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의 제왕’ MB ‘민영화 올인’ 내막

말 따로 행동 따로…앞에선 ‘친서민’ 뒤에선 ‘친재벌’

〔일요시사=서형숙 기자〕MB정부가 민영화의 꿈을 접지 못하는 양상이다. 번번이 ‘재벌 배불리기’라는 비난의 화살을 맞으면서도 공기업 민영화를 줄기차게 추진하는 것. 수돗물과 인천공항에 이어 KTX 노선 운영권까지 대상에 올랐다. 게다가 이번에는 여론의 뭇매에도 기어이 끝장을 볼 태세다. 그간 친서민 기조를 내걸었던 MB정부이기에 공공성에 먹칠하는 불필요한 민영화 추진을 두고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이중행보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알토란’ 인천공항에 이어 ‘황금알’ KTX도 민영화 추진 심혈
뼛속까지 친서민이라던 MB 서민경제 파탄에도 무한 재벌사랑

MB정부가 KTX 분할민영화를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다. 코레일의 엄청난 적자와 잦은 사고가 ‘경쟁부재’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노선은 정부가 건설하고, 이윤 나는 KTX 노선 운영권만 매각한다는 입장이라 재벌 특혜라는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게다가 철도는 공공재이기에 민영화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역풍이 거센 상태다.

정부의 KTX 민영화에 대한 움직임이 감지된 것은 지난해 12월19일 인사발령부터다. 당시 정부는 철도정책관에 ‘민영화 전도사’로 불리는 구본환씨를, 다음 날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에 인천공항 민영화의 사령탑 김한영씨를 각각 임명했다. 이어 12월27일 국토부는 신년 업무보고에서 KTX 일부 운영권의 민간개방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뼛속까지 친서민’ 
MB는 골다공증?

즉각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졌지만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철도운영 경쟁도입 공개 토론회’까지 개최하며 강행의지를 불태웠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적자와 그간 KTX의 역주행 등 잦은 사고를 내는 이유가 경쟁부재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때문에 “건전한 경쟁을 통한 철도운영 효율화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구간의 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해 업자 간 경쟁을 유도하면 서비스도 좋아지고, 잦은 사고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노선은 국가에서 짓되, 이윤 나는 노선의 운영권은 민간업체에서 가져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입장이다. 특히 철도는 역사는 물론 선로건설, 차량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것을 모두 국가가 혈세로 지어주고 한 대당 몇 백억 되는 KTX 차량 역시 장기임대로 빌려주겠다는 얘기다. 즉 초기 투자비용까지 허물면서 흑자 보는 KTX의 운영권만을 민간업체에게 맡긴다는 것. 재벌특혜설의 요지이다.

국토부는 (건설부채가 포함된) 선로사용료를 내므로 재벌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코레일은 이 선로사용료 외에 코레일이 짊어진 건설부채가 따로 존재한다. 게다가 투자비용 절감 효과까지 누리는 것. MB정부의 ‘재벌사랑’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게다가 KTX만 놓고 보면 연간 30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서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통근열차의 적자를 교차보조 해주고 있는 ‘황금알’ 사업이다. 때문에 혈세로 재벌 배불리기라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는 실정이다.

MB의 무한 재벌사랑
민영화로 정점 찍어

뿐만 아니라 KTX의 민영화 시 여러 가지 문제점까지 내포하고 있어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먼저 가격 상승이 문제다. 국토부는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절대 가격 상승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다. 때문에 가격 상승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당장 이웃나라 일본을 보더라도 국철과 사철의 가격차이가 큰 점을 지적한다. 철도를 민영화한 영국과 남미의 철도 요금이 크게 올랐다는 보도가 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KT의 민영화로 요금이 급증한 사례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이다. 전문가들은 철도는 차량, 신호, 관제 등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만 안전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만약 어느 시스템 하나가 손발이 맞지 않아 오류가 발생할 경우 제대로 된 운영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정부가 주장하는 철도사업에 경쟁도입 주장에는 어폐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KTX는 별도의 고속선만을 사용하지 않고 무궁화호, 새마을호와 같은 기존선을 같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동일한 선로에 KTX에서부터 새마을, 무궁화호 거기에 화물열차, 수도권 전철까지 다양한 특징을 가진 열차들이 효율적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열차계획이 필요하다.

