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전국대학생위원장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0.29 10:31:27
  • 호수 11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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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정치 참여 밑거름이 될게요”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8개 부문의 전국위원장 당선자를 공고했다. 이번 전국위원장 8인은 민주당 장기집권의 초석을 다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일요시사>는 전국위원장 8인 중 한 명인 전용기 전국대학생위원장 당선인과 인터뷰를 가졌다.
 

“청년정치인으로서 20대 정치인을 육성하고 배출해내는 데 밑바탕이 되겠습니다.” 

지난 24일 서울대입구역 인근 카페서 만난 민주당 전용기 전국대학생위원장은 이처럼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민주당 전국위원장 선거서 40.19%를 득표, 다른 4명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전 위원장은 대학생들의 정치 참여와 역량 강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대학생들의 미래를 대학생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내겠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는 28세 청년은 주말도 반납한 채 대학생들을 만나며 위원회 구성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다음은 전 위원장과 일문일답.

- 당선 소감부터.
▲정말 감사하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20대 대학생 당원들을 위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굉장히 많다. 이런 숙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자리를 허락해줘서 감사하다. 선거 때부터 20대가 정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런 구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곧바로 일할 수 있는 위원회 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당원들로부터 선택을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전용기라면 확실히 일할 것이다’ ‘20대 당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일을 추진해나갈 것이다’라는 느낌을 당원들에게 줬다는 얘기를 건네 들었다. 그런 느낌이 당선되는데 가장 크게 작용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당원들에게 그런 얘기를 들으면 성과에 대한 부담을 느낄 것 같은데.
▲그렇다. 그래서 성과를 내기 위해 회의도 많이 했다. 지금은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는 단계다. 발대식 때 로드맵을 당원들에게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이 때가 당원들에게 성과를 보여주는 시작 지점이라 생각한다.

- 왜 민주당인가?
▲더불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게 꿈이다. 누구는 잘 먹고 잘 사는 반면, 누구는 핍박받는 사회구조가 싫었다. 민주당이라면 이런 구조적 문제를 풀어주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또 청년들의 미래에 대해 상식적으로 접근하는 정당이 민주당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했고, 지금 활동하고 있다.

40%의 득표율, 후보 4명 꺾고 당선
‘사람 사는 세상’ 꿈꾸는 28세 청년

-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7층 회의실서 준비위 1차 회의를 진행했다. 분위기는 어땠나?
▲좋았다. 1차 회의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 회의가 진행됐다(24일 기준). 회의는 밝고 희망차게 이어지고 있다. 당원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켜나가기 위해, 또 다른 후보들의 좋은 공약들도 같이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 준비위서 앞으로 2년 간 사업계획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업계획의 핵심은 무엇인가.
▲‘20대 정치인 양성’이다. 20대가 눈치 보지 않고 정치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사업계획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21대 총선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18세 참정권 운동도 어떻게 캠페인을 해나갈지 로드맵을 짜고 있다.

- 지난 1일 인터뷰서 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1980년대 대학생들은 지식인들과 대적할 수 있는 인재로 평가받은 반면, 지금 대학생들은 어린애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구조적으로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힘들게끔 돼있다. “니들이 뭘 알아”라고 하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1980년대 대학생들은 노동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투쟁할 수 있도록 논리를 만들어주면서 역량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사회운동을 하면서 인정받았다. 반면 지금의 대학생들은 그러한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직·간접적인 제약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정치혐오를 조장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일 말이다.

- 실제 대학생들이 정치혐오를 많이 느끼는지?
▲그렇다. 얼마 전 단국대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을 민주당 당사로 불러 당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때 내가 ‘왜 20대가 정치를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표를 했었다. 한 대학생이 “정치인들이 똑바로 못하니까 정치혐오가 생기는 것이고, 잘할 것이라 생각해 찍으면 문제를 일으키더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내가 “대통령도 바꾸는 시대다. 우리가 힘을 모아 정치혐오 구조를 바꿔야지, 혐오만 해서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 게 기억난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관심을 가져야만 우리의 미래를 열 수 있다는 점을 많은 대학생들에게 알리고 싶다.

- 쉽지 않은 일이다.
▲한 번에 해결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조금씩 풀어나가겠다. 예전처럼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는 식의 설득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바뀐 만큼 대학생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나가겠다. 그런 시도를 대학생위원회서 먼저 해나가겠다.

