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개혁의 선구자’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

돛 올린 ‘박원순호’ 정치 개혁 이뤄낼까?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당선됐다. 시민후보였던 박 시장의 당선은 그간 이념갈등과 지역갈등을 부추긴 낡은 정치판에 대한 민심의 엄중한 경고로 보여진다. 압도적인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된 박 시장. 그는 과연 특권과 반칙이 난무하는 정치권의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까? 벌써부터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풍’ 등에 업고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비상
당선 기쁨은 잠시 서울시정 해결 과제 ‘산더미’ 

‘안풍’을 등에 업고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비상했다. 여야가 사활을 걸고 뛰어든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박 시장이 당선된 것. 박 시장은 지난달 27일 당선소감에서 “서울시민의 승리를 엄숙히 선언한다”며 “시민은 권력을 이기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 상식과 원칙이 이겼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지난 1995년 시민의 손으로 서울시장을 직접 뽑은 이래 26년 만에 드디어 이번 선거에서 시민이 시장이다”면서 “민주주의 정신을 완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민들 삶 곳곳의 아픔과 상처를 찾아내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시민의 편에 서서 시민이 가라는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당선의 기쁨도 잠시. 박 시장이 오는 2014년 6월까지 2년8개월 간 이끌어갈 서울시정은 결코 녹록치만은 않다. 박 시장은 범야권 단일후보로 서울시 입성에는 성공했지만 무소속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2/3 정도를 차지하는 서울시의회와의 관계정립이 무엇보다 절실해 보인다.

“시민 편에 서서
상처 보듬을 것”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 무상급식 문제와 한강 르네상스 등 디자인 서울의 핵심 정책들이 사사건건 시의회와의 갈등으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현재 민선 5기 서울시 구청장은 전체 25명 가운데 4명만이 한나라당이고 나머지 21명은 민주당 소속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도 106명 중 한나라당 소속은 27명인 반면, 무려 79명의 의원이 민주당 배지를 달고 있어 정책을 펴는데 절대적 협조와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오는 10일까지 의회에 제출해야할 내년도 예산문제가 급선무이다. 우선 현재 4학년까지 시행하고 있는 무상급식 예산을 당장 다음 달부터 어떤 재원으로 5·6학년까지 늘릴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이미 695억원의 무상급식 예산을 책정해 놓아 서울시가 집행만 하면 되지만 오는 2014년까지 초·중학교 전 학년에게 무상급식을 확대하려는 그에게 재원조달 방안은 과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

또 선거과정에서 한강 르네상스 사업 등 전시성 사업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많은 예산을 들여 진행 중인 사업들을 세부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지도 고민거리다. 박 시장은 “전시성 사업은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향후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살펴보겠지만 ‘중단’ 쪽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는 상태다.

박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임기 중 7조원의 부채를 줄여야 하고 일자리 창출, 그리고 서민을 위해 약속한 임대주택 8만호를 건설해야 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다. 무엇보다 소통과 공감을 중시해 온 박 시장이 향후 시공무원들과 동반자로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보자 펀드’로
새로운 선거문화


박 시장은 당초 서울시장 출마 당시 지지율이 4-5%대의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후보단일화로 40∼50%대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막강한 후보로 떠올랐다.

안 원장은 지난달 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박 시장과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오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만나 그의 포부와 의지를 충분히 들었고 시민사회운동을 꽃피운 그가 서울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할 수 있는 분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나라당 관계자는 “안철수 원장의 40%에 육박하는 지지층 가운데는 보수성향의 사람들도 많았다”며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단일화를 했다고 해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늘어나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박 시장은 탄탄한 정당 조직력을 갖춘 여야의 후보들을 맥없이 무너뜨리며 60년 정당정치의 역사에 굴욕을 안겨줬다.

재보선에 앞서 범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는 민주당의 탄탄한 조직표를 내세운 박영선 후보를 눌렀다. 이어 지난달 26일 치러진 재보선에서는 한나라당 지도부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까지 가세하며 전폭적인 지원사격을 받은 나경원 후보마저 꺾었다. 53.40%의 득표율로 46.21%의 득표율을 얻은 나 후보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

그간 국민들은 현 정권 인사의 측근비리와 낙하신 인사실태 등 부패하고 부조리한 정치판에 불신과 혐오를 느꼈던 게 사실이다. 이 같은 구태의연한 정치판을 국민 스스로가 바꿔보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이번 선거에서 시민후보에 대한 열광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박 시장의 당선으로 시민세력은 그 영향력을 입증 받게 됐다. 때문에 그간 민심을 등돌리게 만들었던 낡은 정치판에 대대적인 쇄신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박원순 펀드’로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에 앞장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운동 1세대 선두주자

특히 박 시장은 서울시장 재보선의 법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유시민 펀드’를 벤치마킹해 ‘박원순 펀드’로 선거비용을 모았다. 지난 9월26일 정오부터 개설된 계좌는 47시간 만에 목표액 45억 가량을 모으는 진기록을 남기면서 마감했다.

