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민주당 당권 잡은 이해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09.03 16:53:19
  • 호수 1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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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친노 좌장…문과 호흡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변은 없었다. 문재인정부와 함께 국정운영의 쌍두마차인 여당을 이끌 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이었다. 선거에 앞서 이미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이 신임 대표는 ‘집권 20년 플랜’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신임 당 대표는 지난달 25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서 열린 제3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서 대의원·권리당원·국민여론조사·일반당원 여론조사 등 4개 항목 모두 송영길·김진표 의원을 압도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일반국민여론조사 10%, 일반당원여론조사 5%, 대의원투표 45%, 권리당원 4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변 없었다
높은 인지도

45%가 반영돼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의원 현장투표서 이 대표는 40.57%를 득표해 각각 31.96%와 27.48%를 얻는 데 그친 송·김 후보를 눌렀다. 1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44.03%을 기록, 송(30.61%)·김(24.37%) 후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5%가 반영되는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38.2%)와 송 후보(36.3%)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으며 김 후보는 25.5%에 그쳤다. 월 1000원의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은 71만명 규모인 반면, 당비를 납부하지 않고 당원명부에만 올라있는 일반당원은 360만명에 달한다.


이 대표는 김 후보의 강세가 점쳐졌던 권리당원 ARS 투표서도 우위를 보였다. 이 대표는 40%가 반영되는 권리당원 투표서 45.79%로 송 후보(28.67%)와 김 후보(25.54%)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오히려 대의원 투표보다 격차가 더 컸다.

당 안팎서 추진력과 경륜을 높이 평가받는 이 대표는 2년 임기 동안 당을 이끌며 2020년 총선도 진두지휘한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민단체·노동조합 등과 민생경제연석회의를 구성해서 노동·고용 문제나 민생 관련 사안들을 최우선으로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또 치열한 3파전에 따른 후유증이 예상되는 만큼 송영길·김진표 후보에게 중책을 맡겨 ‘원팀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표는 “송영길 후보는 북방경제에 관심과 조예가 많다. 김진표 후보는 경제정책에 관해 전문적인 식견과 열정을 가졌다”며 “(그분들이 주도하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 다양하고 유기적인 ‘당정청 협의’ 구상도 밝혔다. 이 대표는 “정기적으로 국무총리가 중심이 돼 총리·당대표,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책실장이 만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안에 따라서 ‘국무조정실장-청와대 수석-장관-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또는 ‘당 정책위의장-장관-차관-기획조정실장’이 만나는 다양한 협의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야당이 강하게 요구하는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선 “선거제도 개혁만 다루면 협소하게 다뤄질 수 있다. 개헌과 연계해야 올바르게 이뤄질 수 있다”며 개헌과 연동해 논의돼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이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이해찬 대표와 인연이 많아 당청 관계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 입법 문제는 당에서 크게 도와주셔야 한다”며 당 신임 지도부를 곧 청와대로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김현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집권 중반기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파트너가 된 그에게는 국회 입법 과정서 성과를 내고 ‘여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온 당정청 관계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민주당 전대 현장에 직접 나와 투표권을 행사한 대의원들은 이 대표를 지지한 이유로 그의 개혁성과 추진력을 내세웠다. 

집권 2년차 성과 급한 청과 균형
여권 전반 전열 재정비 광폭행보

다시 ‘올드보이’(오래된 정치인)가 전면 등장하는 것에 대한 당 안팎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 국무총리를 지낸 그의 경륜과 리더십이 다른 후보들을 제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 당선은 곧 ‘강한 여당’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선거 과정서 수차례 ‘강한 리더십’을 강조해왔다. 특히 ‘고용쇼크’라고 불릴 만큼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이에 따라 정권 출범 2년차를 맡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이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당면한 과제로는 ‘경제 성적’, 최대 난제로는 ‘야당과의 협치’가 꼽힌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 수락연설서 2020년 총선 승리와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역설했다. 

그는 “경제도 통합도 소통도 다 중요하다. 하지만 철통같은 단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더 유능한 민주당, 더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험과 연륜을 앞세우는 그는 당정청 간의 긴밀한 소통도 강조했다. 
 

노무현정부서 총리를 역임한 만큼 당청 관계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의 당면 과제는 당연 경제 성적이다. 정부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야권의 비판이 거세다. 최근 여론조사서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밑바닥 민심도 긍정적이지 않다. 

고용통계 등 각종 경제 관련 지표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결국 여당이 정책적으로 문 대통령과 청와대를 얼마만큼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대표의 성과는 2020년 치러질 21대 총선서 평가받게 된다. 당이 제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보이고 문재인정부의 지지율을 지켜낸다면 21대 총선 승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 승리는 후반기 국정 운영의 동력이 되면서 2022년 치러질 대통령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년 집권플랜
그래도 협치