- 대학 1학년부터 학자금 대출과 취업 경쟁에 내몰리는 전국 대학생들에게 한 말씀.
▲현재 우리가 힘들다고 해서 한탄만 하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취업준비 등을 계속하면서도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미래가 바뀌는 모습이 보일 것이라 확신한다. 조금만 힘내서 함께 그런 미래를 만들어봤으면 좋겠다.

 

<chm@ilyosisa.co.kr>


[전용기는?]

▲경남 마산 출생
▲한양대 경영컨설팅학과 석사 과정
▲전 한양대 ERICA 총학생회장
▲전 더문캠 대학생공동본부장
▲현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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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에게 날아든 극우 청구서

장동혁에게 날아든 극우 청구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김도읍 의원을 정책위원장으로 임명하자, 대표 당선에 이바지했던 강경 보수 세력이 크게 반발했다. 장 대표는 강경·중도 보수 노선을 모두 포용해 기각지세를 유지하려고 한다. 과연 장 대표의 구상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강력한 반탄(탄핵 반대) ▲찬탄(탄핵 찬성) 숙청 가능성 ▲전한길씨 등 극우 유튜버 세력과의 연대 등을 언급했다. 이는 선거 중 허언으로 그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2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경쟁 상대였던 조경태 의원을 향해 “우리 당에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는 조 의원의 말은 우리 당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라며 “상처받은 당원들에게 사죄할 마음은 없는지 먼저 묻고 싶다”면서 ‘결단’을 촉구했다. 시작부터… 히틀러 비유 그러자 조 의원은 다음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법·위헌 비상계엄을 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털고 가자고 한 것이 뭐가 잘못되었다는 거냐”고 반박했다. 이어 “나치정권의 선동에 의한 집단적 압력 때문에 개인의 비판적 사고가 사라져, 결국 희대의 독재자 살인마 히틀러를 지지·정당화해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참극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를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후 유대인을 학살한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한 것이다. 장 대표를 히틀러에 빗댄 사람은 조 의원만이 아니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1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장 대표의 연설은 극우 정치인이 TV에서 히틀러의 연설을 흉내 내는 것과 너무 유사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전대 당시 “윤 전 대통령을 접견하겠다”고 언급했던 바 있다.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진행한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당원·국민께 약속드린 것은 특별한 사정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반드시 지키겠다”며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대부분 이때까진 장 대표가 선거 중 예고한 대로 강성 보수 노선을 유지하리라고 생각했다. 장 대표가 이 예상을 보기 좋게 깬 날은 지난달 31일이었다. 장 대표는 이날 4선인 김도읍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했고, 사무총장엔 재선 정희용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장은 이준석 전 대표 체제서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이를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일 KBS1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김 의장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평이 좋은 분”이라며 “저도 이고초려 정도는 해서 정책위의장으로 모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보수 진영과 부산의 위기에 대해 강한 책임을 느끼는 분”이라며 “장 대표가 굉장히 좋은 분을 모신 것”이라고 호평했다. 정 총장은 경북 고령·성주·칠곡을 지역구로 두고 있고, 지명도가 높지 않아서 일각에선 “언더 찐윤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장 대표와는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따라서 “장 대표 나름대로는 찬탄·반탄을 아우르면서 당 장악에 가속도를 붙이려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김 의장 임명을 두고, 장 대표 당선에 크게 일조했다고 자부할 법한 강경 보수 진영에서 반발했다. 고성국 ‘고성국 TV’ 대표는 지난 1일 “많은 분이 ‘김도읍이 웬 말이냐’고 비판한다”며 “김도읍은 그런 비판을 받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엔 “국민의힘은 자유통일당 등 자유우파 정당 4개에 기초자치단체장 공천 30개를 양보하라“고 요구했다. 중도 보수 모두 포용해 기각지세? 김도읍 임명하자 강경파 크게 반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도 “김 의장 임명을 철회하라”거나 “중도는 없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등 항의 글이 올라왔다. 