박원순 펀드는 박 시장 선거캠프 측에서 약정액을 입금하면 원금과 일정액의 이자를 돌려주는 형식으로 고안한 펀드로 ‘정치자금을 시민으로부터 끌어 쓴다’라는 기본개념을 가지고 마련된 안이었다. 현역 정치인이 아닌 후보는 후보자 등록 신청일까지 후원회를 할 수 없다는 선거법 때문에 만들어진 특단의 대책이었던 것.

그간 정치자금법 규정에 따라 후보등록 전에는 후원회를 둘 수 없는 현실적 한계점에 따라 번번이 정계 진출을 포기했던 정치신인들에게 돌파구를 마련해준 셈이다.

사실상 그동안 기존 정치인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재산과 후원금으로 선거를 치렀었다. 이에 반해 박원순 펀드는 젊은 정치신인들에게 ‘돈 없어도 정치할 수 있다’는 모범적 선례를 남기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또 판매결과에 따라 후보의 역량을 홍보할 수 있고 선거 초기 바람몰이에도 효과적이어서 일석삼조의 특효가 입증됐다. 게다가 선거자금을 투명하게 모아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 새로운 선거문화를 장착시키고 있다.

특히 박 시장은 국내 대표 진보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를 만든 시민운동 1세대 선두주자다. 박 시장은 오랜 기간 사회정의를 위해 활동한 점을 높게 평가 받아 지난 2006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리핀 막사이사이상 공공봉사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195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박 시장은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1975년 서울대 1학년 재학시절, 유신체제에 항거해 할복한 고 김상진 열사의 추모식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투옥됐다 제적됐다. 이후 단국대 사학과로 적을 옮겼다.

유학생활 중
시민운동 눈떠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연수원을 12기로 수료하면서 법조계에 입문한 박 시장은 대구지검에서 짧은 검사생활을 한 뒤 1983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군사정권의 서슬이 시퍼렇던 당시, 권인숙 성고문사건과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맡으면서 인권변호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시 박 시장은 국민연금 노령수당 청구소송을 승소로 이끌며 ‘생활 최저선’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1991년 돌연 유학길에 올라 2년 동안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시민사회운동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지난 1994년 ‘시민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참여연대를 창립, 사무처장을 맡아 본격적으로 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소액주주운동 등을 성공시키며 우리 사회의 ‘1세대 시민운동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거기서 머물지 않았다. 지난 2000년에는 8년간 몸담았던 참여연대를 떠나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하면서 우리 사회 기부문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또 2001년에는 ‘아름다운가게’를 설립하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아름다운가게와 아름다운재단 총괄상임이사를 지냈다.

안 원장이 ‘마음 속 응원자’라며 애정을 나타내며 후보직을 양보할 만큼 깊은 친분을 키운 것은 아름다운가게의 사회공헌 활동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름다운재단이 본궤도에 올라서자 이번에는 ‘21세기 실학운동’을 기치로 ‘희망제작소’를 설립하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목표로 활동을 벌여왔다.

한때 대권 후보로 거론될 만큼 정치권의 영입 제의도 잇따랐지만 박 시장은 그간 시민사회 진영의 울타리를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시장 당선으로 정치권의 새로운 ‘핵’으로 등장했다.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염원으로 탄생한 박 시장은 과연 정치권의 혐오와 불신을 종식시켜 정치판 개혁에도 앞장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프로필>

▲ 1956년 3월2일 경남 창녕 출생
▲ 경기고 졸업
▲ 단국대 사학과 졸업
▲ 사법시험 22회
▲ 대구지검 검사
▲ 역사문제연구소 초대 이사장
▲ 참여연대 사무처장
▲ 부패방지입법시민연대 공동대표
▲ 사법개혁위원회 위원
▲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 아름다운재단 및 가게 총괄상임이사
▲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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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