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의 모든 것 들춰 보니

대낮에도 싼값에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유흥문화는 다양한 층위를 가지고 있다. 이른바 ‘선술집’이 있는가 하면 포장마차도 있고 호프집도 있으며 소주방도 있다. 각자가 가진 경제력에 따라 그리고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어느 곳을 택할지는 각자가 정할 뿐이다. 이 가운데에서 가장 비싸고 고급스러운 유흥문화의 형태는 다름 아닌 룸살롱. 룸살롱을 많이 가 본 일부 남성들의 경우 그 문화에 익숙하고 또한 그 시스템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거나 혹은 경제력이 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여자들은 룸살롱 문화 자체가 생경한 경우가 많다. 강남 두바이 룸살롱에서 일하고 있는 이영민 상무의 협조를 받아 이른바 ‘룸살롱의 모든 것’을 집중 분석했다.


사실 룸살롱은 직접 가보지 않으면 실제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같은 룸살롱이라고 해도 또 그 내부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문화도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룸살롱을 크게 구분하자면 ‘전통적인 룸살롱’, ‘북창동식 룸살롱’, ‘텐프로 룸살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그 운영 형태에 따라 ‘대낮 룸살롱’ 등으로도 새롭게 가지치기를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형태에 있어서 유일하게 공통적인 것이 있으니 바로 그것은 술과 여자라는 두 가지 축이다.
기본적으로 양주를 시켜야 하고 자신이 원하는 여성을 초이스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 어떤 룸살롱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물론 일부 초이스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는 담당자와 친분이 매우 깊은 때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 ‘지명 아가씨’를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 않아도 할 수 있다.

룸살롱·북창동식·텐프로·대낮 룸살롱 등 각양각색
천차만별 룸살롱도 알고 보면 공통 축은 ‘술’과 ‘여자’

