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마업소들이 색다른 이벤트로 무장하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기존처럼 단순히 오는 손님을 기다리고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것. 하지만 특징적인 것은 이런 이벤트들이 과거처럼 퇴폐적인 강도를 높이는 수준의 이벤트가 아닌 틈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불황기에 남성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줄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고객의 마음잡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마업소들의 새로운 이벤트 전략들을 집중 취재했다.
고객의 마음잡기에 나선 업소 중에는 특히 이 과정에서 대낮 시간을 적극 활용해 회전율을 높이고 고객에게도 일종의 웰빙의 한 장으로서의 건전한 안마시술을 하는 곳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업소도 있다.
불황기에는 거의 모든 업종들이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짠다는 점에서 안마업계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새로 문을 연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P업소는 ‘누구게?’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홈페이지 등에 여성안마사들의 실제 사진을 올려놓은 후 주어지는 간단한 힌트만으로 그녀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맞추는 행사인 것.
그녀의 이름을 맞춘 사람을 선착순으로 받고 당첨자에게는 안마 비용 50% 할인 쿠폰을 주고 있다. 다만 이 쿠폰을 사용할 때에는 아가씨를 선택할 수 없고 이름을 맞춘 실사진 속에 있는 아가씨의 안마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런 정도의 ‘옵션’은 파격적인 50% 할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이벤트는 과거 안마 업소들이 해오던 퇴폐적이고 음란한 종류의 파격적인 이벤트는 아니다. 그럼에도 의외로 남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이벤트에 참여했던 김모씨는 “사실 사진 속 아가씨의 이름을 맞추고 50% 할인 쿠폰을 받는 것은 의외로 간단한 이벤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선착순으로 뽑는 것도 상당히 간단한 방식이 아닌가. 하지만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오히려 이렇게 단순한 이벤트에 더 끌리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전언했다.
김씨는 이어 “그렇지 않아도 머리가 복잡한데 이벤트까지 복잡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어쨌든 단순히 이름을 맞추고 50% 할인 쿠폰을 받는 것은 적지 않은 재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이번에는 응모를 해서 당첨이 되지 않았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낮 시간에 안마업소에 오면 ‘추억의 스팀 마사지’를 해주는 곳도 생겨났다. 따끈한 수건을 온몸에 덮어줘 긴장을 이완시켜주고 혈액 순환도 좋게 한다는 것. 이 마사지는 한때 많은 이발소나 안마 업소에서 성행했지만 어느덧 점차 사라지고 만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업소에선 ‘추운 겨울 몸도 따뜻하게, 마음도 따뜻하게’라는 모토를 내걸고 낮시간 이용자에 한해 이 서비스를 새롭게 부활시켰다. 뿐만 아니라 아가씨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더 준다는 것도 또 다른 이벤트의 하나. 급하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이 역시 어떻게 보면 ‘뭐 그리 대단한 이벤트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소소하지만 정감 있는 이벤트들이 요즘과 같은 불황기에는 오히려 ‘먹히는’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새롭게 오픈하는 안마업소들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로 훌륭한 시설과 다양한 전략을 들 수 있다. 물론 인테리어만을 보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터이지만 이제는 거의 최고급 호텔방을 압도하는 정도의 수준을 갖춘 곳도 적지 않고 인테리어 자체를 상당히 고품격으로 만들어 놓아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는 경우도 많다.
월풀 역시 기본인 곳이 많다. 평상시에는 거의 경험해볼 수 없는 뛰어난 인테리어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P업소의 인테리어 역시 몇년 전 오픈했을 경우엔 독보적인 수준이었으나 최근엔 이 정도 급의 인테리어를 갖춘 곳들이 대부분이라 특별히 눈에 띄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이날 몸이 쑤셔 낮시간을 이용해 잠깐 업소에 들렀다고 하는 B씨는 “요즘 안마업소의 에이스급들은 거의 모델 수준인 경우가 많다. 돈을 아끼고 아끼는 시기인 만큼 남자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할 만큼의 뛰어난 미모가 아니면 웬만하면 다른 업소의 더 예쁜 아가씨를 찾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당연히 ‘엑기스’만 모아서 서비스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상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짜릿한’ 서비스
‘누구게?’ 이벤트에서 추억의 스팀 마사지까지
그는 이어 “특히 일단 한번 단골이 된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지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업소 입장에서도 수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아가씨들의 수질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안마 업소는 두 명의 여성이 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인 서비스로 정착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한 명은 ‘메인’이고 또 다른 여성은 ‘서브’다. 처음에는 두 명이 들어와 남성을 충분히 자극시킨 다음에 한 명은 퇴장을 하게 되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는 마니아들 사이에선 ‘투콩 시스템’이라고 불리고 있다. 특히 이 서비스에 대해선 많은 남성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다.
자칭 마니아라고 말하는 C씨는 “솔직히 이렇게 짜릿하고 상쾌한 서비스를 받기란 쉽지 않다. 흥분의 극도치까지 올라가게 되고 그것을 통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한껏 풀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어느 업소를 가더라도 이만큼 훌륭한 서비스를 받기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 “만약 안마업소가 아니라면 이런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상당한 돈이 들 것이다. 하지만 안마업소에는 모든 것이 시스템화되어 있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에 놀라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특히 아가씨들을 특정한 콘셉트에 맞춰 ‘라인업’시키는 것도 안마업소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노블 콘셉트’, ‘큐트 콘셉트’, ‘하드 콘셉트’으로 분류되는 아가씨들은 각자의 이미지에 충실하면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선호하는 남성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것.
안마 업소에선 이밖에도 다양한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바로 식사제공 서비스. 대략 일반식당에서 한 끼 5000원 가량 하는 백반이 무료로 제공된다. 특히 각 안마업소들은 식사 맛에 상당히 신경을 쓰기 때문에 남성들은 이곳에서 배고픔까지 해결하면서 또 다른 부가적인 서비스를 받게 된다.
안마업소를 자주 이용하는 남성을 두고 이른바 ‘탕돌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이는 ‘안마 마니아’를 지칭하는 속어로서 그만큼 안마가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탕톨이로 통하는 D씨는 “안마는 한마디로 ‘모든 것’이 한 자리에서 해결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늦은 시간에 가면 숙박이 해결되고 식사까지 할 수 있다. 물론 그 이외의 중요한 서비스는 당연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지방에 출장을 가거나 혹은 지방에서 서울로 출장을 왔을 때는 차라리 여기저기에 돈을 쓰는 것보다는 안마 같은 곳이 오히려 안성맞춤이다. 양말까지 빨아주고 와이셔츠까지 다려주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호텔보다 더 좋은 서비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안마 마니아들의 이같은 ‘극찬’은 결코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취재 중 만난 ‘탕돌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특히 마니아들을 더욱 감탄시키는 것은 바로 아가씨들의 마인드라고 한다. 미리 손님의 모든 것을 감안해서 사전에 세심하게 배려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재치를 섞어 남성들에게 웃음을 전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속의 위험을 감내하면서도 본능적인 쾌락에 빠지고자 하는 일부 남성에게 안마시술소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공간을 넘어서 하나의 은밀하면서도 유쾌한 ‘놀이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이성과 본능의 양극단을 가로지르는, 어쩌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 감히 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단지 취재진만의 것일까 반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