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진 거짓말’로 본 복잡한 파라다이스 집안 탐구

한 지붕 두 가족 ‘카지노 재벌’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낸시랭과 왕진진의 갈등으로 화제가 된 그룹이 있다. 카지노로 유명한 파라다이스 그룹이다. 낸시랭은 왕진진이 자신을 파라다이스 그룹의 혼외자라고 속였다고 폭로하면서 불똥이 튀었다. 눈길이 쏠린 파라다이스 그룹을 확인했다.
 

팝아티스트 낸시랭과 그의 남편 왕진진은 부부의 연을 맺을 당시부터 현재까지 논란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낸시랭과 왕진진은 지난해 12월27일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왕진진의 과거 범죄 행적 의혹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혀 무관”
난처한 그룹

왕진진은 또 2011년 고 장자연의 지인이라며 고인의 편지를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지만 진위 여부를 두고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왕진진이 파라다이스그룹의 혼외자라는 주장을 펴면서 세간의 눈길은 더욱 집중됐다. 

이와 관련 사기 혐의로 왕진진이 피소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라다이스 그룹과 왕진진과의 관계에 눈길이 쏠렸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사업가 A씨는 “(왕진진이) 지난해 3월 사업자금으로 3000만원을 빌려 간 뒤 1년이 지나도록 돈을 갚지 않고 있다”며 그를 사기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왕진진이 자신을 파라다이스 전낙원 창업주의 아들이라며 5000억원대 소유 도자기로 아트펀드 사업을 하는 재력가라고 속인 후 접근해 3000만원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논란 속에서도 굳건해 보였던 낸시랭과 왕진진 부부 관계는 의외로 쉽게 깨졌다. 여기서도 어른거리는 것이 파라다이스 그룹이었다.

낸시랭은 왕진진이 파라다이스 전 창업주와는 무관하다면서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 낸시랭은 한 언론사를 통해 “왕진진이 진실 고백만 했어도 새로운 삶을 함께할 계획이었다”며 왕진진의 모친과 대화하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의 어머니는 왕진진이 ‘내가 낳은 자식이고, 농사짓던 아버지는 전남 강진서 경운기 사고로 돌아가셨고, 전 회장(창업주)은 왕진진의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낸-왕 갈등으로 전씨일가 가계도 주목
왕회장 혼외자? 창업주 이름 오르내려

하지만 왕진진이 다시 언론 등을 통해 반박하면서 진실게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왕진진은 23일 <일간스포츠>에 “낸시랭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공개한 문자 내용은 악용된 부분이 많다. 시골에 계신 (날 키워주신)어머니와 가족들이 모두 어처구니 없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팀을 꾸려 지금 법적대응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공방을 예고했다.

파라다이스 그룹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전 창업주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오르내리는 상황이 유쾌하지 않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2003년 배우 김상중이 전 창업주의 딸 전우경씨와 혼인이 임박했다라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파라다이스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기사 내용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기사 전문에 전 창업주의 딸로 소개된 전우경 양은 초등학교 1학년 생 손녀의 이름”이라고 해명했다. 

최초 보도한 언론사도 해당 기사를 삭제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왕진진의 주장으로 전 창업주의 과거 악몽이 되살아났다.   

본의 아니게 이름이 오르내린 전 창업주는 카지노업계의 큰손으로 지난 2004년 11월3일 작고했다. 전 창업주는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한 뒤 올림포스 관광호텔 대표이사로 관광업계에 발을 들였다. 

1973년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카지노를 인수하면서 카지노 사업의 큰손으로 인정받았다. 그가 세운 파라다이스는 현재 서울, 부산, 제주, 도고, 인천, 아프리카 케냐 등에 호텔을 설립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1993년 6월 <한국일보> ‘카지노 5개 거느린 <밤의 황제>/전낙원씨는 누구인가’ 제하 기사에 따르면 전 창업주는 워커힐카지노 인수 후 1조원이 넘는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교술이 뛰어나고 재력도 탄탄해 정·관·재계는 물론 언론계 인사 등과 교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파라다이스 그룹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서울과 인천, 부산 제주에 각각 1개소, 총 4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파라다이스는 연결기준 매출액 6680억419만원을 기록했다.

배다른 자녀
재산 다툼도 

전 창업주가 타개하고 나자 그가 소유한 상속분을 두고 골육상쟁이 벌어졌다. 전 창업주는 생전 두 번 혼인했다. 첫 번째 부인과는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과 전원미씨를 뒀으며, 두 번째 부인 사이에는 전지혜씨가 있다.

