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 노란 ‘종편 꿈’ 꾸다 몰매 맞는 MB 신세

‘최대걸작’이라더니 ‘애물단지’가 따로 없소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MB정부의 최대걸작인 ‘종편’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꼼수와 의혹의 산실인 MB정부는 여론 편중을 위해 종편 출산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종편은 0%대의 경이적인 시청률로 정부의 노란싹수를 종식시키는 분위기다. 여기에 MB정부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나꼼수> <뉴스타파> 등 대안언론이 날선 권력 감시로 종편을 넘어서며 뒤통수까지 얻어맞는 양상이다. 번지수 한참 잘못 찾은 MB정부의 언론장악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말 많고 탈 많은’ 종편의 화려한 개막…0% 굴욕
번지수 잘못 찾고 여론 ‘편중’ 노리다 여론 ‘뭇매’

지난해 12월1일 ‘말 많고 탈 많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화려하게 출범했다. 종편은 대상 선정에서 개국까지 특혜 남발로 얼룩져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열린 종편은 ‘속 빈 강정’ 그 자체였다. 개막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한 0%대의 시청률 기록은 경이로울 정도다.

MB정부의 역작이던 종편은 이제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할 처지다. 게다가 종편을 능가하는 ‘대안언론’들이 속속 등장하며 MB정부의 계산이 어긋나는 양상이다.

MB의 ‘아군’ 생산
종편 출산에 매진

정부는 지난 2009년 거센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미디어법을 날치기 시키며 종편의 단초를 마련했다. ‘미디어산업의 활성화’라는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웠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모두 다 죽는 길”이라고 경고했음에도 MB정부는 뚝심을 발휘하며 종편을 밀어붙였다.

심지어 현 방송광고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한꺼번에 4개나 허가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친정부?보수성향의 언론사가 그 대상으로 선정됐다. 막강한 정부의 지원과 비호 아래 지난해 12월 종편이 탄생했다.

꼼수와 반칙, 특혜가 난무했던 종편을 두고 비판 여론이 가열됐다. 방송장악에 이어 정권과 보조를 맞춘 보수신문들의 방송진출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정계 안팎에서는 MB정권이 여론 편중을 위해 친정부 성향으로 청와대를 대변하는 방송사가 필요해 종편출산에 매진했다고 보고 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야당 때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등을 겪으며 지상파 방송에 대한 피해의식이 커졌고, 현 정권 들어서도 광우병 쇠고기 파동을 겪으며 방송의 영향력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다”고 귀띔했다. MB의 막강한 아군 생산에 종편은 최대의 과제였던 것.

종편강행 이면에는 또 총?대선을 앞둔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종편은 개국 후 잇따라 방송 실수를 연발했다. 준비가 덜 됐음을 자인한 셈이다. 그럼에도 서둘러 개국한 것은 선거 전에 개국해 여론을 장악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종편 선정 이후 케이블 방송 의무 재전송, 중간광고 및 24시간 방송 허용, 채널 안배 등 ‘사탕발림’의 특혜성 지원이 남발된 데에도 정부의 숨은 노림수가 읽힌다.

하지만 정부의 역점사업이던 종편은 결과적으로 ‘완벽한 실패’였다. 평균 3836억을 들인 종편은 출범 두 달이 지났지만 0.3~0.6%대의 이른바 ‘애국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스타급 작가와 연예인을 대거 투입해 만든 드라마조차 시청률은 0%대.

결국 조중동이 종편 때문에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온실 속 화초’ 종편
각박한 생존경쟁으로

종편의 앞날도 까마득하다. 든든한 방패막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사퇴하면서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직접 대기업 광고주를 만나 광고영업까지 거들고 나설 만큼 종편을 애지중지해왔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의 사퇴로 종편도 더 이상의 수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제 종편은 온실 속 화초에서 각박한 생존경쟁에 나서야 할 처지가 된 것. 특히 광고주 역시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 시청률을 근거로 종편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여 특단의 생존대책마저 절실한 상태다.