이런 상황서 장 대표와 함께 당선된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연이어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방식으로 장 대표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28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판결할 권한이 원칙적으로 없어야 맞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극단적으로 국민의 불안을 조성한 적이 없고,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하던 시민을 강경 진압하지도 않았다”며 “윤 전 대통령에겐 어떤 국민도 다치게 하거나, 불안하게 할 의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엔 국회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 도중 “이재명정권은 국익·국민을 위해 정치 보복성 수사를 종결하고, 탄핵의 강을 건너길 바란다”며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3일엔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와 논의해서 윤 전 대통령 접견을 신청했고, 장 대표도 굉장한 관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에게 “약속을 지키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남긴다. 장 대표에 대한 강경 보수 세력의 압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전한길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제가 장 대표에게 영향력이 있어 힘이 세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놀랍게도 벌써 제게 인사·공천 청탁이 들어온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그런 역할은 안 한다”며 “장 대표에게 부담을 드리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씨는 이미 전대 당시에도 “나를 품는 사람이 의원·시장·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담을 드리진 않는다”면서도 청탁을 언급하는 자체가 ‘부담을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고씨·전씨·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뒤통수를 치면 안 된다”는 압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극우의 찬사 극우의 야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장 대표의 당선에 이르기까지 진행된 국민의힘의 상황은 극우 정당 성장 서사와 대단히 비슷하다. 극우 정당은 사람들의 공포·불안·분노를 건드려 성장한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좌파가 이렇게까지 나라를 잠식한 거냐”는 공포를 안겨줬다. 윤 전 대통령의 몰락과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과정은 “좌파가 나라를 망칠 것”이라는 불안·분노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공포·불안심리를 자극해 성장한 대표적인 극우 정당은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이하 대안당)을 거론할 수 있다. 대안당은 지난 2013년 창당했고, 지난 2016년 유럽에서 발생한 일부 무슬림 난민의 집단 성폭행 사건 이후 크게 성장했다. 이 사건은 유럽에서 반이민주의·난민 반대 정서가 확대되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대안당은 이 기회로 “이슬람은 독일 일부가 아니다”라는 강령을 택했다. 이어 난민 수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앙겔라 메르켈 내각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틈을 타 세를 확장했다. 이후 대안당에선 극우 성향 계파 플뤼겔이 세를 확장하면서, 수장 비요른 회케 튀링겐주 대표가 당 주도권을 장악하는 흐름이 이어진다. 회케 대표는 수시로 네오나치 성향 발언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엔 히틀러 생가를 방문하고 추모해 논란이 발생했다. 이어 지난 2017년엔 유대인 학살 추념비를 일컬어 “독일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도 중심부에 수치스러운 기념비를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21년엔 한 정치 행사에서 “독일을 위한 모든 것”이란 나치 돌격대의 구호를 사용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안당이 잦은 논란을 일으키자, 독일 연방헌법수호청은 지난 2일 “대안당이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반하는 노선을 추구한다는 의심이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대안당을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했다. 헌법수호청은 이미 2021년 대안당을 의심 단체로 분류해 도·감청하거나 요원들을 투입해 감시했다. 하지만 대안당의 성장세는 만만치 않다. 대안당은 이미 2016년부터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꾸준히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엔 소속 정치인 막시밀리안 크라 의원이 “무장 친위대원 90만명 중엔 농민도 많았다”며 “이들 모두가 범죄자는 아니다”라고 발언해 큰 물의를 일으켰다. 그런데도 대안당은 같은 해 진행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15.9%를 득표해 제2당이 됐다. 벌써 드러낸 카멜레온 본색 이는 독일에서만 일어난 흐름이 아니다. ▲프랑스 국민연합(31.37%) ▲이탈리아 형제당(28.76%) ▲오스트리아 자유당(25.4%) ▲헝가리 시민동맹(44.81%) 등 다수의 극우 정당이 각국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대안당을 연구한 표광민 경북대 교수는 지난 1월 발표한 논문 <독일 극우 정당과 정동의 정치학>에서 “나치 시대의 역사적 트라우마로 인해 형성된 두려움을 대체해 난민이란 새 두려움의 대상이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당수 시민이 정부의 난민 수용 등 정책으로부터 탈피해 독일의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대안당의 주장에 호응해서 대안당이 부상했다”며 “대안당은 ‘난민과 엘리트가 결탁하여 평범한 독일 시민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음모론적 피해의식을 자극했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의 당선 과정은 대안당의 성장 과정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 두둔 ▲부정선거 의혹 제기 등 한국식 극우 담론을 가미한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적 제거를 위해 무력을 활용하려고 한 윤 전 대통령의 대처는 이미 히틀러가 진행했던 적이 있다. 