이 대표 역시 수차례 총선 승리와 재집권을 강조해왔다. 그는 당 대표 선거 기간 내내 민주·개혁진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최소 20년 집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한 여당을 표방하는 만큼 최대 난제로는 야당과의 협치가 꼽힌다. 이 대표는 당 대표 후보 정견 발표서도 유일하게 ‘적폐 청산’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대표는 “촛불혁명 뒤편서 기무사 적폐 세력은 쿠데타를 모의했다”며 “적폐 청산과 사회개혁으로 나라다운 나라, 자랑스러운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존재감이 커지고 보수의 정치공세를 단호히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수구세력과 보수언론이 가장 불편해하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야권은 이 대표에게 ‘협치’와 ‘책임 있는 자세’를 당부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를 향한 날선 인식은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협치를 주문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을 언급하며 또 다른 버전의 협치를 당부했다. 최근 규제개혁을 놓고 이견차를 보이는 정의당은 민주당의 우클릭을 지적하며 날을 세웠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집권여당의 당 대표로서 민생을 살리고 여야 협치의 하모니를 이끌어내는 것에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민생경제가 고초를 겪는 지금에야 말로 여당이 경제위기를 직시하고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국당은 민생경제를 살리고 국익을 위해 협조를 요청한다면 초당적으로 힘을 합치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도 “고용 쇼크, 소득 양극화, 최악의 민생경제 상황서 집권당으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변인은 “올해 안에 민심 그대로 선거구제 개편,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막는 개헌이 국회서 협치로 반드시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여소야대 국회서 야당과의 협력, 협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압박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서 “거대정당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파의 이익을 떠나 선거제도 개혁과 민생 현안을 해결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서주길 당부드린다”며 개헌을 강조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지금 여당은 곳곳서 우클릭을 하려는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며 “국민의 뜻을 충실히 따르는 여당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최다선 현역 의원이자, 친노(친 노무현)계의 좌장이다. 실제로 그는 국민의 정부 시절 교육부장관,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다. 2012년 18대 대선 때 안철수와의 대선 후보 단일화 때문에 금방 자리서 내려와야 했지만,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의 당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던 현역 정계 거물이다.

이 대표는 1952년 7월10일 충청남도 청양군 출생이다. 3남으로 태어나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의 본관은 전주이며, 조선 14대 왕 선조의 생부인 덕흥대원군의 14대손이다. 아버지 이인용은 일본 유학을 다녀왔지만 끝까지 창씨개명을 거부했다. 해방 이후 청양면장을 지냈으며 4·19 혁명 때까지 재직했다.

1965년에 청양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상경했다. 1968년 덕수중학교를 졸업했다. 용산고등학교에 입학해 1971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섬유공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자퇴하고, 이듬해인 1972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아버지 충고에
학생운동 시작

1972년 10월17일 유신 선포를 계기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유신 선포로 휴교령이 내려지자 고향 청양에 내려왔는데 아버지가 “나라가 이 모양인데 학생들이 데모도 하지 않느냐”며 질책을 받고 바로 상경해 학생운동 서클에 가입했다고 한다. 

어려운 환경서 그는 막노동을 하며 학비를 마련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투옥돼 1년을 복역하고 출소했다. 

이후 이 대표는 생계를 위해 무역회사에 다니기도 하고, <동아일보>서 해직된 기자과 번역소를 차리기도 했다. 엠네스티 한국지부 상근자로 일하다 평소 관심이 많던 출판일을 익히려고 범우사에서 일하기도 했다. 
 

1978년 사회학과 학술모임서 만나 사귀어 오던 김정옥씨와 결혼했다. 광장서적을 설립, 출판사 ‘한마당’과 ‘평민서당’을 설립했으나 불온서적을 출판했다는 이유로 등록을 취소당했다. 그는 ‘돌베개’ 출판사를 설립하고 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출판했다.

이 대표는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됐다. 재판을 받고 투옥됐다가 수감 2년6개월 만에 크리스마스 특사로 나왔다. 이후 재야운동에 본격적으로 투신해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총무국장에 선출됐다. 

군사 독재 정권은 그를 요시찰 인물로 삼아 감시했으나 굴하지 않고 반독재운동과 출판 활동 등에 종사했다. 

입학 후 14년 만인 1985년 8월에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1987년 이해찬은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에 선출됐고, 6월 항쟁 당시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황실장을 맡았다. 1987년말 <한겨레> 신문 창간발기인을 지냈다.

재야 운동 출신…노정부 실세 총리
30년 전 평민당 입당 후 내리 7선

대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에 섰던 재야인사들과 함께 평화민주당에 입당했다. 1988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서울 관악구서 평민당 후보로 입후보해 당선된 이후 내리 7선 국회의원이 됐다. 

13대부터 17대까지는 지역구가 서울 관악구 을 지역이었고, 2008년 18대 총선 때에는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다가 2012년 19대 총선 때 관악구을에 다시 나오지 않고, 당시 신설된 지역구이자 자신이 건설을 지휘했던 세종시로 내려가 당선됐다.

이 대표는 민주당계 정당의 대표적인 선거 전략가 중 한 명으로 유명하다. 1992년 6·27 지방선거 때 조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서 선거 전략을 담당하면서 조 후보를 당선으로 이끌어 처음 선거 기획 능력을 인정받았고, 그 후 자신이 선거 전략에 관여하면서 대통령 세 명을 배출해 ‘킹메이커’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요직을 지냈다. 2002년 16대 대선 때는 노무현 캠프에 참여해 참여정부 탄생에 일조했다. 국무총리 시절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발적인 역할 분담으로 행정부 2인자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게 돼 역대 국무총리 중 JP(김종필 전 총리)와 더불어 실세 총리의 대명사로 불리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세종시의 설계 및 추진도 이 총리 때 이뤄졌다.

당시 인연으로 이 대표는 민주당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친노계의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있다. 언론에 ‘친노의 좌장’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붙는 편이다. 심지어, 친노계 리더로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도 깍듯하게 형님이라 부르면서 선배로 예우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도 
깍듯하게 형님

7선 국회의원으로 민주당 현역 의원들 중 최다선이다. 20대 국회를 통틀어서는 무소속 서청원 의원(8선) 다음이다. 하지만 서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서 친박연대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뇌물을 받은 게 드러나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이 대표가 최다선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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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