더욱이 천정배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야권은 차기 정부에서 종편의 의무재송신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미래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의 형국으로 권력지형이 재편되면 종편들은 더욱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게다가 종편을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대안언론까지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대안언론들은 날선 권력 감시로 기존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현상 이면까지 들춰내 국민적 환호와 열렬한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가장 먼저 물꼬를 튼 것은 팟캐스트 형식의 방송인 <나는 꼼수다> 이하 (나꼼수)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주진우 <시사IN>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등 4명이 민감한 정치현안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사풍자 토크 프로그램이다.

‘국내 유일의 가카(각하)를 위한 헌정방송’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지난해 4월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놀라운 청취율과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신드롬으로 확산됐다.

<나꼼수>는 현안을 쉽게 풀어내 정치에 무관심하던 다양한 계층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추측과 사실을 적절하게 섞어 가면서 방송을 하고 기성 언론들이 전혀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인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나꼼수>는 ‘내곡동 사저’ ‘디도스 공격’ 등의 핫이슈를 생산해 현 정부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종편 아이러니…버림받은 종편과 선택받은 대안언론
생사기로에 놓인 종편 은혜 잊고 ‘MB 뒤통수 때리기’

‘뉴스답지 않은 낡은 뉴스를 타파 한다’는 뜻을 담은 새로운 대안언론 <뉴스타파>는 <나꼼수>의 흥행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타파>는 전국언론노조와 이근행 전 MBC PD,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권석재 전 YTN 촬영기자 등 해직언론인들이 모여 만든 뉴스 미디어다. 변상욱 CBS 대기자, 최상재 SBS PD,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 등도 참여했다.

신경민 전 MBC 앵커는 민주통합당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정식 참여가 아닌 측면 지원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기존의 기성언론들이 취재하지 않고, 취재해도 방송하지 않는 뉴스들을 꼼꼼하게 파헤치며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한 <뉴스타파> 첫회 방송은 조회수 25만을 넘겼다. 여기에 소설가 공지영 등 유명인사에서부터 파워트위터러, 블로거 등이 뉴스타파를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특히 첫 방송에서 ‘10?26 투표소 변경…선관위의 거짓말’ ‘MB 임기 말 14조 무기도입 추진…미국의 압력 의혹’ 등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는 공격적인 6개 꼭지로 구성됐다. 방송이 공개된 뒤 인터넷에는 누리꾼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계속해서 <나는 꼽사리다> <손바닥TV> <노회찬?유시민의 저공비행> 등 새로운 대안언론이 줄줄이 탄생하고 있다. 여론 역시 언론으로서 이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방송 장악과 방송 출산으로 여론의 쏠림을 기대했던 MB정부의 의도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았음을 방증하고 있는 것. 실제로 정부는 종편 출산에 앞서 방송 장악 역시 역점을 두고 추진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언론특보였던 구본홍, 김인규, 김재철 등의 인사가 줄줄이 KBS, MBC, YTN에 내려 보냈다.

권력 공고화 꿈꾼 MB
대안언론에 무릎 꿇어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압박을 가했고, 노조원은 물론 진행자와 아나운서까지 해고하거나 좌천시켰다. 이 같은 무리한 방송장악에 어느 시기보다도 방송노조와 많은 갈등을 빚어졌다.

특히 MBC의 경우 김 사장이 2010년 취임한 후에 지금까지 총파업 두 번째로 이어지고 있다. <MBC>뉴스 기자들과 함께 MBC직원 대부분은 이런 조롱 받는 뉴스와 우편향적인 방송사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다면서 지난달 30일 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게다가 종편 출산에 심혈을 기울여준 은혜에도 조중동이 임기 말 MB 때리기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계속된 시청률 굴욕과 여론의 뭇매에 생존진로 모색이라는 평이다.

언론장악을 꿈꾼 MB정부는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진 꼴이 되었다. 종편은 아이러니하게도 MB정부의 의도와 반대로 언론권력의 판도마저 뒤집어 놓고 있다. 버림받는 종편과 환호 받는 대안방송. 언론장악과 정보통제로 권력 공고화를 꿈꿨던 MB의 ‘싹수 노란’ 바람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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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