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 노란 ‘종편 꿈’ 꾸다 몰매 맞는 MB 신세

‘최대걸작’이라더니 ‘애물단지’가 따로 없소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MB정부의 최대걸작인 ‘종편’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꼼수와 의혹의 산실인 MB정부는 여론 편중을 위해 종편 출산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종편은 0%대의 경이적인 시청률로 정부의 노란싹수를 종식시키는 분위기다. 여기에 MB정부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나꼼수> <뉴스타파> 등 대안언론이 날선 권력 감시로 종편을 넘어서며 뒤통수까지 얻어맞는 양상이다. 번지수 한참 잘못 찾은 MB정부의 언론장악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말 많고 탈 많은’ 종편의 화려한 개막…0% 굴욕
번지수 잘못 찾고 여론 ‘편중’ 노리다 여론 ‘뭇매’

지난해 12월1일 ‘말 많고 탈 많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화려하게 출범했다. 종편은 대상 선정에서 개국까지 특혜 남발로 얼룩져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열린 종편은 ‘속 빈 강정’ 그 자체였다. 개막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한 0%대의 시청률 기록은 경이로울 정도다.

MB정부의 역작이던 종편은 이제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할 처지다. 게다가 종편을 능가하는 ‘대안언론’들이 속속 등장하며 MB정부의 계산이 어긋나는 양상이다.

MB의 ‘아군’ 생산
종편 출산에 매진

정부는 지난 2009년 거센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미디어법을 날치기 시키며 종편의 단초를 마련했다. ‘미디어산업의 활성화’라는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웠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모두 다 죽는 길”이라고 경고했음에도 MB정부는 뚝심을 발휘하며 종편을 밀어붙였다.

심지어 현 방송광고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한꺼번에 4개나 허가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친정부?보수성향의 언론사가 그 대상으로 선정됐다. 막강한 정부의 지원과 비호 아래 지난해 12월 종편이 탄생했다.


꼼수와 반칙, 특혜가 난무했던 종편을 두고 비판 여론이 가열됐다. 방송장악에 이어 정권과 보조를 맞춘 보수신문들의 방송진출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정계 안팎에서는 MB정권이 여론 편중을 위해 친정부 성향으로 청와대를 대변하는 방송사가 필요해 종편출산에 매진했다고 보고 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야당 때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등을 겪으며 지상파 방송에 대한 피해의식이 커졌고, 현 정권 들어서도 광우병 쇠고기 파동을 겪으며 방송의 영향력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다”고 귀띔했다. MB의 막강한 아군 생산에 종편은 최대의 과제였던 것.

종편강행 이면에는 또 총?대선을 앞둔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종편은 개국 후 잇따라 방송 실수를 연발했다. 준비가 덜 됐음을 자인한 셈이다. 그럼에도 서둘러 개국한 것은 선거 전에 개국해 여론을 장악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종편 선정 이후 케이블 방송 의무 재전송, 중간광고 및 24시간 방송 허용, 채널 안배 등 ‘사탕발림’의 특혜성 지원이 남발된 데에도 정부의 숨은 노림수가 읽힌다.

하지만 정부의 역점사업이던 종편은 결과적으로 ‘완벽한 실패’였다. 평균 3836억을 들인 종편은 출범 두 달이 지났지만 0.3~0.6%대의 이른바 ‘애국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스타급 작가와 연예인을 대거 투입해 만든 드라마조차 시청률은 0%대.

결국 조중동이 종편 때문에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온실 속 화초’ 종편
각박한 생존경쟁으로

종편의 앞날도 까마득하다. 든든한 방패막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사퇴하면서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직접 대기업 광고주를 만나 광고영업까지 거들고 나설 만큼 종편을 애지중지해왔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의 사퇴로 종편도 더 이상의 수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제 종편은 온실 속 화초에서 각박한 생존경쟁에 나서야 할 처지가 된 것. 특히 광고주 역시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 시청률을 근거로 종편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여 특단의 생존대책마저 절실한 상태다.

