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같은 피부와 순수한 미소가 아름다운 신인배우 박보영. 그녀는 드라마 <왕과 나>에서 폐비 윤씨인 어린 소화 역으로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를 펼치며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김수로 주연의 <울학교 이티>로 본격적인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박보영은 <초감각 커플>, <과속스캔들>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며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올 한해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차세대 한국영화를 이끌고 갈 여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신예 박보영은 이제 ‘국민 여동생’ 등극을 앞두고 있다. 박보영을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블러쉬에서 만나 그녀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보았다.
신예 박보영은 요즘 싱글벙글이다. 올초 드라마 <왕과 나>에서 소화로 출연해 주목을 받은 뒤 연이어 세 편의 영화의 주연을 꿰찼다.
“정말 저에게는 잊지 못할 한해가 될 것 같아요. 대학도 들어가고, 드라마로 인기도 얻고, 영화도 세 편이나 찍고. 이 모든 게 저를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이죠. 감사드려요.”
박보영은 지난 9월11일 개봉한 김수로 주연의 코미디영화 <울학교 이티>의 똑 부러지는 반장 한송이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첫 주인공은 지난해 12월 촬영해 지난 11월27일 개봉한 영화 <초감각 커플>이다. 오는 12월4일 개봉하는 영화 <과속스캔들>에도 여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진구 ‘오빠’ 차태현 ‘아빠’
김수로 ‘선생님’
차분한 말투와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던 드라마 모습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발랄하고 쾌활한 본인의 모습을 마음껏 드러내며 순수하고 상큼한 매력으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초감각 커플>에서는 아이큐 180의 천재 소녀 현진 역을 맡아 초절정 애교의 진수를 보여주고 <과속 스캔들>에서는 스토커이자 여섯 살 난 아들을 둔 엄마 황정남 역을 맡아 꼬장꼬장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상큼 발랄한 매력을 발휘한다.
“이제야 영화를 통해 내 본연의 모습인 발랄한 역을 하게 됐어요. 어린 소화 역을 할 때는 어른들도 저를 어렵게 생각하거나 강단이 있는 아이로만 보셨어요. 이제야 영화를 통해 좀 더 편안한 모습을 보여 드려요.”
박보영은 신인 여배우들 가운데 가장 ‘HOT’한 위치에 서있다.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이미지를 풍기는 박보영의 변화무쌍한 표정과 끼를 감독들이 먼저 알아보고 있는 것.
“<초감각 커플>의 김형주 감독님, <울학교 이티>의 박광춘 감독님,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님까지 저 정말 감독님 복 타고 났지요?”
영화 세 편을 찍으면서 박보영은 진구, 차태현, 김수로 등 선배 배우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특히 감독과의 의견 교환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영화를 하면서 사람들과의 교감을 소중히 하는 배우가 된 것만은 확실해요. 진구 오빠, 차태현 아빠, 김수로 선생님처럼 훌륭한 선배님과 연기할 수 있어서 복 받은 것 같아요.”(웃음)
올 한해 영화 세 편 여주인공 발탁…‘충무로 블루칩’→‘국민 여동생’
중학교 때 동아리 활동으로 연예계 데뷔…“초심 잃지 않는 배우 될 것”
충북 증평 출신인 박보영은 증평여중 재학시절 교내 영상동아리 활동을 통해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게 무조건 좋았다. 중 1때 찍은 단편 영화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출품됐고 상을 여러 번 받았다. 덕분에 지금의 소속사에 발탁됐다.
“영화제 기간에 관객과의 대화에 초대받았는데 그날 기획사 명함을 처음 받았어요. 오디션을 보고 기획사에 들어갔죠. 박해일 오빠랑 같은 기획사라 놀랐어요.”
기획사에 들어간 이후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학교생활을 하고 주말에는 서울에 올라와 연기 수업을 받는 강행군을 했다. 부모님도 아무 말씀 없이 딸의 모습을 지켜보며 꿋꿋이 응원해 주셨다.
“길거리에 뿌린 돈이 많아서 저는 돈 많이 벌어야 해요. 아빠가 특전사 직업군인이시라 반대하실 줄 알았는데 아무 말씀 안 하시더라구요. 나중에 엄마에게 들은 얘긴데 아빠가 ‘6개월 정도 놔두면 포기하겠지’라고 생각하셨대요. 직업군인이신 아빠에게 투지와 화이팅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주어지는 일과
상황에 따라 뭐든 열심히”
대학교 1학년이지만 일찌감치 연기력을 인정받고 샛별로 주목받고 있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포부는 무엇일까.
“포부가 없어요. 한쪽만 향해서 정신없이 달려가고 싶지 않아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곳만 보고 달려가다가는 다른 것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주어지는 일과 상황에 따라 봐가면서 열심히 살면 나도 모르게 ‘무엇인가 되어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재능을 썩히지 않고 재능을 키워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건 참 즐겁다. 박보영과의 만남은 그런 이유로 앞으로도 매우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사진=송원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