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남북정상회담> 두 정상에 남은 과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0.01 10:21:49
  • 호수 11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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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김-트 서울서 모이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역사적인 9·18남북평양정상회담(이하 평양회담)이 막을 내렸다. 11년 만에 평양서 만난 남북 정상은 평양공동선언문에 합의하며 한반도 평화가 머지않았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앞두고 발표된 평화의 메시지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합의였다. 두 정상은 이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비핵화’와 ‘종전’이라는 다음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18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8시6분경 청와대 관저를 나선 문 대통령은 오전 8시23분경 서울공항에 도착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의 배웅을 받으며 공군1호기에 탑승했다.

숨 가빴던
평양회담

문 대통령은 서울공항서 평양으로 출발할 당시 별도의 성명이나 대국민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다만 이륙에 앞서 환담장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게 “이번 방북으로 북미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남북이 자주 만나는 게 매우 중요하고 정례화를 넘어 필요할 때 언제든 만나는 관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탄 공군1호기는 이날 오전 9시49분경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했다. 공항장에는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직접 마중 나왔다. 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함께 문 대통령 내외를 영접했다.

김 위원장이 공군1호기로 다가서자 공항 곳곳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평양 시민들은 꽃술과 한반도기, 인공기를 흔들며 만세를 불렀다. 환영인파 뒤로는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자!’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인사 과정서 문 대통령을 힘껏 포옹한 뒤 뺨과 뺨을 부딪치는 서양식 ‘뺨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김 부부장과 함께 공항에 미리 도착해 대기하던 화동들은 문 대통령 내외에게 꽃을 건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인사와 함께 30초가량 대화를 나눴고, 뒤이어 북한군 의장대 사열을 받은 뒤 나란히 미리 준비된 벤츠 차량으로 걸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 과정서 자신을 반기는 평양 시민 일부와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눴다. 일부 시민은 이에 상기된 표정으로 울먹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깜짝 차량 동승회담’을 가졌다. 앞서 지난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방북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함께 50여분간 함께 승용차를 타고 동승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 동승회담은 보좌진 없이 진행돼 과연 그 차량 안에서 두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관심을 모았다.

파격의 3일
세계도 관심

두 정상을 태운 차량은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했다. 영빈관을 에워싼 평양 시민들은 정상들이 탑승한 차가 다가오자 도로 앞까지 달려 나가 꽃을 흔들며 환호했다. 두 정상은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카퍼레이드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영빈관에 도착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별도로 오찬을 가진 후 오후 3시45분부터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서 1일차 회담을 시작했다. 우리 측에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했고 북측은 김 부부장, 김영철 당중앙위 부위원장이 배석했다.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담 후 두 정상은 만찬자리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의기투합의 시간을 가졌다. 


먼저 입을 연 김 위원장은 “민족 앞에 약속한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며 평화의 새 시대, 민족번영의 새 역사를 흔들림 없이 이어나가려는 굳은 마음을 안고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 내외분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우리들은 좋게 출발한 평화번영의 새 역사를 지속해 나가며 북남관계서 꽃피는 봄날과 풍요한 결실만이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화답으로 “오가는 거리마다 뜨거운 환영을 보내준 북녘 동포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 도착해보니 평양의 발전이 참으로 놀랍다. 대동강변을 따라 늘어선 고층 빌딩과 평양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과학과 경제를 발전시켜 주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는 김 위원장의 지도력과 성취를 알 수 있었다”고 김 위원장을 추켜세웠다.

재회한 두 정상 “반갑습니다”
평양선언문서 비핵화 의기투합

평양회담 둘째 날인 지난 9월19일 두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를 발표했다. 합의서에는 ▲핵시설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 협력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보건의료 협력 즉시 추진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 협력 ▲연내 동서철도·도로협력 착공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이 핵심 내용으로 포함됐다.

두 정상이 핵시설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 협력에 합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고, 미국의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 추진에 협력키로 했다.

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해 군사 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키로 했다.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도 진행한다. 두 정상은 합의서에서 “비무장지대(DMZ)를 비롯한 대치지역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산가족들의 상시 상봉을 위한 상설면회소를 조속한 시일 내에 개소하는 데도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 같은 조치가 인도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 위함이라며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파격적인 합의 내용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평양회담 둘째 날 기자회견서 “김 위원장이 올해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다”며 “가까운 시일이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핵화 협력
미국 반응은?

평양선언문을 통해 북한 비핵화의 로드맵이 발표되자 세계의 눈은 미국 워싱턴으로 향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인 가운데 미국이 이를 얼마만큼 신뢰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반도 종전의 키를 쥐고 있다. 미국은 남북과 함께 한반도 종전선언의 당사국이다. 이에 완벽한 의미의 종전을 위해서는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후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북한과 ‘선 비핵화 조치 후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미국 사이서 중재외교를 펼쳐온 이유다.
 

평양회담 합의서에는 종전선언이 빠졌다. 앞서 두 정상이 지난 4월27일 판문점선언문에 연내 종전선언을 추진키로 명시한 것과 대비된다. 북미 간 논의사항이자 미국이 부담스러워하는 종전선언 문제를 남북 주도로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단 북측은 미국이 6·12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해 비핵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여기서 상응조치란 종전선언을 의미한다.

만족한 트럼프 종전까지는 “글쎄”
바빠진 폼페이오 북미회담 가시권

문 대통령으로부터 평양회담 결과를 전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24일(현지시각)뉴욕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실무 작업을 준비 중에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미정상회담의 조기 개최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서 11월 중간선거 이전 김 위원장과 워싱턴서 북미정상회담을 갖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폼페이오 장관이 유엔총회 참석차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뉴욕에 도착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남을 가져 북미정상회담 조기 개최 가능성을 높였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과 연계해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비핵화와 종전의 당사국이 모두 서울에 모인다는 점에서 두 문제가 동시에 타결되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다만 남북미가 비핵화와 종전에 대한 공통된 공감대를 형성해야한다는 점에서 실제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비핵화·종전
동시 타결되나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정상회담 전날인 지난달 23일 미국의 한 언론과 인터뷰서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이) 어떤 양보를 할 것인지에 대해 모두 각자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어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간 것 자체를 양보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양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대한 대가로 북한의 핵리스트 신고를 확약받길 원한다. 폼페이오 장관이 조만간 평양을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의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옥에 티’ 백화원 욕설 파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18일 평양 백화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지X하네”로 추정되는 욕설이 송출돼 파문을 낳았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남북 정상회담 도중 “XX하네”라고 욕설한 카메라기자를 엄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추석 연휴를 뜨겁게 달궜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정황을 파악 중”이라고 발표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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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