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터지면 ‘해외로 꽁무니’ 빼는 MB 노림수

예전엔 ‘오비이락’! 요즘엔 ‘엠비폭락’?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옛말에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더니 요즘은 ‘엠비폭락(M飛爆落)’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사자성어를 빗대 만든 말로 ‘MB(이명박 대통령)가 날자 폭탄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내에서 사건만 터지면 해외로 꽁무니를 뺀 것을 두고 쏟아지는 비아냥이기도 하다.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산이었을까? 권력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이 터지면 해외순방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돌려 여론 환기를 노린 이른바 ‘나꼼수’가 아니었겠느냐는 지적이다.

‘다이아 게이트’ 돌파하려 자원외교 보따리 새로 꾸렸나?
‘내곡동 사저’ ‘디도스 파문’ 확산 때도 해외로 발길 돌렸다

임기 말 이명박 대통령의 ‘외치(外治)’가 더욱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지금껏 약 43회에 걸친 해외순방으로 전·현직 대통령 중 최다 순방을 기록하고 있다. 그간 가장 많이 해외를 다녔다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27회 해외순방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횟수이다.

더욱이 임기 말 대형 악재 등이 줄줄이 터진 미묘한 시점에 잦아지는 이 대통령의 바깥나들이에 의혹의 눈초리가 따가운 실정이다.

자원외교 재시동으로
막판 스퍼트 올리나?  

‘카메룬 다이아 스캔들’이 정국을 휘감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얼마전 중동행 특별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4일부터 일주일간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를 차례로 방문한 것. 자원외교에 재시동을 건 이 대통령은 중동 순방을 통해 ‘빅딜’을 성사시키는 알찬 순방보따리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아딜레 술탄 궁전에서 ‘실권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의 단독회동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2년여 동안 중단됐던 20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원전건설사업 협상을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한국과 터키 양국 간 FTA(자유무역협정)도 올 상반기 내에 타결 짓기로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특히 터키가 원전재개 및 FTA를 강력 요청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무협상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사우디·카타르·UAE 방문을 통해 에너지·국방·건설·보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세 나라는 우리가 필요한 원유의 50% 이상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중동 산유국이다.

특히 사우디는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원유의 3분의 1을 공급한다.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광물부 장관은 한국의 비상 위기상황 시 안정적 원유공급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긍정적 입장이다. 때문에 이번 순방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 대비해 원유수입선을 다변화하는 전략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중동행 보따리에는 자원외교 등 성과물이 두둑해 보인다. 하지만 세간의 시선은 아직 따갑기만 하다. 다이아 스캔들로 정국이 초토화된 가운데 사태해결에는 수수방관하고 이 대통령이 다시 자원외교를 빙자해 해외순방에 나서며 여론 환기를 노렸다는 의심 때문이다.

두둑한 중동보따리는
MB의 여론 환기 꼼수? 

그간 정부는 자원외교에 역점을 두며 카메룬 다이아몬드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하지만 이는 각종 의혹과 비리로 얼룩지며 비판이 들끓고 있다. CNK그룹이 다이아몬드 개발권 획득과정에서 정권실세의 개입 의혹과 다이아몬드 매장량 뻥튀기·주가조작 등의 혐의가 드러나며 권력형 게이트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건의 배후로 이 대통령의 측근·친인척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실정이다. 때문에 여론은 이 대통령의 두둑한(?) 자원외교 보따리를 반색하지만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그간 요란하게 홍보했던 정부의 자원외교의 헛발질도 한두 번이 아니다. KMDC가 개발권을 따낸 미얀마 해상광구는 탐사 시추 결과 ‘빈 광구’로 드러나 현재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직접 아랍에미리트까지 달려가서 추진했던 원전수주 역시 ‘제2의 중동 붐’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이면계약 내용이 뒤늦게 공개되며 비난여론이 빗발쳤다. 총 공사비의 절반가량인 100억달러를 한국수출입은행이 비싼 이자로 해외에서 빌려 싼 이자로 UAE에 대출한다는 내용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스캔들이 터진 미묘한 시점에 이 대통령의 해외행은 이번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특히 ‘내곡동 사저’와 ‘디도스 파문’으로 정국이 들끓었던 지난해 말경 이 대통령은 거의 해외에서 체류하다시피 했다.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입주할 계획이던 내곡동 사저가 ‘의혹백화점’으로 급부상하면서 거센 파문이 일었다. 먼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명의로 거래가 이루어진 부분에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과 ‘편법증여’ 논란이 제기됐다.