이 이 때문에 조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장 대표를 일컬어 히틀러를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 대표는 김 의장 임명으로써 자신만의 길을 갈 가능성이 있단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이는 정치권에서도 공개적으로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상욱 의원은 지난 2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서 “장 대표의 지난 삶을 돌아보면 정말 카멜레온 같다”며 “장 대표는 또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서용주 전 상근부대변인도 같은 날 MBC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장 대표는 본인의 권력을 위해 끊임없이 변신하는 카멜레온 정치를 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는 또 누군가를 배신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김 의장 등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는 정치인을 주요 당직에 임명하는 것을 통해 강경 보수 세력이 매우 싫어하는 중도 보수 노선을 함께 추구할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는 일본 자유민주당식 빅텐트 정당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특히 그는 지난달 2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씨를 일컬어 “당 외곽에서 의병으로 열심히 싸웠다”며 “그게 전씨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자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치권에서 암암리에 돌던 ‘전씨 주요 당직 임명설’을 정면으로 부정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관군은 성안 의병은 밖에서 공포·불안·분노 버튼 눌러? 장 대표는 전씨 등 강경 보수 세력을 ‘의병’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자신을 포함한 국민의힘은 ‘관군’이 된다. 장 대표의 발언은 “관군이 성안에서 내부 민심까지 추슬러 수성전을 주도할 때, 의병은 성 밖에서 별동대 역할을 맡는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김어준씨의 관계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리고 “군을 일부 분산 배치한 후 별동대로 활용해 양면 공세를 한다”는 기각지세를 취하는 것과 비슷하다. 본대와 별동대를 총지휘하는 사람은 장 대표 자신일 것이다. 문제는 “장 대표에게 그만한 영향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재선 의원이 된 후 불과 1년이 지났다. 재선이지만, 여전히 초선 의원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대안당에서도 플뤼겔과 중도 성향 계파 미테가 치열하게 내부 투쟁을 이어갔다. 플뤼겔의 세가 커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었다. 프라우케 페트리 전 대표는 플뤼겔이 지원해 지난 2015년 당 대표로 선출됐지만, 회케 대표와의 갈등 끝에 2년 만에 대안당을 탈당한 후 파란당을 창당했다. 대안당은 보수 성향의 중산층들을 주된 지지층으로 거느리고 있다. 난민 반대 이슈를 크게 내세운 이후엔 ▲청소년 ▲이민 1세대 ▲정치·경제 상황에 불만이 많은 구동독 지역주민 등으로 지지층을 확장했다. 하지만 우리 정치 구도는 독일과 다르다. 우리 정치 구도에선 4050 세대와 2030 세대 여성의 민주당 지지가 매우 굳건하다. 노년 세대의 국민의힘 지지는 비교적 확고하지만, 4050 세대가 노년으로 진입한 이후에도 이 지지를 굳건하게 유지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2030 남성은 4050 세대와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커서 보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보수 성향 표심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으로 분산돼있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2030 남성의 수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비판하면서 중도 성향을 유지하는 유권자 비중도 적지 않다. 강경 보수 성향만 유지해선 대안당처럼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시대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채 계파 갈등에만 몰두해 나날이 국회 의석수가 줄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수반된 당 몰락은 한편으로 국민의힘이 변화할 기회였다. 하지만 이들은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월 제안한 5대 개혁안을 하나도 수용하지 않았다. 이어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인적 쇄신 시도도 소리 없이 자취를 감추게 했다. 장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그동안의 정치적 변화가 모두 공개됐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측은 이를 쇼츠로 제작해 널리 퍼트렸다. 따라서 장 대표의 변화는 어느 정도 예측됐던 측면도 있다. 앞으로 더… 남은 9개월 내년 지방선거가 불과 9개월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장 대표가 서두를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장 대표는 독자적인 세 없이 당 대표로서의 역량과 성과를 검증받아야 한다. 이것이 ‘카멜레온’으로 평가받는 장 대표의 기질을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기각지세라는 그림은 그럴듯하게 그렸지만 이는 확고한 지도력을 갖춘 수장만이 전개할 수 있다. <삼국지>의 여포는 책사 진궁으로부터 적의 포위를 뚫을 방법으로 기각지세를 조언받았다. 하지만 여포는 부하의 믿음을 얻지 못해서 감히 시도조차 못했다. 혹시 장 대표도 이런 상황인 것은 아닐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