때문에 운영권의 이원화보다는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안전성을 위해 효과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운영권 이원화의 경우 갑작스런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고, 그렇게 되면 결국 피해는 열차 이용승객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철도는 공공재적 서비스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KTX 민영화는 단지 KTX 운영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보편적 이동권에 관한 문제라는 비판도 쏟아진다. 때문에 코레일의 영업이익이 적자를 보고 있더라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곧 ‘KTX 운영권 민간개방’이 될 수는 없다는 비판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KTX 민영화 추진 사업에 참여를 밝히고 있는 곳은 동부와 대우다. 모두 고소영 라인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우건설에는 TK-고려대 인맥인 서종욱 사장이 있다. 때문에 막대한 혈세를 털어 결국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꼼수에 역풍이 거센 상태다.

여당 실패 사례로 KTX 민영화 반대…야당 맹공 퍼부어
민영화 성공해도 본전, 실패하면 악재에 탈출구가 없다!

‘황금알’을 낳는 공기업을 재벌품에 안겨주려는 움직임은 처음이 아니다. MB정부는 앞서 인천공항 민영화를 필사적으로 밀어붙였다. 인천공항의 경우 지분매각 시 호주계 금융그룹 맥쿼리가 매각대상 ‘0순위’였다. 이 맥쿼리는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 지형씨와 맞닿아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MB정권 출범 초기였던 2008년에는 수돗물 민영화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불태웠다. 수돗물 민영화가 추진되면 수혜기업이 바로 코오롱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때마침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물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2015년까지 매출 2조원 이상의 세계 10대 물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코오롱워터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부의 수돗물 민영화와 딱 맞아떨어진 행보였다. 코오롱 역시 현 정권과 밀착관계에 있는 그룹이다.

계속해서 MB정부의 줄기찬 민영화 추진은 결국 재벌특혜라는 꼼수에 민심은 철퇴를 내렸고 정부는 백기 투항했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 될 민영화 추진에 정부의 각오는 비장감이 감돈다. 국토부는 일단 4월 총선 뒤로 미룬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선거를 의식해 민영화 논의를 미뤘을 뿐 정부의 정책방향은 조금도 변함이 없이 강경한 입장이다. 국민과의 전격 대결을 선언한 셈이다.

MB정부의 뚝심(?)에 전방위적인 비판이 쏟아진다. 국민적 반대 여론은 물론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반의 조짐이 역력하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영국의 철도 민영화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민영화를 반대했고,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공개적으로는 처음으로 MB에 반기를 들었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야권전체가 철회를 주장했고, 민영화 칼날을 맞게 된 코레일의 노조는 이러한 정부 비판의 최전선에 있다.

특히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KTX 민영화 저지 기획단을 발족하며 거칠게 반발했다. 한미FTA가 통과돼 외국 투기자본이 몰려와 공공부문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혈안이 된 시점에서 KTX 민영화는 철도의 공공성을 완전히 파괴하고 자칫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여론 뭇매에도
강경한 입장 고수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민간 자본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인데 공공 철도에서 사기업 철도로 바뀌면 안전성이과 내려가고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한미FTA의 래칫 조항 때문에 한번 민영화가 추진되면 되돌릴 수 없어 한미FTA와 철도민영화는 한 몸이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정 고문은 “민영화로 이득 보는 사람은 정권과 대기업, 외국자본 세 집단뿐이고, KTX 민영화는 이 삼각동맹의 기득권 강화를 위해 서민을 희생시키는 것이다”고 성토했다.

MB정부는 출범부터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내세워가며 재벌위주의 정책을 펼쳐왔다. 부자감세에서 대기업 규제완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까지…. 여기에 민영화는 재벌사랑에 정점을 찍고 있는 것. 뼛속까지 친서민을 주장했지만 서민경제 파탄에도 재벌 챙기기에 여념없는 MB정부.

정부가 민영화에 성공하면 본전이지만, 실패하면 갖가지 악재에 탈출구마저 없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올해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잇달아 실시되는 선거의 해다. 때문에 선거 결과에는 현 정부의 민영화에 대한 민심도 오롯이 담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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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