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강력범죄 ‘강서구’ 무슨 일이…

연달아 터지는 살인 ‘도대체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강서구서 짧은 시일 내에 잔혹한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강서구는 이미 현직 의원의 청부살인사건, 쇼핑몰살인사건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적이 있다. 여기에 8일 동안 두 차례의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시민들은 강서구의 치안 문제를 거론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강서구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

지난 14일,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PC방서 PC방 손님 김성수(29)가 PC방 아르바이트 직원 신모(20)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담당의가 가족들에게 시신을 보지 말라고 권유했을 정도로 끔찍하고 잔인한 범행 방식이었다. 하지만 범행 동기가 매우 사소했던 데다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안일한 대응과 사건 축소·은폐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건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잊을만 하면… 
강력 처벌 여론

김씨는 동생과 온라인 게임을 하러 강서구의 한 PC방을 찾았다. 김씨가 앉으려는 자리 정리 문제를 놓고 PC방 아르바이트생인 신모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는 “제대로 치워주지 않느냐”며 “환불해달라”고 했고 이 과정서 마찰이 있었던 것이다. 

실랑이가 있었고 두 사람은 112에 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두 사람을 제지했다. 두 사람 사이에 폭력이 오간 것도 아니고, 위험한 상황도 아니라고 판단한 경찰은 두 사람을 돌려보낸 뒤 복귀했다.

하지만 분노를 참지 못한 김씨는 PC방서 300여m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챙겨 다시 PC방으로 달려갔다. 


그는 PC방 앞에 서 있던 신씨를 보자마자 주먹을 휘둘렀고 신씨가 넘어지자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한 방송사가 공개한 사건 영상을 보면 형 김씨가 신씨를 덮친 뒤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동생은 신씨의 양쪽 팔을 잡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동생이 피해자의 팔을 뒤에서 붙잡은 사이 형이 칼로 찔렀다”며 경찰이 공범인 동생을 놓쳤다는 목격담이 퍼졌다. 

동생은 경찰조사에서 “형이 집에서 칼을 갖고 왔을 줄은 몰랐다”며 “신씨를 뒤에서 붙잡은 건 말리려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범행 장소서 동생이 피해자를 잡는 모습이 CCTV에 찍힌 건 사실이지만 이후에 형을 말리는 장면도 있다. 또 동생이 주변 사람들에게 ‘도와달라’ ‘신고해 달라’ 외치는 장면도 확인됐다”고 했다.

김씨는 신씨의 얼굴을 30여 차례 찔렀다. 현장서 쓰러진 신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시간 만인 이날 오전 11시쯤 사망했다. 

10월17일 자신을 신씨의 여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페이스북에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를 공유하며 “부디 한 번씩만 동의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범행이 발생하기 약 1시간 전 신씨에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사랑한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PC방 살인사건 8일 만에 터진 주차장 살인
“불안해 살겠나…” 잔혹 흉기범죄 공포 확산

A씨는 “(오빠는)누구보다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그 누구보다 따뜻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피의자는 불친절하다는 허술한 이유로 흉기를 갖고 돌아와 처참하게 범행을 저질렀고,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는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라고 진술했습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심신이 미약한 상태라는 이유로 피의자의 형량이 감형될 수 있다는 점과 앞으로 이와 같은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염려하여 여러분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부디 한 번씩 동의해 주시고 주변에도 알려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발 제대로 수사해 주세요. 평생 감옥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오빠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고 했다. 

김씨는 “자리를 치워달라고 했는데 화장실을 갖다온 사이에도 안치워져 있어서 화가났고 1000원 환불을 요구했으나 거부 당해 ‘나만 바보가 됐구나’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김씨의 부모와 동생은 잡혀간 형이 10년간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고 증언했다.

조현증 증세 진단까지 받은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심신미약을 사유로 감형을 노리는 사람들을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청원이 진행 중인데 불과 하루 만에 참여인원이 20만명을 넘겼다.

PC방 살인사건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 강서구서 다시 한번 살인사건이 터졌다. 지난 22일 오전,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서 이모(47)씨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주한 범인은 전 남편인 김모(48)씨였다. 이날 오전 7시쯤 신고를 받고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씨는 숨진 뒤였다. 

경찰은 인근 CCTV 자료를 분석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9시40분쯤 서울시 동작구 보라매병원서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체포 당시 수면제 2~3정과 함께 술을 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발칵!
치안 괜찮나?


김씨는 “이혼 과정서 쌓인 감정 문제로 살해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두 사람은 4년 전 이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행 당시 김씨가 술에 취해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방범 카메라로 동선을 추적한 결과 동튼 직후 영상서 김씨가 비틀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씨가 사건 며칠 전부터 전처를 찾는다며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녔다는 주민 증언도 있다. 

사건 이후 지난 23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강서구 등촌동 47세 여성 살인사건의 주범인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청원했다.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에 대한 청와대 청원

딸 김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이혼 전부터 아버지의 폭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15년 2월에는 어머니가 친구들과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아버지가 바람을 핀 것 아니냐며 어머니를 잔혹하게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에 신고했고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졌으나 아버지는 계속 집 주변을 배회하고 협박했다”며 “어머니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에 들어가서 지내는 등 4년 동안 6번이나 이사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버지 김씨는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집요하게 이씨를 쫓아다녔으며 자매와 이씨는 올해 3월 등촌동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딸 김씨는 “2년 전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막냇동생을 미행해 칼과 밧줄, 테이프를 들고 따라와 살해하겠다고 협박을 한 적도 있다”며 “그때도 경찰에 신고했었는데 보복이 두려워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아버지는 굉장히 언변이 좋고 치밀한 사람이다. (어머니를) 죽여도 6개월 안에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면서 호언장담하기도 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CCTV에도 아버지가 며칠 전부터 아파트 주변을 서성이는 게 찍혔다”며 “계획적으로 살해할 목적으로 찾아온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딸들의 주장과 관련해 경찰은 “CCTV 상으로 아버지가 사건 발생일 이전에 범행지 주변을 서성이는 게 확인됐다”며 “흉기 역시 미리 준비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는 심신미약을 주장하지 않았고 관련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까마귀 날자…
우연의 일치?

