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의 제왕’ MB ‘민영화 올인’ 내막

말 따로 행동 따로…앞에선 ‘친서민’ 뒤에선 ‘친재벌’

〔일요시사=서형숙 기자〕MB정부가 민영화의 꿈을 접지 못하는 양상이다. 번번이 ‘재벌 배불리기’라는 비난의 화살을 맞으면서도 공기업 민영화를 줄기차게 추진하는 것. 수돗물과 인천공항에 이어 KTX 노선 운영권까지 대상에 올랐다. 게다가 이번에는 여론의 뭇매에도 기어이 끝장을 볼 태세다. 그간 친서민 기조를 내걸었던 MB정부이기에 공공성에 먹칠하는 불필요한 민영화 추진을 두고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이중행보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알토란’ 인천공항에 이어 ‘황금알’ KTX도 민영화 추진 심혈
뼛속까지 친서민이라던 MB 서민경제 파탄에도 무한 재벌사랑

MB정부가 KTX 분할민영화를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다. 코레일의 엄청난 적자와 잦은 사고가 ‘경쟁부재’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노선은 정부가 건설하고, 이윤 나는 KTX 노선 운영권만 매각한다는 입장이라 재벌 특혜라는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게다가 철도는 공공재이기에 민영화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역풍이 거센 상태다.

정부의 KTX 민영화에 대한 움직임이 감지된 것은 지난해 12월19일 인사발령부터다. 당시 정부는 철도정책관에 ‘민영화 전도사’로 불리는 구본환씨를, 다음 날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에 인천공항 민영화의 사령탑 김한영씨를 각각 임명했다. 이어 12월27일 국토부는 신년 업무보고에서 KTX 일부 운영권의 민간개방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뼛속까지 친서민’ 
MB는 골다공증?

즉각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졌지만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철도운영 경쟁도입 공개 토론회’까지 개최하며 강행의지를 불태웠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적자와 그간 KTX의 역주행 등 잦은 사고를 내는 이유가 경쟁부재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때문에 “건전한 경쟁을 통한 철도운영 효율화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구간의 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해 업자 간 경쟁을 유도하면 서비스도 좋아지고, 잦은 사고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노선은 국가에서 짓되, 이윤 나는 노선의 운영권은 민간업체에서 가져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입장이다. 특히 철도는 역사는 물론 선로건설, 차량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것을 모두 국가가 혈세로 지어주고 한 대당 몇 백억 되는 KTX 차량 역시 장기임대로 빌려주겠다는 얘기다. 즉 초기 투자비용까지 허물면서 흑자 보는 KTX의 운영권만을 민간업체에게 맡긴다는 것. 재벌특혜설의 요지이다.

국토부는 (건설부채가 포함된) 선로사용료를 내므로 재벌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코레일은 이 선로사용료 외에 코레일이 짊어진 건설부채가 따로 존재한다. 게다가 투자비용 절감 효과까지 누리는 것. MB정부의 ‘재벌사랑’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게다가 KTX만 놓고 보면 연간 30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서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통근열차의 적자를 교차보조 해주고 있는 ‘황금알’ 사업이다. 때문에 혈세로 재벌 배불리기라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는 실정이다.

MB의 무한 재벌사랑
민영화로 정점 찍어

뿐만 아니라 KTX의 민영화 시 여러 가지 문제점까지 내포하고 있어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먼저 가격 상승이 문제다. 국토부는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절대 가격 상승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다. 때문에 가격 상승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당장 이웃나라 일본을 보더라도 국철과 사철의 가격차이가 큰 점을 지적한다. 철도를 민영화한 영국과 남미의 철도 요금이 크게 올랐다는 보도가 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KT의 민영화로 요금이 급증한 사례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이다. 전문가들은 철도는 차량, 신호, 관제 등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만 안전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만약 어느 시스템 하나가 손발이 맞지 않아 오류가 발생할 경우 제대로 된 운영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정부가 주장하는 철도사업에 경쟁도입 주장에는 어폐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KTX는 별도의 고속선만을 사용하지 않고 무궁화호, 새마을호와 같은 기존선을 같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동일한 선로에 KTX에서부터 새마을, 무궁화호 거기에 화물열차, 수도권 전철까지 다양한 특징을 가진 열차들이 효율적으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열차계획이 필요하다.

