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 아들 자살로 본> 쌍용가 복잡한 가족사

‘안주인 체인지’ 족보 꼬일 대로 꼬였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아들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재계에선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그의 쓸쓸한 최후를 통해 대중의 기억서 사라진 비운의 ‘쌍용가 사람들’을 재조명해봤다.

‘쌍용가 3세’가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5일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차남 지강씨가 자살했다고 최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강씨는 15일 오후 7시20분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신의 오피스텔 화장실서 문고리에 목을 매 숨진 채 여자친구에게 발견됐다.

현장서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오전 2시30분께까지 여자친구와 연락이 됐다고 한다. 당시 김씨는 여자친구에게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자살을 암시한 뒤 연락이 끊겼다. 가족들은 지강씨의 죽음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 발견되지 않아
조용히 장례식 치러

경찰은 “(지강씨가) 이전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고 타살 혐의점이 없어 자살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며 “(지강씨가) 자살할만한 동기가 있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강씨는 ‘비운의 황태자’다. 올해 34세인 지강씨는 쌍용그룹이 잘 나가던 시절 미국서도 학비가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 버몬트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앞날이 훤한 재벌 3세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외환위기(IMF) 당시 경영난을 겪은 쌍용그룹이 1997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암운이 드리웠다. 지강씨는 그룹 해체 직후 학업을 중단하고 휴학했다. 이후 국내로 들어와 2002년 10월 친인척 등과 함께 자본금 1억원으로 기획이벤트와 쇼핑몰 등을 하던 동아시아회사를 창업했다.

지강씨는 동아시아회사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2003년 8월 정보기술(IT) 업체 진두네트워크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수 중도금을 납입하지 못해 두 달 뒤 주식양수도 계약이 깨졌다. 지강씨는 동아시아회사에서 나와 특별한 직업 없이 투자활동을 해왔으나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지강씨는 동아시아회사를 마지막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종사했는지 불분명하다”며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을 두고선 여러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데 현재로선 수년간 직업과 고정소득이 없었던 점에서 생활고 또는 신병 비관 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쌍용가 사람들’ 지금 어떻게?
그룹 공중분해 후 각자 생활
똘똘 뭉쳐있다 뿔뿔이 흩어져

지강씨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쌍용가 사람들’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쌍용그룹이 공중분해 된 이후 어디서 뭘 하며 지낼까 하는 의문에서다. 쌍용일가는 그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가 부도 후 뿔뿔이 흩어져 각자 생활하고 있다. 거의 모두 쌍용과 무관한 삶을 살고 있는 것. 3세들도 대부분 홀로 섰다.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는 부인 김미희씨와 사이에 3남3녀(인숙-의정-석원-의령-석준-석동)를 뒀다. 이들 2세 가운데 딸들은 ‘돈 걱정’없이 지내고 있다. 김 창업주의 장녀 인숙씨는 1964년 조병준 전 대한금속 사장의 장남 해형씨와 결혼했다. 


인숙씨는 미국 오클라호마대학서 신문학을 전공한 후 국민대 사회과학 교수와 학장, 불교여성개발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장식미술가로 활동 중이다. 

해형씨는 쌍용제지 사장 등을 지낸 뒤 따로 독립해 나라기획 회장으로 있다. 그의 부친 조병준씨도 김 창업주와 사돈관계를 맺은 후 쌍용양회 사장과 회장, 쌍용화재 회장 등을 지냈다.

인숙-해형 부부는 2남1녀(현진-현찬-은영)를 두고 있다. 현진씨는 언론인으로 있으며 현찬씨는 세계은행(WB) 산하 국제금융공사(IFC)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현찬씨의 경우 1990년 정석원, 장호일과 함께 015B를 결성하고 1집 앨범에 참여한 바 있다. 은영씨는 국민대 예술대 강사 등 미술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화여대 음대를 졸업한 차녀 의정씨는 이관호 전 전북도립병원장의 차남 승원씨와 혼인했다. 무형문화재 궁중다례의식 보유자인 의정씨는 명원문화재단 이사장, 불교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다도총연합회 총재 등을 맡고 있다. 지난 3월 국립민속박물관회 회장으로 선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승원씨는 1990년대 쌍용그룹 부회장, 쌍용정유 회장, 쌍용양회 고문 등을 지냈다. 현재 국제스키연맹총회 집행위원, 대한스키협회 명예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의정-승원 부부는 3남1녀(용훈-진휴-성훈-원희)를 두고 있다. 

용훈씨는 학원사업을, 성훈씨는 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진휴씨와 원희씨는 부동산 사업 등 미국에서 기반을 잡고 있다.

3녀 의령씨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다만 1971년 숙명여고를 졸업한 후 디자인 등을 공부하고 미국서 인테리어 사업을 직접 경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문제는 쌍용가 2세 형제들이다. 이들은 가족사가 다소 복잡하다. 김 창업주의 3남 중 2명이나 이혼한 아픔이 있다. 그러면서 족보는 꼬일 대로 꼬였다.

