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냐 달걀이냐’ 심·청사건 재구성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0.08 10:03:57
  • 호수 11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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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블랙홀’ 국회는 시계제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시작부터 진흙탕이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미인가 행정정보 무단유출 사건으로 여야가 무한 대치 중이다. 심 의원을 필두로 한국당은 연일 문재인정부 청와대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청와대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한국당 측의 공세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정국은 삽시간에 경색됐다. <일요시사>는 ‘심(재철)·청(와대) 사건’을 재구성, 검찰 수사의 핵심 쟁점을 솎아냈다.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달 21일, 미인가 행정정보 무단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진수)가 심 의원실을 압수수색하면서다. 검찰은 이날 심 의원 보좌진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앞서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지난달 17일 한국재정정보원이 운영 중인 재정분석시스템(OLAP·올랩)을 통해 미인가 행정정보가 무권한자에 의해 유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 압수수색
뒤집힌 한국당

심 의원실 측은 지난 9월3일부터 12일까지 재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자료 47만건을 내려 받았다. 심 의원실 보좌진 중 한 명이 지난달 3일, 과거 2012년 발급받은 아이디(ID)로 접속했으며, 9월4일과 5일에는 심 의원실의 다른 보좌진들이 재정정보시스템 아이디를 각각 새로 발급받았다.

심 의원실은 같은 달 6일에 “재정정보시스템 교육을 해달라”며 시스템을 관리하는 한국재정정보원 관계자를 호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재정정보원은 기재부 산하 기관이다. 이후 심 의원실 측은 같은 달 12일까지 190여차례에 걸쳐 47만여건의 미인가 정부예산 자료를 내려 받았다. 이날은 심 의원실 보좌진의 접속기록을 확인한 한국재정정보원이 심 의원실 측에 확인전화를 걸었던 시점이다.


확인된 바로는 크게 5단계를 거쳐야만 미인가 예산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재정정보시스템 ‘예산배정결과’ 메뉴 이동→검색결과가 나오지 않는 ‘잘못된’ 키워드와 검색 시기 입력→백스페이스 키 클릭→‘뉴루트’라는 관리자 화면이 뜬 뒤 특정 메뉴를 5차례 클릭 순이다.

심 의원 측은 “재정정보시스템에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다가 우연히 접속하게 됐다”고 해명하고 있다. 반면 기재부 측은 재정정보시스템 운용되면서 지난 12년 간 이런 방식으로 뚫린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다분히 고의적이라고 반박한다.

기재부가 고의성을 지적하자 심 의원 측은 ‘시스템 오류’로 맞대응했다. 같은 달 18일, 심 의원은 자신의 SNS에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는 것 같다”는 한국재정정보원 측의 말을 전했으며 “9월14일에도 본 의원실에 찾아와 현장을 살펴보고는 역시 시스템 오류를 확인하고 돌아간 바 있다”고 부연했다.

핵심 쟁점 둘
고의성 관건

곧 이 문제는 법정공방으로 이어졌다. 심 의원은 기재부의 고발이 허위사실로 이뤄졌다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등을 무고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법리상 규명이 필요한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올랩을 보안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감사관실용’이라는 문패를 경고로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다. 

올랩을 보안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는 심 의원실 행위의 위법성을 따지기 위해, 감사관실용이라는 문패를 경고로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는 심 의원실의 고의성을 따지기 위해 밝혀져야 할 쟁점이다.
 


심 의원은 올랩을 국가정보원 등이 관리하는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보안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심 의원은 지난 2일 김 부총리에 대한 대정부질문서 “애시당초 올랩은 디브레인과 분리돼있고 주요통신기반시설로 지정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보안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국가)정보원서 지난 6월서 8월까지 보안점검을 했지만, 올랩은 보안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재부는 올랩이 정부의 기간 정보시스템인 점을 들어 보안대상이라고 반박한다. 

