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강력범죄 ‘강서구’ 무슨 일이…

연달아 터지는 살인 ‘도대체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강서구서 짧은 시일 내에 잔혹한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강서구는 이미 현직 의원의 청부살인사건, 쇼핑몰살인사건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적이 있다. 여기에 8일 동안 두 차례의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시민들은 강서구의 치안 문제를 거론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강서구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

지난 14일,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PC방서 PC방 손님 김성수(29)가 PC방 아르바이트 직원 신모(20)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담당의가 가족들에게 시신을 보지 말라고 권유했을 정도로 끔찍하고 잔인한 범행 방식이었다. 하지만 범행 동기가 매우 사소했던 데다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안일한 대응과 사건 축소·은폐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건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잊을만 하면… 
강력 처벌 여론

김씨는 동생과 온라인 게임을 하러 강서구의 한 PC방을 찾았다. 김씨가 앉으려는 자리 정리 문제를 놓고 PC방 아르바이트생인 신모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는 “제대로 치워주지 않느냐”며 “환불해달라”고 했고 이 과정서 마찰이 있었던 것이다. 

실랑이가 있었고 두 사람은 112에 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두 사람을 제지했다. 두 사람 사이에 폭력이 오간 것도 아니고, 위험한 상황도 아니라고 판단한 경찰은 두 사람을 돌려보낸 뒤 복귀했다.

하지만 분노를 참지 못한 김씨는 PC방서 300여m 떨어진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챙겨 다시 PC방으로 달려갔다. 


그는 PC방 앞에 서 있던 신씨를 보자마자 주먹을 휘둘렀고 신씨가 넘어지자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한 방송사가 공개한 사건 영상을 보면 형 김씨가 신씨를 덮친 뒤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동생은 신씨의 양쪽 팔을 잡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동생이 피해자의 팔을 뒤에서 붙잡은 사이 형이 칼로 찔렀다”며 경찰이 공범인 동생을 놓쳤다는 목격담이 퍼졌다. 

동생은 경찰조사에서 “형이 집에서 칼을 갖고 왔을 줄은 몰랐다”며 “신씨를 뒤에서 붙잡은 건 말리려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범행 장소서 동생이 피해자를 잡는 모습이 CCTV에 찍힌 건 사실이지만 이후에 형을 말리는 장면도 있다. 또 동생이 주변 사람들에게 ‘도와달라’ ‘신고해 달라’ 외치는 장면도 확인됐다”고 했다.

김씨는 신씨의 얼굴을 30여 차례 찔렀다. 현장서 쓰러진 신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시간 만인 이날 오전 11시쯤 사망했다. 

10월17일 자신을 신씨의 여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페이스북에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를 공유하며 “부디 한 번씩만 동의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범행이 발생하기 약 1시간 전 신씨에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사랑한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PC방 살인사건 8일 만에 터진 주차장 살인
“불안해 살겠나…” 잔혹 흉기범죄 공포 확산

A씨는 “(오빠는)누구보다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그 누구보다 따뜻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피의자는 불친절하다는 허술한 이유로 흉기를 갖고 돌아와 처참하게 범행을 저질렀고,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는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라고 진술했습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심신이 미약한 상태라는 이유로 피의자의 형량이 감형될 수 있다는 점과 앞으로 이와 같은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염려하여 여러분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부디 한 번씩 동의해 주시고 주변에도 알려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발 제대로 수사해 주세요. 평생 감옥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오빠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고 했다. 

김씨는 “자리를 치워달라고 했는데 화장실을 갖다온 사이에도 안치워져 있어서 화가났고 1000원 환불을 요구했으나 거부 당해 ‘나만 바보가 됐구나’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김씨의 부모와 동생은 잡혀간 형이 10년간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고 증언했다.

조현증 증세 진단까지 받은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심신미약을 사유로 감형을 노리는 사람들을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청원이 진행 중인데 불과 하루 만에 참여인원이 20만명을 넘겼다.

PC방 살인사건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 강서구서 다시 한번 살인사건이 터졌다. 지난 22일 오전,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서 이모(47)씨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주한 범인은 전 남편인 김모(48)씨였다. 이날 오전 7시쯤 신고를 받고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씨는 숨진 뒤였다. 

경찰은 인근 CCTV 자료를 분석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9시40분쯤 서울시 동작구 보라매병원서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체포 당시 수면제 2~3정과 함께 술을 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발칵!
치안 괜찮나?


김씨는 “이혼 과정서 쌓인 감정 문제로 살해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두 사람은 4년 전 이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행 당시 김씨가 술에 취해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방범 카메라로 동선을 추적한 결과 동튼 직후 영상서 김씨가 비틀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씨가 사건 며칠 전부터 전처를 찾는다며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녔다는 주민 증언도 있다. 

사건 이후 지난 23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강서구 등촌동 47세 여성 살인사건의 주범인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청원했다.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에 대한 청와대 청원

딸 김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이혼 전부터 아버지의 폭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15년 2월에는 어머니가 친구들과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아버지가 바람을 핀 것 아니냐며 어머니를 잔혹하게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에 신고했고 접근금지 명령이 떨어졌으나 아버지는 계속 집 주변을 배회하고 협박했다”며 “어머니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에 들어가서 지내는 등 4년 동안 6번이나 이사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버지 김씨는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집요하게 이씨를 쫓아다녔으며 자매와 이씨는 올해 3월 등촌동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딸 김씨는 “2년 전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막냇동생을 미행해 칼과 밧줄, 테이프를 들고 따라와 살해하겠다고 협박을 한 적도 있다”며 “그때도 경찰에 신고했었는데 보복이 두려워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아버지는 굉장히 언변이 좋고 치밀한 사람이다. (어머니를) 죽여도 6개월 안에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면서 호언장담하기도 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CCTV에도 아버지가 며칠 전부터 아파트 주변을 서성이는 게 찍혔다”며 “계획적으로 살해할 목적으로 찾아온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딸들의 주장과 관련해 경찰은 “CCTV 상으로 아버지가 사건 발생일 이전에 범행지 주변을 서성이는 게 확인됐다”며 “흉기 역시 미리 준비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는 심신미약을 주장하지 않았고 관련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까마귀 날자…
우연의 일치?