이 중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다름 아닌 북창동식 룸살롱이다. 이곳은 일명 ‘하드코어 룸살롱’으로 불리기도 했다. 룸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이 소프트하지 않아서(?) 생긴 이름이다.
북창동식 룸살롱은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당연히 북창동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그런데 이곳이 인기를 끌면서 강남에서 북창동식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룸살롱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고 따라서 ‘북창동 룸살롱’은 이제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어버렸다. 특히 이런 시스템은 지방에까지 퍼지고 있으니 그 위력을 실감할 정도다.
북창동 룸살롱의 가장 큰 특징은 ‘인사’와 ‘전투’라는 것이 있는 점이다. ‘인사’란 것은 아가씨들이 초이스가 된 뒤 입장을 하고 손님들에게 말 그대로 인사를 하는 개념이다. 그녀들은 옷을 벗어던지고 ‘계곡주’라고 하는 술을 만든다.
자신의 유방 사이에 있는 ‘계곡’과 유두를 타고 술을 흘려보내기 시작하면 그것이 여자의 성기 부위에서 다시 모여고 그것을 컵으로 받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손님에게 ‘첫잔’으로 올리는 것. 그런데 손님에게 잔을 건네는 차원이 아니라 나체가 된 그녀가 자리에 앉아있는 손님에게 다가가 섹시하고 요염한 포즈를 취해 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때에는 상당히 스피디하고 경쾌한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고 남성들은 그 술을 한 잔 마신 뒤 안주로 그녀의 유두를 살짝 애무할 수 있다. 이렇게 인사가 끝나고 나면 이제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때 이미 남성과 여성은 거의 팬티만 남겨둔 채 옷을 다 벗어버린 상태라는 얘기다. 이렇게 남녀는 질펀하게 한 시간 가량을 보내게 되고 이제 남은 것은 ‘전투’라고 하는 최종적인 단계다.
이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다름 아닌 웨이터가 종이컵에 담아 가지고 들어오는 가그린. 각각의 종이컵에 담겨진 가그린은 여성의 입을 보호하는 청결제일 뿐만 아니라 남성의 성기를 자극하는 자극제이기도 하다. 맨솔과 비슷한 ‘화~’하는 느낌이 한층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때 손님들은 넓은 좌석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각각 눕게 되고 조명은 거의 꺼지는 상태가 되는 것.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여성은 오럴 서비스를 통해 남성이 사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대략 길게는 5분 정도까지 가지만 이미 상당한 자극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빨리 끝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전투가 끝나면 북창동식 룸살롱의 거의 모든 서비스가 끝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1회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손님들도 있고 또 기존의 룸살롱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무제한 전투’를 표방하는 업소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술자리 내에서 한 번만 전투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원하면 계속해서 사정을 하게 하는 것. 물론 많아야 두 번 이상의 사정을 하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지만 어쨌든 손님의 입장에서는 ‘플러스 알파’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드코어적인 유흥업소의 대명사인 북창동식 룸살롱과 함께 남성들에게 각광받는 최상위급(?)의 룸살롱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이 바로 ‘텐프로 룸살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이른바 ‘상위 10% 이상의 외모를 가진 여성만 모여있는 룸살롱’이라는 의미다. 그만큼 고급스러운 ‘수질’로 승부하겠다는 신념을 가진 곳이 바로 이런 텐프로 룸살롱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곳은 북창동과는 그 문화가 판이하게 다르다.
일단 이곳에서는 인사도 없고 전투도 없다. 초이스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지명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나름대로의 ‘품격’이 있기 때문에 신체접촉도 ‘매우’ 가벼운 편에 속한다. 옷을 벗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행동이며 텐프로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이른바 고수들은 이곳에서도 북창동 못지않은 수위로 확실하게 즐기기도 하지만 대개의 손님들은 점잖게 술을 마시며 대화를 하고 나가요 걸들은 그에 따라 술을 따르거나 안주를 먹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술값은 북창동의 3~4배를 훌쩍 넘어선다. 따라서 일부 남성들은 ‘만지지도 못하고 인사와 전투도 없으면서 엄청나게 비싼 텐프로를 뭐하러 가느냐’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래도 텐프로에 손님들이 모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상위 텐프로라는 외모와 수질 때문이다.
따라서 이곳에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구들과 놀러 가는 것보다는 상당한 수준의 비즈니스 때문에 가거나 혹은 돈이 남아 주체할 수 없는 정도의 남성들이 ‘정체성의 차별화’라는 수준에서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텐프로의 경우 또 다른 매력이 하나 있으니 바로 2차라고 하는 성매매다. 사실 북창동에선 이미 룸 내부에서 사정까지 모두 끝내기 때문에 특별히 2차를 갈 이유 자체가 없어지고 이곳에 있는 여성들 역시 별로 2차를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텐프로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외모를 지닌 여성과 밤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물론 가격 역시 상당히 비싼 수준. 물론 일부 텐프로의 경우 아예 2차가 없다는 것을 공식화하기는 하지만 은밀하게 내부 거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룸살롱’은 어떤 의미에서 이런 룸살롱과 텐프로를 섞어놓은 듯하기도 하다. 물론 이곳에서도 인사와 전투는 없지만 그렇다고 텐프로처럼 아주 가벼운 터치만 하는 것만은 아니다. 나름대로 아가씨를 ‘만질 수 있는’ 손님의 재량이 허락되고 좀 더 진한 스킨십도 충분히 가능하다.
수질은 텐프로보다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곳 역시 북창동과는 다르게 2차가 있기 때문에 손님들로서는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가격은 텐프로보다 저렴하다.
이곳에 가는 손님들은 북창동식의 난잡함을 싫어하면서도 그렇다고 텐프로급의 비싼 가격과 터치도 하지 못하는 문화를 별로 즐기지 않는 손님들이 많다. 그냥 적당하고 젊잖게 즐기고 싶지만 그렇다고 텐프로에 가기 싫은 사람들이 주요 손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세 가지 형태의 룸살롱과 더불어 최근의 경기 불황 때문에 새롭게 생겨난 곳이 ‘대낮 룸살롱’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룸살롱의 형태에 대한 구분이라기보다는 영업방식에 따른 구분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대부분 북창동식 룸살롱에서 이 같은 형태의 대낮 룸살롱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는 조금 이른 시간의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것. 보통 오후 5시 이후부터 7시 이전에 오는 손님들에게는 기존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한다.

1인당 대략 15만원을 전후해서 서비스를 하다 보니 대딸방보다 조금 비싸고 심지어 안마 시술소보다 싼 가격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오후 4시부터 7시 사이다 보니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근무를 하다 갈 수는 없겠지만 자영업자나 직장인들의 휴가, 대학생 등이 자주 이곳에 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런 룸살롱에는 이른바 ‘중독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다. 비록 가진 돈은 별로 없지만 외상까지 해가면서 룸살롱을 들락거리는 경우다.
어쨌든 룸살롱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비싼 유흥문화라는 점에서 때로는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과도한 지출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접대’가 있고 ‘유흥 문화’가 존재하는 한 룸살롱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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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