최상대 기재부 재정혁신국장은 “디브레인은 2007년에 구축돼 올해 1월에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로 지정됐는데 심 의원 쪽 주장대로라면 10년간 보안대상이 아니었다는 말이 된다”며 “정부의 예산 편성·집행 시스템이 어떻게 보안대상이 아닐 수 있겠나. 디브레인이든, 올랩이든 기간 정보통신망은 전부 보안대상이고, 그중 일부를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로 지정해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사관실용’이라는 문패를 경고로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 사안이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심 의원의 고의성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미인가 예산정보 유출, 국회 발칵
“우연히 접속” VS “다분히 고의적”

심 의원 측은 미인가 정보를 내려받는 과정서 ‘뉴루트’ 화면에 이어 나타난 여러 폴더 가운데 ‘재정집행실적(감사관실용)’이라고 적힌 폴더를 클릭했다. 기재부 측은 감사관실용이 사실상의 경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대정부질문서 심 의원이 ‘(기재부의)재정 관리가 굉장히 허술하다’고 지적하자 “감사관실용이라는 경고가 떠 있다. 기재부도 감사관실 외에는 볼 수 없는 자료들”이라며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반면 심 의원은 “들어가면 안 된다. 여기는 미인가다라는 표시가 아무 데도 없었다”며 오히려 기재부의 관리가 허술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감사관실용이라는 문구가 있다는 점은 양측 모두 인정하지만, 그것이 경고성 문구인지 아닌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심 의원실 측이 자료에 접근하는 과정서 불법성을 인지했느냐는 문제와 열결되기 때문에 양측의 줄다리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자료를 취합·공개하는 과정 외에도 심 의원실이 내려 받은 자료 자체의 ‘중대성’에 대한 법리검토도 하고 있다. 자료 중에는 청와대 건물의 정보통신 설비 관련 설치·유지·보수업체 자료, 청와대 식자재 납품업체 명단 등 ‘안보’ 차원의 자료도 포함돼있어 실제로도 법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검찰은 심 의원실 압수물 분석 작업을 마친 뒤 기재부로부터 고발된 심 의원실 보좌진 3명을 불러 자료 확보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법조계 및 정치권 일각에선 ‘해킹’에 준하는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민의 알권리 차원서 자료를 취합해 공개했다면 죄를 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치권 공방
치명상 불가피

검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심 의원과 한국당, 김 부총리와 청와대 모두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심 의원은 입수한 미인가 예산정보 자료를 활용해 연일 문재인정부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폭로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폭로 내용이 청와대의 반박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는 결정적 한 방이 없다. 심 의원은 지난 2일 대정부질문 시작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 직원들이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마지막 참배일 당일(지난해 11월20일) 심야시간대에 고급 LP바서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용했으며,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 사고일인 지난해 12월3일 저녁 시간대에 맥줏집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심 의원의 주장을 사안별로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은 세월호 미수습자에 대한 마지막 참배일 심야에 고급 LP바를 이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유는 정부 예산안 민생관련 시급성 등 쟁점 설명 후 관계자 2명과 식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총무비서관실은 밤 11시가 넘어 사용했기 때문에 사유서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사고일인 지난해 12월3일 저녁 시간대에 맥줏집을 이용했다는 심 의원의 주장에 대해 “12월 중순 중국 순방을 위한 관련 일정 협의가 늦어져 저녁을 못 한 외부 관계자 등 6명과 치킨과 음료 등으로 식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밀양세종병원 화재참사일인 지난 1월26일 술집서 업무추진비 카드가 사용됐다는 주장에는 “총무비서관실 자체 점검 시스템에 의해 오후 11시 이후 사용 사유 불충분으로 반납 통보 후 즉각 회수조치가 완료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검, 심 의원실 고의성 규명 집중
대정부질문서 격돌 “사퇴하라!”

