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상한선 적용 등 25등급 추진
광고시장 악화로 지상파 방송 3사와 드라마 외주제작사들이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출연료를 배우의 인기와 경륜, 드라마 기여도 등을 따져 25등급으로 나누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등급제의 제정 취지는 출연료의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한 것. 그러나 이 과정에서 현재의 출연료는 주·조연을 막론하고 대폭 삭감될 전망이어서 이에 따른 배우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등급제의 가장 큰 목적은 스타급 연기자들의 출연료를 잡는 것이다. 주연배우의 출연료가 적게는 회당 2000만원, 최고 8000만원에 달하면서 전체 제작비를 잠식하는 구조를 개선하자는 논리다. 주인공 출연료 상한선은 1500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제작사협회는 “이번에 가이드라인을 정하면 회원사들은 모두 따라야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공멸할 상황이다”라며 “참여하지 않는 제작사는 회원사 자격을 박탈할 것이고 방송사에도 그 제작사에는 제작을 주지 않도록 결의를 할 것이다”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출연료 등급제’에 대해 한 대형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스타급이야 당장 큰 영향을 받겠냐. 불황이라고 해도 스타급에게는 여기저기서 섭외가 밀려든다. 과연 출연료 상한선이 지켜질지는 의문이다”라며 “그러나 불황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걱정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출연료 삭감은 연쇄적이다. 조·단역의 출연료도 덩달아 줄어들 전망이다. 조연의 회당 출연료 상한선을 500만원으로 하자는 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이 상한선도 너무 높다는 목소리가 있어 조율 중이다.
드라마제작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조연 연기자를 500만원씩 주고 어떻게 찍나. 조연 연기자의 출연료 상한선을 500만원으로 정하는 것은 그만큼은 줄 수 있다는 식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어 그 조항은 없던 것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다”며 “조연들의 상한선은 200만원 선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출연료 200만원도 대부분의 조연급들에게는 꿈의 숫자다. 조연급 중에서도 ‘스타급’이나 중견 연기자들에만 해당되는 사안이기 때문.
한 군소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스타가 아닌 한 연기자는 사실 빛 좋은 개살구다. 매니저, 코디네이터 비용 등을 제외하고 나면 매니지먼트사는 남는 게 없다. 회당 출연료가 100만원 미만인 경우는 출연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현실이다”라며 “그래도 미래를 보고 하는데 여기서 더 깎는다고 하니 어쩌면 좋으냐”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이어 “스타급 연기자들은 깎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많이 받지만 조연급들은 다만 몇만원이 매우 크다”며 “그나마도 조연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