 임 회장과 김 회장의 정·관계 인맥 및 수사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최 전 위원장의 대선자금 지출 발언은 자칫 정계는 물론 재계까지 한바탕 뒤집어 놓을만한 뇌관으로 여겨져 검찰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장 등 관련자의 계좌추적 범위와 수사결과에 따라 파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정권 실세 두 명의 구속과 저축은행 영업정지 파문이 끝이 아니라는 말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측근 중 2군으로 분류되는 이들이(김찬경·임석 회장) 5000억인데 실세인 1군들은 어느 정도 겠느냐?”면서 “캐다 보면 끝도 없이 나올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꼬리 자르기’ 의혹도
강도 높은 수사 요구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사태와 파이시티 게이트가 일종의 꼬리 자르기라는 시각도 있다. ‘털고 갈 것은 털고 가자’는 청와대와 여당의 방침아래 계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이다.

그래야만 대선 정국에서 야권이 강력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이는 정권 심판론에 물타기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 정권 실세를 구속하며 국민들에게 비리척결을 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김대중 정부 때 성장했던 임 회장을 옥죄며 지난 정권에 대한 심판까지 했다는 효과를 노린다는 시나리오다.

따라서 이런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하기 위해 강도 높은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있으며, 정권실세 서열 1위 이상득 의원에 대한 수사요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임기 말 권력형 게이트로 인한 측근들의 연이은 구속으로 국정동력을 잃어가는 이 대통령은 이제 퇴임 후 자신의 안위도 낙관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고 말았다.

결국 모든 책임은 측근들의 부패와 월권을 잡지 못한 이 대통령에 있다는 시각 또한 지배적이다. 가시밭길 앞에 선 이 대통령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벌써부터 그것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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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