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푸릇푸릇 신토불이 오일장터 탐방-강화닷새장

  • 최민이 sisaboss@ilyosisa.co.kr
  • 등록 2012.04.16 11: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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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특산품과 넉넉한 인심이 잘 버무려졌어라

2일과 7일마다 강화풍물시장 주차장에서 열리는 ‘강화닷새장’은 수도권에서 아직 유명세를 잃지 않고 있다. 냉이, 달래 등의 봄나물과 순무, 속노랑고구마, 사자발약쑥, 강화인삼, 강화섬쌀 등 강화특산물을 팔러 나온 할머니들은 인심 좋은 낯빛으로 외지 손님들을 대한다. 섬 안의 장터라서 해산물도 풍부하다. 강화도가 ‘살아있는 역사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체험학습여행지도 많은 때문인지 장터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도 자주 눈에 띈다.

위치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중앙로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이나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로 시원하게 연결돼 있어서 육지나 다름없다. 계절마다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서해 낙조가 아름다워 수도권에서는 주말나들이 장소로 자주 추천받는다.

강화도 주민들 사이에는 복사꽃이 화사하게 필 무렵 서해에서 힘차게 한강으로 거슬러 오르는 숭어회를 맛보면 한 해 동안 건강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렇듯 역사와 맛을 함께 품고 있는 고장인 강화도. 살갗을 간질거리는 봄바람을 타고 입맛 당기는 특산물 탐방을 위해 강화오일장으로 떠난다.

예로부터 강화도의 다섯 군데에서 열렸던 닷새장은 현재 강화장, 화도장, 온수리장 세 곳만 남아있다. 2일과 7일마다 열리는 강화장은 강화풍물시장 주차장에서 열린다. 강화장 상인번영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옛날에는 강화읍내의 동락천을 중심으로 해서 하천 북쪽에는 웃거리장, 남쪽에는 아랫거리장이 섰다. 판매하는 품목도 달라 웃거리장에서는 곡식과 옷감(포목), 아랫거리장에서는 채소와 의류 등이 주를 이뤘다. 아랫거리장 옆에는 화문석장이 형성됐다고 한다.

역사와 맛을
함께 품고 있는 섬


봄날의 강화오일장 장터는 고개를 불쑥 내민 각종 나물들로 봄기운이 왕성하게 감돈다. 산과 들녘에서 자라나 비타민과 미네랄을 듬뿍 머금은 봄의 전령사인 셈이다. 바구니에 수북하게 담긴 냉이, 텃밭에서 자란 토종 근대, 새하얀 뿌리가 입맛을 돋우는 달래는 보기만 해도 생기가 느껴진다. 봄볕을 받으며 손톱 끝이 검게 물드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더덕을 까는 할머니의 손길은 바지런하기만 하다. 할머니의 손끝에서 변신한 새하얀 더덕이 금세 팔려나가자 할머니의 쌈지주머니가 불룩해진다.

봄나물 곁은 으레 지난 해 거둬들인 잡곡과 무말랭이, 참기름, 들기름, 고추 등 양념거리들로 푸짐하다. 겨우내 집안에서 보관해 온 속노랑고구마와 노란 싹이 보일락 말락 하는 보랏빛 순무도 강화의 대표적 특산물답게 곳곳에서 눈에 들어온다.

강화의 속노랑고구마는 여느 고구마보다 속이 더 짙은 노랑빛을 띠는데 당도가 높고 맛이 좋아 외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일명 호박고구마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강화에서는 속노랑고구마라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할머니 이 고구마 맛있어요?”라는 질문에 할머니는 대답 대신 과도를 꺼내 생고구마를 깎아 한 번 맛을 보라고 내민다. 아삭한 식감과 단맛이 한꺼번에 전해져 과일 맛처럼 여겨진다. 주저 없이 고구마 한 무더기를 장바구니에 담자 “생으로 먹어도 좋은 게 강화 속노랑고구마여”라며 할머니는 푸근하게 웃는다. 

어디 속노랑고구마 뿐인가. 강화장 상인들이 적극 추천하는 품목은 사자발약쑥이다. 생김새가 사자발처럼 넓적하다 해서 이름이 붙은 이 쑥은 마니산 주변 얕은 산자락에서 자란다. 강화의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사자발약쑥은 한의학에서도 피를 맑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등 각종 효능을 인정받아 찾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 5월 단오 때 채취해서 바닷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말리면 시간이 흐를수록 은은한 박하향을 낸다. 달여서 즙으로 내려먹거나 쑥뜸용으로 많이 이용되는 사자발약쑥을 두고 강화사람들은 “이 쑥을 많이 먹어서 병치레를 덜 한다”고 자랑한다.

통통한 팽이처럼 생긴 강화 순무는 보기에도 옹골차지만 맛이 달고 소화가 잘 되며 암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여성들 피부미용에도 뛰어나다고 전해져 순무김치는 나이를 불문하고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대부분의 닷새장은 외지 상인들이 장날마다 물건을 갖고 들어온다. 이에 반해 강화장은 강화도 원주민들이 이끌어간다는 점이 돋보인다. 주민들이 직접 기르고 정성스레 보관한 곡식들과 산과 들에서 손수 캔 나물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선지 신선한 물건들은 값도 싸고 인심까지 후하다.

강화의 대표적인 특산품
속노랑고구마와 사자발약쑥

한편 강화장과 인연을 함께 해온 것은 바로 강화풍물시장이다. 강화읍 중앙시장 도로변에서 장사를 하던 노점 상인들은 1990년대 초 정부의 노점상 정리정책에 따라 현 풍물시장 건너편 복개천에 한동안 둥지를 틀었었다. 현재 강화읍 갑곶리에 들어선 풍물시장은 2005년에 새로 이주했다. 주차시설도 널찍하고 깨끗해서 나들이 때 들르기 좋다.