다만 아버지 김씨는 “범행 후 수면제를 다량 복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으며 평소에도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경찰은 과거 김씨 집안서 벌어진 가정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당시 주거지 관할 경찰서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2015년 폭행 당시 이들의 거주지가 부천이었고 아버지가 살해 협박을 했다는 2년 전 거주지가 미아삼거리라 해당 경찰서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강서구에선 2014년 2건의 청부살인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4년 3월29일 당시 시의원이었던 김형식 의원이 살인 교사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김형식 의원이 자신의 친구에게 재력가 송모씨를 살인하도록 교사했다는 혐의를 적용, 그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송씨와 채무관계에 있던 김형식 의원은 빚 독촉서 벗어나기 위해 살인을 청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김 의원의 사주를 받아 송씨를 살해한 팽모씨도 함께 구속했다. 팽씨는 2014년 3월3일 오전 강서구 내발산동의 송씨 소유 건물서 그의 머리와 신체를 둔기로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팽씨는 범행 3일 뒤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5월22일 선양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업 도중 김씨에게 7000만원 정도를 빚졌는데 김씨가 이를 탕감해주겠다면서 범행을 부추겼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에게 붙잡힌 팽씨는 김 의원이 한국으로 오지 말고 중국서 죽으라고 했다는 진술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김 의원은 송씨가 빌려준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6·4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협박하자 친구 팽씨에게 범행도구까지 제공하며 송씨를 살해하도록 사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 의원은 “차용증은 술에 취한 상태서 송씨가 써달라고 해서 써준 것이지 실제 돈을 빌린 적이 없다”며 “팽씨가 내게 빌려간 돈을 갚아야 해 송씨를 상대로 강도질한 것”이라고 범행 일체를 부인했다. 

당시 경찰은 범행 수법이 잔인해 원한 때문에 벌어진 사건으로 추정됐지만 현장에 지문조차 남아 있지 않아 용의자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모자를 쓰고 건물을 빠져나가는 남성의 모습이 CCTV에 찍혀 결국 경찰은 살해 사건 피의자인 44살 팽씨를 석 달 만에 중국서 붙잡았다. 

“조용한 동네였는데…”
두 번의 청부살인도

팽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살해한 것은 맞지만 10년 동안 친하게 지낸 김형식 의원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팽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데다 김형식 의원의 도장이 찍힌 차용증이 발견됐기 때문에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말했다. 

송씨가 살해당한 지 불과 2주일 가량 지난 같은 달 20일 강서구 관내에선 또 한 건의 청부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저녁 7시18분쯤 방화동의 한 건물 앞 도로에는 흉기에 수 차례 찔린 50대 남성이 쓰러져 숨을 거뒀다. 

숨진 남성은 해당 건물에 입주한 건설업체 사장인 경모(59)씨. 

경씨는 퇴근을 하던 중 건물 1층 계단에서 길이 28㎝에 이르는 흉기를 든 괴한 김모(50)씨에게 가슴, 옆구리 등을 7차례나 찔렸다. 경찰은 용의자 이동로에 위치한 CCTV서 용의자의 발목이 녹화된 영상을 발견했고 근처 현금인출기서 김씨의 인상착의가 CCTV에 나온 용의자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김씨를 피의자로 전환하기 위해 경찰은 여러 전문기관에 신장계측, 걸음걸이 분석, 동일인 감정 등을 의뢰했다. 

민간업체 법영상분석연구소(대법원 특수감정인)의 감정 결과 영상 속 용의자와 김씨는 얼굴의 윤곽선, 머리모양, 탈모 위치와 형태 등에서 모두 유사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씨를 특정하는 데 결정적이었던 단서는 김씨의 걸음걸이였다. 법보행 분석 결과 사건 당시 현장 주변을 배회한 용의자는 양쪽 발가락이 안쪽을 향하는 안짱걸음을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성인의 경우 일자걸음이나 팔자걸음을 걷는 경우가 많은데 김씨는 안짱걸음을 걸었다”며 “보행속도와 보폭 분석 결과 역시 동일 인물일 개연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씨의 통화내역과 금융거래 내역, 소송관계 등을 확인해 피해자 경씨와 소송관계에 있던 건설업체 대표 이씨가 지인 이씨를 통해 김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강서구의 한 대형 쇼핑몰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1일 오후 9시50분께 강서구에 위치한 한 쇼핑몰에서 매장 직원 최모(31)씨가 옆 매장에서 일하는 5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최씨는 범행 뒤 남성 고객이 쫓아오자 달아나다가 1층서 지하 1층으로 뛰어내려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평소 사이가 안 좋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무서운 동네?
주민들 화들짝

8일 동안 두 차례의 흉기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시민들은 강서구의 치안 문제를 거론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한 시민은 “강서구가 원래 이런 동네가 아니었는데, 점점 무서운 동네가 되고 있다”며 “개발 전에는 조용한 동네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한 누리꾼은 “강서구 왜 갑자기 살인자 동네가 됐는지…”라며 “강서구서 살다 이사 왔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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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