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지키지 못한 약속

다툼 끝에 남은 건 ‘빈손’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여야가 추진키로 한 국정과제들의 실마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정감사를 관통한 국회는 ‘정쟁 국회’로 수렴했고, 여야 대치는 심화되고 있다. 10월 국감을 지나 11∼12월 펼쳐질 예산 정국서 그 대립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과제 타결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까닭이다. 국회 전반기 때부터 지적됐던 ‘공전 국회’는 후반기서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핵심 국정과제가 올해 안에 합의되지 못할 경우 국회를 향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회의 대결양상은 ‘정기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를 지나면서 비롯됐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유민봉 의원이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회는 격랑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국당은 이를 두고 ‘문재인정권의 가짜 일자리’ ‘고용세습’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한껏 당기고 있다. 

대격돌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과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 그리고 정의당은 한국당과 발맞춰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진상규명을 약속하면서도 정치공세라며 선을 긋는 모양새다. 야 4당의 국정조사 요구로 판이 커지고, 여당이 정면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여야의 대치는 10월을 지나 11월에도 격화될 예정이다. 11월1일부터 실시되는 예산안 심사로 예산 정국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예산안 심사를 두고 일찍부터 험로가 예상됐다. 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470조 예산안에 대해 민주당은 예산안 통과에 주력할 것을 시사했다. 

반면 한국당은 ‘밑 빠진 독에 세금 퍼붓기’라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이를 앞둔 가운데 여야가 채용비리 의혹으로 불붙으면서 11월 국회에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12월 정기국회의 종료를 채 두 달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서 여야는 선명한 대립구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여야 갈등이 지속된다면 핵심 국정과제의 연내 합의는 불투명하다. 

여야가 처리하기로 언급한 국정과제는 ▲개헌 ▲선거구제 개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안 정도로 꼽힌다.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사안들이지만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11∼12월 예산 정국
“대립 극에 달할 것”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서 실시된다. 정개특위는 지난 24일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회의를 주재했다.

정개특위의 활동은 지난 7월26일 특위 구성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대략 석 달 만이다. 지난 7월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특위가 이제서야 첫걸음을 뗀 것이다. 특위의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실제 활동 기간은 두 달 남짓에 불과하다. 이 기간에 개헌과 선거제 개편을 합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정치권서도 선거제 개편에 대한 요구가 강한 만큼 극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국회의장은 선거제 개편에 긍정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웠고, 문 의장은 선거제 개편에 적극적이다.

바미당과 평화당 그리고 정의당 등은 연일 선거제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현행 소선거구제에 유리한 민주당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최근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현재로서는 개헌 문제를 다시 제기하기 어려워 선거법이라도 따로 분리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개헌과 선거제 개편을 분리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이들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달리 ‘중·대선거구제’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서 논의된다. 사개특위는 정개특위와 마찬가지로 지난 18일 구성됐다. 사개특위와 정개특위는 국회가 이날 구성에 합의한 6개 비상설 특별위원회 중 하나다.

사개특위는 지난 1월 출범해 일련의 사법개혁 논의를 시작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도 당시 논의될 사안이었다.
 

야는 “사법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협치를 다짐했지만 활동이 종료된 지난 6월까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공전을 거듭했던 전반기 사개특위를 두고 ‘3무 특위(무능, 무성의, 무기력)’라는 비판이 있었던 까닭이다.

전반기 사개특위의 활동기한이 6개월 연장되면서 지금의 사개특위가 구성됐다. 그러나 후반기 사개특위도 최근에 이르러서야 활동을 재개했다. 짧은 기간 탓에 시작부터 활동 연장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사개특위원장으로 내정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지난 19일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시간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또 연장돼야 하지 않느냐라는 생각을 시작 전부터 하게 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정쟁…국정과제 난항
100일간 정기국회 “협치 무색”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의 처리도 불투명하다. 최근 정부가 평양공동선언문 등을 국회 비준 없이 직접 비준해 야당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는 지난 24일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서 심의·의결됐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달 19일 법제처에 평양공동선언 등의 비준을 위해 국회 동의가 필요한지 질의했다. 

법제처는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 성격이 강하다”며 “판문점 선언이 이미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고 있어 평양 선언은 따로 국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서 “남북관계의 발전과 군사적 긴장을 완화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더 쉽게 만들어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평양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서보다 상위에 있는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시행령을 공포하는 격이자 애를 낳기도 전에 출생신고부터 먼저 하는 상황”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바미당 손학규 대표 역시 같은 날 국회서 “평양공동선언이 판문점 선언보다 구체적 협의를 담고 있다”며 “추상적 판문점 선언은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요하고 평양공동선언은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는 것은 모순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가시밭길

한편 문 의장은 지난 9월3일 정기국회 개회사를 통해 “이번 정기국회 100일을 민생입법의 열매를 맺기 위한 ‘협치의 시간, 국회의 시간’이 되도록 하자”며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 검찰개혁,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등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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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