더욱이 천정배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야권은 차기 정부에서 종편의 의무재송신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미래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의 형국으로 권력지형이 재편되면 종편들은 더욱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게다가 종편을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대안언론까지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대안언론들은 날선 권력 감시로 기존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현상 이면까지 들춰내 국민적 환호와 열렬한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가장 먼저 물꼬를 튼 것은 팟캐스트 형식의 방송인 <나는 꼼수다> 이하 (나꼼수)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주진우 <시사IN>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등 4명이 민감한 정치현안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사풍자 토크 프로그램이다.

‘국내 유일의 가카(각하)를 위한 헌정방송’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지난해 4월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놀라운 청취율과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신드롬으로 확산됐다.

<나꼼수>는 현안을 쉽게 풀어내 정치에 무관심하던 다양한 계층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추측과 사실을 적절하게 섞어 가면서 방송을 하고 기성 언론들이 전혀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인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나꼼수>는 ‘내곡동 사저’ ‘디도스 공격’ 등의 핫이슈를 생산해 현 정부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종편 아이러니…버림받은 종편과 선택받은 대안언론
생사기로에 놓인 종편 은혜 잊고 ‘MB 뒤통수 때리기’

‘뉴스답지 않은 낡은 뉴스를 타파 한다’는 뜻을 담은 새로운 대안언론 <뉴스타파>는 <나꼼수>의 흥행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타파>는 전국언론노조와 이근행 전 MBC PD,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권석재 전 YTN 촬영기자 등 해직언론인들이 모여 만든 뉴스 미디어다. 변상욱 CBS 대기자, 최상재 SBS PD,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 등도 참여했다.

신경민 전 MBC 앵커는 민주통합당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정식 참여가 아닌 측면 지원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기존의 기성언론들이 취재하지 않고, 취재해도 방송하지 않는 뉴스들을 꼼꼼하게 파헤치며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한 <뉴스타파> 첫회 방송은 조회수 25만을 넘겼다. 여기에 소설가 공지영 등 유명인사에서부터 파워트위터러, 블로거 등이 뉴스타파를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특히 첫 방송에서 ‘10?26 투표소 변경…선관위의 거짓말’ ‘MB 임기 말 14조 무기도입 추진…미국의 압력 의혹’ 등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는 공격적인 6개 꼭지로 구성됐다. 방송이 공개된 뒤 인터넷에는 누리꾼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계속해서 <나는 꼽사리다> <손바닥TV> <노회찬?유시민의 저공비행> 등 새로운 대안언론이 줄줄이 탄생하고 있다. 여론 역시 언론으로서 이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방송 장악과 방송 출산으로 여론의 쏠림을 기대했던 MB정부의 의도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았음을 방증하고 있는 것. 실제로 정부는 종편 출산에 앞서 방송 장악 역시 역점을 두고 추진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언론특보였던 구본홍, 김인규, 김재철 등의 인사가 줄줄이 KBS, MBC, YTN에 내려 보냈다.


권력 공고화 꿈꾼 MB
대안언론에 무릎 꿇어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압박을 가했고, 노조원은 물론 진행자와 아나운서까지 해고하거나 좌천시켰다. 이 같은 무리한 방송장악에 어느 시기보다도 방송노조와 많은 갈등을 빚어졌다.

특히 MBC의 경우 김 사장이 2010년 취임한 후에 지금까지 총파업 두 번째로 이어지고 있다. <MBC>뉴스 기자들과 함께 MBC직원 대부분은 이런 조롱 받는 뉴스와 우편향적인 방송사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다면서 지난달 30일 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게다가 종편 출산에 심혈을 기울여준 은혜에도 조중동이 임기 말 MB 때리기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계속된 시청률 굴욕과 여론의 뭇매에 생존진로 모색이라는 평이다.

언론장악을 꿈꾼 MB정부는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진 꼴이 되었다. 종편은 아이러니하게도 MB정부의 의도와 반대로 언론권력의 판도마저 뒤집어 놓고 있다. 버림받는 종편과 환호 받는 대안방송. 언론장악과 정보통제로 권력 공고화를 꿈꿨던 MB의 ‘싹수 노란’ 바람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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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