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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아트인> ‘페미니즘 대모’ 윤석남어머니를 넘어 나를 보다
  • 장지선 기자
  • 등록 2018-10-08 10:12:51
  • 승인 2018.10.10 13:23
  • 호수 1187
  • 댓글 0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939년 만주서 태어난 윤석남 작가는 지난 40여년 동안 아시아 페미니즘의 대모로서 평등 사회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지금껏 어머니를 주제로 여성 문제를 다뤄왔던 윤석남은 이번 전시에 이르러 처음으로 자신을 주제로 삼았다.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이자 여성 그 자체로 작업 속에 나타나려 했다.
 

▲윤석남 Yun Suknam, 핑크룸 V, Pink Room V, 혼합재료 Mixed media, 가변설치 Variable size

학고재는 지난달 4일부터 윤석남의 개인전 ‘윤석남’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전과 다른 의미가 있다. 지금껏 어머니를 소재로 여성 문제를 다뤄왔던 작가가 활동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는 1982년 첫 개인전부터 지금까지 여성의 강인함을 ‘어머니’로 상징화하는 작품을 제작해왔다.

미완의 느낌

작가는 여리고 버림받은 것을 품을 줄 아는 여성의 힘을 모성에 주목해 풀어냈다. 윤석남은 이러한 작업을 위해 이매창, 허난설헌 등 역사적 여성은 물론 자신의 어머니와 할머니 등을 화면 앞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그들의 위대함과 감사를 기리는 작업을 꾸준히 펼치면서도 미완의 느낌을 떨쳐내지 못했다.

여든이 된 작가는 정작 자기 자신이 작업 뒤에 서있음을 깨달았다. 이번 전시는 윤석남이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이자 여성, 그 자체로 자신을 작업 속에 담은 첫 시도다.

작가가 자신을 드러낸 신작들은 모두 채색 기법으로 완성했다. 윤석남이 채색화를 선보이는 것 또한 이번 전시가 처음이다.

화려한 색채 사용으로 눈과 마음에 즉각적 호소를 불러일으키는 민화의 특징을 담았다. 기존에 사용하던 매체를 뛰어넘는 시도를 선보인 신작들은 현역 작가로서 윤석남의 힘을 보여준다.

40여년간 여성문제 천착
자신을 주제로 첫 전시

윤석남의 작품 속에 등장한 역사적 여성들은 모두 사회적 제약을 뛰어 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성미술가로서 셀 수 없는 고난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변화를 꾀하며 긴 시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의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다수의 자화상을 선보인다. 순수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담대한 색이 돋보인다. 그동안 해왔던 작품들과 함께 대범한 자세로 앉아있는 모습을 담은 자화상서 현재를 살아가는 윤석남의 당당함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윤석남 Yun Suknam, 자화상 Self-portrait, 2018, 한지 위에분채 Color on Hanji, 137x93cm

2015년 이후 윤석남은 민화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는 민화에 대해 “버려진 보물 같다. 서민들의 소소한 생활과 감정이 있는 그대로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1996년 첫 선을 보인 ‘핑크룸’이 2018년 버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핑크룸은 윤석남의 대표작이다. 작가에게 핑크룸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환경이다. 여성의 삶에서 욕구를 억눌러야 하는 현실과 자유를 추구하는 갈등의 양상이 전투적인 형광 핑크색으로 표출됐다.

역사적 여성 작품 속에
민화 특징 담은 채색화

소파의 쿠션에는 날카롭고 뾰족한 갈고리가 꼿꼿하게 서있다. 앉아서 쉬는 공간을 제공하는 소파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뜻이다.

핑크룸의 의자는 이탈리아풍을 모방해 화려한 서양식 의자로 제작됐다. 하지만 의자에 있는 여성의 옷은 한복이다. 서양식 의자에 한국의 옷. 어색하고 묘한 조화처럼 어디에도 있지 못하는 불안한 여성들의 자리를 표현했다.

핑크룸서 눈길은 끄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소파 위에 앉아 있는 여인은 두려움 없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그 눈동자서 강한 심리적 자의식과 선구자적인 태도가 동시에 드러난다는 평이다.

제약을 넘어

정연심 홍익대학교 예술학교 교수는 “윤석남의 작품은 1980년대 여성에 대한 관습적 인식에 역행하면서 여성을 새로운 일상과 역사의 한 중심에 놓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선구적 페미니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윤석남 Yun Suknam, 우리는모계가족 We are matrilineal family, 2018, 한지 위에 분채 Color on Hanji, 47x66cm

이어 “특히 1980년대 초중반부터 여성 미술가들이 처음으로 한국 사회서 겪는 불평등에 대항해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을 때, 윤석남은 여성의 관점서 한국 미술의 재현에 뒤따르는 시각성을 여성의 관점서 해체하고 재구성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윤석남은?]

1939 만주 출생
프랫인스티튜트그래픽센터, 뉴욕(1983-1984)
아트스튜던트리그오브뉴욕, 뉴욕

▲개인전

‘윤석남’ 학고재, 서울(2018)
‘윤석남’ 해움미술관, 수원(2018)
‘윤석남’ 이상원미술관, 춘천(2017)
‘기억공작소 사람과 사람 없이-윤석남’ 봉산문화회관, 대구(2017)
‘마침내 한잔의 물이 되리라’ 자하미술관, 서울(2017)
‘빈방’ 학고재상하이, 상하이(2016)
‘우연이 아닙니다 필연입니다’ 가마쿠라갤러리, 가마쿠라, 일본(2015)
‘윤석남-심장’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 제주(2015)
‘2015 SeMA Green: 윤석남-심장’ 서울시립미술관, 서울(2015)

▲수상

제29회 김세중 조각상(2015)
제4회 고정희상(2007)
국무총리상(1997)
제8회 이중섭미술상(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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