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통계로 본 한가위 진화상
<추석특집> 통계로 본 한가위 진화상
  • 박창민 기자
  • 승인 2018.09.17 11:18
  • 호수 1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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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애 나누던 시절은 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그동안 대한민국 사회는 빠르게 변했다. 특히 10년간 추석 풍경은 몰라보게 바뀌었다. 1인 가구 증가로 나홀로 추석을 보내는 이도 많아졌으며, 당일 귀성·귀경이 대세다. 추석 연휴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서 발간한 ‘통계로 본 10년간 추석의 경제·사회상 변화’ 리포트로 오늘날 추석 풍경을 들여다봤다. 
 

대한민국이 빠르게 변한 만큼 추석도 과거와 비해 많이 달라졌다. 특히 추석은 경제적 측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리포트를 통해 “소득의 향상, 새로운 기술의 등장, 인구구조·사회인식의 변화 등으로 추석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경제·사회적 측면서 추석의 모습이 얼마나 변했는지 살펴봤다. 추석과 관련 통계 지표들은 약 10년 전 인 2006년과 2016년의 것이다. 더불어 올해와 지난해 나온 각종 통계로 변화상을 비교했다. 

떠나자! 해외로

추석 기간 중 해외여행을 나간 비중이 급증했다. 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추석 기간 해외여행을 나간 비중이 2006년 1.2%서 2016년 3.1%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추석이 걸쳐 있는 9, 10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7.0%로 급증했다. 금융위기로 경제가 위축된 2008∼2009년 역성장을 했지만, 2010년 이후 해외여행이 늘어나는 추세다.

추석 기간 해외여행이 증가한 건 연휴가 길기 때문이다. 연휴가 길수록 내국인 출국자수는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추석이 3일이었던 해의 내국인 출국자수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7%에 불과했다. 

하지만 추석이 3일 이상이었던 해를 보면 내국인 출국자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약 10.0%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추석 사회 변화 보니…
여행, 나홀로, 당일치기 등 바뀐 풍경

지난해 추석 연휴는 개천절과 임시공휴일, 대체공휴일에 한글날까지 겹쳐 총 10일간의 휴가가 이어졌다. 정부가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추석 연휴가 9월30일부터 10월9일까지 늘어났다. 

역대 최장인 10일로 지난해 사람들은 연휴 동안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10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내국인 출국자 수(32만명)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역시 추석 연휴 해외 여행객들이 늘지 주목된다. 올해 추석연휴는 연차 이틀을 사용하면 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최장 9일을 쉴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해외 여행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늘었다”며 “이번 추석 연휴 때는 하루 평균 기준으로 역대 추석 연휴 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해외에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온종일 방콕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나홀로 추석’이 늘었다. 평균 가구원 수는 10년 전인 2006년 2.94명에서 2016년 2.58명으로 약 0.36% 감소했다. 2006년 당시만 해도 4인 가구가 가장 일반적이었지만, 1인 가구가 급증해 가구 형태가 변하고 있다. 

가구주 평균연령은 2006년 48.4세서 20016년 53.2세로 증가했다. 60세 이상 고령 가구 비중은 2006년 15.1%서 2016년 19.8%로 4.7%가 급증한 추세다. 

나홀로 추석 즐기기가 늘어가고 있지만, 만혼과 비혼의 일상화, 명절 스트레스, 명절 지출 부담 등의 이유로 고향에 가지 않는 경향이 늘고 있다. 그만큼 명절 연휴를 혼자서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명절 기간 독거노인들의 사회적 고립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독거노인 가구가 빠르게 늘면서 추석 등 명절 기간 사회적 고립과 소외 등을 느끼는 고령층들도 늘었다.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2017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는 전년도 보다 7만1000가구 늘어난 129만4000가구로 나타났다.

독거노인에게 추석은 외로울 수밖에 없는 날이다. 특히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지나면 자살을 시도하는 독거노인이 급증한다. TV서 종일 가족을 만나 반갑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나를 찾는 사람은 왜 없나, 살아서 뭐하나’라는 생각에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실제로 대한민국 사회의 자살률은 전 세계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8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통계청 조사결과 국내 독거노인의 15%가 자살을 생각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면 충분

추석 당일 귀성·귀경이 과거 대비 늘어났다. 추석 당일 귀성객 비중은 2006년 27.7%서 2016년의 경우 51.8%로 크게 증가했다. 추석 당일과 추석 하루 후 귀경객 비중도 2006년 60.7%서 2016년 67.0%로 늘었다.  

