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평양회담’ 남은 과제
‘2박3일 평양회담’ 남은 과제
  • 김정수 기자
  • 승인 2018.09.17 13:50
  • 호수 1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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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던 얘기 또 하고 하던 얘기 또 하고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비핵화의 실천적 방안.’ 남북은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그간 여러 차례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지만 결정적 조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때문에 미국 내에선 김 위원장을 의심했고, 북미는 선 체제보장과 선 비핵화 조치를 두고 갈등을 겪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문제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따라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설 공산이 크다.
 

▲악수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8∼20일,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개최하는 남북정상회담은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 협상을 두고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를 정상궤도에 안착시키려는 성격이 짙다.

비핵화 방안 주목

지난 2차 남북정상회담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개최됐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역시 북미의 간극을 봉합하는 역할이 강하다. 다만 비핵화 문제의 전환점을 기대하는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이끈 대북특사단 발표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필두로 한 대북특사단은 지난 5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났다. 대북 특사단은 당일치기 일정으로 오후 늦게 돌아왔다. 정 실장은 다음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서 방북 결과문을 발표했다. 

정 실장은 평양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사실과 정상회담 의제를 전했다. 이목이 집중된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 협의’였다.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 협의는 북한의 실제적 비핵화 조치와 그 궤를 같이 한다. 비핵화 직접당사자로 꼽히는 북미는 그간 비핵화 조치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였다. 그 일환으로 북한은 ‘선 종전선언·후 비핵화 조치’를 내세운 반면 미국은 ‘선 비핵화 조치·후 종전선언’을 주장했다. 

미국이 내세운 선 비핵화 조치는 북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서 비롯됐다. 반면 북한은 핵을 체제의 보루로 여기고 있다. 북한은 상응하는 보상이 먼저 주어지지 않는 이상 핵을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입장이다.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진일보한 비핵화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까닭이다.

북미가 비핵화 평행선을 달리기 시작하면서 파열음도 발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방북 취소 결정이 대표적이다. 자칫 비핵화 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북미는 숨고르기에 들어가게 됐다. 또한 북한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의제 중 하나로 ‘비핵화의 실천적 방안’을 명시하면서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비핵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논의되는 실천적 방안은 전적으로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비핵화 조치가 미국을 설득할 만한 수단이 될지 주목된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미국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를 관통할 수 있다면 비핵화 협상은 새로운 동력을 얻을 공산이 크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시간표’ 발언은 그 기대를 높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북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가 사실상 끝나는 2020년을 비핵화 시간표로 제시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방송된 <폭스뉴스>의 ‘폭스 앤 프렌즈’ 인터뷰서 “아주 멋지다”고 답했다.

실질적 비핵화 조치 성패 가를 듯
회담 이후 트럼프 반응 관심 집중

대북특사의 방북 이후 공개된  정상회담 합의와 비핵화의 실천적 방안 의제, 비핵화 시간표 등으로 비핵화 협상은 힘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통해 결정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가 미국을 얼마나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그 설득은 북한이 추진하는 종전선언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김 위원장의 전향적 태도가 종전선언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현재 남북은 연내 종전선언 추진을 향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긍정적이지 않다. 미국은 비핵화를 철저하게 검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적극적이지 않은 모양새다. 그 연유로 김 위원장이 먼저 나서 비핵화 조치의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해석이다.
 

▲<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

물론 김 위원장의 결단이 미국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시킬 가능성은 다소 낮다. 다만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연내 종전선언에 동승하기 위해 어느 정도 수준에 맞는 비핵화 단계를 밟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례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의제에 올리고, 시간표를 제시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것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근거를 경제사절단서 찾는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선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문 대통령의 경제사절단 동행 결정은 남북 경제협력의 실질적 발전을 위한 마중물로 여겨지는 동시에 김 위원장의 발전된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평가된다.

남북은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일련의 합의 사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그 중에서도 주목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합의 사안으로 표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관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결단을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는 남북이 추진하고 있는 ‘연내 종전선언’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결국 이번 남북정상 이후에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반응, 그리고 연내 종전선언의 타결 가능성 등이 그려질 수 있다.

이젠 종전?

트럼프 대통령이 수긍할 만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발현된다면 종전선언까지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미국의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키기 어려운 만큼 치열한 협상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 위원장의 조치가 미국 내 불신을 불식시키지 못할 정도라면 비핵화 협상은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