때문에 운영권의 이원화보다는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안전성을 위해 효과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운영권 이원화의 경우 갑작스런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고, 그렇게 되면 결국 피해는 열차 이용승객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철도는 공공재적 서비스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KTX 민영화는 단지 KTX 운영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의 보편적 이동권에 관한 문제라는 비판도 쏟아진다. 때문에 코레일의 영업이익이 적자를 보고 있더라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곧 ‘KTX 운영권 민간개방’이 될 수는 없다는 비판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KTX 민영화 추진 사업에 참여를 밝히고 있는 곳은 동부와 대우다. 모두 고소영 라인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우건설에는 TK-고려대 인맥인 서종욱 사장이 있다. 때문에 막대한 혈세를 털어 결국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꼼수에 역풍이 거센 상태다.

여당 실패 사례로 KTX 민영화 반대…야당 맹공 퍼부어
민영화 성공해도 본전, 실패하면 악재에 탈출구가 없다!

‘황금알’을 낳는 공기업을 재벌품에 안겨주려는 움직임은 처음이 아니다. MB정부는 앞서 인천공항 민영화를 필사적으로 밀어붙였다. 인천공항의 경우 지분매각 시 호주계 금융그룹 맥쿼리가 매각대상 ‘0순위’였다. 이 맥쿼리는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 지형씨와 맞닿아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MB정권 출범 초기였던 2008년에는 수돗물 민영화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불태웠다. 수돗물 민영화가 추진되면 수혜기업이 바로 코오롱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때마침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물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2015년까지 매출 2조원 이상의 세계 10대 물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코오롱워터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부의 수돗물 민영화와 딱 맞아떨어진 행보였다. 코오롱 역시 현 정권과 밀착관계에 있는 그룹이다.

계속해서 MB정부의 줄기찬 민영화 추진은 결국 재벌특혜라는 꼼수에 민심은 철퇴를 내렸고 정부는 백기 투항했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 될 민영화 추진에 정부의 각오는 비장감이 감돈다. 국토부는 일단 4월 총선 뒤로 미룬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선거를 의식해 민영화 논의를 미뤘을 뿐 정부의 정책방향은 조금도 변함이 없이 강경한 입장이다. 국민과의 전격 대결을 선언한 셈이다.

MB정부의 뚝심(?)에 전방위적인 비판이 쏟아진다. 국민적 반대 여론은 물론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반의 조짐이 역력하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영국의 철도 민영화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민영화를 반대했고,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공개적으로는 처음으로 MB에 반기를 들었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야권전체가 철회를 주장했고, 민영화 칼날을 맞게 된 코레일의 노조는 이러한 정부 비판의 최전선에 있다.

특히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KTX 민영화 저지 기획단을 발족하며 거칠게 반발했다. 한미FTA가 통과돼 외국 투기자본이 몰려와 공공부문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혈안이 된 시점에서 KTX 민영화는 철도의 공공성을 완전히 파괴하고 자칫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여론 뭇매에도
강경한 입장 고수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민간 자본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인데 공공 철도에서 사기업 철도로 바뀌면 안전성이과 내려가고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한미FTA의 래칫 조항 때문에 한번 민영화가 추진되면 되돌릴 수 없어 한미FTA와 철도민영화는 한 몸이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정 고문은 “민영화로 이득 보는 사람은 정권과 대기업, 외국자본 세 집단뿐이고, KTX 민영화는 이 삼각동맹의 기득권 강화를 위해 서민을 희생시키는 것이다”고 성토했다.

MB정부는 출범부터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내세워가며 재벌위주의 정책을 펼쳐왔다. 부자감세에서 대기업 규제완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까지…. 여기에 민영화는 재벌사랑에 정점을 찍고 있는 것. 뼛속까지 친서민을 주장했지만 서민경제 파탄에도 재벌 챙기기에 여념없는 MB정부.

정부가 민영화에 성공하면 본전이지만, 실패하면 갖가지 악재에 탈출구마저 없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올해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잇달아 실시되는 선거의 해다. 때문에 선거 결과에는 현 정부의 민영화에 대한 민심도 오롯이 담길 전망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