귀경·귀성 시 자가용, 일반 열차, 시외버스 이용은 줄었다. 반면 비행기, 고속열차 등 이용은 늘었다. 추석 기간을 이용한 교통수단은 10년 전(2006∼2016년)과 비교해 고속열차가 1.6%서 2.5% 상승했다. 비행기는 1.3%서 5.1%로 크게 늘었다. 

반면 자가용은 85.2%서 83.9%로 감소했다. 일반 열차는 4.2%서 1.8%, 시외버스는 2.3%서 1.0%로 이용하는 사람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당일 귀성·귀경이 증가한 건 기술 발전과 도로망 확충 등이 이유로 풀이된다.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등으로 교통 정보를 얻기 쉬우며, 이 때문에 고속도로 주요 구간 소요 시간 등이 줄었다. 

2006년 추석 기간 도로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TV(55.7%), 라디오(28.4%) 등의 매체에 의존했다. 2016년에는 교통 상황 안내 정보를 얻기 위해 스마트폰(63.1%), 내비게이션(8.1%)을 이용했다. 스마트폰 이용률은 기존 매체를 뛰어넘었다. 

도로망 확충, 정부의 특별교통대책 시행 등은 귀성·귀경 소유 시간을 단축하기도 했다. 

귀성길의 경우 서울/대전 소요시간은 2006년 5시간5분이었지만, 2017년 3시간10분으로 크게 줄었다. 서울/부산 소요시간은 동 기간 8시간40분서 6시간으로 단축됐다. 귀경길의 경우 서울/대전 소요시간은 2006년 7시간서 2017년 3시간30분으로. 서울/부산 소요시간은 동 기간 9시간50분서 7시간 20분으로 줄었다. 

가벼운 지갑

추석 상여금 지급액은 늘어나고 있으나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율은 줄어들었다. 추석상여금 지급액은 금융위기 영향서 벗어난 2012년 이후부터 비교적 빠르게 늘었다. 2016년 104만4000원, 2017년 105만10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비중은 2013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최근에 줄어들었다. 올해는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인 기업이 48.9%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880개사를 대상으로 ‘추석 상여금’에 대해 조사한 결과, 48.9%가 ‘추석 상여금을 미지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지급한 기업은 54.5%로 올해는 이보다 5.6% 감소한 수치다. 직원 1인당 상여금 평균은 62만원으로 2017년(66만원), 2016년(71만원)보다 줄었다. 상여금 지급액은 기업 형태별로 대기업이 평균 119만원, 중견기업 76만원, 중소기업 59만원의 순이다. 

급격한 환경 변화…인식도 급변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연휴 보내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2배 이상 많다. 상여금 지급 계획도 대기업은 60.9%가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대답했지만 중소기업은 48.6%가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상여금을 미지급 기업(450개사)은 그 이유로 ‘선물 등으로 대체하고 있어서’(35.1%), ‘명절 상여금 지급 규정이 없어서’(29.8%), ‘지급 여력이 부족해서’(28.7%), ‘불경기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20.9%), ‘상반기 성과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8.2%), ‘연말에 별도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어서’(4.7%)의 순이다. 

장바구니 부담

주요 성수품들의 가격이 10년 전 보다 큰 폭으로 올라 가계의 추석 장바구니 부담이 늘어났다. 추석 기간 과일, 육류, 견과류 등 수요가 급증한다. 추석의 경우 주요 과일류의 수확기여서 설날보다 소비 변동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배는 946.1%, 사과 246.7%, 견과류 96.0%, 소고기 140.1%, 돼지고기 32.6%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수요가 늘어나 가격도 크게 올랐다. 2006년 추석 기간과 비교해 2016년 성수품들의 가격은 농산물 40.7%, 축산물 46.8%, 수산물 54.6% 올랐다. 동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인 25.8%를 상회했다. 
 

2006년과 비교해서 2016년 추석 기간 농산물인 배추(223.0%), 밤(75.2%), 도라지(44.3%), 고사리(40.5%), 배(40.3%), 사과(6.0%) 가격도 올랐다. 수산물인 조기는 63.7%, 오징어 56.2%, 고등어43.8% 증가했다. 축산물인  쇠고기는 38.0%, 돼지고기 54.3%, 닭고기 52.8%로 가격이 올랐다.

쓸쓸한 노인들

현대경제연구원은 추석 연휴를 국내 경제의 활성화 기회로 삼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 방안으로 ▲변화하는 추석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가구 특성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 ▲가계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추석 성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 ▲여행객들의 수요에 맞는 관광 기반을 갖춰 추석 기간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소비를 국내로 돌리려는 노력 필요 등을 제시했다.

이어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고, 고령층의 여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산업을 육성 및 활성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노인 여가 산업 정책에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