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저주’의 주인공 ‘맥쿼리& MB’ 실체 <추적>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4.25 12:05:09
  • 댓글 0개

무리하고 과도한 민영화 추진 “이유 있었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민간업체인 ‘서울시 메트로 9호선’(이하 9호선)이 일방적으로 요금을 500원 올리겠다고 공지해 논란이 뜨겁다. 이러한 가운데 9호선 사업자 선정과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 일가가 연루된 의혹이 제기되며 감사원에 특별감사가 청구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한국)가 있다. 맥쿼리IMM자산운영 대표가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 지형씨라는 사실과 9호선 대주주 변경 과정이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당시 취임을 전후로 불투명 하게 진행된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더 증폭되고 있다. 맥쿼리한국에 대한 특혜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민영화’에 대한 욕심과 ‘맥쿼리한국’의 실체를 파헤쳐 봤다.

맥쿼리그룹은 1969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은행·자문·투자·펀드운용·M&A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국적 금융그룹으로 탄생했다. 전 세계 28개국에 70여 개 지사를 두고 한화 38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에는 2000년에 진출했고 10여년 만에 증권, 자산운용, 금융자문, 선물, 부동산 등 13개 분야의 사업을 운영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맥쿼리그룹은 특히 ‘인프라 투자’의 귀재로 미국 다음으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으로 알려졌다.

맥쿼리한국은 맥쿼리그룹의 아시아 지역 총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9호선 이외 전국 주요지역 14개 교통망에 약 2조원 가량의 투자약정을 맺고 있다.

맥쿼리한국 측이 공개한 손익 계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에만 411억원의 운영수익을 냈으며 289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380조 규모의
다국적 금융그룹


맥쿼리한국의 이윤창출은 주로 지분참여 방식의 간접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고 있는 9호선처럼 고율의 이자를 챙기거나 지분 투자분에 대한 배당금 등을 챙겨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고자 도입한 최소운영수입보장제가 맥쿼리한국의 장기적·안정적 수익을 보장했다.

민간자본은 수십년 동안 운영권을 보장받고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예상했던 만큼 통행량이 많지 않으면, 정부가 예상 통행료 운영수입의 70~90%까지 지원해준다.

따라서 통행료가 비싸게 책정될수록 정부의 보장금액이 많아져 민간 업자는 통행료를 높이 책정하고 차가 많이 다니지 않을수록 관리비는 적게 들어 천문학적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광주 제2순환고속도로(1구간)의 경우, 광주시가 2001년 개통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맥쿼리한국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광주순환도로투자㈜에 지급한 보전금 총액이 1008억원에 이른다. 특히 통행량 예측이 틀린 탓에 보전금은 2001년 62억원에서 지난해 22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요금논란 9호선 사업자 선정과 대주주 변경 과정, MB일가 연루 의혹
MB 시장 때, 우면산 터널도 맥쿼리에 ‘퍼주기 계약’ 이자비용만 123억

하지만 맥쿼리한국은 2010년 288억, 2009년 265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러한 현상은 맥쿼리한국이 투자한 다른 13곳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보전금이 높아 졌음에도 불구하고 통행료와 사용료는 전 세계적으로도 비싸기로 유명하고 보전금으로 세금은 낭비되고 있어 맥쿼리한국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이다.


보전금 외에 맥쿼리한국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대부분 이자수익이다. 광주순환도로투자㈜ 사례를 보면 주식을 맥쿼리한국에 넘긴 뒤 시공 당시 국민은행에서 빌렸던 원금을 갚으려고 맥쿼리에서 다시 대출을 받았다.

국민은행의 이자율은 7.5%였지만 맥쿼리는 10~20%나 되며 해마다 발생하는 운영수입은 결국 맥쿼리에 들어가게 된다. 맥쿼리가 공개한 손익계산서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이자수익만 모두 1618억원이나 된다.

이렇게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맥쿼리한국인데 적자 누적을 이유로 ‘지하철 요금 50% 인상’을 일방적으로 공표하자 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9호선은 서울시로부터 운임수입 보조금으로 326억원을 받고도 466억원의 손실을 발생시켰다. 하지만 9호선의 운영 적자 대부분은 맥쿼리와 신한은행 등 금융권이 챙겨가는 고율의 이자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순손실 총 466억원 중 영업손실 26억, 이자비용 461억원으로 대부분이 이자 비용이었던 것이다. ‘이자비용이 없었다면?’이라는 의문증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감시단(이하 경실련)은 9호선 요금 책정과 관련해 “총 공사비의 3분의2를 세금으로 지출하고도, 총공사비의 3분의 1만 지출한 민자사업자에게 다른 노선과 동일한 운임을 승인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9호선 건설은 시설 부문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선로건설 등 지하철 공사의 근간이 되는 토목공사는 서울시가 세금으로 건설했고, 나머지를 민간컨소시엄이 맡아 시행했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9호선의 총공사비는 3조4768억원으로 이 가운데 민간사업자가 투입한 비용은 1조2000억원에 불과했던 것이다.