풍물시장 1층 안으로 들어서면 짭조름한 젓갈냄새가 진동한다. 붉은 양념을 뒤집어 쓴 칠게장과 먹음직스런 밴댕이젓갈, 새우젓에 막 버무려지고 있는 순무김치의 향이 입에서 군침을 돌게 한다. 강화도에서 제일 많이 생산되는 새우젓, 빛깔 좋은 강화청결고추로 버무린 순무섞박지를 시식하자 알싸한 맛이 온 입안에 전해진다. 강화 순무는 강화의 물로 담근 것이 제 맛이라고 반찬가게 주인은 자신 있게 말한다.

풍물시장 2층은 식당들이 자리한다. 그 중에서도 밴댕이회무침이 유명해서 외지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 밖에도 막걸리를 넣고 부풀려 만든 옛날 찐빵은 어르신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간식거리로 인기가 높다. 재래시장인 강화풍물시장은 매월 세 번째 월요일에 쉰다.

강화닷새장 구경을 마쳤다면 다음은 강화역사박물관을 둘러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화고인돌공원 내에 자리를 잡고 있다. 선사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강화도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2층부터 관람을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동선이다. 고인돌의 땅, 신나는 청동기시대 탐험, 강화의 열린 바닷길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고인돌의 땅 코너에서는 강화의 구석기·신석기·청동기 문화와 우리나라의 고인돌 등에 대해 흥미롭게 배울 수 있다. 고인돌 축조 모형 디오라마가 이해를 돕는다.

1층으로 내려오면 고려시대의 강화, 조선시대와 근대의 강화 그리고 강화인의 삶에 대해 배우게 된다. 병인양요와 정족산성 전투 모형, 광성보 전투 모형은 근대의 역사를 오늘의 우리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강화역사박물관 동쪽 편에는 ‘강화지석묘’라고 불리는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이 청동기시대 이래로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두 개의 받침돌이 무게 52톤의 덮개돌을 받친 모습으로 남한 최대 규모라고 한다.

조국 분단의 현실을 최전방에서 살펴보려면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아가면 된다. 3층 전망대에서는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들판과 개성의 송악산이 보인다. 문화관광해설사가 상주하면서 이 지역에 얽힌 이야기들을 설명해준다. 전망대 2층의 전시실은 강화도의 역사와 북한의 실상을 알려주는 곳이다. 1층 특산품매장에서는 들쭉술, 인삼술, 백로술, 장뇌삼술, 도토리술, 인풍술 등 북한의 주류를 판매한다. 옥외전시장에는 실향민들을 위한 망배단과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가 세워져 있고 성악가들의 이름이 적힌 버튼을 누르면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숨쉬는 
생생한 역사의 흔적들

강화읍내 권역에서 가봐야 할 답사지는 고려궁지, 갑곶돈대, 강화산성 서문과 북문, 남문 등이다. 몽고의 1차 침입 후 고려 고종은 1232년 강화 천도를 단행한다. 1234년 궁궐과 관아 건축물 공사가 모두 완료됐다. 그러나 고려 원종 11년(1270년)에 개경으로 환도한 이후 강화도의 고려궁궐과 성의 대부분이 무너지거나 불에 타버렸다. 조선 인조 때 고려궁지에 행궁, 전각, 강화유수부 등을 세웠으나 병자호란 때 함락되고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 의해 불타버리는 등 심한 수난을 당했다. 현재 고려궁지에는 고려 시대의 건축 기단과 돌계단, 그리고 조선시대의 유수부 동헌과 이방청, 외규장각이 남아있다.

강화대교 가까운 곳 바닷가에는 갑곶돈대가 있다. 5진 7보 53돈대 가운데 하나로 몽고의 침입,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 나라에 변란이 있을 때마다 수도인 한양을 지키는 중요한 요새였다. 현재 갑곶돈대에는 불랑기, 소포, 대포 등이 남아 고난을 이겨낸 역사를 대변해준다. 강화나들길 가운데 바닷가 돈대길이 이곳에서 시작된다. 국방유적에 관심이 많다면 이어서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분오리돈대까지 답사하고 동막해변에서 해넘이까지 감상해본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코스
① 강화닷새장터→강화역사박물관과 강화지석묘→강화평화전망대→화문석문화관
② 강화닷새장터→고려궁지→갑곶돈대→광성보→덕진진→초지진→동막해변 낙조 감상

♣1박2일코스
첫째 날 : 강화닷새장터→강화역사박물관과 지석묘→강화평화전망대→고려궁지→숙박
둘째 날 : 석모도→강화갯벌센터→전등사→광성보→덕진진→초지진

♣대중교통편
강화 - 서울 : 10∼15분 간격 운행
강화 - 인천 : 20∼25분 간격 운행
강화 - 부평 : 10분 간격 운행
강화 - 일산 : 20∼40분 간격 운행

♣자가운전
88올림픽대로→김포한강로→강화대교→강화풍물시장
김포시 양촌읍→대곶면→초지대교→강화풍물시장

♣축제 및 행사
-고려산진달래예술제 : 매년 4월 개최
-강화고인돌문화축제 : 매년 5월 개최
-강화개천대축제 : 매년 10월 개최
-강화새우젓축제 : 매년 10월 개최

♣주변 볼거리
마니산 국민관광지, 석모도, 보문사, 교동도, 교동읍성, 주문도, 볼음도, 은암자연사박물관, 철종외가, 옥토끼우주센터, 함허동천야영장, 동막해변, 강화 아르미애월드, 정수사,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삼별초항몽유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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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