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시위대 vs ‘꼼수’ 경찰 누구 혀가 진실 깨무나?
‘폭행’ 시위대 vs ‘꼼수’ 경찰 누구 혀가 진실 깨무나?
  • 서형숙
  • 승인 2011.12.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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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종로경찰서장 폭행사건’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폭행 시위대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과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라는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영하의 날씨에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한 비난여론을 무마하려는 경찰 측의 ‘꼼수’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경찰과 시위대 양측의 폭행에 대한 진위 공방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진실게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폭행 시위대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비판 목소리
제복 입은 서장, 의도적인 목적 갖고 집회 장소에?

종로경찰서장이 한미FTA 비준 무효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을 두고 보수언론과 여권은 공권력에 대한 테러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진보언론과 야권에서는 물대포에 대한 비난여론과 여권의 FTA 강행처리 반대여론을 무마시키려 자작극을 펼쳤다고 맞서는 양상이다. 양측의 진실공방으로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치 3주 부상 당해 

지난달 26일 오후 9시30분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미FTA 비준 무효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 당시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은 집회에 참가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나 해산 종용을 요구하겠다며 직접 집회 장소 안으로 파고들었다.

박 서장은 당시 시민들이 욕설과 함께 주먹을 휘둘러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보수언론에서는 집회 참가자들이 박 서장의 얼굴과 어깨 등을 구타했고, 이어 박 서장의 모자와 안경이 벗겨졌으며 점퍼 어깨 부분의 계급장이 뜯겨져 나갔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특히 시위대의 폭행에 대해 ‘불법이 합법을 집단폭행’ ‘경찰서장이 얻어맞는 나라’라며 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여당까지 가세해 폭행 시위대를 맹비난했다.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를 향해 소통과 대화를 요구했던 좌파세력들이 경찰서장이 내미는 대화의 손을 주먹과 발길질, 모욕적인 언행으로 앙갚음했다”며 “명백한 야권세력의 폭거이자 공권력에 대한 테러다”고 비난했다.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역시 같은 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종로 경찰서장을 폭행한 시위대 전원에 대해 엄정한 법집행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 최고위원은 “경찰서장이 아니라 의무경찰 한 명에 대해 폭행이 이뤄졌다고 해도 똑같은 강력한 법집행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어떤 폭력도 정당화될 수가 없다”면서 “특히 불법시위 도중 공권력에 대한 폭행을 저지른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동시에 반격도 시작됐다. 보도 직후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현장 증언들을 토대로 종로서장 폭행은 자작극이라는 내용의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 이들은 앞서 열린 시위대에 물대포를 가격한 사실로 경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폭행사건으로 이를 무마시키기 위함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박 서장이 민감한 시기에 제복까지 차려입고 집회 중심으로 파고들어 시위대의 폭행을 유도했다는 얘기다. 당시 연단에서 연설하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대화상대를 지정해줄 테니 돌아가라”고 말했음에도 행사 참석자 가운데로 들어온 것만 봐도 다른 의도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는 것.

이들은 당시 박 서장이 경찰관 20여 명으로부터 3중의 호위를 받고 있던 상태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 일부 집회 참가자가 조현오 경찰청장으로 오인 “조현오다”라고 외치면서 기자들과 집회 참가자들이 몰려들어 매우 혼잡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어 누군가에 의해 박 서장의 모자가 벗겨졌으나 누군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이후 무대 근처까지 가면서 더욱 격해졌다.

급기야 지난달 29일 야권과 진보언론들은 ‘경찰이 배포한 폭행증거사진에서 서장의 모자를 벗겼다고 지목된 인물은 집회 참가자가 아니라, 종로경찰서의 경사 고모씨였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박 서장의 자작극에 힘을 보태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물대포 논란 잠재우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찰이 촛불집회를 폄훼하기에 급급하여 확인도 거치지 않고 언론사에 배포한 거짓증거는 보수신문을 통해 일제히 한미FTA 날치기 역풍을 차단하기 위한 언론조작용으로 쓰였고, 선의의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명예만 더럽혀진 결과를 초래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조현오 경찰청장은 물론 서울경찰청의 수장인 이강덕 청장은 거짓증거에 대해 사죄하고 즉각 진상을 밝혀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박 서장을 폭행한 혐의로 김모(54)씨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지난달 29일 기각했다. 김환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시위 가담 사실이 있으나 피의자의 행위가 공무집행방해에서 요구하는 폭행에 해당하는지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로 제출한 채증자료의 폭행 장면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강조사를 거쳐 영장을 다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본보기식’으로 성급하게 영장 신청을 서둘렀다는 비판을 면하기도 어렵게 됐다. 특히 종로서장 폭행 사태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향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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