경실련은 “상식을 벗어난 요금 인상은 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한 9호선 건설 과정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대기업과 외국자본에 온갖 특혜를 제공해주면서 진행된 9호선 민자사업에 대해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급 보증을 해주는 대신 이자율을 4.3%까지 낮추자고 협상에서 제안했지만 민자사업자 쪽은 먼저 운임을 인상한 뒤에야 이자율 변경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주주들이 고율의 이자 수입을 계속 챙기려고 이자율 변경에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자 수입만
1618여억 원


경실련은 9호선 사업자 선정 과정과 대주주 변경과정에 이 대통령과 그 일가가 연루된 의혹도 제기했다. 9호선 사업자 선정 과정을 들여다보면 이명박 서울시장 취임을 전후로 사업자가 변경된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국가기간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자가 바뀌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경실련은 또 2008년 9호선 주식회사의 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특혜 논란도 지적했다. “당시 9호선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맥쿼리한국이 2대 대주주로 등극했다. 맥쿼리IMM자산운영 대표가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 지형씨라는 사실 때문에 특혜 논란이 일었다”고 밝힌 것이다.

김진애 민주통합당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이상득 의원 아들이 포함된 ‘탐욕의 이너서클(핵심 권력집단)’의 정경유착 탓”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통령과의 인척관계를 이 대통령 임기 중에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의 아들 지영씨가 자산운용사 맥쿼리 계열사 대표로, 정치권의 특혜와 연결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것도 있고, 또 하나의 대주주인 현대로템과 현대건설에 대해서도 어떤 특혜를 주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엄청난 특혜와 커넥션이 존재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맥쿼리 전국에 14개 교통망 투자, 높은 이자율에 이자수익만 1618억원
‘돈 놓고 돈 먹는’ 황금알 사업? 대한민국 민자사업 허점 여실히 드러나


서울시가 이 대통령이 시장 재직시절인 2005년 5월 실시협약을 맺을 때 9호선에 운임 자율징수권을 보장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당시 9호선은 투자한 자본과 운영비 회수, 매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민간사업자에게 운임 자율징수권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9호선은 이를 근거로 요금을 묶어두려면 손실을 보전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으며 서울시가 끝까지 요금 인상을 막으면 법정으로 가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강경한 태도다. 끝까지 인상안을 고집할 경우 이 대통령이 시장 시절에 체결해 특혜 의혹을 낳고 있는 협상회의록 등을 전면 공개하겠다며 강력 대응하고 있다.

서울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공개사과 요구와 1000만원의 과태료 부과와 함께 9호선 사장 해임·사업면허 취소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며 9호선 측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9호선 측도 “공개 사과 요구와 과태료 부과에 수긍하기 어렵다”며 “6월16일 요금 변경일 전까지 협상의 여지를 두겠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예정대로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러자 서울시는 더 나아가 도시철도 사업면허·사업 지정자 취소도 검토하고 있다며 유사시 9호선 매수 방침도 분명히 했다. 9호선 매수에는 6천억원 정도의 거금이 필요하나 민자의 일방적 횡포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게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력한 의지로 알려지고 있다. 

9호선 vs 서울시
양보 없는 신경전

이처럼 이명박 정권의 민영화 추진의 욕심은 강력하다. 2008년 ‘공기업 민영화’ 명단에 포함되어 현재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인천공항은 당시 이 대통령과 맥쿼리 간 유착설까지 돌아 ‘정부가 인천공항 지분을 맥쿼리에게 팔려는 게 아니냐’라는 의혹까지 일었다.

이밖에 서울시의 또 다른 민간자본 투자사업인 우면산터널도 지하철 9호선과 마찬가지로 대주주한테서 차입한 자금에 치르는 고율의 이자 때문에 적자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고 최대주주는 맥쿼리로 알려져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가 적자를 보전해줘야 하는 최소운영수입보장제를 적용한 곳은 맥쿼리가 관련되어 있는 우면산터널과 지하철 9호선 두 곳뿐으로 나타나 특혜 의혹을 더욱더 증폭시키고 있다.

하루 평균 2만7000여대가 이용하는 우면산터널은 지난해 123억의 수입을 냈지만 이자비용으로 고스란히 123억의 지출이 있어 보조금 37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라는 고금리만 없었다면 이윤창출의 효과도 기대 해볼 수 있었던 대목이다.

대한민국 민자사업의 허점을 꿰뚫은 최초의 금융상품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규제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논란의 중심인 9호선이 맥쿼리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4.2%밖에 안 된다는 것은 국민의 세금이 얼마나 낭비되고 있고 민자사업의 허점이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