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명문 탐방> 석관중 축구부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10.22 10:46:07
  • 호수 11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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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호스서 강자로…새로운 도약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석관중학교는 소위 말하는 명문은 아니다. 최근 10년간 우승 경력이 없다. 올 시즌 기록도 그렇게 빼어난 편은 아니다. 춘계리그 16강, 추계리그 8강 정도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아직 학생축구고 중학교 축구인 만큼 성적에 모든 포커스를 맞출 필요는 없다. 중학교 축구의 가장 중요한 것은 직업선수가 되기 위한 첫걸음인 고교 축구에 진학하기 전 기본기를 닦고 소질을 발현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석관중학교는 올 시즌 새로 숙소를 개관했다. 기존의 숙소를 리모델링한 것이 아니라 아예 재건축을 했다. 선수들이 “좀 좁아요”라고 웃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최고의 숙소가 제공되고 있다. 그뿐 아니다. 석관중학교는 어디에다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좋은 잔디구장을 갖고 있다.

최고의 환경

임형남 감독은 “규모는 작지만 아이들 훈련하기에는 불편함이 없다. 거기에 5월 정도에 기숙사 생활관을 신축했다. 아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고, 비 오면 체육관 실내서 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간 훈련도 문제없다. 구장의 라이트 시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전국의 어떤 중학교와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임 감독은 “정말 이제는 핑계 댈게 없다. 이런 좋은 환경인 데다 교장 선생님이나 교감 선생님이 이해해주시고 도와준다. 그래서 내가 너무 부담된다”며 웃었다.

임 감독은 석관중을 소개하며 내년 시즌을 기대해달라고 말한다. 내년 시즌에는 임 감독이 구상했던 축구를 조금이나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었다. 그런 자신감의 원천은 현재 2학년들 덕분이다. 2학년들의 기량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내년 시즌 주축이 될 2학년은 총 12명이다. 골키퍼는 강현석이 맡는다. 센터백은 안성환, 최희수가 맡게 될 예정이고 오른쪽 윙백 황대민, 왼쪽 윙백 정선우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홀딩 미드필더는 홍우택이 현재까지 제일 유력하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은 세 명이다. 이성환, 박건희, 남궁환이 그 유력한 후보로서 컨디션에 따라서 돌아가며 경기를 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왼쪽 윙포워드 이재혁, 오른쪽 윙포워드 차승재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팀의 원톱은 김준수가 서게 될 예정이다.

새 황금세대

강현석은 키가 184cm정도 되는 피지컬이 좋은 선수다. 침착성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선수다. 아직은 경험이 많지 않지만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선수다. 중앙수비 안성환은 키가 186cm정도 되기 때문에 헤딩 제공권이 굉장히 뛰어난 선수다. 거기다가 왼발잡이고 빌드업 능력도 상당히 좋은 센터백이다.

최희수는 팀의 주장이다. 굉장히 활달하고 적극적이다. 무엇보다 축구에 대해서 잘 알고 하는 편이고 스피드가 뛰어난 편이다. 본인 스스로도 가장 강점이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예측수비 능력과 상대보다 앞서서 막아설 수 있는 스피드다. 
 

그러다 보니 커버능력과 빌드업 능력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자원이다.

황대민은 임 감독이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 능력이 좋아서 오른쪽 윙백으로 포진시킨 선수다. 공격적인 능력이 꽤 좋은 선수다. 홍우택은 수비형 미드필더인데도 킥력과 슈팅력이 좋다. 여기에 볼 소유와 볼 배급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중앙의 사령관 자리에 포진이 된 선수다. 

때에 따라서는 공격진에 합류해서도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선수다.

왼쪽 윙포워드 이재혁은 왼발 크로스와 슈팅이 아주 일품이다. 임 감독은 “그냥 좋다 수준이 아니라 아주 일품”이라는 말로 엄지를 치켜세운다. 오른쪽 윙포워드 차승재는 개인기술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스피드도 괜찮다. 팀 내에서 개인기로만 따지면 탑급에 위치해 있다고 임 감독은 말한다.

기존 2학년들 발재간·스피드 뛰어나
동기부여 등 모두 완벽 내년시즌 기대

공격형 미드필더 중 이성환, 남궁환은 스타일이 비슷하다. 둘 다 볼터치와 패스가 매우 좋다. 그런데 아직은 힘이 없다. 이를 빠른 스피드와 게임을 읽는 능력으로 커버하는 타입이다. 피지컬 적으로 좀 더 발전한다면 좋은 미드필더가 될 자원이라고 임 감독은 말한다.

박건희는 돌파능력이 뛰어나다. 현재 팀 내에서 돌파능력은 최고로 꼽히는 선수다. 1∼2명을 제치고 앞 선으로 나가는 전진패스를 찔러주는 능력이 상당히 좋다. 원톱 김준수의 득점이 가장 많이 나올 때가 박건희의 전진패스 때다.

김준수는 내년 시즌 주득점원이 될 선수로서 스피드와 헤딩능력이 좋아서 득점력이 좋은 선수다. 김준수는 키도 큰데 스피드마저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너무 말라서 몸싸움서 밀리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몸싸움서 밀리면 수비를 등지는 플레이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준비된 코칭스텝

석관중의 내년 시즌은 야심차다. 석관중학교는 이번 겨울에 1학년 코치가 새로 영입된다. 기존에 2학년 코치와 골키퍼 코치에 감독까지 4명의 코칭스테프로 구성된다. 거기에 각종 대회를 위한 합숙소도 새로 지어진 데다 작년에는 가지 않았던 동계훈련을 올해는 속초로 갈까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그만큼 내년 시즌에는 뭔가 결과를 내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임 감독은 팀 전통과 브랜드라는 부분을 아쉬워했다. 

임 감독은 “한우는 먹을 때 살짝만 익혀서 소금을 살짝 뿌려서 소스를 이렇게 찍어서 먹어야 맛있다고 백만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본인들이 그렇게 먹어보면 제대로 그 맛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동 같은 팀들이 강한 이유는 그런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선배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석관중에는 그런 것이 부족하다는 것이 임 감독의 진단이다. 강한 정신력은 구시대적으로 보면 지도자가 강하게 주입할 수도 있다. 지도자가 카리스마 있게 재촉하거나 속된 표현으로 ‘줄빠따 몇 대’면 강하게 심어줄 수 있다.

하지만 임 감독은 “그것은 이미 옛날 방식이고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실력이 좋아서 이겨나가면 아이들 스스로가 이겨낼 수가 있는데 자꾸 지거나 어렵거나 하면 아이들 스스로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애들이 끌고나가는 힘이 굉장히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런 의미서 딱 한 번만 위에서 선배들이 무언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주면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목표의식이 저절로 고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임 감독은 기대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선수들의 연습경기 승률이 굉장히 많이 올라가고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임 감독 스스로가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무언가 결과로 보여주며 새로운 석관의 전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결과만을 위해 축구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결과가 만들어낼 무형의 시너지는 탐이 난다. 더 나은 축구를 하기 위한 선수들의 자신감, 그리고 석관중이 최고의 성적을 내는 학교는 아닐지언정 최고로 좋은 환경서 올바른 축구를 한다는 그런 전통을 적립하길 원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내년 시즌 어느 정도의 결과가 담보돼야 한다. 임 감독도 그 점을 알고 있기에 내년시즌 춘계대회를 정조준 하고 있다. 과연 임 감독의 바람대로 내년 시즌 석관중의 도약이 가능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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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