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풍 ‘국유지 특혜’ 의혹

1만5000평 월 3만원에 맘대로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영풍그룹 영풍석포제련소가 논란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환경오염 여부를 두고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 영풍그룹 회장이 나올 것인가 주목되는 상황. 영풍이 영풍석포제련소 인근 국유지 연간 사용료로 지급한 액수가 37만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풍 측이 사용한 국유지의 규모가 1만평을 크게 웃돌아 특혜 논란이 예상된다.

영풍석포제련소를 두고 최근 몇 년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낙동강 수계 환경오염 논란에 중심에 서 있어서다. 영풍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안동댐 상류인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석포리에 1970년 설립됐다.

그룹 회장님
국감 불려갈까

영풍석포제련소가 영남지역 상수원인 낙동강 일대를 오염시킨다는 논란은 상당 기간 계속됐다. 올해에는 국정감사장에 영풍그룹 회장을 불러야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의 식수이자 젖줄인 만큼 어떤 오염인자도 가벼이 넘겨서 안 된다”며 “필요하다면 영풍그룹 회장을 이번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불러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전했다.

지역의 김상훈 의원도 “낙동강 수질 문제에 대한 시도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시도민 건강권과 직결된 오염 의혹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영풍석포제련소 사업장 대표의 책임 있는 답변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이 국감서 영풍그룹 회장을 증인석에 앉히려는 이유는 낙동강을 두고 꾸준히 잡음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와 영풍 영풍석포제련소 측과의 갈등은 연혁이 깊다.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2015년부터 1년간 조사를 한 결과 영풍석포제련소의 토양오염기여율을 10%로 판단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실조사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정미 의원과 환경단체들은 “환경영향조사를 다시 해야 하며, 왜 자문위원들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부실한 조사를 했는지 알아봐야 한다”며 “환경부가 조사를 정확하게 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대기업인 영풍 봐주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던 중 지난 4월 영풍석포제련소는 강력한 제재를 받았다. 경북도와 봉화군, 대구지방환경청, 한국환경관리공단 등과 공동으로 영풍제련소에 대해 지난 2월24일 조사를 했다. 

1만평 이상 1년 37만원
빌려줬는데 뭐 “법적 문제없어”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조사결과 제련소서 흘려보낸 방류수서 불소가 기준치의 9배가 검출됐다. 셀레늄은 기준치의 2배 수준이 검출됐다. 아울러 폐수 0.5t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북도는 조업정지 처분을 고려했지만 지역경제 위축이라는 우려 때문에 고민했다.


시민단체들은 경북도가 조업정지 처분 대신 과징금을 부과하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남권 환경단체로 꾸려진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26일 경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낙동강 오염의 주범인 영풍 영풍석포제련소를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영풍 영풍석포제련소에 대한 사상 첫 조업 정지 처분이 뒤집어질 위기에 놓였다”며 “연매출 1조원대의 대기업에 과징금 9000만원은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도는 지난 4월5일 영풍석포제련소에 대해 ‘조업 20일 정지 처분’을 내렸다. 김진현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이날 “이번 오염사고를 계기로 영풍석포제련소가 환경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앞으로 폐수에 따른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치를 마련하기를 촉구하며 20일 조업정지를 처분한다”고 전했다.

영풍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 처분은 1970년 제련소 설립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영풍석포제련소 측은 즉각 반발했다. 조업정지 처분에 영풍석포제련소 측은 조업정지를 과징금으로 대체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심판 청구서를 중앙행정심판위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영풍석포제련소 측은 시민단체 및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7월26일에는 영풍석포제련소를 일반인들에게 개방했다. 그동한 시민단체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강수로 풀이된다. 

이강인 영풍그룹 대표이사는 영풍석포제련소서 가진 ‘언론인 및 전문가 초청 간담회’서 “앞으로 더 환경 친화적이고 깨끗한 영풍석포제련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매우 중요한 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영풍 석포제련소 측이 사용하고 있는 토지에 가격이 통상적인 수준을 밑도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영풍 영풍석포제련소 측은 국유지 1만5000평 이상을 월세 약 3만원에 사용하고 있었다. 해석에 따라서는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영주국유림관리소에 따르면 영풍 측은 국유지(산림청 관리)인 경상북도 석포면 석포리 산 1-11 일대의 토지 5만502㎡를 연 사용료 37만원에 사용하고 있다. 한달 사용료로 환산하면 3만800원 수준이었다. 서류상으로 확인이 가능한 시기는 1987년부터였다. 이전의 서류는 확인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석포리 산 1-11 지역의 지목은 ‘임야’였다. 임야는 산림 및 들판을 이루고 있는 숲, 습지, 황무지 등의 토지를 의미한다. 임야의 경우 개발이 원칙적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영풍 측은 이 땅을 사실상 대지로 쓰고 있다. 

영풍 측은 해당 땅에 대한 사용허가를 ‘건물’과 ‘송전선로’로 받았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영풍 측이 국유지를 사용하고 지불한 사용료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인근 나라땅 사용
 상식보다 저렴한 임대료…도대체 왜?


영풍 측은 법적 절차를 거쳐 임야를 대지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토지에 대한 임대료는 임야를 기준으로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석포면 석포리 산 1-11의 경우 개별공시지가는 2018년 기준 ㎡당 484원이다. 1994년 110원에 비해 300원가량 가격이 올랐지만 ㎡당 500원을 밑돌았다.

반면, 바로 옆에 위치한 석포면 석포리 555의 경우 올해 1월1일 ㎡당 2만원 수준이다. 1994년 5400원에 비해 1만4600원이 상승했다.

단순 공시지가로만 비교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인근 공장부지에 대한 임대료 수준으로 받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석. 관리 당국은 이 같은 조건에 허가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공익성을 인정받아야 하지만 그러기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관리 당국은 “워낙 오래전부터 허가가 난 사안이라 관행처럼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다른 사기업이)이 같은 조건으로 허가를 받고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관련 내용에는 법적인 절차가 없다”며 “관리 당국의 판단에 따라 허가와 사용료를 책정한 만큼 이외의 사안에 답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사용료는 임야로
실사용은 대지로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영풍 영풍석포제련소가 국가 소유의 땅 1만평에 대한 임대료 명목으로 40만원도 안 되는 돈을 지급하는 것은 통상적인 개념으로 특혜 시비가 불어질 수 있다”며 “임대료를 현실에 맞게 다시 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