여기에 시형씨는 토지를 공시지가보다 낮은 반값에,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대통령실은 공시지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며 결과적으로 사저 부지 매입에 혈세투입 의혹을 받으며 강하게 공격받았다. 때문에 이 대통령 스스로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으며 파장이 일파만파 퍼졌다.

비슷한 시기 연이어 ‘디도스 파문’이 터지며 다시 한 번 정국을 뒤흔들었다. 헌정사상 최초의 사이버 부정선거라는 중대한 사태에 여권 및 청와대의 핵심인사들의 이름이 줄줄이 거론되며 폭발력이 커졌다. 그야말로 2011년 4/4분기는 MB정부에 대형 악재들이 겹치며 만신창이로 추락한 시기였다.

한미FTA 국회통과 시 MB 자리 비워 ‘윗선지령’ 의심 키워
MB측근들 거론된 돈 봉투 살포 폭로 있던 뒷날도 중국행

여러 가지 덫에 한꺼번에 걸려들며 숨을 헐떡거리던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두드러졌다. 11월1일 러시아 정상회담과 프랑스 칸 G20 정상회의 참석차 해외 순방길에 올랐고, 이어 11일에는 APEC 참석차 하와이로 떠나 청와대를 비워뒀다. 17일에는 인도네시아 정상회담 및 아세안 정상회의를 이유로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무려 한달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체류했던 셈이다.

한미FTA 비준 동의안이 한나라당의 단독처리로 국회를 통과한 민감한 시기에도 이 대통령은 아예 청와대를 비워둔 상태였다. 지난해 11월22일 이 대통령이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던 시점과 딱 맞아떨어진 날치기를 두고 당시 ‘청와대 지령’이란 의혹에 무게가 실렸다.

한 언론사를 중심으로 세간에는 저자세의 한미FTA는 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인 BBK사건과 연관 있다는 ‘빅딜설’이 파다했다. 미국 검찰의 BBK 수사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었지만 내년 선거정국을 앞두고 다시 거론될 경우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때문에 다급한 청와대가 여당에 밀명을 내렸다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며 의심을 더욱 키웠다.

이른바 ‘고승덕 폭로’로 공공연히 떠돌던 ‘전당대회 돈거래설’의 실체가 밝혀지며 정국이 떠들썩했던 상황에도 역시 이 대통령은 해외행을 택했다. 올해 초 고승덕 새누리당 의원의 폭로로 그간 쉬쉬하며 닫아두었던 금권정치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며 그 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어 고 의원은 1월8일 검찰에 출두해 지난 2008년 한나라당 7·3 전대 당시 돈 봉투 살포 용의자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전격 지목했다.

금권정치의 판도라 상자
열린 다음 날도 해외행


박 전 의장은 지난 7·3 전대 당시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당대표에 당선됐다. MB정권 집권 초기에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당청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었다. 당시 이 대통령이 직접 전당대회에 참석해 당의 단합을 호소할 정도였고, 박 전 의장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거들고 나섰던 전대에 돈 봉투 살포라는 악재가 터지며 폭발력이 커진 상황이다. 게다가 배후로는 청와대 고위 인사의 이름까지 거명된 상황이다. 물론 이 대통령은 여기서도 하루 뒤인 1월9일 중국 국빈 방문을 이유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처럼 일만 터지면 여지없이 해외로 꽁무니를 빼는 이 대통령. 이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상황에 앞으로 디도스 특검 및 BBK의혹 재점화, 돈 봉투 살포 파문 등 정국을 뒤흔들 핵뇌관들은 수두룩하다.

벌써부터 향후 있을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 시점을 놓고 세간의 따가운 시선이 쏠리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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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