다만 아버지 김씨는 “범행 후 수면제를 다량 복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으며 평소에도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경찰은 과거 김씨 집안서 벌어진 가정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당시 주거지 관할 경찰서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2015년 폭행 당시 이들의 거주지가 부천이었고 아버지가 살해 협박을 했다는 2년 전 거주지가 미아삼거리라 해당 경찰서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강서구에선 2014년 2건의 청부살인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4년 3월29일 당시 시의원이었던 김형식 의원이 살인 교사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김형식 의원이 자신의 친구에게 재력가 송모씨를 살인하도록 교사했다는 혐의를 적용, 그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송씨와 채무관계에 있던 김형식 의원은 빚 독촉서 벗어나기 위해 살인을 청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김 의원의 사주를 받아 송씨를 살해한 팽모씨도 함께 구속했다. 팽씨는 2014년 3월3일 오전 강서구 내발산동의 송씨 소유 건물서 그의 머리와 신체를 둔기로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팽씨는 범행 3일 뒤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5월22일 선양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업 도중 김씨에게 7000만원 정도를 빚졌는데 김씨가 이를 탕감해주겠다면서 범행을 부추겼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에게 붙잡힌 팽씨는 김 의원이 한국으로 오지 말고 중국서 죽으라고 했다는 진술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김 의원은 송씨가 빌려준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6·4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협박하자 친구 팽씨에게 범행도구까지 제공하며 송씨를 살해하도록 사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 의원은 “차용증은 술에 취한 상태서 송씨가 써달라고 해서 써준 것이지 실제 돈을 빌린 적이 없다”며 “팽씨가 내게 빌려간 돈을 갚아야 해 송씨를 상대로 강도질한 것”이라고 범행 일체를 부인했다. 

당시 경찰은 범행 수법이 잔인해 원한 때문에 벌어진 사건으로 추정됐지만 현장에 지문조차 남아 있지 않아 용의자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모자를 쓰고 건물을 빠져나가는 남성의 모습이 CCTV에 찍혀 결국 경찰은 살해 사건 피의자인 44살 팽씨를 석 달 만에 중국서 붙잡았다. 

“조용한 동네였는데…”
두 번의 청부살인도

팽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살해한 것은 맞지만 10년 동안 친하게 지낸 김형식 의원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팽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데다 김형식 의원의 도장이 찍힌 차용증이 발견됐기 때문에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말했다. 

송씨가 살해당한 지 불과 2주일 가량 지난 같은 달 20일 강서구 관내에선 또 한 건의 청부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저녁 7시18분쯤 방화동의 한 건물 앞 도로에는 흉기에 수 차례 찔린 50대 남성이 쓰러져 숨을 거뒀다. 

숨진 남성은 해당 건물에 입주한 건설업체 사장인 경모(59)씨. 

경씨는 퇴근을 하던 중 건물 1층 계단에서 길이 28㎝에 이르는 흉기를 든 괴한 김모(50)씨에게 가슴, 옆구리 등을 7차례나 찔렸다. 경찰은 용의자 이동로에 위치한 CCTV서 용의자의 발목이 녹화된 영상을 발견했고 근처 현금인출기서 김씨의 인상착의가 CCTV에 나온 용의자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김씨를 피의자로 전환하기 위해 경찰은 여러 전문기관에 신장계측, 걸음걸이 분석, 동일인 감정 등을 의뢰했다. 

민간업체 법영상분석연구소(대법원 특수감정인)의 감정 결과 영상 속 용의자와 김씨는 얼굴의 윤곽선, 머리모양, 탈모 위치와 형태 등에서 모두 유사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씨를 특정하는 데 결정적이었던 단서는 김씨의 걸음걸이였다. 법보행 분석 결과 사건 당시 현장 주변을 배회한 용의자는 양쪽 발가락이 안쪽을 향하는 안짱걸음을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성인의 경우 일자걸음이나 팔자걸음을 걷는 경우가 많은데 김씨는 안짱걸음을 걸었다”며 “보행속도와 보폭 분석 결과 역시 동일 인물일 개연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씨의 통화내역과 금융거래 내역, 소송관계 등을 확인해 피해자 경씨와 소송관계에 있던 건설업체 대표 이씨가 지인 이씨를 통해 김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강서구의 한 대형 쇼핑몰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1일 오후 9시50분께 강서구에 위치한 한 쇼핑몰에서 매장 직원 최모(31)씨가 옆 매장에서 일하는 5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최씨는 범행 뒤 남성 고객이 쫓아오자 달아나다가 1층서 지하 1층으로 뛰어내려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평소 사이가 안 좋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무서운 동네?
주민들 화들짝

8일 동안 두 차례의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시민들은 강서구의 치안 문제를 거론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한 시민은 “강서구가 원래 이런 동네가 아니었는데, 점점 무서운 동네가 되고 있다”며 “개발 전에는 조용한 동네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한 누리꾼은 “강서구 왜 갑자기 살인자 동네가 됐는지…”라며 “강서구서 살다 이사 왔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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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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