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근혜’ 불안한 오월동주 속 ‘이상한 꼼수들’

‘박근혜 파워’ 등에 업고 호가호위 나선 ‘이명박 꼼수’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1%의 정치’가 돌아왔다. 4?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귀결되자 ‘박근혜 파워’를 등에 업은 MB정부의 뚝심(?)이 유감없이 발휘되면서다. KTX 민영화와 송도 영리병원 건설 등 그야말로 재벌들만 배불리는 정책들이 줄줄이 수면위로 건져 올려지고 있는 것. 틈만 나면 친서민 기조를 강조했던 MB정부. 하지만 임기 말 재벌에 대한 ‘무한사랑’이 더욱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총선이전 밀월관계 형성으로 압승이라는 결실을 맺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분위기도 무르익는 눈치다. 미래권력인 ‘박근혜 파워’를 등에 업은 MB정부는 이제 노골적으로 친재벌 DNA를 발동시키는 분위기다.

불안한 ‘MB-박’ 동거
어디까지 이어질까?

총선 이후 MB정부는 가장 먼저 KTX 민영화 추진에 불을 붙였다. 경쟁 없는 독점의 폐해 속에 적자만 양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는 지하철 9호선처럼 민간경쟁 체제를 도입해 효율적인 경영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가 민영화 성공사례로 극찬하던 9호선은 현재 심각한 적자로 일방적인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KTX 민영화 반대에 대한 여론이 거센 이유다. 민영화의 가장 큰 맹점인 가격상승이 현실로 나타난 것.

정부나 지자체가 특정사업을 민간투자사업의 대상으로 정하는 순간 기업들은 눈에 불을 켜고 최대의 이익을 뽑아내려 달려든다. 이로 인해 그간 기업들의 수요예측 부풀리기나 공사비 과대 책정, 운영수입보장을 위한 과도한 요금 책정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무엇보다 KTX 민영화는 명백한 재벌 특혜사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소한 민간투자사업은 민간기업의 건설부분 투자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KTX의 경우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노선은 국가에서 짓되, 이윤이 나는 노선의 운영권은 민간업체에서 가져간다.

특히 철도는 역사와 선로건설, 차량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것을 모두 국가가 혈세로 지어주고 한 대당 몇 백억 되는 KTX 차량 역시 장기임대로 빌려주겠다는 얘기다. 즉 초기 투자비용까지 허물면서 흑자 보는 KTX의 운영권만을 민간업체에게 맡긴다는 것. 때문에 막대한 혈세를 털어 결국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꼼수에 역풍이 거센 상태다.

새누리 총선 승리 등에 업은 MB정부, KTX 민영화 박차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영리병원 도입 속도 내는 정부

공공운수노조연맹과 참여연대 회원들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산플라자 앞에서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반대 및 KTX 민영화 강행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9호선 요금 폭등을 반대하며 민자사업의 재벌특혜 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 19일 철도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수서발 KTX 운송사업 제안요청서’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로 정부의 정책방향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과의 전격 대결을 선언한 셈이다.

KTX 민영화 추진에 이어 연달아 ‘영리병원’ 도입도 강행하는 모양새다. 지식경제부(이하 지경부)는 지난 17일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하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인천 송도의 영리병원 건립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영리병원이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시장의 기업이나 개인들이 병원에 자본을 투자하고 그에 대한 이윤추구와 함께 자본출입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주식회사 병원’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료법에 근거하여 돈을 벌기 위한 자본이 의료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다.

송도 영리병원
도입 시동 걸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본투자자에게 이익을 배당하는 것이 목적인 주식회사 병원은 진료와 상관없는 마케팅 시설투자에 주력해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영리병원이 도입되어 제약회사, 의료기기업체가 병원의 주주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진료과정에서 자회사 약품을 처방하거나 기기 구입을 강권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의료비 수입을 높이기 위해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 처방을 늘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결국 영리병원은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 상승으로 직결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4?11 총선이 끝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국무회의를 통해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처럼 영리병원 도입을 위한 시행령 개정을 의결한 정부의 오만함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법률도 아닌 ‘시행령’ 개정은 국민건강보험을 파탄내고, 의료행위에 대한 현행법의 질서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의 영리행위를 부추겨 한국 의료체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범국민적 범죄행위"라고 맹비난했다.
통합진보당 인천시당도 보도자료를 통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송도국제병원은 영리병원이고 이는 의료민영화의 시작이다”며 “영리병원이 설립되면 민간기업이 병원에 투자를 하게 되고, 결국 병원은 이윤만을 목적으로 운영돼 서민과 부자간 의료 양극화를 낳는다”고 성토했다.

박재완 “법인세 그대로 소득세 올려야” ‘돌아온 1%정치’
민심이반 자초한 정책들 내세운 MB…부창부수 언제까지?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는 올리지 않고, 샐러리맨 등이 내는 소득세의 비과세 혜택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야권의 법인세 인상 주장에 대해 “선진국에선 모두 인하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재정위기 진원지인 PIGS의 경우에도 법인세만큼은 인상하는 나라가 없다”며 “법인세를 더 올리는 정책방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기업상속공제에 대해서도 “상속세가 50%나 되기 때문에 3대까지 상속하게 되면 9분의 1밖에 남는 것이 없다”며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상속세를) 조금 더 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재벌사랑에 정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소득세와 관련해선 “우리나라는 GDP에서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평균에 비춰볼 때 낮다”며 “소득세 기능은 강화해야 한다”고 말해 소득세 인상을 암시했다. 그는 “오는 8월 소득세율 구간 조정 등이 발표될 것이다”며 “소득세 구간은 상향하고 비과세를 축소하는 방향이다”고 밝혔다.

재벌 무한사랑
정점 찍는 MB

무엇보다 MB정부는 출범부터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내세워가며 재벌위주의 정책을 펼쳐왔다. 부자감세에서 대기업 규제완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까지, 여기에 민영화에 이은 영리병원까지. 이만하면 재벌사랑이 과하고 분하여 넘친다고 볼 수 있다. 뼛속까지 친서민을 주장했지만 서민경제 파탄에도 재벌 챙기기에 여념 없어 보이는 MB정부.

총선 이후 기습에 가까운 정부 정책들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거센 반발에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새누리당 박 위원장은 어떤 입장도 드러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때문에 야권에서는 MB정권의 정책에 대한 박 위원장의 묵시적 동의라며 ‘이명박근혜’로 엮어 두 사람에게 맹공을 가하고 있다.

현재는 누가 보더라도 ‘부창부수’에 가깝게 박자를 척척 맞추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위원장. 대선을 불과 8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MB정부의 갖가지 꼼수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두 사람의 ‘오월동주 행보’가 무척 위태로워 보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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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