이밖에 지난해 을지훈련 기간(2017년 8월21∼25일)에 4차례 술집을 출입하고 포항 지진 당시 호화 레스토랑, 일식집 등을 이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전혀 다른 추측성 호도며 모든 건을 정상적으로 타당하게 집행했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내부에선 심 의원의 폭로에 ‘불법적 사용’ ‘고급’ ‘호화’ 등의 수식어가 붙는 점을 미뤄볼 때 국면을 확전시킬 만한 결정적 한방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변수 없이 사태가 이대로 이어질 경우 심 의원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당·바른미래당을 제외한 복수의 정당이 심 의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국민의 알 권리, 업무추진비를 가지고 얘기하지만, 그 이전에 사건의 발단은 (국회)기재위원인 심 의원이 국가정보망에 불법적으로 침입한 것”이라며 “기재부와 심 의원은 맞고발을 한 상태라 (심 의원의) 제척 사유가 분명하다. 서로 맞고발 상태서 감사위원과 피감기관으로 맞닥뜨리는 것은 옳지 않다.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기재위원을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4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심 의원의 폭로는 실패로 정의할 수 있다”며 “오랜 경험으로 봤을 때 심 의원이 내부자의 제보나 공범을 통해 미인가 자료를 확보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세 몰려
반격카드는?

심 의원과 김 부총리의 대정부질문을 관전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지난 3일 tbs라디오와 인터뷰서 “여론상으로는 심 의원이 판정패를 받은 것으로 본다”며 “심 의원의 의혹에 대해 김 부총리가 감사원에 의뢰해 밝히겠다고 했기 때문에 게임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청와대와 집권여당 입장서도 사태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지난 4일에 열린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서 민주당 측이 심 의원의 기재위원 사퇴를 거론하자 한국당 엄용수 의원은 “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문제제기를 했다고 사임하라면, 기재부장관부터 사임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기재부 장관이 보안을 허술히 한 데 대한 대국민사과부터 해야 하는데, 고발부터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2일 김 부총리가 발언하는 걸 보고 경악했다”며 “심 의원에게 국회 보직 운운하면서 ‘당시에 (비슷하게)쓴 게 있었다’고, 국무위원이 이런 식으로 말한 걸 처음 들었다. 정치인 뺨치는 물 타기 아닌가. 그때 김 부총리가 자격이 없구나, 물불을 가리지 않는구나 생각했다”고 비난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정부여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1일 해당 사건의 책임이 정부여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본질은 청와대 업무추진비 이용과 기재부 정보관리 실패라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심 의원의 미인가 행정정보 유출 사건의 본질은 정보유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 업무추진비 유용문제”라며 “자료 유출 경위는 정보관리 실패인 정부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심 의원의 행위가)국가기밀 탈취, 국기문란이라고 주장하는데 이자카야와 와인바에 가고, 사우나를 한 것이 국가기밀 탈취나 국기문란인가”라며 “적어도 심 의원이 공개한 내용 중에서는 국가기밀이라고 할 만한 게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부메랑된 김성태 ‘4억’ 발언

과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같은 당 심재철 의원에게 한 발언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최근 정부여당은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문제 삼고 있는 심 의원이 과거 국회부의장 신분으로 사용한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심 의원의 특활비 문제는 김 원내대표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7월12일 한국당 비공개 의원총회서 김 원내대표는 자신에게 지방선거 책임론을 제기한 심 의원에게 “당의 혜택을 받아 국회부의장을 하면서 특활비를 받았는데 밥 한 번 산 적 있느냐”고 따져 물은 게 화근이 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문제 삼는 심 의원에게 “김 원내대표가 당시 심 의원이 거액의 특활비를 받고 밥 한 번을 안 샀다고 했는데, 그 4억원의 특활비를 어디다가 썼는지 궁금하다”고 따져 물었다. 

홍 원내대표는 심 의원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1일 YTN라디오와 인터뷰서 “심 의원이 국회부의장이던 시절 특활비를 많이 썼다”며 “오히려 사용된 국회부의장실 특활비가 (청와대 업무추진비보다)더 부적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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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