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근혜’ 불안한 오월동주 속 ‘이상한 꼼수들’

‘박근혜 파워’ 등에 업고 호가호위 나선 ‘이명박 꼼수’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1%의 정치’가 돌아왔다. 4?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귀결되자 ‘박근혜 파워’를 등에 업은 MB정부의 뚝심(?)이 유감없이 발휘되면서다. KTX 민영화와 송도 영리병원 건설 등 그야말로 재벌들만 배불리는 정책들이 줄줄이 수면위로 건져 올려지고 있는 것. 틈만 나면 친서민 기조를 강조했던 MB정부. 하지만 임기 말 재벌에 대한 ‘무한사랑’이 더욱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며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총선이전 밀월관계 형성으로 압승이라는 결실을 맺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분위기도 무르익는 눈치다. 미래권력인 ‘박근혜 파워’를 등에 업은 MB정부는 이제 노골적으로 친재벌 DNA를 발동시키는 분위기다.

불안한 ‘MB-박’ 동거
어디까지 이어질까?

총선 이후 MB정부는 가장 먼저 KTX 민영화 추진에 불을 붙였다. 경쟁 없는 독점의 폐해 속에 적자만 양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는 지하철 9호선처럼 민간경쟁 체제를 도입해 효율적인 경영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가 민영화 성공사례로 극찬하던 9호선은 현재 심각한 적자로 일방적인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KTX 민영화 반대에 대한 여론이 거센 이유다. 민영화의 가장 큰 맹점인 가격상승이 현실로 나타난 것.

정부나 지자체가 특정사업을 민간투자사업의 대상으로 정하는 순간 기업들은 눈에 불을 켜고 최대의 이익을 뽑아내려 달려든다. 이로 인해 그간 기업들의 수요예측 부풀리기나 공사비 과대 책정, 운영수입보장을 위한 과도한 요금 책정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무엇보다 KTX 민영화는 명백한 재벌 특혜사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소한 민간투자사업은 민간기업의 건설부분 투자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KTX의 경우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노선은 국가에서 짓되, 이윤이 나는 노선의 운영권은 민간업체에서 가져간다.


특히 철도는 역사와 선로건설, 차량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것을 모두 국가가 혈세로 지어주고 한 대당 몇 백억 되는 KTX 차량 역시 장기임대로 빌려주겠다는 얘기다. 즉 초기 투자비용까지 허물면서 흑자 보는 KTX의 운영권만을 민간업체에게 맡긴다는 것. 때문에 막대한 혈세를 털어 결국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꼼수에 역풍이 거센 상태다.

새누리 총선 승리 등에 업은 MB정부, KTX 민영화 박차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영리병원 도입 속도 내는 정부

공공운수노조연맹과 참여연대 회원들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산플라자 앞에서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반대 및 KTX 민영화 강행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9호선 요금 폭등을 반대하며 민자사업의 재벌특혜 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 19일 철도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수서발 KTX 운송사업 제안요청서’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로 정부의 정책방향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과의 전격 대결을 선언한 셈이다.

KTX 민영화 추진에 이어 연달아 ‘영리병원’ 도입도 강행하는 모양새다. 지식경제부(이하 지경부)는 지난 17일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하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인천 송도의 영리병원 건립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영리병원이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시장의 기업이나 개인들이 병원에 자본을 투자하고 그에 대한 이윤추구와 함께 자본출입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주식회사 병원’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료법에 근거하여 돈을 벌기 위한 자본이 의료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다.

송도 영리병원
도입 시동 걸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본투자자에게 이익을 배당하는 것이 목적인 주식회사 병원은 진료와 상관없는 마케팅 시설투자에 주력해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영리병원이 도입되어 제약회사, 의료기기업체가 병원의 주주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진료과정에서 자회사 약품을 처방하거나 기기 구입을 강권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의료비 수입을 높이기 위해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 처방을 늘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결국 영리병원은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 상승으로 직결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4?11 총선이 끝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국무회의를 통해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처럼 영리병원 도입을 위한 시행령 개정을 의결한 정부의 오만함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법률도 아닌 ‘시행령’ 개정은 국민건강보험을 파탄내고, 의료행위에 대한 현행법의 질서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의 영리행위를 부추겨 한국 의료체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범국민적 범죄행위"라고 맹비난했다.
통합진보당 인천시당도 보도자료를 통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송도국제병원은 영리병원이고 이는 의료민영화의 시작이다”며 “영리병원이 설립되면 민간기업이 병원에 투자를 하게 되고, 결국 병원은 이윤만을 목적으로 운영돼 서민과 부자간 의료 양극화를 낳는다”고 성토했다.

박재완 “법인세 그대로 소득세 올려야” ‘돌아온 1%정치’
민심이반 자초한 정책들 내세운 MB…부창부수 언제까지?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는 올리지 않고, 샐러리맨 등이 내는 소득세의 비과세 혜택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야권의 법인세 인상 주장에 대해 “선진국에선 모두 인하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재정위기 진원지인 PIGS의 경우에도 법인세만큼은 인상하는 나라가 없다”며 “법인세를 더 올리는 정책방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기업상속공제에 대해서도 “상속세가 50%나 되기 때문에 3대까지 상속하게 되면 9분의 1밖에 남는 것이 없다”며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상속세를) 조금 더 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재벌사랑에 정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소득세와 관련해선 “우리나라는 GDP에서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평균에 비춰볼 때 낮다”며 “소득세 기능은 강화해야 한다”고 말해 소득세 인상을 암시했다. 그는 “오는 8월 소득세율 구간 조정 등이 발표될 것이다”며 “소득세 구간은 상향하고 비과세를 축소하는 방향이다”고 밝혔다.

재벌 무한사랑
정점 찍는 MB

무엇보다 MB정부는 출범부터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내세워가며 재벌위주의 정책을 펼쳐왔다. 부자감세에서 대기업 규제완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까지, 여기에 민영화에 이은 영리병원까지. 이만하면 재벌사랑이 과하고 분하여 넘친다고 볼 수 있다. 뼛속까지 친서민을 주장했지만 서민경제 파탄에도 재벌 챙기기에 여념 없어 보이는 MB정부.

총선 이후 기습에 가까운 정부 정책들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거센 반발에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새누리당 박 위원장은 어떤 입장도 드러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때문에 야권에서는 MB정권의 정책에 대한 박 위원장의 묵시적 동의라며 ‘이명박근혜’로 엮어 두 사람에게 맹공을 가하고 있다.

현재는 누가 보더라도 ‘부창부수’에 가깝게 박자를 척척 맞추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위원장. 대선을 불과 8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MB정부의 갖가지 꼼수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두 사람의 ‘오월동주 행보’가 무척 위태로워 보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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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