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조직 만드는’ 홍준표의 청사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0.29 10:24:43
  • 호수 11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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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겨냥? 집권용 싱크탱크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보수 성향의 정책포럼 ‘프리덤코리아’의 연내 발족을 준비 중이다. 이 포럼은 향후 홍 전 대표의 외곽조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일요시사>는 베일에 싸인 프리덤코리아의 청사진을 그려봤다.
 

프리덤코리아가 연일 화제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2, 23일 양일에 거쳐 프리덤코리아를 언급했다.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프리덤코리아와 TV홍카콜라 도메인 등록을 했다”며 “프리덤코리아는 사분오열되고 흔들리는 이 나라 보수우파들의 중심축이 되고자 하는 것이지, 일부서 추측하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전당대회나 겨냥하는 작은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전했다.

“국가재건 운동”

23일에는 “당과는 별도로 한국 보수우파들의 절박감을 풀어주고 보수우파가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프리덤코리아의 국민운동이다. 나는 앞으로 프리덤코리아를 통해 ‘네이션 리빌딩(국가재건)’ 국민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보수우파의 재집권에 한 알의 밀알이라도 될 것이다. 그것이 지난 36년 공직생활 동안 대한민국으로부터 내가 받았던 혜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가 힘줘 강조하는 프리덤코리아는 정책포럼의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모델은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다. 1973년 설립된 헤리티지 재단은 미국의 대표적 보수 성향 싱크탱크로 브루킹스연구소와 함께 미국 정치사회를 이끌어가는 양대 싱크탱크로 꼽힌다. 

브루킹스가 민주당의 브레인이라면 헤리티지는 공화당의 브레인이다. 주로 미국 정치와 경제, 외교, 국방에 관한 연구 및 정책개발을 하는 재단이다. 


보수 성향의 정치인·관료·언론인 출신 중 상징적인 인물들을 대상으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소설가 이문열씨가 대표적이다. 홍 전 대표는 최근 이씨를 만나 프리덤코리아의 고문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외에도 학자와 명망가 위주로 보수 성향의 인사들에게 폭넓게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역 정치인이 영입 대상서 거론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그간 현역 정치인들에 대해 쓴소리를 해왔던 홍 전 대표의 모습과 연결된다. 

최근 그는 현역 정치인들을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을 지상 목표로 하는 자들’ ‘대선 이후 당권이나 잡으려 했던 자들’ ‘한국 보수우파들의 절박감은 관심조차 없는 자들’이라고 평가했다. 21일에는 “왜 보수우파 진영에는 타율 1할도 안 되면서 타석에만 서면 병살타나 치는 선수가 메이저리거라고 폼만 잡는 삼류가 즐비할까”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프리덤코리아는 홍 전 대표에게 정책 제안 및 이슈 선점을 도와주는 외곽조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성 귀족노조’ ‘북한 가족주의’ 등 프레임에 능한 홍 전 대표의 능력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우파를 상징하는 외곽조직이 마땅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홍 전 대표 나름의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보수성향 포럼 ‘프리덤코리아’ 준비
연내 발족 예고…대여 투쟁 보급기지

반면 ‘홍준표 배제론’을 직·간접적으로 표명해왔던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병준 비대위는 당초 홍 전 대표가 한국당 전당대회(이하 전대)에 출마할 경우 ‘홍준표 블랙홀’에 빠질 것을 우려해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전대 출마가 예상되는 홍 전 대표와 관련해 “이분 저분이 나와서 혼란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면 비대위원장으로서 그냥 보고 있지는 않을 것”고 말했다. 


직접 실력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상의 경고였다.

비대위 측 입장도 김 위원장과 맥을 같이한다. 이수희 비대위원은 지난달 중순 한 매체를 통해 “당 위기에 책임이 있거나 책임을 져야 할 분들이 차기 전대에 나갈 수 없는, 나가면 망신당할 것 같다고 느껴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환경을 비대위가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6·13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최병길 비대위원도 비슷한 시기의 언론 인터뷰서 “당 대표든 당원이든 당의 품위를 훼손하면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규정이 있다”며 홍 전 대표가 전대 출마를 강행할 시 제명으로 맞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 위원인 전원책 위원도 지난 11일 “큰 그릇이라면 빠지고, 끝까지 고집하면 스스로가 무덤을 파는 일”이라고 홍 전 대표에게 경고했다. 한국당 내부에선 홍 전 대표가 프리덤코리아를 활용해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인 뒤 내년 초에 있을 한국당 전대 때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과연 홍 전 대표가 당권에 도전할 것인가. 그 과정서 프리덤코리아가 역할을 할 것인가. 이 같은 한국당 내부의 우려에 대해 홍 전 대표 측은 조금은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프리덤코리아가 큰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은 높지만, 당권만을 겨냥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벌써?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프리덤코리아에 대해 “단순히 당권을 겨냥한 작은 조직이 아니다”라며 “네이션 리빌딩(국가재건) 국민운동을 통해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조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친홍(친 홍준표)계 인사는 “집권이 목표인 싱크탱크”라며 “대여·대정부투쟁 보급의 산실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튜버 홍’ 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유튜버로 데뷔한다. 유튜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에 영상을 올리는 사람을 뜻한다.

홍 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TV홍카콜라’를 도메인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홍카콜라(홍준표+코카콜라)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쓴 소리를 잘하는 홍 전 대표의 발언이 마치 코카콜라처럼 청량감을 준다고 해서 홍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채널의 이름처럼 홍 전 대표는 TV홍카콜라를 통해 직설적인 화법을 선보일 전망이다. 분야별 전문가들을 초청해 토론을 벌이는 형식이 예상된다.

홍 전 대표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보수 측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언론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한 홍 전 대표는 “대국민 소통을 위해 유튜브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TV홍카콜라는 홍 전 대표의 페이스북 계정과 함께 대국민 메시지 창구로서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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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