“하나같이 적자·폐업”
3세들 개인사업 부진

김 창업주의 장남 김석원 전 회장은 엄한 가정교육 속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고 순탄한 성장가도를 걸었다. 미국 브랜다이스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전 회장은 1972년 쌍용양회 감사로 그룹에 첫 발을 내딛은 뒤 쌍용과 쌍용양회, 쌍용중공업 사장 등을 거쳐 1975년 쌍용그룹 회장에 올랐다. 

1996년엔 정계에 진출해 15대 국회의원을 지내다 1998년 그룹이 부도위기에 처하자 “구조조정을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며 돌연 정치활동을 중단하고 경영에 복귀했다.

그러나 당시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져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서 물러나 2004년부터 쌍용양회 명예회장으로 있다. 이 와중에 김 전 회장은 개인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시련도 겪어야 했다.


그는 첫째 부인과 결혼에 실패, 결국 결별했다. 둘은 성격 차이 등으로 별거에 들어간 뒤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파경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81년 박문순 성곡미술관 관장과 재혼했다. 초혼이었던 박 관장은 소규모 운수업을 하던 박남표씨의 장녀. 

김 전 회장은 수도여사대(현 세종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부산 대정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박 관장과 친척의 중매로 만나게 됐다.

당시 김 전 회장은 박 관장과 재혼 전 평소 자문을 구하던 역술인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는 후문이다. 첫 결혼에 실패한 만큼 재혼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역술인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김석원 회장과 자주 만나 집안 대소사와 경영 등 여러 가지를 의논했는데 본부인과의 이혼 문제도 있었다. 결국 둘은 갈라섰고, 김 회장은 혼처를 찾았다. 재혼에 대해 상담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김 회장이 교사출신의 박문순씨와 궁합을 봐달라며 찾아왔고, ‘좋다’는 조언을 했다”고 밝혀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3세들 대부분 힘겨운 홀로서기
창업주 3형제 중 장·차남 이혼
‘큰집’ 이복형제들 함께 사업도 

김 전 회장은 슬하에 4남1녀(지용-지강-지명-지태-지수)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장남 지용씨와 이번에 자살한 차남 지강씨가 본처와 사이서 태어난 자녀다. 나머지 3남 지명씨와 4남 지태씨, 외동딸 지수씨는 후처인 박 관장이 낳은 자식들이다.


지용씨는 1999년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녀 유희씨(고 정몽필 전 인천제철 사장 차녀)와 수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경기초교 동기동창인 두 사람은 과거 같이 등교할 정도로 단짝이었다.  

이들 부부의 자녀도 다름 아닌 경기초교를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의 측근과 회사, 학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이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라 한다.

지용씨는 2003년 10월 부동산 컨설팅과 주택건설업을 하는 올리브플래닝을 설립해 경영하고 있다. 지용씨는 이 회사 지분 40%를 보유한 대주주다. 부인 유희씨도 10%의 지분이 있다. 올리브플래닝은 지난해 24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용씨는 대구MBC 지분(22%)도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지용씨가 이복동생인 지명·지태씨와 함께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업체인 태아산업을 경영 중이란 사실이다. 지용씨는 지분 34%로 최대주주, 지명·지태씨는 각각 24.9%씩 보유하고 있다.

1998년 8월 설립된 태아산업은 충북 음성에 2곳, 여주에 1곳 등 3곳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05억원에 영업이익 8억원을 올렸지만, 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명·지태 형제와 지수씨는 나이가 20대 중·후반으로 아직 별다른 외부 행보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김 창업주의 차남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도 이혼한 과거가 있다. 그룹이 와해되자 회장 자리를 내놓고 워크아웃에 들어간 쌍용건설 대표이사로 복귀한 김 회장은 1977년 이모 씨를 배필로 맞았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양측의 모친이 불교선도회서 만나 자녀들의 혼사를 얘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성혼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 맨해튼 음대와 캘리포니아 예술대서 피아노를 전공한 이씨가 사업에 손대면서 사단이 났다. 이씨는 1993년 세원인테리어란 업체를 운영하다 100억원대의 부도를 냈다. 이 과정에서 사기 혐의까지 받았다.

부인 스캔들로 망신
3차례나 이혼 소송 

김 회장이 부인의 빚을 대신 갚아줬지만, 갈등이 깊어져 별거에 들어갔고 결국 파경을 맞았다. 김 회장은 2차례 이혼 소송을 냈다가 취하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1987년 3번째 이혼 소송을 냈고, 이씨는 300억원대 재산분할과 자녀 1인당 월 500만원의 양육비 청구소송으로 맞대응했다.

법원은 이듬해 김 회장이 이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을 받아들인 반면 이씨의 청구소송은 기각했다. 두 사람은 2남1녀(지성-지운-지연)를 두고 있는데, 김 회장이 세 자녀의 친권자로 지정됐다. 이중 지성씨는 16세 때인 1996년 영국의 최고 명문인 이튼스쿨 고등학교 과정에 합격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 창업주의 3남 김석동 전 쌍용증권 회장은 1986년 한상태 세계보건기구 명예사무처장의 딸 준희씨와 결혼했다. 그는 그룹 붕괴 이후 잇츠티비, 영화직물 등의 개인사업을 통해 재기를 꿈꿨으나 실패의 쓴맛을 봤다. 최근 또 다른 사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그는 1남2녀(지호-지원-지영)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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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