전지혜씨는 전 창업주의 상속재산에 대한 공정한 분할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2006년 서울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혜씨는 소장을 통해 “2004년 11월3일 당시 전락원 회장의 사망으로 장남과 장녀, 차녀 등 세 남매가 공동상속인이 됐으나 장남인 전필립씨가 상속재산의 공정한 분할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지혜씨 측은 상속 재산 규모는 예금규모만 최소 수천억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파라다이스 주식과 계열사의 주식을 합하면 상속재산 규모는 더 확대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외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전 회장이 상속재산의 공정한 분할을 거부하면서 실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전 회장이 전 창업주 사망 직후 전 창업주의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고 유언에 따라 상속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상속재산을 모두 가져갔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파라다이스 측은 전 창업주 상속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언론 등을 통해 “지난 2004년 11월3일 돌아가신 고 전 창업주의 상속 재산은 고인이 생전에 작성한 유언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상속됐다”며 “당시 지혜씨도 상속에 대한 이의 제기가 없는 상황에서 전 회장이 법에 따라 상속세를 납부, 성실한 납세자의 의무를 다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상속이 완료된지 2년여가 경과한 시점서 종결된 사안을 지혜씨가 문제시하며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납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피상속인인 전 창업주가 2004년 7월23일 법무법인 공증아래 유언 증서를 작성했다”며 “전 창업주의 재산 상속은 유언 증서의 내용에 따라 한 치 틀림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당시 소송은 이른바 배다른 남매지간의 소송으로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재판부는 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듬해 열린 선고 공판서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는 지혜씨가 전 회장과, 고인의 큰딸 원미씨를 상대로 낸 상속재산 분할 청구 소송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유언 공증에 참여한 사람들이 필립씨와 친할 뿐 전락원 전 회장과 친분이 없고, 유언을 작성한 장소가 사실과 다르다며 유언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가 상속합의서를 작성한 것은 착오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착오란 외부 의사표시와 마음속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당사자가 모르는 것인데, 당시 원고의 마음속 의사에 대한 아무런 주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골육상쟁의 법정 다툼이 마무리된 이후 전 회장이 파라다이스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전 회장은 파라다이스 그룹 지주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의 지분 67.33%를 가지고 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주력 계열사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두성, 비노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투어, 파라다이스플래닝, 파라다이스에이치앤알, 파라다이스이앤에이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법정 분쟁 이후에도 지혜씨가 주력 계열사 파라다이스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점이다. 지혜씨는 파라다이스글로벌, 학교법인계원학원, 파라다이스복지재단 등의 법인을 제외하면 전 회장을 제치고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혜씨의 지분률은 1.9%로 전 회장의 지분 0.46%를 웃돈다. 이복 언니인 원미씨의 0.29%보다도 많은 지분이다. 한 차례 분쟁을 겪은 후 공존 관계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기꾼에 걸린
김상중도 등장

파라다이스그룹의 오너 일가 가풍은 은둔형 경영으로 유명하다. 이는 언론에 부정적인 이름이 오르내려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전 창업주는 문민정부 초기인 1993년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 탈세 혐의를 받고 검찰의 수사를 피해 3년간 도피생활을 했다. 

이후 귀국했으나 서울대병원서 치료를 받으며 검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 전 창업주는 122억원을 탈세하고 1600만달러를 당국의 허가없이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결국 전 창업주는 재판에 넘겨져 1997년 2월 징역 5년 벌금 161억원 및 추징금 120억원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한 뒤 이듬해 8·15 특사로 석방됐다. 

파라다이스 그룹은 카지노 사업을 주력으로 그룹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에 사행성 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따라다닌다. 이 때문에 언론 등에 대한 노출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주부터 시작된 은둔형 경영은 아들인 전 회장이 물려받았다.

하지만 거액의 현금이 오고가는 사업인 만큼 사정당국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파라다이스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국세청은 이달 초 서울 중구 동호로 소재 파라다이스그룹 본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소속 조사요원들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이루어지는 정기세무조사였다. 하지만 지난 2006년과 2011년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어 세간의 관심이 높았다.

부정적인 이미지 부각
과거 일가 사칭 사건도

특별세무조사는 조사4국이 투입된다.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서울국세청 조사4국을 투입하는 것은 비자금 조성 등 구체적인 탈세 혐의를 포착했을 경우다. 피조사자에게 통보 없이 조사해 비정기 세무조사라고도 한다. 

세무조사 과정서 탈세 행위 등이 드러나면 세금 추징하고 검찰 고발한다. 이 때문에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재계의 눈길이 쏠린다.

2011년 정기 세무조사에서는 거액의 세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당시 세무조사에서는 파라다이스가 148억원 상당의 추징금 부과 결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다이스는 공시를 통해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2006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의 법인세 신고·납부 내용에 대한 통합세무조사를 받고, 추징금 148억7627만원을 부과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전 회장은 은둔형 경영자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인 사업과 문화적인 사업 등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PARADISE CITY)’가 지난달 아시아 모던&컨템포러리 예술전시공간인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PARADISE ART SPACE)’를 개관했을 당시도 전 회장은 적극적으로 사업을 설명했다.

당시 전 회장은 “국내외 유수 아티스트의 대표작 소개와 관람객 참여를 유도하는 체험형 전시 기획을 통해 국적을 넘나드는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는 파라다이스그룹이 수집해 온 주요 미술품과 새로운 현대미술 기획 전시를 만날 수 있는 전시공간이다. 데미안 허스트, 쿠사마 야요이, 제프쿤스, 카우스 등 동시대 가장 핫한 세계 유명 미술 작품이 곳곳에 배치돼있다.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은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과 부인 최윤정(48)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은 올해 세계적인 영국 미술전문 계간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200대 컬렉터’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이름도 올라있다.

사행 이미지
문화로 쇄신

재계의 한 관계자는 “파라다이스 그룹의 성장이면에는 사행성 사업이란 어두운 면이 자리잡고 있다”며 “왕진진의 거짓말 논란은 어둠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호기심 때문에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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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